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타테스터 영주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게임, 판타지

안고
작품등록일 :
2024.08.01 00:17
최근연재일 :
2024.08.25 08:00
연재수 :
26 회
조회수 :
1,029
추천수 :
25
글자수 :
135,460

작성
24.08.15 08:00
조회
32
추천
1
글자
12쪽

희생

DUMMY

넷은 명호를 선두로 빠르게 말을 달려 승제에게로 향했다.


“이쪽이에요.”


성 근처에 말을 세운 명호가 수풀 사이에 있는 덤불을 들추더니 무언가를 당겨 열었다.


끼익.


사람 하나가 겨우 통과할 정도의 문이었다.


“여길 따라가면 성 안으로 들어갈 수 있어요.”


명호가 앞장서 걷기 시작했다.


“근데 전부 다 여기로 도망쳤으면 되는 거 아니야?”


“한순간에 사라지면 당연히 의심하고 주위를 살펴볼 것 같아서요.”


의아해하는 세현에게 명호가 대답하며 설명을 덧붙였다.


“눈에 띄지 않게 하려고 일부러 말도 하나만 대기시켜 놓은 거라 빠르게 도망가지도 못해요.”


입구를 통과해 좁은 길을 따라 걷다 보니 막다른 길이 나타났다.


“흐읏차.”


명호가 머리 위에 달려있던 문을 열자 빛이 쏟아져 들어왔다.


“다들 올라오세요.”


명호가 힘겹게 문 위로 올라가서 남아있는 사람들을 당겨주었다.


“영주님..! 오셨군요.”


전에 방문했을 때 보았던 영지민 중 하나가 달려와 명호를 반겼다.


“상황은 어때?”


“네. 다행히 아직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하아.. 다행이다..”


명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자. 이제 작전에 대해서 알려줘.”


“계속해서 시선을 끌어야 하니 성벽 위에 몇 명만 남고 나머지 사람들을 모두 모아주세요.”


세현의 말에 아르카가 사람들을 끌어모았다.


“세현아..!”


“승제야 무사해서 다행이다. 그러게 내가 우리랑 같이 가자고 했지?”


승제가 성벽에서 내려오며 세현을 반겼다.


“성벽 위에 셋을 제외하곤 모두 모였어요.”


“한 번만 설명할 테니 다들 잘 들으세요.”


명호가 아르카에게 말하자 아르카는 작전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성문 밖에 있는 사람은 저희 셋의 존재는 알지 못해요.”


승제와 명호의 영지민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여러분은 저희가 성문을 열면 비밀 통로로 쭉 달리기만 하시면 돼요.”


“에..?”


승제가 이해 안 된다는 표정을 지었다.


“여기 있는 로반은 강력한 마법 공격을 사용할 수 있어요. 성문이 열리는 즉시 적의 시야를 방해할 공격을 할 겁니다.”


이후의 작전은 이러했다.


잠시 적의 시야를 가린 후 세현과 이샤르, 로반이 몸을 숨기면 당연히 적은 도망치는 승제 일행을 따라 비밀통로로 향할 것이고


그때 로반이 다시 한번 강한 마법 공격으로 비밀 통로를 무너트려 적을 매장시키고 영지에 남아있는 말들을 이용해 비밀통로 입구에서 만나 이동하는 것이었다.


“그럴 듯 하긴 한데 계획대로 될까요?”


명호가 말했다.


“50대 50으로 보고 있어요. 적이 비밀통로로 향하느냐 마느냐.


그래서 더더욱 여러분들이 아슬아슬한 거리에서 시선을 끌어주셔야 해요.”


“뭐.. 다른 방법이 없잖아. 이대로 문 닫고 있어 봤자 뾰족한 수도 없고.”


그때 성벽의 영지민이 다급히 외쳤다.


“혼자가 아니었어요! 지원군이 있습니다!”


성벽에서의 보고에 의하면 어딘가에서 갑자기 나타난 다수의 병력이 공성병기까지 끌고 오고 있다고 했다.


“계획 변경입니다! 전부 다 비밀통로로!”


