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타테스터 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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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고
작품등록일 :
2024.08.01 00:17
최근연재일 :
2024.08.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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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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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그드라실(3)

DUMMY

세현은 거침없이 아까의 중국인이 설명한 방향으로 걸음을 옮겼다.


“세아야.. 나도 정확한 위치는 모르니까 근처에 가면 세아가 냄새로 찾아줘야 해.”


“걱정 마세요.. 제 코는 엄청나니까요..!”


세현과 세아는 실비아에게 들리지 않을 정도의 크기로 속삭였다.


“둘이서 뭘 속닥거리는 거야!”


“비밀이야. 뭘 그렇게 알려고 그래.”


“맞아요!”


실비아는 분한 표정을 지었다.


“그나저나 신기하네. 수인을 차별하지 않는 인간이라니..”


“그런 얘기 많이 듣곤 해. 근데 우리 세아 좀 봐. 이렇게 귀여운데 싫어할 수 있겠어?”


“맞아! 맞아!”


세아는 세현의 말에 맞장구쳤다.


“그래~ 둘이 사이좋네~”


실비아는 대충 대꾸하고는 조용히 걸었다.


어느새 셋은 숲을 벗어났고 세현은 조금씩 길을 헤매기 시작했다.


“킁. 킁. 여기부턴 저한테 맡겨 주세요.”


세아는 열심히 냄새를 맡으며 흔적을 찾아나갔다.


“이쪽입니다!”


“신기하네..”


중국인들의 냄새를 좇아 거침없이 전진하는 세아를 보며 실비아는 놀라워했다.


“당연하지. 세아는 평범한 수인이 아니라 은빛 늑대 부족이니까.”


“은빛 늑대?! 어쩐지.. 후각이 남다르더라니. 추적술론 엘프도 어디서 뒤처지지 않는데 은빛 늑대라면 인정할 수밖에..”


세아를 따라가다 보니 어느새 웨이가 말했던 언덕이 보이기 시작했다.


“저 언덕이에요. 강에서 맡았던 냄새랑 같아요.”


실비아는 눈살을 찌푸리며 언덕을 주시하기 시작했다.


“저기가 본진이 분명해. 가지 내놓으라고 협박하던 놈들이야.”


“너 설마 저 위가 보여..??”


“엘프들한테 이 정도는 기본이야. 얕보지 마.”


실비아는 우쭐대며 다시 숲으로 몸을 돌렸다.


“이대로 돌아가는 거야?”


“그러면 여기서 우리끼리 뭘 더 하려고. 빨리 마을로 돌아가서 위치를 알리는 게 우선이야.”


돌아가는 길엔 실비아가 앞장섰다.


“뒤처지지 말고 잘 따라와. 조금만 늦어도 결계 때문에 길을 잃을 거니까.”


실비아는 아까와는 비교도 못할 움직임으로 숲을 누비며 빠르게 마을에 가까워졌다.


“하아..! 조금이라도 방심했다간 놓치겠는데!”


세아는 실비아에게 생각보다 잘 따라붙었고 세현은 그런 세아를 따라 힘겹게 달렸다.


“호오.. 생각보다 잘 따라왔는데?”


마을에 도착한 실비아가 숨을 헉헉 거리고 있는 세현을 보며 말했다.


“그럴 시간 없어. 알비스님한테 가서 상황을 알린 뒤에 네가 원하던 의사랑 약사를 데리고 돌아가.”


“잠깐만.. 쉬었다가..!”


세현은 조금 숨을 돌린 뒤에 실비아를 따라 알비스에게로 향했다.


똑. 똑.


“실비아입니다.”


“들어와라. 생각보다 빨리 돌아왔구나.”


“저 어린 수인이 은빛 늑대 부족이라고 하더라고요. 코가 좋아 금방 발견했습니다.”


“오오. 은빛 늑대라면 쟈말이 이끌던 부족인가?”


“맞습니다.”


알비스는 실비아에게 적들의 위치를 전해듣곤 마법진을 그리기 시작했다.


“이게 뭡니까..?”


“이동 마법진이라네. 기습에 사용하기 아주 좋지. 마법진 연성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게 유일한 흠이긴 하지만..”


