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타테스터 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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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고
작품등록일 :
2024.08.01 00:17
최근연재일 :
2024.08.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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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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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그드라실

DUMMY

세현은 줄곧 숲이라고 생각했던 풍경이 사실은 거대한 나무의 이파리라는 사실을 깨닫곤 입을 다물지 못했다.


“거리가 꽤 될 거예요. 말을 타도 최소 5일은 잡으셔야 해요.”


“그 정도로..? 그렇게 길게 영지를 비울 수가..”


“걱정 마세요. 지금 눈앞의 큰 문제는 해결이 됐잖아요. 웨이브도 순조롭고 검은 등 부족의 도움을 받으면 숲 정찰도 금방 끝날 거예요.”


“그렇긴 한데..”


영지를 길게 비워본 적이 없는 세현은 내심 불안한 마음이 가득했다.


“같이 다녀올 사람이나 생각해 보세요. 너무 많이 비울 수도 없으니 영주님 빼고 두 명 정도..?”


“음.. 소린이 같은 이종족이니 괜찮지 않을까?”


“큰일 날 소리 하지 마세요. 드워프랑 엘프가 얼마나 사이가 안 좋은데요..!”


“엥? 나야 몰랐지.. 근데 왜?”


“오래전에 큰 전쟁이 있었는데 그때의 영향으로 줄곧 좋지 않은가 봐요. 요새는 신경 쓰지 않는 부류도 많지만


위그드라실을 지키는 엘프들은 보수적이어서 소린은 데려가지 않는 게 낫겠네요.”


아르카의 말에 세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흠.. 누굴 데려가야 하나..’


영지는 바쁘게 움직였고 세현은 방에 틀어박혀 함께 엘프들에게 갈 인원을 고민했다.


똑. 똑.


“영주님! 점심 안 드셨으면 저랑 먹어요!”


세아가 세현의 방문을 벌컥 열고 들어왔다.


“그럴까? 얼른 먹으러 가자.”


세현은 세아를 첫 번째 동행자로 점찍었다.


‘수인도 이종족이니 엘프들의 경계를 허물어트릴 수 있지 않을까.’


식당에 도착한 세현과 세아는 빵과 여러 재료들을 이용해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기 시작했다.


“영주님. 점심 맛있게 드세요.”


루퍼트였다.


루퍼트는 한참을 뒤적거리더니 점심거리를 한 아름 들고 왔다.


“설마 그걸 다 먹는 거야..?”


“아! 요새 다이어트 중이라.. 하하.. 평소보단 조금 덜 먹는 중입니다.”


“돼지.”


세아가 루퍼트의 배를 쿡쿡 찌르며 놀렸다.


“세아야 놀리면 안 돼.”


세현은 세아를 말리며 루퍼트에게 물었다.


“혹시 위그드라실에 대해 아는 게 있어? 내일 출발하려고 하는데.”


“위그드라실이라면 세계수 말씀하시는 거죠..? 엘프들의 마을에 가시려고요?!”


“응. 의사와 약사가 필요한데 엘프들이 그쪽으로 뛰어나다고 해서.”


“그러면 저도 함께 가면 안 되겠습니까?”


“안될 건 없지만.. 널 꼭 데려가야 하는 이유가 있을까?”


“제가 어렸을 때 엘프들의 손에 키워졌거든요! 때문에 식물들에 대한 지식이 해박한 거고요. 저와 함께 지냈던 엘프들이 있다면 분명 도움이 많이 될 겁니다..!”


“호오.. 좋아. 그러면 우리 셋이 내일 위그드라실로 같이 가는 거야.”


“저도요? 우와!”


세아는 새로운 지역에 가는 게 좋은지 꼬리를 붕붕 흔들었다.


“넉넉하게 2주 정도로 잡고 짐을 챙기도록 해. 내일 아침이 밝으면 바로 출발하자.”


“알겠습니다..!”


“네!”


루퍼트와 세아는 씩씩하게 대답했다.


세현은 점심을 먹은 뒤 방으로 돌아와 채비를 시작했다.


