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타테스터 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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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고
작품등록일 :
2024.08.01 00:17
최근연재일 :
2024.08.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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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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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협곡으로

DUMMY

“그런 거라면 떠오르는 곳이 있습니다.”


이샤르가 말했다.


“어딘데?”


“과거 멸망한 쥬니르 가문의 영지가 있던 곳입니다.”


“어쩌다 멸망했는데..?”


“그건..”


이샤르가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머뭇거렸다.


“거기 지형에 대해서 설명이나 해줘. 말하기 곤란하면 말 안 해도 괜찮아.”


“대륙 북쪽에 레듐이라 불리는 좁은 협곡이 하나 있는데 협곡을 따라 쭉 올라가면 넓은 평지가 있고 주위는 온통 낭떠러지라 천혜의 요새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근데 그 정도로 좋은 지형이면 이미 누군가가 차지하지 않았을까?”


이샤르가 고개를 저었다.


“몬스터 웨이브가 어디서 오는지 아시나요?”


“그냥 어딘가에서 생겨나서 오는 거 아니야..? 나야 잘 모르지.”


“몬스터들의 본진이 대륙 북쪽에 있습니다. 영지로 매일 들이닥치는 웨이브도 그곳에서 던전 입구와 비슷한 포탈을 타고 이동하는 것이죠.”


“웨이브가 그런 거였구나.. 근데 왜 웨이브 몬스터만 죽으면 가루처럼 흩어지는 거야?”


“포탈을 타고 건너온 여파입니다. 일반적인 던전의 입구와는 다르게 포탈은 강한 마력장으로 이루어져 있거든요.”


“그렇구나.. 암튼 북쪽에 몬스터들의 본진이 있어서 다른 영주들은 없을 거다? 그럼 우리도 위험한 건 마찬가지잖아.”


“레듐 협곡은 웨이브를 제외하고 몬스터들의 공격을 받은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 멸망했다며.”


“적어도 몬스터들 때문은 아니에요. 나중에 때가 되면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래.. 새롭게 영지를 꾸려나갈 곳이 정해졌으니 한국 베타테스터들을 모아야겠네.


세아와 디그리온을 불러줄래?”


이샤르가 떠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세아와 디그리온이 도착했다.


“찾으셨다고 들었습니다.”


“영지 터는 이샤르가 눈여겨 둔 곳이 있다고 해서 찾지 않아도 돼. 대신 나와 같은 고향에서 온 영주들을 이곳으로 모아야 하거든?”


“예!”


‘가만.. 얘네가 일본이나 중국 베타테스터들과 구분할 수 있을까..?’


“내가 동행할게.”


“네?!”


“어차피 지금까지도 영지 운영은 이샤르가 잘 해왔으니 대략적인 부분만 지시에 놓고 떠나면 문제없을 거야.”


세현은 이샤르에게로 가서 자신이 동행하게 됐다는 것과 그동안 영지 운영에 대한 부분을 이야기했다.


“그러면 말 두 필을 가져가세요. 식량도 넉넉하게 챙겨드릴게요. 다른 분들에겐 제가 잘 얘기하겠습니다.”


“웨이브가 조금 걱정이긴 한데..”


“걱정하실 필요 없어요. 웨이브 전리품들로 아란이 질 좋은 무구들을 제작하고 있거든요. 영지는 맡겨두고 다녀오세요.”


이샤르의 말대로 지체할 시간이 없긴 했다.


‘지금도 어딘가에선 베타테스터들이 죽고 있을 테니..’


세현은 곧바로 짐을 챙겨 영지 밖으로 나섰다.


다들 부산스럽게 움직이고 있던 터라 인사를 나눈 사람은 이샤르뿐이었다.


“자. 서두르자.”


셋은 말을 달려 빠르게 이동했다.


“디그리온. 영지가 들어서기에 좋은 지형이 있으면 알려줘. 세아는 나와 조금이라도 비슷한 냄새가 나면 말해주고.”


