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타테스터 영주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게임, 판타지

안고
작품등록일 :
2024.08.01 00:17
최근연재일 :
2024.08.25 08:00
연재수 :
26 회
조회수 :
1,021
추천수 :
25
글자수 :
135,460

작성
24.08.24 08:00
조회
12
추천
0
글자
12쪽

위그드라실(2)

DUMMY

순간 세현과 루퍼트는 이샤르의 음식을 아무렇지도 않게 입안에 집어넣는 세아의 모습을 보며 혼란에 빠졌다.


“수인은 입 안도 단련된 걸까?”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세현과 루퍼트는 이샤르의 음식은 모두 세아에게 넘긴 채 육포를 뜯었다.


“다 먹었으면 다시 출발하자.”


세현 일행은 별 다른 위험 없이 계속해서 강을 따라 움직였다.


간혹 가다 보이는 북부의 커다란 짐승들은 세현 일행에게 아무런 관심도 보이지 않았고 강을 따라가는 길도 험하지 않았기에 순조롭게 이동을 하고 있었다.


“이 정도면 많이 가까워지긴 한 것 같네.”


4일 정도 말을 달려 이동하자 영지에서 보던 것 과는 다르게 위그드라실과의 거리를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영주님! 저기.. 누군가 있습니다.”


루퍼트의 말에 고개를 돌리자 누군가 강에 쪼그리고 앉아 있었다.


“엘프인가?”


“멀어서 식별하기 쉽지 않네요..”


“세아는 보여? 귀가 뾰족하다던가 뭐 그런 특징 없나..?”


세아는 잠시 눈을 찡그리며 응시하더니 말하기 시작했다.


“그냥 사람 같아요. 강에 무언가를 흘려보내는 중인데 독한 냄새가 나요.”


“일단 잡아보는 게 어떨까요..?”


“좋아. 가보자.”


세현 일행은 말을 달려 정체 모를 사람에게 다가갔고 그 사람은 말발굽 소리를 듣자 크게 당황하며 도망치려 했다.


“멈춰!”


사람의 발걸음으로 말을 따돌릴 순 없었기에 일행은 그 사람을 포위한 채 창을 겨눴다.


“어..? 뭐야? 사람이잖아?”


정체 모를 사람이 두건을 벗으며 말했다.


“너.. 베타테스터냐?”


동양인의 생김새였던 그에게 세현이 물었다.


“너도 유저 중에 한 명이구나?”


‘생긴 걸 보면 일본은 아닌 것 같은데.. 중국인가..’


“이름이 뭐지?”


“웨이. 그건 왜? 너도 타오님의 명령으로 북부로 온 거 아니야?”


세현은 잠시 골똘히 생각했다.


위험하긴 했지만 중국에 대한 정보가 아무것도 없었기에 조금만 구슬리면 뭔가가 나올 것 같았다.


“맞지. 타오님의 호출로 급하게 북부로 왔는데 무슨 일이야? 아무것도 전해 듣지 못해서.”


“뭐야. 아직 본진도 들르지 않은 신참이야? 선배로써 설명해 줄 테니 잘 들어.”


웨이는 세현이 묻지도 않은 정보에 대해 줄줄이 말해주었다.


먼저 중국 베타테스터들이 엘프들과의 전쟁을 위해 모이고 있다는 것.


원인은 위그드라실의 가지가 필요해서라고 했다.


또한 현재 모인 중국인만 해도 서른 이상인 모양이다.


“그러면 넌 여기서 뭘 하고 있던 거야?”


“하하. 이 전쟁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역할이지!”


웨이의 말에 따르면 엘프들의 마을은 위그드라실의 강력한 결계로 보호받고 있어 그걸 약화시키기 위해 강에 독극물을 풀어 흘려보내고 있던 것이었다.


꽈악..


루퍼트는 가만히 이야길 들으며 주먹에 힘이 들어갔지만 더 큰 그림을 위해 당장은 참을 수밖에 없었다.


“먼저 본진으로 가있어. 난 아직 남은 일이 더 있거든.”