똑. 똑.


“다고입니다.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밖에서 루퍼트와 함께 해독제를 만들러 갔던 엘프의 목소리가 들렸다.


“때 맞춰 왔군. 들어오도록.”


“해독제가 완성되었습니다. 루퍼트의 솜씨가 생각보다 좋더군요.”


“그렇다면 이제 내가 약속을 지킬 때군.. 다고와 실비아를 데리고 가시게. 둘은 예전부터 넓은 세상을 알고 싶어 했거든.”


“알비스님..!”


실비아는 놀란 눈으로 알비스를 쳐다보았다.


“다고는 약사로서의 재능이 다분하고 실비아 역시 의학 수준이 아주 높다네. 지금은 전시 상황이라 둘 다 레인저로써 숲을 지키고 있지만 자네가 찾던 인물들에 부합할 걸세.”


“하지만..”


“그만! 너희 둘이 없다 해서 이곳이 무너질 거란 착각은 하지 말거라. 엘프들이 고작 인간들에게 질 것 같더냐.”


알비스는 단호하게 실비아의 말을 잘라냈다.


“둘 다 그리 원하던 바깥세상으로의 여행이 아니더냐. 이곳은 걱정하지 말고 어서 떠나거라.”


다고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고 실비아는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그건 그렇고 은인의 이름도 모르고 있었군. 자네의 이름을 들려주겠나?”


“진세현입니다. 쥬니르 가문의 영지민이죠.”


루퍼트와 세아는 이게 무슨 말인가 싶어 세현을 바라보았다.


“쥬니르는 몰락하지 않았었나..?”


“다시 재건 중입니다. 지금은 게돈의 딸 이샤르가 통치하고 있고요.”


“아아. 쥬니르에서 온 은인들이었군. 위그드라실을 지키는 우리 드알스토크 부족은 쥬니르에 어려움이 찾아왔을 때 언제든 도울 것을 약조하지.”


“감사합니다.”


“이곳은 곧 인간과의 전쟁터가 될 테니 어서 벗어나 영지로 돌아가게.”


“자. 다들 돌아가자.”


세현은 문 밖으로 나섰고 실비아와 다고도 무거운 발걸음을 억지로 떼었다.


“그런데 영주님. 저희 정말 이대로 돌아가는 겁니까? 마법진 연성까진 적어도 5일은 걸릴 텐데 그 전에 적들이 공격하기라도 하면..”


루퍼트가 세현에게 간곡히 부탁했다.


“5일..? 그러면 우리가 그때까진 시간을 벌어주자.”


세현은 실비아와 다고의 눈치를 살피며 조용히 루퍼트에게 말했다.


“날도 덥고 피곤한데 이쯤에서 조금 쉬었다가 갈까?”


세현은 숲의 경계를 벗어나기 전 거목의 그늘 밑에 앉으며 말했다.


실비아와 다고는 풀이 죽은 듯 아무 말 없이 세현의 말에 따랐다.


“영주님. 설마 약 올리시는 게 계획은 아니죠..?”


“아 좀..! 나 못 믿냐고!”


“그건 아니지만..”


루퍼트는 어지간히도 엘프들이 걱정되는 모양이었다.


“세아야 만약에 엘프들과 전쟁 중인 인간들이 위그드라실로 공격을 한다고 하면 어딜 지나칠 것 같아?”


“음.. 저기 앞쪽에 있는 강을 따라서 진격하겠죠?”


“내 생각도 그래. 그럼 루퍼트 네가 보기에 강을 따라 진격하는 적을 요격하기에 어디가 제일 적당해 보여?”


“음.. 적은 한눈에 보이지만 적은 우릴 보지 못해야 하니.. 이쯤이..!”


세현을 바라보는 루퍼트의 눈빛이 달라졌다.


“물론 우리가 큰 도움이 되진 않을 거야. 본격적인 전투가 시작되었을 때 시간 끄는 정도밖에 되지 않을 테니.”


“근데 어째서 실비아와 다고한테는 알리지 않는 거예요..?”