“네!”

.

.

.


디그리온의 말에 따라 몇 군데 방문해 보았지만 매번 허탕이었다.


‘세 번째.. 네 번짼가..? 뭐.. 찾기 쉬울 거란 생각은 안 했지만..’


“영주님..! 저기 울타리가 보입니다!”


디그리온의 말에 세현이 고개를 들자 자신이 처음 영지를 건설했을 때와 같은 모습의 울타리와 오두막이 보였다.


“영주님과 비슷한 냄새도 느껴져요.”


세아도 거들었다.


“저기로 가보자!”


다그닥- 다그닥-


말을 달려 울타리에 가까이 접근하자 오두막 앞에 있던 건장한 남성 두 명이 자리에서 일어나 경계하며 다가왔다.


한 명은 백발 다른 한 명은 금발이었다.


“무슨 용무로 오셨습니까?”


“영주를 만나고 싶은데 안에 계신가요.”


세현이 말을 이어갔다.


“베타테스터라고 전해주세요. 그러면 알 겁니다.”


둘은 잠시 시선을 교환하더니 한 명이 안으로 들어갔다.


우당탕탕!


안에서 뭔가 소음이 들리더니 문이 활짝 열렸다.


“저기요! 저 좀 도와주세요!”


모습을 드러낸 건 키가 작아서인지 중학생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 여자 아이였다.


“잠시만요. 혹시 이름이 어떻게 되세요?”


“저 이지윤이요.. 20살.”


“한국인이 맞는지 확인 한 번만 할게요. 대~한민국!”


짝짝! 짝! 짝짝!


지윤은 박수를 완벽히 쳐냈다.


세현은 그제서야 안심하고 지윤에게 다가가 현재 상황을 설명해 주었다.


“근데 그동안 뭘 했길래 영지 꼴이 이래요..?”


벌써 시간이 꽤 지났지만 말 몇 마리를 제외하곤 초기 상태와 같았다.


“그게..”


“영주님. 제가 설명드려도 되겠습니까?”


오두막 안에서 여성 한 명이 모습을 드러냈다.


“저희 영주님은 로그아웃인지 뭔지가 안된다고 한참을 울더니 지금까지 쭉 오두막 안에만 계셨습니다.”


“아니.. 그게..”


지윤은 여성의 말에 반박하지 못한 채 입만 삐죽 내밀고 있었다.


“이제부턴 살아남으려면 부지런히 움직여야 할 거예요. 언제 로그아웃 문제가 해결될지 모르니까.”


지윤은 고개를 끄덕였다.


“전 계속 다른 한국인들을 찾아다닐 건데 그쪽은 어떡하실래요? 제 연맹에 들어오신다고 하면 영지까지의 약도를 그려드릴게요. 당분간 거기서 생활하시면 돼요.”


세현의 말에 지윤이 고개를 돌려 영지민들을 바라보자 셋 전부 고개를 끄덕였다.


‘얼마나 운영을 안 했으면 영지민들이 저런 태도를 보이지..?’


“네.. 그러면 연맹에 들어갈게요.”


지윤의 말에 세현이 상태창을 열자 연맹원에 지윤이 추가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영지민들 등급은 알고 계세요?”


“네. 남자분들은 둘 다 4성 전투계열이고 여자분은 5성 내정계열이요..”


세현은 머리가 핑 도는 걸 느꼈다.


‘등급 높은 영지민들을 두고 저러고 있었다고..? 웨이브도 전투계열 덕분에 겨우 막았겠네..’


“디그리온. 우리 영지까지 약도를 그려줘.”


세현의 말에 디그리온이 약도를 그리기 시작했다.


“제 부관인 이샤르가 모든 영지 관리를 맡고 있으니 도착하면 이샤르의 말에 따라 움직여 주세요.”


“오늘은 여기서 쉬고 가시죠. 조금 있으면 해가 지고 웨이브도 시작될 겁니다.”


세현의 말에 여자 영지민이 말했다.


