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타테스터 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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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고
작품등록일 :
2024.08.01 00:17
최근연재일 :
2024.08.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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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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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갈기 부족

DUMMY

“붉은색 바탕에 사자 문양.. 붉은 갈기 부족입니다.”


붉은 갈기 부족이라면 분명 세아가 있던 은빛 늑대 부족과 던전 소유권을 두고 충돌했던 곳이었다.


“하필이면..”


세현이 혀를 찼다.


“서둘러 벗어나셔야 합니다. 붉은 갈기 부족은 상당히 호전적이라 지금 이 거리도 아슬아슬해요. 이미 영역 침범입니다.”


샤쿠가 말했다.


크르르릉- 크허어엉!!


깃발이 있던 방향에서 사자가 포효하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이게 뭐야.. 온몸이 저릿저릿하잖아..’


“이런! 영주님! 빨리 말에 오르세요. 저희가 시간을 벌겠습니다.”


두란이 다급히 외쳤다.


“그럴 필요 없을 것 같은데..”


샤쿠의 말에 주위를 둘러보자 키가 2m는 족히 될 것 같은 사자 수인들이 갑옷을 입은 채 사방에서 다가오고 있었다.


절그럭- 절그럭-


“겁도 없이 붉은 갈기 부족의 영토를 침범하다니. 각오는 되어있겠지?”


가장 덩치가 크고 갈기가 붉은 사자 수인이 검 두 자루를 양손에 들고 성큼성큼 세현 일행에게 다가오며 말했다.


“잠시만요..! 저희는 그저 지나가던 것뿐이었어요! 절대 붉은 갈기 부족의 영토를 침범할 생각은 없었습니다.”


세현은 아직도 몸이 저릿저릿했지만 용기를 내어 대화를 시도했다.


“그런 것 따위는 상관하지 않는다. 허락되지 않은 자가 우리 영토에 발을 들인 것만으로도 죽을 이유는 충분하다.”


‘하아.. 이런 식으로 끝난다고..? 뭔가 방법이..’


세현은 사자 수인이 다가오는 동안에도 빠르게 머리를 굴려보았다.


킁- 킁-


그때. 보좌관쯤으로 보이던 암컷 사자 수인이 다가오더니 세현의 몸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레온. 이 사람 몸에서 은빛 늑대 냄새가 나는데?”


보좌관은 잠시 기억을 떠올리는 듯하더니 이야기를 이어갔다.


“쟈말 족장님이 자주 데려오던 어린 암컷! 그 냄새야.”


“세아 냄새라고..? 죽일 이유가 하나 더 늘었네.”


레온이 검을 휘두를 자세를 취하자 두란과 샤쿠가 앞을 가로막았다.


케샤는 언제든 발사할 수 있게 활시위를 당기고 있었다.


터업-


“하여간 성격 급하기는.. 일단 족장님한테 데려가는 게 우선이잖아. 차기 족장님. 성질 좀 가라앉히세요.”


보좌관은 레온의 팔을 잡아 공격을 막고는 부하들에게 명령해 세현 일행을 포박했다.


“영주님. 저희가 상황을 봐서 틈을 만들 테니 꼭 도망가셔야 합니다.”


두란이 세현에게 속삭였다.


‘영역 침범에 세아의 존재까지 알게 되었으니..’


세현의 머릿속에서 희망이 점점 사라져 갈 때쯤 막사로 보이는 곳에 도착했다.


“사르칸님 영토를 침범한 외지인을 사로잡았는데 한 번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레온이 조금 떨리는 목소리로 막사 입구에서 말했다.


“쯧.. 즉결 처형이 원칙인 것을..”


막사 안쪽에서 동굴 같은 목소리가 들렸다.


“그게.. 예리나가..!”


레온이 보좌관을 째려보며 외쳤다.


“예리나가? 일단 안으로 들여라.”


예리나가 천을 들추자 막사 안쪽이 드러났고 왕좌로 보이는 곳엔 레온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풍채를 가진 사자 수인이 앉아있었다.


갈기는 어찌나 붉은지 빛이 난다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운이 좋은 외지인들이여. 붉은 갈기 부족의 족장 사르칸이라 한다.”


세현이 멀뚱멀뚱 서있자 예리나가 발톱을 세워 옆구리를 찔렀다.


“아..! 작은 영지를 통치하고 있는 진세현이라고 합니다.”


세현의 대답에 사르칸은 시큰둥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서 예리나. 이 자들은 왜 살려서 내 앞에 데려온 거지?”


“진세현이라 하는 자의 몸에서 세아의 냄새가 배어있었습니다.”


예리나의 대답에 순간 사르칸의 동공이 커졌다.


“내가 알고 있는 은빛 늑대 부족의 세아?”


“네. 확실합니다.”


“지금부터..”


세현은 사르칸의 표정을 읽기 힘들었다.


“말 한 마디 한 마디를 신중하게 해야 할 것이다. 거짓을 고할 시 네놈 영지를 흔적도 없이 지워주지..”


순식간에 막사 안의 공기가 무거워졌다.