“알겠어. 근데 본진은 어디로 가야 해?”


“저쪽 언덕 위에 진을 치고 있으니 거기로 가면 돼. 가자마자 타오님한테 인사드리는 걸 잊지 말고.”


“그래. 고마워.”


세현 일행은 말을 타고 본진으로 가는 척하다 곧장 위그드라실로 방향을 바꿨다.


“영주님. 엘프들이 지금 많이 예민해져 있을 거라 곧바로 공격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치만 저대로 둘 수도 없잖아. 차라리 먼저 가서 상황을 알리는 게 나을 거야.”


“그나저나 저 독극물이 문제네요.. 재료만 알면 해독제를 만들 수도 있을 텐데..”


“아까 독인 든 자루가 많이 있던데. 지금이라도 가서 하나 훔쳐올까?”


“이거 말하는 거죠?”


세아가 품에서 자루 하나를 꺼냈다.


“세아야..! 그걸 어떻게?”


“뭔가 위험해 보이는데 다 들기엔 무거워서 영주님이랑 그 사람이랑 말하고 있을 때 하나 슬쩍했어요!”


“잘했어! 너무 잘했어!”


세아는 세현의 칭찬에 꼬리를 붕붕 흔들었다.


“저기 보이는 숲부터 엘프들의 영역입니다..! 숲 중앙에 위그드라실이 있고요.”


루퍼트가 가리킨 방향엔 위그드라실 주변으로 나무들이 울창하게 자라있었다.


‘독극물의 영향인가.. 숲으로 흘러들어 가는 강물의 색이 심상치가 않네..’


그렇게 일행은 엘프들의 영토에 다다르게 되었다.


“여기서부턴 말에서 내려 이동하자. 엘프들이 괜히 위협적으로 느낄 수도 있으니까.”


세현의 말에 루퍼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셋은 천천히 말을 끌며 숲의 중앙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피융.


푸슉.


숲 사이에서 화살이 날아와 일행의 발 앞에 꽂혔다.


‘나무 위쪽인가..’


“다들 멈춰라. 엘프들의 영역인 걸 모르지 않을 텐데.. 자기들 멋대로 전쟁을 선포해 놓고 이렇게 침입하는 건 무슨 경우지?”


“잠시만. 우리는 엘프와 전쟁 중인 사람들과는 다른 진영에 속해 있어. 잠깐 이야기를 들어줄래?”


“거짓말하지 마라. 일부러 우릴 도발하기 위해 사이가 안 좋은 드워프까지 데려와 놓고 무슨 소리냐!”


“드워프..?”


세현과 세아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루퍼트를 바라보았다.


“뭐뭐뭐.. 뭐라고요..? 드워프..?”


루퍼트는 심히 놀랐는지 말까지 더듬거리며 부들부들거렸다.


“루퍼트.. 살 좀 빼긴 해야겠는데..”


“뭐? 지금 루퍼트라고 했나?”


부스럭. 부스럭.


루퍼트의 이름을 들은 엘프는 나무에서 내려와 모습을 드러냈다.


금발에 뾰족한 귀. 그리고 모델 같은 비율을 가진 엘프 여성이었다.


척.


엘프는 루퍼트의 뺨을 양손으로 잡고 이리저리 살피기 시작했다.


“실비아..?”


“너 진짜 루퍼트라고? 그 잘생겼던 얼굴은 어디 갔어!”


“잘생긴 루퍼트..?”


세현과 세아는 의아해하며 시선을 교환했다.


“제가 이래 봬도 어렸을 땐 살도 안 찌고 잘생겼었다고요..!”


루퍼트는 억울한 듯 세현을 바라보며 외쳤다.


“음.. 저 정도면 이목구비 뚜렷하고 살만 아니었으면.. 그래도 잘 모르겠다..”


세현의 말에 세아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루퍼트. 오랜만이라 반갑긴 한데 지금 마을 분위기가 말이 아니라 그냥 여기서 돌아가는 게 나을 것 같아.”


“전쟁 중인 인간들 때문에 그래?”