‘웨이브.. 어? 웨이브..!’


“전부 빠르게 짐을 챙겨요! 저희 영지로 지금 이동합니다!”


“네? 갑자기 그게 무슨..”


“당신네 웨이브가 전부 우리 영지로 오니까요!”


세현이 일행과 함께 말을 달리자 지윤 일행도 뒤따르기 시작했다.


“영주님..!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직선거리는 짧으니 시간을 맞출 수 있을 겁니다.”


디그리온이 세현 옆에서 말을 달리며 말했다.


“하아.. 제발 그래야 할 텐데..!”

.

.

.


“아까 설명드렸듯이 영주님을 포함해 3명이 자리를 비웠습니다.”


이샤르가 망루에서 영지민들을 지휘하고 있는 중이다.


“아마 오늘부턴 고블린 대신 언데드가 출현할 가능성이 높아요. 약점은 머리입니다.”


수비 진형은 빠진 사람들을 제외하곤 동일했다.


잠시 시간이 지나자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했고 어둠 속에서 기분 나쁜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어어..”


절퍽- 절퍽-


축축한 발걸음 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전방에 언데드 다수 출현! 전부 인간형입니다!”


불빛이 닿는 곳에 좀비 같은 모습의 몬스터들이 모습을 드러내자 이샤르가 외쳤다.


목책 밖의 영지민들은 샤쿠와 두란을 중심으로 언데드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툭- 투둑-


언데드의 머리가 땅에 뒹굴기 시작할 때 이샤르가 다시 외쳤다.


“이제 본대가 도착한 듯합니다! 방금 숫자의 다섯 배 예상!”


정신없이 언데드들을 공격하던 두란이 고개를 돌리자 아까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많은 언데드들이 다가오고 있었다.


“하아.. 엄청 많네. 그래도 속도가 형편없어서 그렇게 위협적이진 않네.”


“근데 뭔가가 이상한 것 같은데.. 어제보다 쉽지 않아? 숫자만 많지 웨이브 자체의 난이도는 그렇게 높지 않아 보이는데..”


두란과 샤쿠는 검을 휘두르며 대화를 주고받았다.


콰직-


“잡담할 시간에 빨리 숫자나 줄여. 오늘은 오랜만에 일찍 자고 싶단 말이야.”


아란은 방패로 언데드들의 머리를 통째로 날리고 있었다.


“하아.. 하아.. 더럽게 힘드네..”


웨이브를 마무리하고 샤쿠가 가쁜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다들 마석 챙기러 나가죠!”


이샤르도 망루에서 내려올 참이었다.


“잠시만요.. 저게 뭐지..”


모리의 말에 이샤르가 어둠속을 살피기 시작했다.


“... 다들 후퇴!!!! 전부 목책 입구로 후퇴해서 재정비해요!!!”


“왜왜왜. 무슨 일인데?!”


영문도 모른 채 이샤르의 지시에 따라 후퇴하며 두란이 물었다.


“본대가 아니었어.. 전부 선발대였다고요!”


“뭐? 그게 무슨 소리야!”


“앞에 새카맣게 몰려오는 거 보면 알잖아요! 아까 그게 전부 선발대였다고요. 이제부터가 본대예요..”


어둠에 묻혀 잘 보이지 않았지만 수많은 언데드 무리가 꾸물거리며 다가오고 있었다.


“문을 열어요! 안에서 막겠습니다!”


필립이 빠르게 문을 열자 목책 밖의 인원들이 전부 안으로 모였다.


“하긴.. 넓은 평야보단 길을 터주고 좁은 입구에서 싸우는 게 막기 편하겠지..”


샤쿠가 중얼거렸다.


절퍽- 절퍽-


발자국 소리와 함께 수많은 언데드들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절퍽절퍽절퍽절퍽절퍽-


피잉- 피잉-


이샤르와 케샤가 활로 머리를 노려 언데드들이 도착하기 전에 숫자를 줄이고 있었지만 티도 나지 않았다.


