베타테스터 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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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고
작품등록일 :
2024.08.01 00:17
최근연재일 :
2024.08.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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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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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웨이브

DUMMY

그리고 무리의 선봉엔 다른 고블린들과는 비교도 안 되는 크기의 고블린이 중무장을 한 채 거대한 도끼를 들고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었다.


“이샤르! 정신 차려! 지금 지휘를 내릴 수 있는 사람은 너뿐이야.”


세현의 말에 이샤르는 양손으로 자신의 뺨을 힘껏 치곤 잠깐의 침묵 후 지휘를 시작했다.


“현재 저희 영지에서 홉을 상대할 수 있는 건 두란뿐이에요.


두란이 홉을 상대할 동안 저희가 나머지를 최대한 줄여야 합니다.”


라칼과 필립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라칼은 두란과 홉의 싸움에 다른 고블린이 끼어들지 못하게 막아주세요.


필립과 제가 활로 숫자를 줄이겠습니다.”


“그럼 나는?”


세현이 말했다.


“영주님은 저와 필립에게 접근하는 고블린들을 막아주세요.


라칼의 도움은 바랄 수 없으니 온전히 영주님 손에 저희 목숨이 달려있습니다.”


무리한 요구였지만 세현에게 선택지는 없었다.


“그러면 다들 위치로!”


이샤르의 신호에 각자 맡은 자리로 향했다.


두란과 라칼은 목책 밖으로 나가 홉에게 향했고 이샤르와 필립은 활을 쏘기 시작했다.


“키에엑!”


필립은 가까운 곳에 있는 홉 주위의 고블린들을 조준했고 이샤르는 꽤 먼 곳에 있는 고블린 궁수들을 처리했다.


“크워어어!”


홉이 도끼로 전방을 가리키며 포효하자 고블린 무리가 일제히 달려들기 시작했다.


“두란! 홉이 나서기 전에 숫자를 줄여야 해!”


이샤르가 쉬지 않고 활을 쏘며 외쳤다.


“라칼. 서포트를 부탁해.”


두란이 라칼에게 말하곤 전방으로 뛰쳐나갔다.


서걱- 서걱-


두란은 순식간에 파고들어 거침없이 고블린들을 급소를 노리기 시작했다.


‘이거 해볼만 하겠는데?’


이샤르는 벌써 궁수들을 모두 저격했고 두란이 고블린들을 줄이는 속도를 봤을 때 충분히 승산 있어 보였다.


“영주님! 옵니다!”


이샤르의 외침에 세현이 주변을 살피자 두란을 피해 크게 돈 고블린 몇 마리가 목책 입구로 접근하고 있었다.


“필립. 왼쪽을! 영주님은 오른쪽을 맡아주세요.”


세현이 상대할 고블린은 둘이었다.


“흐압!”


푸욱-


세현의 창이 선두 고블린의 목을 관통했다.


‘그다음은..! 어?’


세현이 창을 이리저리 움직여봐도 고블린의 몸이 창을 따라 흔들거릴 뿐 빠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키에에엑!”


허둥거리고 있는 세현을 향해 고블린이 뛰어올라 단검을 휘둘렀다.


“에라 모르겠다!!!”


세현은 고블린이 달린 창을 통째로 휘둘러 공격을 방어했다.


“케엑!”


푸욱-


고블린은 옆으로 구르며 빠르게 자세를 다잡으려 했지만 세현의 창이 먼저 고블린의 머리에 닿았다.


“후우..”


퍼억-


세현이 심호흡을 하는 사이 전방에서 묵직한 타격음이 들려왔다.


“컥!”


“라칼!”


세현이 고개를 돌리자 고블린들에게 둘러싸인 두란과 홉 앞에 쓰러져있는 라칼이 보였다.


‘뭔가.. 어긋났다..’


캉-


“라칼! 빨리 일어나요!”


이샤르가 활로 홉의 머리를 노렸지만 단단한 투구에 튕겨져 나갔다.


퍼억-


홉이 쓰러져있는 라칼을 걷어차자 라칼은 수 미터를 날아가 정신을 잃었다.


“크워어.”


“케켁. 케케켁.”


