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먹주작겜 빌런 독재자의 세계 정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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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주
그림/삽화
아카루
작품등록일 :
2024.08.04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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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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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3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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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청와대 탈환 (2)

DUMMY

“안녕하지는 못하겠지만, 반갑다. 난 플레이어 길드장 한우현이다.”

“...네?”


양복을 입은 사람이 경계하는 눈빛으로 보다가, 귀찮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대체 누구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여기는···”


이내 짜증이 난다는 듯이 한우현을 노려보며 손짓을 하던 그는, 황급히 그 손길을 제지당했다.


그의 곁으로 다급히 다가온 한 경찰이 귓속말을 했다.


-기, 길드장입니다, 길드장!

-길드장이 뭔데?

-초능력자들 대장이요!

-...이 씹. 그걸 왜 지금 말해!

-저 놈들이 그걸 발표한 게 방금 전입니다.

-발표하고 바로 왔다고?

-그런 것 같습니다.


둘은 그 짧은 대화를 나누면서 얼굴빛이 시시각각으로 변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그 귓속말은 초월적인 감각을 지닌 플레이어인.


한우현에게도 고스란히 들렸다.


뭐, 굳이 엿들은 티를 낼 필요는 없었다. 싸우러 온 것이 아니었으니까.


“대화는 끝났나?”


지금 중요한 건 공식적인 절차였다.


“...대통령 경호처 이재윤 차장입니다. 경호처장은 저 안에 갇혀 있습니다.”

“저 쪽은?”

“101 경비단장 황준서 총경입니다.”


다행히, 그 짧은 귓속말로도 한우현이 어떤 의미를 가진 존재인지 충분히 알아들었나 보다.


순식간에 태도를 바꾼 대통령 경호처와 경찰 경비단장 모두 한우현을 전혀 무시하지 않았다.


“대체, 대체 무슨 짓을 하려고 하는 겁니까. 이거 당신들 짓입니까? 북한까지.”

“요구 사항이 있습니까? 죄송하지만 저희는 그런 권한이.”


아니, 극도로 경계했다.


북한과 미국에 일어난 일이 드디어 한국에도 일어나는지 의심하며.


“걱정 마라.”


그 의심을 풀어줄 때다.


당연히 일반인에 불과한 그들은 길드의 상대가 되지 않았지만, 불필요한 싸움을 할 필요는 없었으니까.


“우리는 막으러 온 거다.”

“네?”


그 말에 경호처 차장의 얼굴에 의문이 번졌다.


그와 반대로 무력해 보이던 경비단장의 얼굴에는 약간의 기대감이 피어올랐다.


“청와대에 대한 테러 정보를 입수해서, 진압을 지원하러 왔다.”

“그, 그 말은.”

“우리 플레이어 길드는 가진 모든 능력을 동원해, 당신들의 작전에 최대한 협조하지.”


물론.


당연히 그것이 한국 정부를 위해서는 아니다.


모든 것은 길드가 주도하는 질서를 세우기 위해서 이니까.


“비켜라.”

“저, 정말입니까? 이걸 뚫을 수 있단 말입니까?”


경비단장이 흥분된 목소리로 외쳤다.


“다른 초능력자, 저희가 데려와서 시도하지 않았던 게 아닙니다만···”


반대로, 경호처 차장은 말꼬리를 흐렸다.


의외로 사고가 열려있는 사람이었던 듯, 다른 플레이어를 그 짧은 시간 내로 급히 수소문했었나 보다.


물론 실패했으니 이렇게 못 들어가고 있었겠지만.


주위에 널려 있는 공사 장비요, 공성전에나 쓸 법한 큼직한 물건들을 보니 그 외에도 꽤나 용을 썼던 모양.


아마 전혀 소용이 없었을 것이다.


플레이어의 스킬은 이그드라실 포스를 기반으로 한다.


포스는 오직 포스로만 상호작용이 가능하다.


따라서 포스가 없는 무기나 물체는, 포스로 형성된 것에 어떠한 영향도 끼칠 수 없다.


심지어 타인의 포스라면 더더욱이 어렵다.