“아까도 봤잖아. 엘프들 자존심 엄청 쎈 거. 그냥 여기서 시간 적당히 때우다가 적이랑 어쩔 수 없이 싸우는 상황이 돼야 쟤네도 못 이기는 척 돕지.”


아까 세현에게 보여준 엘프들의 모습이라면 아무런 대가 없는 도움은 오히려 그들의 기분을 상하게 할 것이 분명했다.


“우리가 며칠 동안 제대로 자지도 먹지도 못하고 여기까지 와서 많이 피곤하거든? 볼일도 해결이 됐으니 여기서 좀 쉬었다가 출발해도 되지?”


세현이 실비아와 다고를 바라보며 말했다.


“어차피 이제 우리의 책임자는 그대가 아닌가. 우리는 그저 따를 뿐이지.”


실비아는 아무 말 없이 세현을 바라보았고 다고는 무덤덤하게 대답했다.


“좋아. 그러면 당분간은 여기에 머물자고.”


그렇게 세현 일행은 숲의 경계에서 생활하기 시작했다.


“이건 포로라고 하는 동물이야. 숲을 돌아다니며 씨앗을 땅에 묻는 역할을 하지.”


“생긴 것도 하는 짓도 다람쥐네.”


숲에 머무는 동안 세현은 실비아에게서 많은 지식들을 습득해 나갔다.


루퍼트 또한 이론뿐이긴 하지만 다고에게서 포션 제조법을 전수받고 있었다.


“킁. 킁.”


세아는 열심히 냄새를 맡았다.


그렇게 이틀의 시간이 흘렀다.


쿠구구구.


“엄청 많은 기척이 느껴져요!”


이른 아침 잠들어 있는 세현 일행을 세아가 깨우며 외쳤다.


“놈들이 먼저 공격하는 모양인데?”


“이런.. 어서 마을에 알려야 해!”


실비아가 다급하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잠깐. 오히려 지금 마을로 향했다간 놈들에게 결계를 통과해 마을로 진입하는 길을 알려주는 꼴이야.”


“다고 말이 맞아. 잠깐 기다려봐.”


다고와 세현은 실비아를 진정시키며 상황을 살폈다.


“숫자가 얼마나 돼 보여?”


“적어도 100 이상은 될 것 같아.”


“뭐라고? 100?!”


세현은 깜짝 놀랐지만 잠시 생각해 보니 그리 말이 안 되는 것도 아니었다. 유저들의 숫자만 해도 30 이상이니 거기에 딸린 영지민들까지 합하면 불가능하지도 않았다.


“하아.. 일단 실비아는 내가 신호하면 마을로 가서 엘프들에게 이 상황을 알려줘. 내가 최대한 시간을 끌어줄게.”


“뭐? 네가 무슨 수로..”


“가라면 가. 나도 다 생각이 있어.”


실비아는 미심쩍어하면서도 마을로 달릴 준비를 했다.


“루퍼트와 세아, 다고는 절대 나서지 마. 적들이 내 위치를 발견하고 추적하기 시작하면 그때 다고에게 길 안내를 맡길게.


루퍼트와 세아는 총소리에 말이 놀라지 않게 잘 달래주고.”


세현이 총을 꺼내며 마음을 가라앉히자 중국인들의 부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새까맣게도 몰려오네..”


세현은 바위 뒤에서 선두의 중국인을 조준하며 중얼거렸다.


타앙!


세현의 총알은 정확히 발목을 관통했고 부상자가 발목을 붙잡으며 절규하자 부대는 혼란에 빠지기 시작했다.


“지금. 달려.”


세현의 신호에 실비아가 달려나갔다.


“끄아아악! 내 발목!!! 살려줘!”


‘저들도 게임에서 죽으면 어떻게 되는지 알고 있겠지.. 아마 수십 배는 더 공포스러울 거다.’


몸을 숨겼던 세현은 다시금 사격을 위해 바위 뒤에서 몸을 꺼냈다.


타앙!


‘강물에 독을 풀 때부터 넌 마음에 안 들었어..’


이번에 세현이 타깃으로 잡은 것은 웨이였다.


“아아악!! 다리가..!”


총알은 웨이의 종아리를 관통했고 웨이는 그 자리에 쓰러져 고통에 몸부림쳤다.