“알고 있었어? 놈들이 본진은 꽁꽁 숨겨놓고 멀리서 강에 독을 푸는데 대처가 쉽지 않아.”


실비아가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아마 우리가 도움이 될 거 같은데?”


“무슨 수로?”


“세아야.”


세현은 세아에게서 독이 든 자루를 받아 실비아에게 넘겼다.


“이게 뭔데?”


“놈들이 강에 푸는 독. 루퍼트 말로는 이게 있으면 해독제를 만들 수 있을 거라던데?”


“정말로 이게 그 독이야..?”


실비아가 루퍼트를 바라보자 루퍼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일단 마을로 함께 돌아가자. 이거라면 다들 너희를 반겨줄 거야.”


그렇게 셋은 실비아의 안내를 받아 복잡한 결계를 통과하며 엘프들의 마을에 들어섰다.


“우와.. 이게 다 뭐야..”


하늘을 다 뒤덮을 정도로 울창하게 뻗은 위그드라실의 가지 아래로 반딧불이처럼 보이는 것들이 날아다니고 있었고 위그드라실의 기둥을 중심으로 마을이 형성되어 있었다.


처음 보는 아름다운 광경에 세현은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실비아 옆에 저것들은 뭐야..?”


“하나는 수인이고.. 인간..? 그것보다 드워프도 있어!”


셋이 마을에 들어서자 주변의 엘프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내가 드워프라니..!”


“조금만 참아. 여기서 소란 일으키지 말고.. 돌아가면 살이나 빼자.”


세현은 루퍼트를 달래며 실비아의 뒤를 따랐다.


“여기가 고위 엘프들이 있는 곳이야. 다들 예의를 갖추길 바래.”


똑. 똑.


“실비아입니다.”


“들어오거라.”


끼이익.


실비아가 문을 열자 보인 풍경은 원탁을 둘러싸고 동그랗게 앉아있는 수많은 엘프들이었다.


모습이나 풍기는 분위기 또한 밖에서 돌아다니는 일반적인 엘프들과는 차원이 달랐다.


“지금 진행 중인 인간들과의 전쟁에서 도움이 될 자들입니다.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루퍼트도 있습니다.”


“루퍼트? 우리가 손수 키운 그 아이 말이냐..!”


원탁의 가운데에 앉아있던 가장 높아 보이는 엘프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네. 여기 있는 이 친구가 그 루퍼트입니다. 어렸을 때 얼굴이 그대로 남아있어요. 살에 파묻히긴 했지만..”


실비아가 말끝을 흐렸다.


“루퍼트..? 루퍼트가 드워프가 되었단 말이냐..! 더러운 인간 놈들.. 생체실험까지 손을 댄 모양이군! 이번 전투가 끝나면 왕국까지 진격이다!!”


“나 진짜 드워프 아니라니까..!”


드디어 참다못한 루퍼트가 소리를 지르며 폭발해 버렸다.


“알비스 아저씨! 저라고요! 치매 걸렸어요?! 이게 어떻게 드워프예요! 사람이지! 잘 좀 봐봐요!”


루퍼트는 가장 높아 보이던 엘프와도 친분이 있었던 모양이다.


원탁의 가운데로 거침없이 걸어가더니 자신의 얼굴을 알비스에게로 들이밀었다.


“흐음.. 살이 많이 찌긴 했지만 확실히 루퍼트가 맞구나.. 근데 왜 위가 아니라 옆으로 큰 게야..”


“영주님..”


“어..? 왜..”


“그 자루 저한테 주세요. 그냥 여기서 뿌려버리게요.”


루퍼트는 비장한 표정이었다.


콰앙!


“크윽..”


그때 실비아가 루퍼트의 머리를 주먹으로 내리치며 말했다.


“다들 장난 그만해요. 한시가 바쁜데 그런 농담할 시간이 있어요?”


“크흠..”


알비스와 루퍼트는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여기 있는 이 인간이 강으로 흘러 들어오는 독을 가져왔어요.”


실비아의 말에 따르면 이 독은 물과 섞이며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통에 정확한 원료를 파악하기가 힘들었던 모양이다.