각성 첫 날인 현 시점에서는 플레이어끼리 서로의 스킬에 간섭하는 수준의 응용력을 발휘할 수 없다.


“바로 뚫어주지.”

“아, 아 예!”


원래라면 아무리 한우현이 누구인지 막 알려졌다고 해도, 이렇게 쉽사리 존중받지 못했을 것이다.


인간은 편견에 가득 찬 동물이니까.


북한 수뇌부가 죄다 죽었다니, 미국 대통령이 암살당했으니 하는 소식을 봐도 남의 일로 치부하는 것이 인간.


새로운 질서를, 새로운 현실을 쉽사리 받아들이지 못한다.


“[빛의 권능 : 마법 파쇄].”


하지만 청와대가 알 수 없는 힘에 둘러 쌓이고, 그것을 어떠한 수단으로도 돌파할 수 없을 때.


너무나 큰 무력감만이 경찰도, 경호원들도, 그를 보던 시민들에게 맴돌 때.


그들은 인정 할 수 밖에 없었으리라.


-[신경 가속]


한우현의 시간이 느려졌다. 중추신경계를 타고 흐르는 이온 채널들의 박동이 가속된다.


-[날카로운 눈]


한우현의 망막, 수정체, 홍체, 뒤이어 안구 신경계가 포스로 강화된다.


결계를 이루는 포스의 구조와 회로, 정보가 한우현의 뇌로 흘러들어간다.


-[신경 이해 확장]


시각 정보의 결합과 해석을 관장하는 후두엽Occipital lobe.


포스가 후두엽 뉴런의 시냅스 사이사이로 파고들며 그 내부 구조를 프랙탈 구조로 강화해 반복시킨다.


“크···”


한우현은 뇌가 타 들어가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


신경 섬유 다발들 사이 사이의 가닥들.


신경과 신경을 오가는 전기신호와 구조체들이 수 배, 수십 배, 수백 배로 증폭된다.


아무리 포스 운용의 달인인 한우현이라도 뇌의 한계를 벗어난 시도.


하지만, 보인다···


길드 창설 선포를 하며 마셨던 버프들.


전성기 한우현의 능력치를 두 배 가까이 증폭시켜 준 힘.


그리고 플레이어로 각성하는 과정에 느꼈던 포스의 구조에 대한 이해.


그것이 그 시도를 가능하게 만들어 주었다.


“흐.”


혀 끝에서 비릿하게 느껴지는 쇠 맛. 그리고 뜨거워지는 뇌척수액을 느끼며 한우현은 웃음을 흘렸다.


“그렇게까지 복잡하지도 않군.”


마침내 결계 전체의 구조가, 파악되었기에.


“부서져라.”


여섯 개의 기둥 구조. 거기에 순서대로 [풍수사]의 포스 구조를 흉내 내 주입한다.


서서히 파문이 일었다.


한우현이 결계에 꽂아넣은 주먹부터 시작해, 마치 알맞은 열쇠를 꽂아넣은 장벽이 무너지듯.


빛의 균열이 무수히 퍼져나갔다.


-파가각


-쨍그랑


그리고, 거대한 유리조각들이 비산하듯이 터져나갔다.


“미, 미친!”

“진짜 해제했잖아?”

“아니, 무슨 스킬을 쓴 거야?”

“성기사 뿐 아니라, 그냥 게임 자체에 영역 선포기 해제한다는 개념이 없는데···”

“시끄럽다.”


한우현은 길드원들 뿐 아니라, 경악으로 웅성대는 경찰과 경호원들까지 진정시켰다.


“들어간다. 우리가 선두에 서지.”


그 모든 것이 주위의 시민들 뿐 아니라, 한우현이 방송국에서 데려온 기자들에 의해 뉴스에도 생생히 중계되었다.


곧 모든 한국인, 나아가 전 세계의 사람들이 알게 될 것이다.


이제 그들은 무력하고, 세상이 뒤집혔음을.


“경호처 차장. 본관으로 안내해라.”

“예, 예!”