순식간에 두 명의 유저들이 당하자 중국인들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다급히 숲을 벗어나기 시작했다.


“후우.. 다행이다. 생각보다 겁이 많아서. 위치라도 들켰으면 큰일 날 뻔했는데..”


세현이 바위 뒤에서 심호흡을 하고 있으니 다고가 가까이 다가왔다.


“정말 고맙네.. 엘프들을 위해 이렇게 까지.. 난 그동안 자네가 단순히 시간을 때우기 위해 이곳에 머물고 있다 생각했는데..”


“아휴.. 됐어.. 완전히 물리친 것도 아니고 겁만 줘서 쫓아낸 건데 뭐. 그냥 시간 벌어준 거지.”


“정말 고맙네..”


세현은 손사래를 치며 자리에 드러누웠다.


“너무 긴장을 했더니 몸이 다 저리네..”


사사사삭.


잠깐의 시간이 지나자 숲 안쪽에서 다수의 무언가가 빠르게 접근해 오는 소리가 들려왔다.


“뭐지..!”


“긴장 풀게. 우리 레인저 부대일세.”


다고의 말에 세현은 다시 자리에 누웠고 이내 열 남짓의 엘프들이 일행이 있는 곳에 도착했다.


“인간들은? 어떻게 됐어?”


“세현이 전부 쫓아 주었네.”


“뭐..? 거짓말!”


실비아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세현을 바라보았다.


“크크.. 그게 사실인데 어쩌겠어.”


세현은 누워서 웃으며 실비아에게 말했다.


“아무튼 이 정도로 겁을 줬으니 당분간 숲엔 얼씬도 안 할 거야. 놈들의 본진 위치도 알려줬으니 뭔가 이상한 낌새라도 보이면 쥬니르 가문의 영지로 도움 요청하고.”


다른 레인저들에게 세현이 말했다.


“정말 고맙습니다. 알비스님에게도 전해놓겠습니다.”


“우린 이만 가볼게. 다들 잘 지내.”


세현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손을 흔들곤 숲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저기.. 고마워.”


“됐어. 낯간지럽게 무슨. 우리 영지에서 고생한 만큼 부려먹을 거니까 일이나 열심히 해.”


세현은 혹 중국인 무리와 마주칠까 일부러 크게 돌아 영지로 가기로 했다.


“근데 저 사람들은 위그드라실의 가지가 왜 필요한 거지?”


세현이 실비아에게 물었다.


“가지가 쓰이는 건 뻔하지. 죽은 사람을 살리기 위해서.”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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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위그드라실(2) 24.08.24 13 0 12쪽
24 위그드라실 24.08.23 18 1 12쪽
23 검은 등의 왕좌(3) 24.08.22 18 1 12쪽
22 검은 등의 왕좌(2) 24.08.21 19 1 12쪽
21 검은 등의 왕좌 24.08.20 28 1 12쪽
20 검은 숲 24.08.19 28 1 11쪽
19 정찰 24.08.18 33 1 11쪽
18 오랫동안 24.08.17 36 1 11쪽
17 마지막 밤 24.08.16 33 1 11쪽
16 희생 24.08.15 33 1 12쪽
15 다가온 위협 24.08.14 34 1 12쪽
14 두 번째 던전 24.08.13 34 1 11쪽
13 붉은 갈기 부족 24.08.12 31 1 11쪽
12 협곡으로(3) 24.08.11 31 1 11쪽
11 협곡으로(2) 24.08.10 34 1 11쪽
10 협곡으로 24.08.09 42 1 12쪽
9 던전 24.08.08 42 1 11쪽
8 마물의 숲(3) 24.08.07 41 1 12쪽
7 마물의 숲(2) 24.08.06 43 1 12쪽
6 마물의 숲 24.08.05 55 1 12쪽
5 은빛 늑대 부족 24.08.04 54 1 12쪽
4 첫 웨이브 24.08.03 56 1 12쪽
3 5성 24.08.02 66 1 12쪽
2 기반 다지기 24.08.01 85 1 11쪽
1 튜토리얼 24.08.01 112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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