“아무튼 빨리 해독제를 만드는 게 급선무니까 다고님이 루퍼트와 함께 해독제를 제조해 주세요.”


세현은 루퍼트에게 자루를 넘겼고 루퍼트는 한 엘프와 함께 자리를 떠났다.


“그나저나 여기까진 무슨 일로 온 건가? 단순히 우릴 도와주러 온 것 같진 않은데.”


“저희 영지에 데려갈 의사와 약사를 구하기 위해 왔습니다. 이곳의 엘프들이 그쪽으로 뛰어나다고 해서요.”


세현이 선택한 방식은 정면돌파였다.


마침 전쟁 중인 엘프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으니 이야기가 술술 풀리리라 생각했다.


“지금 상황에선 어렵네.”


“네. 감사합..? 뭐라구요?”


“어렵다고 말했네. 아직 해독제도 만들어지지 않았을뿐더러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도 않았네.”


‘하긴.. 전쟁은 시작도 안했고 이제 막 해독제 제조에 들어갔을 뿐이구나..’


세현은 알비스의 말에 반박할 수 없었다.


“음.. 그렇다면 제가 적들의 본거지를 찾아드리겠습니다.”


“대체 무슨 수로..?”


“여기 보이는 늑대 수인인 세아가 탐색의 달인이죠. 엘프 한 명만 붙여주신다면 기필코 놈들의 본진으로 안내하겠습니다.”


세현은 아까 중국인과 만났다는 얘기는 굳이 하지 않았다.


“흠.. 그렇게만 해준다면 자네의 요구조건을 들어주도록 하지. 이 인간과는 실비아가 동행하도록 해라.”


“알겠습니다.”


세현은 세아를 데리고 실비아와 함께 밖으로 나왔다.


“인간. 그 말이 거짓이라면 목을 내놔야 할 거다.”


“응? 뭐가..”


“적들의 본진 말이다. 그렇게 쉽게 찾을 수가..”


“있어. 그냥 좀 믿어봐.”


실비아는 한숨을 깊게 내쉬었다.


“그래. 네 말이 맞다 치고 언제 출발할 건데?”


“당연히 지금 바로 출발이지. 나도 바쁜 몸이야.”


세현은 거침없이 아까의 중국인이 설명한 방향으로 걸음을 옮겼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베타테스터 영주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휴재 관련 24.08.25 13 0 -
공지 안녕하세요. 24.08.05 30 0 -
26 위그드라실(3) 24.08.25 10 0 12쪽
» 위그드라실(2) 24.08.24 13 0 12쪽
24 위그드라실 24.08.23 17 1 12쪽
23 검은 등의 왕좌(3) 24.08.22 17 1 12쪽
22 검은 등의 왕좌(2) 24.08.21 18 1 12쪽
21 검은 등의 왕좌 24.08.20 27 1 12쪽
20 검은 숲 24.08.19 28 1 11쪽
19 정찰 24.08.18 33 1 11쪽
18 오랫동안 24.08.17 36 1 11쪽
17 마지막 밤 24.08.16 33 1 11쪽
16 희생 24.08.15 32 1 12쪽
15 다가온 위협 24.08.14 34 1 12쪽
14 두 번째 던전 24.08.13 34 1 11쪽
13 붉은 갈기 부족 24.08.12 31 1 11쪽
12 협곡으로(3) 24.08.11 30 1 11쪽
11 협곡으로(2) 24.08.10 33 1 11쪽
10 협곡으로 24.08.09 41 1 12쪽
9 던전 24.08.08 42 1 11쪽
8 마물의 숲(3) 24.08.07 41 1 12쪽
7 마물의 숲(2) 24.08.06 43 1 12쪽
6 마물의 숲 24.08.05 55 1 12쪽
5 은빛 늑대 부족 24.08.04 54 1 12쪽
4 첫 웨이브 24.08.03 56 1 12쪽
3 5성 24.08.02 65 1 12쪽
2 기반 다지기 24.08.01 85 1 11쪽
1 튜토리얼 24.08.01 111 2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