아르카가 망설임 없이 말했다.


콰아아아앙!


부스스.


엄청난 충격음과 함께 성벽 전체가 흔들리는 듯하더니 잔해들이 성벽 아래로 떨어졌다.


“투석기예요! 망설일 시간 없으니 다들 달려요!”


아르카가 외치자 다들 황급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콰아아앙!


연이은 투석기의 포격에 성문은 더 이상 버티기 힘들어 보였다.


덜컥.


성문이 열리자 사무라이를 연상시키는 투구와 긴 칼을 든 남성이 모습을 드러냈다.


“쥐새끼처럼 도망가는 모습이 한국인답구나.”


남자는 세현 일행을 비아냥 거리며 웃었다.


“저 새끼가..! 내가 참교육을..”


“아 좀 참아! 길 막지 말고 빨리 나가기나 해”


승제가 발끈하며 뒤를 돌자 세현이 승제를 말리며 앞으로 밀었다.


타다닷.


밖에서 비밀통로를 향해 달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로반. 준비하세요.”


아르카가 말하자 가장 뒤에서 따라오던 로반이 뒤로 돌아 주문을 영창 하기 시작했다.


“나 쇼헤이에게서 열심히 도망가봐라!”


남자는 비밀통로에 뛰어내려 착지하며 자신을 쇼헤이라 칭했다.


“조심히 들어가시고.”


세현은 쇼헤이를 향해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워터 붐!”


“크하앗..!”


로반의 손에서 강력한 물줄기가 뿜어져 나갔고 쇼헤이는 그대로 밀려나가 보이지 않게 되었다.


“다들 지금이에요. 방심하지 말고 서둘러 이동하세요.”


일행은 부지런히 움직여 출구로 빠져나왔다.


“하아..! 하아..!”


좁은 통로를 무리해서 움직인 탓인지 일행은 지쳐있었다.


“말에 번갈아 탑승하며 이동할게요. 지체할 시간이 없어요.”


“다들 죽는 것보단 몸이 조금 힘든 게 낫잖아. 빨리 일어서.”


아르카의 말에 승제가 영지민들을 독려하며 일으켜 세웠다.


지쳐 보이는 영지민들을 우선적으로 말에 태우며 이동을 시작했다.


“이렇게 가다간 끝도 없겠네요. 제가 영지에 가서 남아 있는 말들을 데려올게요.”


세현이 고개를 끄덕이자 아르카는 말을 달려 영지로 향했다.


“그놈 분명히 살아있을 거야.”


승제가 중얼거렸다.


“재수 없는 소리 하지 말고 빨리 걷기나 해.”


“그 정도로 죽을 놈은 아니란 소리지..”


“그건 나도 인정. 뒤에서 뭐라 뭐라 중얼거리면서 쫓아오는데 소름 돋더라니까?


중2병 걸린 줄 알았잖아.”


세현이 말하자 승제가 킥킥거리며 웃었다.


“형. 진짜 감사해요.”


“됐어. 뭐가 고마워. 그리고 인사는 영지에 안전하게 도착한 다음에 해. 벌써부터 마음 놓지 말고.”


세현은 자꾸만 뒤쪽을 살피며 말했다.


“뭐가 그렇게 불안하냐. 이렇게 금방 따라오려고?”


“우린 속도가 늦잖아. 저쪽에서 말이라도 있으면 금세 따라 잡힐걸.”


“성벽 위에서 확인했을 때 다행히도 말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까 마지막까지 성벽 위에 있었던 영지민이 말했다.


“그렇다면 다행이고..”


다그닥! 다그닥!


그때 뒤에서 무언가 달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이거 말발굽 소리 같은.. 로반!”


“파이어 볼!”


세현이 뒤를 돌자 말에 타고 있는 쇼헤이가 보였고 로반은 곧장 말을 향해 화염 마법을 발사했다.


콰앙!


“저희 영지에 말 두고 왔잖아요!”


명호가 외쳤다.


“일단 다들 달려! 로반은 따라붙지 못하게 계속 마법으로 견제해 줘!”


후웅!