“옷.. 식량은 육포같이 최대한 길게 먹을 수 있는 걸로.. 뇌물 같은 것도 필요하려나..?”


“뇌물은 무슨 뇌물이야. 그냥 솔직하게 말하는 게 나을걸?”


“아우 깜짝이야!”


갑자기 방에 들어온 이샤르 때문에 세현은 가방에 머리를 부딪혔다.


“엘프들의 마을로 떠난다며? 내일 아침에.”


“아르카한테 들었어?”


“아니? 세아가 방방 뛰어다니면서 다 말하고 다니던데. 많이 신났나 봐.”


“외출은 오랜만일 테니까.”


“잘 다녀와. 영지는 걱정하지 말고.”


“걱정 안 해. 너랑 아르카가 있잖아.”


이샤르는 묘한 표정을 지었다.


“아르카 언니 없어도 나 혼자서 잘하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그래. 알았어.”


처음엔 불편하기도 하고 무섭기도 했던 이샤르였지만 시간이 지나고 한결 부드러워진 모습을 보며 세현은 미소를 지었다.


“뭐야..? 왜 웃어? 기분 나빠.”


쾅!


이샤르는 방문을 세게 닫으며 도망가버렸다.


“음.. 역시 날 좋아하는 게 아닐까.. 얼굴도 이 정도면 괜찮고..”


거울을 보며 얼굴을 쓰다듬던 세현은 이내 현실을 직시하곤 다시 짐을 싸기 시작했다.


“이 정도면 충분하겠다.”


세현은 잘 꾸려진 가방을 보며 뿌듯하게 웃었다.


“진세현! 빨리 나와. 저녁 먹게.”


밖에서 이샤르가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뭐 했다고 벌써 저녁이야..”


끼익.


세현이 문을 열고 나가자 이샤르가 기다리고 있었다.


“빨리 가자. 다들 기다리고 있어.”


이샤르는 세현의 손목을 잡고 서둘러 식당으로 향했다.


“영주님도 오셨으니 바로 시작할게요. 다들 착석해 주세요.”


이샤르의 말에 영지민들은 다들 자리에 앉아 음식을 들며 귀를 기울였다.


“어제와 오늘은 웨이브가 크게 다르지 않을 거예요. 몇몇 건물과 방어 시설이 세워지긴 했지만 마찬가지로 기간트가 예상됩니다.”


“숫자는요?”


필립이 손을 들며 말했다.


“많아봐야 2기 정도로 예상 중입니다. 혹 셋 이상이더라도 지윤 영주님의 사격 실력으로 봤을 때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세현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어제부터 보여준 지윤의 사격 실력은 발군이었기 때문이다.


지윤을 따라잡으려 승제와 명호, 주연까지 목표물을 세워두고 특훈을 했지만 재능의 차이가 너무 컸다.


“크하하! 그래서 내가 바쁜 시간을 들여. 걸작을 하나 만들어냈지!”


소린이 저번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세련되어 보이는 총을 들고 왔다.


“저격소총이라네! 조준성과 안정성. 마지막으로 위력까지 전부 업그레이드시켰지.”


지윤은 소린에게서 총을 건네받으며 휘청거렸다.


“제가 쓰기엔 너무 무거운데요..?”


“거치대도 있으니 엎드려서 사용하면 된다네!”


“감사합니다. 잘 쓸게요.”


지윤은 수줍어하며 고개를 꾸벅 숙였다.


“저도 만들어주세요! 잘 쓸 자신 있어요.”


주연이 말했다.


“흐음.. 내가 바빠서 시간이 날지..”


소린은 말끝을 흐리며 식당 밖으로 황급히 도망쳤다.


“나도 잘 쓸 자신 있는데..”


시무룩해진 주연을 승제가 달랬다.


“그러면 다들 이동하시죠. 오늘도 아무도 다치지 않도록 조심하세요.”


이샤르의 말에 영지민들은 웨이브를 맞이하러 움직였다.


“자. 거치대를 설치해 줄게.”


세현은 지윤이 저격할 위치를 잡고 거치대 위로 저격소총을 얹었다.


“엎드려서 쏠 때는 자세를 이렇게 하면 돼. 처음에 쪼그리고 앉아서 쐈던 것보단 편할 거야.”