‘뭐지.. 세아는 왜.. 후환을 없애려고 그러는 건가..’


“세아는 어떻게 만났지?”


세현이 생각을 마치기도 전에 사르칸이 질문했다.


“왕국의 노예경매장에서 만났습니다.”


콰직!


사르칸의 아귀힘을 이기지 못하고 왕좌의 손잡이 부분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하아.. 그걸 네놈이 낙찰받았고?”


“네..”


세현의 몸이 떨리고 있었다.


자신에게 영지민들의 목숨이 달려있다는 중압감은 엄청났다.


“세아는 지금 어디에 있나?”


“영지민 한 명과 함께 주변 정찰을 다니고 있을 겁니다.”


“그 어린아이를 노예처럼 부리는 것이냐..?”


무엇 때문인진 모르겠지만 사르칸의 목소리가 미세하게 떨렸다.


“아닙니다. 세아를 차별대우한 적은 없습니다.”


세현은 정찰임무에 세아를 투입한 것은 세아의 탐지 능력도 있지만 밖을 돌아다니길 좋아해서 배려한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다에야. 어떤 것 같나.”


“거짓의 냄새는 없습니다. 그리고 당신도 알잖아요. 세아 고 계집애 돌아다니길 좋아해서 쟈말 족장 속 썩이던 거.”


왕좌 뒤에서 천 옷을 입고 있는 암컷 사자 수인이 모습을 드러내며 말했다.


“크하하하! 그렇긴 했지. 그나저나 신기한 일이군. 수인을 차별하지 않는 인간이라니.”


사르칸의 호쾌한 웃음소리에 주변이 쩌렁쩌렁 울렸다.


“모두 풀어주어라. 이미 떠난 쟈말을 대신해서 이들에게 은혜를 갚아야겠다.”


사르칸의 명에 예리나가 예리한 발톱으로 세현 일행을 옭아매고 있던 밧줄을 끊어주었다.


‘뭐지..? 붉은 갈기 부족은 은빛 늑대 부족과 적대적인 관계가 아니었나..?’


예상과는 다른 사르칸의 태도에 세현의 머릿속이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혼란스러운 모양이지?”


예리나가 세현에게 말했다.


“은빛 늑대 부족과 적대적인 관계가 아니었나요..?”


“왜? 인간들이 알고 있는 정보와는 다른가?”


“그러면 은빛 늑대 부족이 붉은 갈기 부족 때문에 멸족한 건 사실이 아닌..?”


“당연하지.. 사르칸 족장님과 쟈말 족장님은 둘도 없는 친우였다.”


레온이 끼어들었다.


“다들 그만. 내가 설명하겠다.”


사르칸이 손짓하며 말했다.


“은빛 늑대 부족의 이야기를 해줄 테니 세아를 만나게 해 주겠는가.”


“혹시나 해서 여쭤보지만 정말 은빛 늑대 부족과는 적대적인 관계가 아닌 거죠?”


“저게 감히 족장님한테..!”


레온이 으르렁거리며 송곳니를 드러내자 사르칸이 중재했다.


“그렇네. 이야기를 끝까지 듣고 나면 자네의 생각도 바뀌겠지.”


사르칸은 말을 이어갔다.


“인간들 사이에선 은빛 늑대 부족과 관련해서 어떻게 소문이 났지?”


“붉은 갈기 부족과 던전 소유권을 두고 분쟁이 일어난 것이 시발점이라 들었습니다.”


“흐음.. 그런 식으로 이야기가 퍼졌군..”


사르칸은 갈기를 만지작 거렸다.


“사실 우리와는 접점이 아얘 없었네. 던전을 두고 갈등을 빚은 것은 푸른 비늘 부족이지.”


“푸른 비늘 부족이요?”


“수인 부족 중 가장 강한 부족이 7개인 것은 알고 있나?”


“그건 알고 있습니다.”


“푸른 비늘은 그 7 부족 중 하나이자 하얀 귀 부족과 더불어 가장 많은 숫자를 자랑하지.”


‘하얀 귀..? 토낀가..’


“초원의 은빛 늑대 부족과 습지의 푸른 비늘 부족 사이의 지역에서 던전 입구가 발견되었고 족장들 간의 회담이 있었네.”


세현 일행은 말없이 듣고 있었다.


“회담은 당연히 결렬되었고 두 부족은 전쟁 준비를 마쳤지.”


‘고작 던전 하나 때문에 전쟁을..’


세현의 머리로는 이해하기 힘들었다.


“당연히 우리를 포함한 다른 수인 부족들은 은빛 늑대의 승리를 예상했네. 그만큼 강한 부족이었으니..”


사르칸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놈들이 무슨 수작을 부렸는지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그대들이 알고 있는 대로 은빛 늑대 부족은 하루아침에 멸족했고


우리가 도착해서 주변을 살폈을 땐 흑마법의 흔적이 남아있었네..”


“흑마법이요..?”


“우리 부족의 예언자 다에야의 말에 의하면 대가를 바쳐 무언가를 소환한 것 같다고 하더군.”