결계에 손을 꽂아 넣을 때까지만 해도 좀 불퉁해 보이던 태도는 이제 온데간데 없다.


거의 상급자를 모시는 듯한 자세.


납득하지 못할 것은 아니었다.


이미 플레이어가 저 짓을 했다는 것은 누가 봐도 명약관화했다.


“저긴가?”

“네, 조심하십시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음에 태도가 떨떠름했던 것은, 다른 플레이어라고 해도 저걸 뚫고 들어갈 수 있다는 보장이 없어서였겠지.


“저희가 뒤에서 따라가도 되겠습니까?”

“협조는 하겠다만 무조건 지켜주겠다는 확답은 못하겠군.”

“예···”


실제로 그에게 기대를 하지 않았던 것도 아주 틀린 생각은 아니다.


길드원들부터도 그 뒤에서 플레이어라 해도 저걸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으니.


경찰과 경호처 사람들도 그것을 모두 듣고 인지했을 것이다.


“후.”


하지만 보기 좋게 그 예상이 박살났지.


길드원들이 생각없이 지껄이는 걸 보고, 길드장이 그냥 초능력자들 대장이 아니라.


그 능력조차도 초월적인 존재임을 깨달았을 것이다.


“전사계, 도적계는 앞으로. 마법사계, 궁사계는 뒤로 모여라.”


이것은 어떤 의미로는, 방송실을 점령해서 길드 창설을 선포한 것.


그것보다도 훨씬 중요한 절차다.


회귀 전의 한국 정부는 극도로 무력했다.


아무 것도 하지 못했으며,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이번에는 그리 놔두면 안 된다.


한국의 세계에서 가장 플레이어가 많으며 강력한 국가다.


정말로 정부의 역할을 하든, 길드의 꼭두각시로 만들든.


기능을 하게 해야 한다.


“돌입!”


동시에 혹시 모를 공격에 대비해, 한우현은 스킬을 추가로 발동했다.


-[절대 방어]


한우현을 필두로 한 스무 명의 선봉 플레이어들에게 빛의 안개가 씌워졌다.


“[폭풍의 전진]!”

“[도검난무]!”

“[화염구]!”

"[번개 화살]!"


한우현은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스킬 쓰란 말은 안 했는데.


뭐, 대규모 스킬이 아니니 저 정도는 괜찮겠지.


-콰직


청와대 본관의 문을 박살내며, 한우현과 선두 플레이어들이 난입했다.


“씨발, 뭐야!”

“어, 어떻게 들어 온 거야!”

“[무지개 그늘]로 막았는데?”

"말도 안 돼!"


그리고 그 안에, 있는 자들과 정면에서 마주쳤다.


-[사자후]

“모두, 멈춰라!”


지금이 가장 중요한 때다.


-[신경 가속]

-[신성한 땅]


한우현은 자신이 가진 모든 포스를 최대로 폭주시켰다.


-파아앗


송과체에서 흘러나오는 포스가 미칠 듯이 날뛰며 퍼져나갔다.


-[물리 왜곡술 : ]


대지와 대기가 한우현의 색채로 물들었다.


-쩌저적


1초도 되지 않는 시간 만에 포스의 줄기가 주위 모든 송과체와 공간을 묶는다.


모든 포스와 시공간이 한우현의 제어 하에 얼어붙듯이 굳어졌다.


-[물리 왜곡술 : 현실 재조정 해석 : ]


물리 법칙을 넘어서는 정도를 넘어서, 현실의 법칙을 기만하고 비웃는 현상.


당연히 원래 [신성한 땅]이 가진 효과가 아니었다.


궁극의 오리지날 스킬. 영역 선포기와 현실의 물리 법칙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는 사람이 쓸 수 있는 초월적인 기술.


-[물리 왜곡술 : 현실 재조정 해석 : 정지장]


극한으로 증폭된 능력치와 한우현의 제어 능력이 빚어낸 신기. 하지만 오래 유지 할 수는 없었다.


최대 5분. 그 안에 모든 것을 판가름 해야 했다.