흙먼지 사이로 쇼헤이가 모습을 드러냈다.


“따돌릴 수 있을 줄 알았나!”


“로반!”


“알고 있습니다!”


쇼헤이는 기이한 움직임으로 로반의 마법 공격을 계속해서 피해냈다.


하지만 세현 일행에게 접근하는 것 또한 쉽지는 않았다.


‘아르카가 빨리 돌아와야 할 텐데..!’


일행은 로반의 도움으로 조금씩 거리를 벌려나가며 영지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하지만 로반의 마나 또한 점점 고갈되어가고 있었다.


“영주님..! 앞으로 세 번 정도입니다.”


로반이 힘겹게 외쳤다.


“영주님. 저희가 시간을 벌겠습니다.”


승제와 명호의 영지민 두 명이 세현에게로 다가와 말했다.


“너희들 그게 무슨 소리야! 개소리하지 말고 빨리 걷기나 해!”


승제는 윽박지르며 등을 떠밀었고 명호는 아무 말 없이 한숨을 내쉬었다.


“저희 입으로 말하긴 좀 그렇지만 등급이 낮은 저희가 미끼로 가장 적당합니다.”


영지민은 웃으며 말했지만 눈에선 금방이라도 눈물이 떨어질 것 같아 보였다.


“너희 진짜 뭐 하자는 건데!”


“영주님 그동안 잘해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제이! 핀!”


둘은 결의를 다진 듯 무기를 꺼내 들고 쇼헤이에게로 향했다.


“영주님..! 마나를 모두 소진했습니다..”


로반은 지친 듯 말 위에서 추욱 늘어져 있었다.


“형. 가자.”


명호가 승제의 손을 붙잡았다.


“하아..! 하아..! 잔재주는 이제 끝났나 보지?”


쇼헤이가 거친 숨을 몰아쉬며 칼을 고쳐 잡았다.


“형! 가야 한다고!”


“... 알았어.”


승제는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억지로 옮겼다.


쏴아아아아.


하늘이 어두워지더니 소나기까지 내리기 시작했다.


“흐아아압!”


퍼억!


제이와 핀이 쇼헤이에게 달려들었지만 쇼헤이는 칼을 쓸 필요도 없다는 듯이 주먹과 발로 둘을 제압했다.


“끄으으으..”


“이런 떨거지들을 보내놓고 도망가는 거냐..!”


쇼헤이는 비틀거리며 한 걸음 한 걸음 가까워져 왔다.


“영주님!”


다그닥! 다그닥!


아르카가 케샤와 함께 말을 끌고 다가왔다.


“빨리 타세요! 말이 모자라니 영주님은 저랑 같이 타시고요!”


아르카가 외쳤다.


“어딜 가려고..!”


터업.


쇼헤이가 힘을 쥐어짜내 달리려고 하자 쓰러져 있던 핀이 쇼헤이의 발목을 잡았다.


“너야 말로.. 어딜 가려고.. 하아..!”


“이 버러지 같은 새끼가!”


세현 일행은 이미 말에 탑승해서 출발할 준비를 끝마쳤다.


“빨리 도망가라! 너희도 이렇게 만들어 버리기 전에.”


서걱서걱서걱서걱서걱.


쇼헤이는 모두가 보는 앞에서 핀의 머리카락을 붙잡고 칼로 핀의 목을 잘라냈다.


“핀!!!!!!”


승제는 다 갈라져 가는 목소리로 핀을 불렀다.


후웅!


챙!


참지 못한 세현이 손에 들고 있던 창을 있는 힘껏 던졌고 쇼헤이는 검으로 가볍게 쳐냈다.


“넌 기필코 우리가 죽여줄게. 꼭 찾아와라.”


“캬하하하! 조만간 찾아갈게. 기다리고 있어라.”


일행은 말을 타고 비를 맞으며 영지로 향했다.


빗소리 사이로 승제와 명호의 울음소리가 섞여서 들려왔다.


“영주님이 돌아오셨어!”


필립이 망루에서 외치자마자 성문이 열렸다.


“영주님!”


“오빠!”