사르칸의 왕좌 옆에 서있던 다에야는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부족들은 가만히 있었나요?”


“인간은 이해하기 힘들겠지만 수인들은 다른 부족 간의 분쟁에 끼어들지 않네.”


“전쟁의 규모가 커지는 걸 방지하기 위함이 목적이죠.”


다에야가 설명을 덧붙였다.


“아이들이라도 챙기기 위해 전투가 끝난 뒤 수색대를 파견했지만..”


“이미 노예상들에게 잡혀갔군요..”


세현의 말에 사르칸이 고개를 끄덕였다.


“격전지를 기웃거리던 우리 부족 수색대를 본 인간들이 잘못된 소문을 퍼트린 것 같더군.”


세현이 품고 있던 오해들은 모두 해결되었다.


“그러면 저희 영지로 함께 이동하시겠습니까? 해가 지기 전에 세아가 돌아올 겁니다.”


“그렇게 하도록 하지. 소식을 들은 이상 한시라도 빨리 봐야겠네.”


사르칸은 세현의 일행을 영지로 먼저 돌려보냈다.


“그냥 가도 괜찮을까요? 혹시라도 함정이라면..”


케샤는 의심을 거두지 않았다.


“이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없어. 도망친다 해도 냄새로 추격해 올 거고..


싸운다 해도 목책을 사이에 두고 싸우는 게 차라리 나을 거야..”


케샤의 말에 세현은 내심 불안해졌지만 붉은 갈기 부족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되진 않았다.

.

.

.


“영주님 도착하셨어. 얼른 문 열어드려.”


세현 일행이 영지에 도착하자 망루에 있던 로반이 외쳤다.


덜그럭-


문 안쪽에서 잠금을 푸는 소리가 들리더니 필립이 문을 열었다.


“던전은 찾으셨어요?”


“던전 대신 붉은 갈기 부족을 찾았어. 세아는 돌아왔어?”


“세아는 아직이요.. 근데 붉은 갈기 부족이요..?”


“응. 조금 있으면 우리 영지로 도착할걸.”


필립은 놀랐는지 말도 하지 못하고 어버버 거렸다.


“아르카! 이샤르! 누구 없어?”


세현이 외치자 잠시 후 이샤르가 모습을 드러냈다.


“영주님 무슨 일이세요.”


“조금 있으면 우리 영지로 붉은 갈기 부족이 도착할 거야.”


“제정신이에요?! 세아는 어떡하려고요!”


“그게 어떻게 된 거냐면..”


세현은 방금 전까지 겪었던 일들에 대해 이샤르에게 상세히 설명했다.


“푸른 비늘 부족이라면 확실히..”


이샤르가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듯했다.


“왕국 길드 정보원들의 보고 중 현장에서 비린내가 났다는 보고가 있었는데


붉은 갈기 부족이 포착됐다는 보고가 훨씬 많아서 묵살됐었거든요.”


사르칸의 말과 정황이 맞아떨어지기 시작했다.


“저 왔어요! 말도 많이 데려왔어요!”


세아가 수색에서 돌아왔다.


“세아야!”


이샤르가 세아에게로 달려가 번쩍 안아 들었다.


“세아 혹시 사르칸이 누군지 알아?”


“어.. 사자 아저씨! 우리 아빠랑 친해요.”


세현의 질문에 세아가 해맑게 대답했다.


“그러면 아빠 이름은 뭐야?”


“쟈말이예요.”


‘세아가 족장의 딸이 맞았구나..’


은빛 늑대 부족이 건재했다면 세아는 족장의 딸로 아무런 걱정 없이 지내고 있었을 것이다.


“더 물어볼 것도 없네요. 붉은 갈기 부족에게 세아가 무사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면 우호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을 겁니다.”


그때 망루에 있던 로반이 외쳤다.


“사자 수인들이 영지로 다가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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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검은 등의 왕좌 24.08.20 28 1 12쪽
20 검은 숲 24.08.19 28 1 11쪽
19 정찰 24.08.18 34 1 11쪽
18 오랫동안 24.08.17 37 1 11쪽
17 마지막 밤 24.08.16 34 1 11쪽
16 희생 24.08.15 33 1 12쪽
15 다가온 위협 24.08.14 35 1 12쪽
14 두 번째 던전 24.08.13 35 1 11쪽
» 붉은 갈기 부족 24.08.12 32 1 11쪽
12 협곡으로(3) 24.08.11 31 1 11쪽
11 협곡으로(2) 24.08.10 34 1 11쪽
10 협곡으로 24.08.09 42 1 12쪽
9 던전 24.08.08 43 1 11쪽
8 마물의 숲(3) 24.08.07 42 1 12쪽
7 마물의 숲(2) 24.08.06 44 1 12쪽
6 마물의 숲 24.08.05 56 1 12쪽
5 은빛 늑대 부족 24.08.04 54 1 12쪽
4 첫 웨이브 24.08.03 56 1 12쪽
3 5성 24.08.02 66 1 12쪽
2 기반 다지기 24.08.01 86 1 11쪽
1 튜토리얼 24.08.01 113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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