“어? 그러네요. 훨씬 안정감 있어요.”


지윤은 방긋 웃으며 조준경에 눈을 가져다 대고 주위를 살폈다.


“저기 멀리 기간트가 보여요.”


“정말? 내 눈엔 안보이는데.. 조준경도 꽤 좋은 걸로 만들었나 보군.”


세현은 내심 지윤이 부러웠다.


‘나도 지윤이 못지않게 쏘는데.. 다음에 소린한테 부탁해 봐야겠다.’


타앙!!!


순간 지윤이 방아쇠를 당겼고 커다란 총격음이 영지에 울려 퍼졌다.


“뭐야? 쏜 거야?!”


“네. 그냥 조준하고 쐈는데요? 맞혔어요.”


“쿠워어어어어!”


멀리서 기간트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진짠가 보네.. 빨리 마저 쏴. 집중.”


“네!”


“음.. 한 마리가 더 있네요. 먼저 맞춘 놈은 쓰러졌는데 아마 죽은 것 같아요.”


“위력이 대체 어느 정도길래..”


타앙!!!


또 다시 총격음이 울려퍼졌고 지윤은 조준경에서 눈을 뗐다.


“끝났어요. 두 마리 다 쓰러졌어요.”


“너 혼자 다 해라. 잘했어.”


세현이 기간트 두 마리를 모두 지윤이 처리했다는 소식을 알리자 성문 앞에서 대기하던 근접팀이 수색을 떠났고 기간트 마석 하나를 수거해 왔다.


“소린과 지윤이 덕분에 웨이브 방어가 앞으로 수월해지겠는데? 정말 걱정 없이 떠날 수 있겠어.”


영지민들도 웨이브가 손쉽게 끝나자 일찍 쉴 수 있게 되었고 웨이브에 대한 신경을 덜 쏟아도 될 상황이 되며 영지 발전이 보다 빨라질 것 같았다.


“다들 들어봐.”


세현이 영지민들을 불러 모았다.


“세아한테 들어서 다들 알고 있겠지만 날이 밝는대로 세아와 루퍼트를 데리고 엘프들의 마을로 떠날 거야.”


“영지는 저희한테 맡기세요!”


“조심히 다녀오세요!”


영지민들은 세현을 안심시켰다.


“넉넉하게 2주 정도로 생각하고 있으니 그전까지 아무도 다치지 말고 잘 지내고 있어. 내가 돌아오면 바로 축제를 개최할 테니.”


“우와아아아!”


다들 환호성을 질렀다.


“이걸로 영지민들도 영주가 없다는 걱정이 아니라 축제에 대한 기대로 하루하루를 보낼 거야. 잘했어.”


이샤르가 세현을 툭 치며 말했다.


“너도 나 없다고 울지 말고.”


“울긴 누가..!”


세현은 이샤르의 빨개진 얼굴을 뒤로한 채 오두막으로 향했다.


“후우.. 영지는 걱정 없는데 내가 걱정이다..”


세현은 깊은 걱정과 함께 잠에 빠졌다.


아침이 밝음과 함께 세현은 눈을 떴고 어제 미리 챙겨두었던 짐 가방을 들고 밖으로 나섰다.


‘무기는 창이랑 총 정도면 되겠다.’


“세현. 일어났어?”


이샤르가 세현에게 다가와 바구니를 건넸다.


“그래도 먼 길 떠나는데 뭐라도 해주고 싶어서. 아침부터 만든 거니까 가면서 먹어.”


바구니 안에선 맛있는 냄새가 새어 나오고 있었다.


“고마워. 잘 먹을게. 냄새만 맡아도 맛있을 것 같은데?”


“당연하지. 누가 만든 건데.”


“영주님! 저희도 준비 끝났습니다..!”


멀리서 루퍼트와 세아가 다가왔다.


세아는 잠이 덜 깼는지 루퍼트의 손을 잡고 비몽사몽 한 채로 이끌려오고 있었다.


“그럼 잘 다녀와. 다치지 말고.”