“영주님한테 큰소리쳐놨는데.. 저건 너무 많네..”


이샤르가 계속해서 활을 쏘며 쓴웃음을 지었다.


퍼어엉--


폭발 소리와 함께 언데드 무리 후방에서 불빛이 번쩍였다.


퍼엉--


‘뭐지..?’


이샤르가 인상을 찌푸리며 자세히 살피자 희미하게 횃불 같은 것들이 보이고 있었다.


“입구까지 길을 터줘!”


“파이어볼!”


세현의 말에 지윤의 영지민 중 하나인 백발의 남자가 주문을 외쳤다.


화르르르르륵-


화염으로 이루어진 구체는 전방으로 날아가며 언데드들을 불태웠고 순식간에 길이 열렸다.


“다들 뒤처지지 말고 따라와!”


열린 길을 따라 세현이 말을 달려 영지로 향했다.


다그닥- 다그닥-


일행 모두 세현의 뒤에 바짝 따라붙어 이동했다.


“다들 무사해? 다친 사람은?”


목책 안으로 들어온 세현이 다급히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어 보였다.


“영주님!”


이샤르가 망루에서 내려왔다.


“미안해. 서둘러 왔는데 조금 늦은 것 같네.”


“아니에요. 딱 맞춰서 오셨어요.”


“소개는 웨이브부터 마무리 짓고 하자. 로반은 광역 마법으로 계속 숫자를 줄여주고 다들 지친 것 같으니 데아스가 입구를 지켜줘.”


“네!”


세현의 말에 백발 남자는 주문을 외워 마법을 시전 했고 금발 남자는 검과 방패로 다가오는 언데드들을 능숙하게 막아냈다.


“마법사는 어디서 데려오신 거예요..”


“말했잖아. 같은 고향의 영주들을 모아 오겠다고.. 운이 좋았지 뭐.”


이샤르의 질문에 세현이 대답했다.


“혹시.. 웨이브 난이도가 갑자기 오른 게..”


이샤르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자 세현은 멋쩍게 웃었다.


“하하.. 그게.. 그래서 나도 급하게..”


퍼억-


“끄아아..”


이샤르가 세현의 정강이를 발로 차자 세현은 신음을 뱉었다.


“데리고 온 사람들 별 거 아니기만 해 봐요. 각오하세요.”


“그래그래. 혹시라도 맘에 안 들면 다음 웨이브 때 날 미끼로 쓰도록 해.”


세현은 자신감에 찬 확신의 미소를 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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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검은 등의 왕좌(3) 24.08.22 17 1 12쪽
22 검은 등의 왕좌(2) 24.08.21 19 1 12쪽
21 검은 등의 왕좌 24.08.20 28 1 12쪽
20 검은 숲 24.08.19 28 1 11쪽
19 정찰 24.08.18 33 1 11쪽
18 오랫동안 24.08.17 36 1 11쪽
17 마지막 밤 24.08.16 33 1 11쪽
16 희생 24.08.15 32 1 12쪽
15 다가온 위협 24.08.14 34 1 12쪽
14 두 번째 던전 24.08.13 34 1 11쪽
13 붉은 갈기 부족 24.08.12 31 1 11쪽
12 협곡으로(3) 24.08.11 31 1 11쪽
11 협곡으로(2) 24.08.10 34 1 11쪽
» 협곡으로 24.08.09 42 1 12쪽
9 던전 24.08.08 42 1 11쪽
8 마물의 숲(3) 24.08.07 41 1 12쪽
7 마물의 숲(2) 24.08.06 43 1 12쪽
6 마물의 숲 24.08.05 55 1 12쪽
5 은빛 늑대 부족 24.08.04 54 1 12쪽
4 첫 웨이브 24.08.03 56 1 12쪽
3 5성 24.08.02 65 1 12쪽
2 기반 다지기 24.08.01 85 1 11쪽
1 튜토리얼 24.08.01 111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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