“이··· 미이··· 치인···”


한우현은 살짝 놀랐다. 이걸 저항해? 한우현의 시선이 그 말을 중얼거린 백금발의 여성에게 갔다.


윗머리에 귀여운 뿔이 나 있는 여자였다. 황금빛 눈동자에 앙증맞은 한복을 입고 있었다.


한 손에는 큼직한 지팡이로 땅을 짚고 있는, [풍수사].


청와대를 뒤덮은 영역 선포기인 [풍월을 읊는 무지개 그늘] 스킬의 주인.


하지만 반응했다 해도, 느리다.


그녀에게만 정신을 팔 틈이 없다. 빠르게 현 상황이 어떤지 파악할 때다.


한우현이 초월적으로 가속된 동체 시력으로 흩날리는 파편들 사이의 플레이어와 사람들을 포착했다.


야당 대표. 양 팔이 뽑힌 채 기절해 있다.


여당 대표. 입과 눈, 귀에 시뻘건 구멍만 남아 있다. 옆에 널브러져 있는 건 혀와 이빨인가?


대통령. 팔과 다리가 없군. 오뚜기 같은 모양새다. 물론 오뚜기 같이 귀엽지는 않다.


그 외에도 총리니, 장관이니, 유명한 국회의원으로 보이는 이들이 있다.


죄다 몸이 온전한 사람이 없다.


그리고 그 앞에서, 마치 마트의 시식코너에 있는 것 마냥 줄을 서 있는 화려한 복식과 외모의 사람들.


수십 명의 플레이어들.


가장 앞에 서 있는 것은 풍수사. 유일하게 한우현의 스킬을 인식한 자.


한우현은 0.5초 만에 모든 상황을 이해하고 정리했다.


“하.”


보아하니 정치인들은 모두 제 정신이 있기는커녕 미치지 않은 게 이상한 꼬라지다.


아마 사제가 있었겠지. 포스가 없는 일반인에게는 공격기가 아닌 플레이어 스킬의 효과가 대폭 반감된다.


그래도 치유나 버프, 디버프 스킬의 효과가 아예 없는 건 아니다. 그것으로 치유와 고문을 반복한 모양이다.


"네가 대장이냐, 풍수사?"


한우현은 얼어붙은 세상에서 눈깔을 뒤룩뒤룩 굴리며 혀를 조금씩 움직이려 하는 풍수사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그녀의 얼굴을 움켜쥐었다.


"아주 제대로 날뛰었군. 미친 년."

"...대...체...?!"


그녀의 얼굴에 경악과 공포가 스쳐 지나갔다.


작가의말

작중 등장하는 정치인들은 현실에서의 정치인들과 모두 무관한 인물입니다.





재밌게 보셨다면 추천, 좋아요와 선작, 덧글을 부탁드립니다. 언제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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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다시 만난 가족 (2) +7 24.09.05 984 58 13쪽
36 다시 만난 가족 (1) +8 24.09.04 1,023 71 13쪽
35 길드라 쓰고 군벌이라 읽는다 (6) +10 24.09.03 1,047 85 13쪽
34 길드라 쓰고 군벌이라 읽는다 (5) +9 24.09.02 1,050 72 12쪽
33 길드라 쓰고 군벌이라 읽는다 (4) +15 24.09.01 1,106 79 13쪽
32 길드라 쓰고 군벌이라 읽는다 (3) +6 24.08.31 1,091 70 13쪽
31 길드라 쓰고 군벌이라 읽는다 (2) +5 24.08.30 1,108 68 14쪽
30 길드라 쓰고 군벌이라 읽는다 (1) +7 24.08.29 1,168 70 13쪽
29 황금의 씨앗 (3) +12 24.08.29 1,168 67 14쪽
28 황금의 씨앗 (2) +13 24.08.28 1,153 62 13쪽
27 황금의 씨앗 (1) +4 24.08.27 1,174 64 11쪽
26 절대 갑 (3) +7 24.08.26 1,213 69 13쪽
25 절대 갑 (2) +6 24.08.26 1,210 71 12쪽
24 절대 갑 (1) +6 24.08.25 1,229 7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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