이샤르는 세현에게 짧은 인사를 건네곤 사라져 버렸다.


“자. 그러면 다들 출발하자.”


“넵..!”


세현 일행은 말을 이끌고 영지를 나섰다.


다그닥. 다그닥.


일행은 협곡을 벗어나서부턴 말을 타고 달리기 시작했다.


“아르카는 이 강을 따라 쭉 가면 될 거라고 했는데 맞아?”


“네. 맞습니다.. 이 강이 엘프들의 마을까지 흘러들어 가거든요.”


“좋아. 그러면 서둘러서 가보자.”


간간이 강에서 물고기를 사냥하는 곰도 보였지만 일행에겐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이쯤에서 한번 쉬었다가 가자. 세아는 잠 좀 깼니?”


“네! 저 이제 다 잤어요.”


세아는 다시 쌩쌩해진 모습이었다.


일행은 말들도 쉬게 할 겸 자리를 펴고 점심을 먹기 시작했다.


“자. 이거 다 같이 먹자. 이샤르가 준비한 거래.”


세현이 바구니를 열고 안에 들어있던 음식들을 꺼내기 시작했다.


“이샤르님이요..?”


루퍼트의 표정이 급격히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응. 아침부터 만들었다고 하더라고 근데 왜?”


“하하.. 아닙니다.. 일단 드시죠. 전 속이 안 좋아서 점심은 건너뛰겠습니다..”


‘저 먹을 거 좋아하는 루퍼트가 끼니를 거른다고..? 속이 안 좋은 건 또 처음 보는데..’


세현은 의심스러워하면서도 이샤르의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이건 카렌가..? 밥이랑 같이..”


푸우우웁!


카레로 보이는 음식을 밥과 함께 입에 넣은 세현은 반사적으로 음식을 뿜어냈다.


“매워..! 물! 물!”


“여기 있습니다..!”


루퍼트는 이럴 줄 알고 있었다는 듯이 손에 들고 있던 물을 세현에게 건넸다.


“하아..! 하아..! 너 알고 있었지? 왜 미리 말 안 했어!”


“그게.. 워낙 오래 전이기도 하고.. 지금은 요리 실력이 나아졌을지도 모르니까.. 죄송합니다!”


“이게 자기 혼자 살겠다고..! 너도 먹어! 먹어!”


세현은 루퍼트에게 숟가락을 마구 들이밀었다.


“우왕! 맛있다! 이거 다 제가 먹어도 돼요?”


순간 세현과 루퍼트는 이샤르의 음식을 아무렇지도 않게 입안에 집어넣는 세아의 모습을 보며 혼란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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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위그드라실(2) 24.08.24 13 0 12쪽
» 위그드라실 24.08.23 18 1 12쪽
23 검은 등의 왕좌(3) 24.08.22 17 1 12쪽
22 검은 등의 왕좌(2) 24.08.21 19 1 12쪽
21 검은 등의 왕좌 24.08.20 28 1 12쪽
20 검은 숲 24.08.19 28 1 11쪽
19 정찰 24.08.18 33 1 11쪽
18 오랫동안 24.08.17 36 1 11쪽
17 마지막 밤 24.08.16 33 1 11쪽
16 희생 24.08.15 32 1 12쪽
15 다가온 위협 24.08.14 34 1 12쪽
14 두 번째 던전 24.08.13 34 1 11쪽
13 붉은 갈기 부족 24.08.12 31 1 11쪽
12 협곡으로(3) 24.08.11 31 1 11쪽
11 협곡으로(2) 24.08.10 34 1 11쪽
10 협곡으로 24.08.09 42 1 12쪽
9 던전 24.08.08 42 1 11쪽
8 마물의 숲(3) 24.08.07 41 1 12쪽
7 마물의 숲(2) 24.08.06 43 1 12쪽
6 마물의 숲 24.08.05 55 1 12쪽
5 은빛 늑대 부족 24.08.04 54 1 12쪽
4 첫 웨이브 24.08.03 56 1 12쪽
3 5성 24.08.02 65 1 12쪽
2 기반 다지기 24.08.01 85 1 11쪽
1 튜토리얼 24.08.01 111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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