이샤르와 주연이 달려 나오며 세현을 맞이했다.


“비 맞는다. 빨리 들어가..”


잠깐의 시간이 지난 뒤 경계를 서는 인원과 던전에 들어간 세아와 루퍼트를 제외한 모든 인원들이 막사에 모였다.


“일단 나랑 연맹부터 맺어. 그래야 웨이브가 이쪽으로 와서 전리품이 늘어날 거야.”


“그래..”


승제는 별 다른 말 없이 세현의 연맹에 합류했고 세현이 상태창을 열어 확인해 보니 명호까지 저절로 포함되어 있었다.


“일단 내 생각을 얘기할게.”


세현은 쇼헤이를 상대로 근접전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먼저 로반과 다른 궁수들이 접근하지 못하게 하면서 체력을 빼놓는 게 좋을 것 같아. 체력이 상대적으로 약해 보여.”


세현의 말에 로반이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제 공격을 피하는 움직임이 남달랐어요. 그런 움직임이라면 근접전에선 승산이 없습니다.”


순간 데아스가 표정을 찡그렸다.


“우선 오늘 웨이브를 마치고 날이 밝는대로 영지를 북부로 이동시킬게.”


“영지를 이동시킨 다는 게 무슨 말이야?”


“1회에 한해서 영지를 원하는 곳으로 이동시키는 아이템이 있어. 튜토리얼이 끝나면서 받았어.”


세현이 승제에게 말했다.


“왜 미리 말 안 했어..?”


“뭐가..”


“튜토리얼 끝내는 방법을 미리 말해줬으면 나도 영지 이동권인지 뭔지로 아무도 안 죽게 할 수 있었잖아..!”


“그만해. 형!”


승제가 세현의 멱살을 잡으며 달려들자 명호가 말렸다.


“미안해..”


세현도 순간적으로 화가 났었지만 미리 말했다면 제이와 핀이 살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조용히 사과했다.

.

.

.


“우선 아까 말씀드렸던 저희 성벽을 지어 준 소린이라고 해요.”


잠깐의 시간이 지나고 분위기가 진정되자 명호가 말했다.


“소린이다. 잘 부탁한다.”


아까는 경황이 없어 제대로 살피지 못해 그저 어린아이인 줄 알았는데 복면을 벗자 수북한 수염이 튀어나왔다.


“드워프..?”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베타테스터 영주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휴재 관련 24.08.25 13 0 -
공지 안녕하세요. 24.08.05 30 0 -
26 위그드라실(3) 24.08.25 10 0 12쪽
25 위그드라실(2) 24.08.24 13 0 12쪽
24 위그드라실 24.08.23 18 1 12쪽
23 검은 등의 왕좌(3) 24.08.22 18 1 12쪽
22 검은 등의 왕좌(2) 24.08.21 19 1 12쪽
21 검은 등의 왕좌 24.08.20 28 1 12쪽
20 검은 숲 24.08.19 28 1 11쪽
19 정찰 24.08.18 33 1 11쪽
18 오랫동안 24.08.17 36 1 11쪽
17 마지막 밤 24.08.16 33 1 11쪽
» 희생 24.08.15 33 1 12쪽
15 다가온 위협 24.08.14 34 1 12쪽
14 두 번째 던전 24.08.13 34 1 11쪽
13 붉은 갈기 부족 24.08.12 31 1 11쪽
12 협곡으로(3) 24.08.11 31 1 11쪽
11 협곡으로(2) 24.08.10 34 1 11쪽
10 협곡으로 24.08.09 42 1 12쪽
9 던전 24.08.08 42 1 11쪽
8 마물의 숲(3) 24.08.07 41 1 12쪽
7 마물의 숲(2) 24.08.06 43 1 12쪽
6 마물의 숲 24.08.05 55 1 12쪽
5 은빛 늑대 부족 24.08.04 54 1 12쪽
4 첫 웨이브 24.08.03 56 1 12쪽
3 5성 24.08.02 65 1 12쪽
2 기반 다지기 24.08.01 85 1 11쪽
1 튜토리얼 24.08.01 111 2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