홉이 주변의 다른 고블린들에게 손짓하며 라칼을 가리키자 고블린들은 비웃는듯한 소리를 내며 라칼에게로 향했다.


“이샤르! 내가..”


세현이 뒤를 돌며 말하자 이샤르는 조용히 눈을 감고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영주님이 입구를 비우면 바로 저희를 노릴 거예요..”


“멈춰!!!”


콰아아앙!


자신을 막던 고블린들을 정리한 두란이 뒤늦게 라칼에게로 향했지만 홉은 도끼질로 두란을 멈춰 세웠다.


“뭔가 방법이..”


10초 뒤면 라칼에게 다가가고 있는 고블린들이 단검으로 난도질을 시작할 것이 분명했다.


필립과 이샤르가 라칼을 지키려 열심히 화살을 쏘아댔지만 어찌나 멀리 날아갔는지 사정거리 밖이었다.


그때 어디선가 주연의 목소리가 들렸다.


“샤쿠 씨! 부탁해요!”


어둠 속에서 누군가 빠르게 달려 나와 라칼에게로 다가가던 고블린들에게 검을 휘둘렀다.


툭- 투둑-


그가 지나가자 고블린들의 머리가 힘없이 땅에 떨어졌다.


분명 주연이 영지민들을 소환했을 때 가장 왼쪽에 있던 사람이었다.


“세현 오빠!”


목책으로 주연과 모리가 달려왔다.


“여긴 어쩐 일이야? 너희 웨이브는 어떡하고!”


“그건 이따가 설명드릴게요!”


“아란. 이 사람부터 영지로 옮겨줘.”


주연이 샤쿠라고 불렀던 남성이 말하자 뒤늦게 모습을 드러낸 또 다른 주연의 영지민이 라칼을 목책 안으로 빠르게 데려왔다.


“이제 홉만 남았어요!”


이샤르가 활을 내려놓고 라칼을 살피기 시작했다.


세현이 주위를 둘러보자 어느새 고블린들은 다 쓰러지고 홀로 남은 홉을 두란과 샤쿠가 협공하고 있었다.


서걱-


푸욱-


“크어어억!”


두란이 홉의 공격을 흘리며 단검으로 조금씩 갉아내면 샤쿠는 빈틈으로 검을 찔러 넣었다.


‘곧 끝나겠네..’


“라칼은 괜찮아?”


“네! 다행이에요. 충격으로 정신을 잃긴 했지만 타박상 말고 심각한 부상은 없어요.”


이샤르가 안도하는 표정으로 대답했다.


“그러면 어떻게 알고 도와주러 왔는지 설명해 줄래?”


세현이 주연에게 말했다.


“저희도 모리의 지휘 아래 웨이브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시간이 지나도 저희 영지엔 웨이브가 오지 않았어요.”


“웨이브가 없었다고?”


“네. 그래서 상태창을 확인해보니 저희가 연맹으로 되어 있더라고요. 물론 맹주는 오빠예요.”


“그래서..?”


“모리의 말에 따르면 연맹 전체의 번영도를 합산한 웨이브가 맹주의 영지에 발생하는 모양이에요.”


“어쩐지.. 그래서 예상보다 더 큰 웨이브가.. 아무튼 그래서 바로 도와주러 왔다는 거지?”


“네! 말이 없어서 조금 늦긴 했지만.. 그래도 바로 왔다구요!”


주연은 주먹을 불끈 쥐며 말했다.


“도와줘서 고마워. 일단 오늘은 시간이 늦었으니 나머진 내일 얘기하자.”


“알았어요! 그러면 내일 봐요.”


주연은 손을 흔들며 영지민들과 함께 돌아갔다.


“영주님. 정리가 얼추 됐습니다.”


이샤르가 말했다.


몬스터들의 시체는 사라지고 장비들만 남아있었다.


“혹시 고블린도 늑대처럼 마석이 나오나?”


“그럼요. 몬스터에게선 일반 생물보다 높은 확률로 마석이 나와요. 확률은 50% 정도..?”


“오늘 수익을 주연이네와 분배하고 나면 우리가 쓸 수 있는 건 얼마나 되려나?”


세현의 대답에 이샤르는 미소를 띠었다.


“걱정 마시고 들어가서 주무세요. 내일 되면 깜짝 놀라실걸요?”


“그래. 그럼 기대하고 있을게.”


그렇게 첫 웨이브를 무사히 클리어하고 아침을 맞았다.


“흐아.. 그래도 간밤엔 늑대가 안 찾아와서 다행이다.”


오랜만에 푹 잔 세현이 기지개를 피며 중얼거렸다.


역시 다들 일찍 일어난 듯 밖이 부산스러웠다.


“다들 좋은 아침!”


“영주님. 일찍 일어나셨네요.”


“라칼? 안 쉬어도 괜찮은 거야?”


라칼은 망루를 건설 중이었다.


“하하.. 어제 정신을 잃은 게 민망할 정도로 멀쩡하네요.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얼마나 튼튼한 몸인 거야..?’


라칼은 정말로 멀쩡해 보였다.


“영주님. 송주연 영주에게 갈 준비를 마쳤습니다. 마차로 바로 이동하시면 됩니다.”


이샤르가 말했다.


“아침은..?”


“아직 시간이 이르니 다녀와서 드세요..”


이샤르가 살짝 인상을 쓰자 세현은 조용히 마차에 탑승했다.


주연의 영지는 그리 멀지 않았기에 세현은 금방 마차에서 내렸다.


“안녕하세요. 혹시 주연이 일어났나요?”


주연의 영지민들 역시 아침부터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영주님은 아직 주무시고 계신데 깨워드릴까요?”


‘샤쿠라고 했었나..’


어제 두란과 합을 맞춰 홉을 마무리 지은 영지민이었다.


“아뇨. 괜찮..”


“네. 지금 깨워주세요.”


세현의 말을 자르고 이샤르가 단호히 말했다.


“그럼 조금만 기다려주십시오.”


“영주님. 저희 시간도 생각하셔야죠..?”


샤쿠가 뒤로 돌아 오두막으로 향하자 이샤르가 섬뜩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조금의 시간이 지난 뒤 오두막에서 주연이 문을 열고 나왔다.


“죄송해요. 제가 아침잠이 많아서.. 하하..”


“괜찮아. 웨이브 대처랑 어제의 전리품에 대해서 얘기하러 왔어.”


이후의 실질적인 설명은 이샤르가 맡았다.


세현 측은 이샤르가 주연 측은 모리가 대화를 이어가니 막힘없이 결론이 지어졌다.


첫 번째. 주연은 웨이브 시작 전 영지민들과 함께 세현의 영지로 올 것.


두 번째. 웨이브 수입은 6:4로 나눌 것.


아무래도 전투가 세현의 영지에서 이루어지다 보니 리스크를 감안하여 책정했다.


“그러면 이만 돌아가볼게. 오늘 저녁에 보자.”


“네! 이따가 봐요.”


세현과 이샤르는 영지에 들러 두란을 데리고 전리품을 팔러 가기로 했고 모리도 동행하기로 했다.

.

.

.


“정지하십시오!”


세현은 마차 밖에서 들리는 병사의 목소리에 눈을 떴다.


“진세현입니다..”


“들어가시죠.”


역시 일사천리.


왕국에 진입한 뒤 모리는 감사인사를 하곤 곧장 시장 쪽으로 향했다.


“우리랑 같이 안 가?”


“전리품을 처분하고 영지에 필요한 물건들을 사겠죠.”


“우린?”


“주점으로 갈 거예요. 아무래도 영지민이 더 필요할 것 같아서요.”


‘하긴.. 어제만 해도 라칼이 죽을 뻔했으니.’


세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필립의 등급이 상승하며 건축기술을 익힙니다-


세현은 이샤르와 함께 이동하던 중 뜬 알림 창을 보곤 우뚝 멈춰 섰다.


“영주님. 왜 그러세요?”


“별거 아니야. 이따 영지로 돌아가면 기대해도 되겠는데?”


이샤르는 알 수 없다는 표정으로 갸우뚱거렸다.


“근데 저건 뭐야..?”


세현이 불쾌한 듯 찡그리며 손가락으로 가리킨 곳엔 철창안에 갇힌 채 수레에 실려가는 사람들이 보였다.


“노예상이네요.”


“노예..?”


“네. 세금을 내지 못하거나 중범죄를 저지르면 노예형에 처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는 겉으로 드러나는 표면적인 이유고 노예상들은 무고한 사람들을 잡아다 경매에 붙이기도 한다고 이샤르는 설명했다.


“가보자. 노예경매.”


“네? 하지만 얽혀서 좋을 게 없는걸요. 그냥 주점으로 가죠.”


“저기 어린애 보여? 난 그냥은 못 갈 것 같아..”


“에휴.. 그래요. 그냥 보냈으면 저도 찝찝할 것 같았어요.”


이샤르도 내심 신경 쓰였는지 결국 세현의 말에 따랐다.


“저기가 입구네요.”


이샤르와 함께 경매장에 들어서자 생각보다 안이 넓었고 사람도 꽤 있었다.


“자~ 150 골드! 더 없습니까? 없나요?”


“150 골드?!”


진행자가 마이크를 들고 말하는 걸 들은 세현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엘프잖아요. 정령은 기본에 마법 소양이 있을지도 모르니 저 정도면 싸죠.”


‘다른 종족이나 마법도 있구나..’


“저희가 모든 노예들을 구할 순 없어요. 저 아이한테 집중하세요.”


엘프의 경매가 끝나자 아까 마주친 아이가 구속당한 채 무대로 오르고 있었다.


“지금부터 소개해드릴 상품은~ 새끼 수인입니다~”


“수인?”


“에이씨. 어디다 쓰라고.”


주변에서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어딜봐서 수인이지..? 그나저나 수인이 왜?”


“왕국 내에서 수인은 거주할 수 없거든요. 그 외엔 딱히 문제 될 건 없네요.”


“입찰 없으시면 다음 상품으로 넘어갑니다~?”


“은화 1개.”


세현이 말하자 장내에 있던 사람들의 시선이 세현에게로 향했다.


“뭐야? 자선사업이라도 하나?”


“어디 영주라도 돼? 수인은 뭐 하러 사.”


주변의 따가운 시선에도 세현은 아무렇지 않게 수인 소녀를 낙찰받아 마차에 태웠다.


“오! 새로운 영지민인가요? 저보다도 어려보이네요.”


“인사는 이따가 정식으로 하게 해줄게.”


두란은 자기보다 어린 영지민이 반가운 듯 했다.


“혹시 이름이 있을까?”


초등학생, 잘해봐야 중학생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 소녀는 아직 세현을 경계하는 듯 대답을 망설였다.


“너도 이제 우리 영지민이야. 우리가 지켜줄게.”


이샤르가 따뜻하게 웃으며 소녀의 손을 잡아주자 소녀는 나지막이 읊조렸다.


“세아.. 세아라고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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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검은 등의 왕좌(3) 24.08.22 17 1 12쪽
22 검은 등의 왕좌(2) 24.08.21 18 1 12쪽
21 검은 등의 왕좌 24.08.20 27 1 12쪽
20 검은 숲 24.08.19 28 1 11쪽
19 정찰 24.08.18 33 1 11쪽
18 오랫동안 24.08.17 36 1 11쪽
17 마지막 밤 24.08.16 33 1 11쪽
16 희생 24.08.15 32 1 12쪽
15 다가온 위협 24.08.14 34 1 12쪽
14 두 번째 던전 24.08.13 34 1 11쪽
13 붉은 갈기 부족 24.08.12 31 1 11쪽
12 협곡으로(3) 24.08.11 30 1 11쪽
11 협곡으로(2) 24.08.10 33 1 11쪽
10 협곡으로 24.08.09 41 1 12쪽
9 던전 24.08.08 42 1 11쪽
8 마물의 숲(3) 24.08.07 41 1 12쪽
7 마물의 숲(2) 24.08.06 43 1 12쪽
6 마물의 숲 24.08.05 55 1 12쪽
5 은빛 늑대 부족 24.08.04 53 1 12쪽
» 첫 웨이브 24.08.03 56 1 12쪽
3 5성 24.08.02 65 1 12쪽
2 기반 다지기 24.08.01 85 1 11쪽
1 튜토리얼 24.08.01 111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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