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이기는 역대급 바둑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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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쿠키
작품등록일 :
2024.08.05 11:03
최근연재일 :
2024.09.03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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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1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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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수를 써더라도

DUMMY




“윤부장님 이거 뭐죠..?”


하반기 상영 예정의 영화 결재 서류를 검토하던 중 이전 결재 서류에서 보지 못했던 영화를 하나 발견햇다.


“바둑영화요??”


강지현의 손엔 시놉시스가 들려있었다.






[한수]

2033년.

국정원 요원인 강진수. 이색적인 임무를 받다.


정재계 에서 비밀리에 중요한 정보를 거래하는 모임이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잠입해서 정보를 얻어내라는 임무가 떨어졌다.


도박? 마약? 무엇인지 모르지만 잠입하기 위해 가장 먼저 알아야 할건 어떤 모임의 형태인가 였다. 잠입하기 위해선 어떤 모습으로도 변장할 수 있는게 국정원의 요원이다.


도박? 골프? 승마?

뭐든 자신있다.


그런데 놀랍게도.


“바둑모임이라고요..?”


커넥션이 없으면 들어갈 수 조차 없는 정재계의 모임.

그곳에 들어가기 위해 일단 기원부터 간다.


“이 썩을 놈의 짜식이 꼼수부터 두고 앉아있네”

“예..?”

“임마 바둑 그렇게 두는거 아니야!!”


퍽!!!


엘리트 국정원 요원도 기원에 갔더니 꿀밤 한대 맞고 시작한다.


국정원 요원의 코믹활극!!!

정재계 모임에 잠입하기 위해서 바둑을 배운다.


네? 근데 제가 재능이 있다고요?


뒤늦게 깨우친 바둑의 재능. 강진수의 좌충우돌 스토리!!






코믹 영화. 나쁘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갑자기 하반기에 넣을 수가 있나?’


바둑영화같은 마이너한 영화가 저번 서류에 있었다면 기억하지 못할 리가 없다. 이건 이번에 갑자기 끼워진 영화다.


“이게 뭔가요..? 저번에 결재할 땐 분명 없었는데”

“아 그게 실은”


열흘 전 윤현기 부장은 차동훈 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부장님. 감독들한테 연락 왔습니다”

“그래. 어떻게 됐니”


한동훈에게 말한지도 시일이 꽤 지났다.


“그게 아주 운이 좋았습니다. 서재열 감독님이 최근 바둑의 화제를 보고 이미 시나리오를 구상중이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정말로?”


서재열 감독이라면 충무로에 떠오르는 감독. 장르를 넘나들면서도 각 영화의 특색에 알맞는 연출과 시나리오로 호평 일색인 감독이었다.


“그 정도 감독이 바둑영화를 한다고?”


아직 젊은 감독이다.

지금은 더 흥행하기 좋은 대중성 좋은 소재의 영화를 하는게 자연스럽지 않은가 생각했다.


“그게 생각보다 되게 열려있으신 분 같았습니다. 오히려 젊을 때 이것저것 시도해봐야 좋고 나이가 들어서는 시선이 많이 부담될것 같아 성공의 공식에 따르지 않겠냐고 하셨습니다”

“오호”

“최근 수개월간 화제를 몰았던 바둑을 실시간으로 다 따라가면서 재밌게 지켜봤고 그 과정에서 바둑영화 시나리오를 한번 짜봐도 좋겠다고 생각이 들어 작업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올림픽 바둑이 성공만 한다면 투자는 문제없다.

영화시장이 현재 좋지 않은 만큼 배우들 몸값도 많이 내려갔고 제작비가 낮아 손익분기점도 낮다.

이 화제성 속에서 금메달을 따기만 한다면 투자에도 실패할 가능성이 없다.


‘계산한건가..아니면 감인가’


어느 쪽이든 사실 상관없다. 우리에게 좋은 쪽으로 돌아왔으니.


“그러면 우선 시놉시스만이라도 되는대로 넘겨달라고 해”

“알겠습니다!!”

“그래 고맙다. 동훈아”

“아닙니다 부장님. 제가 감사드립니다!!”


띡 -


전화를 끊고 자리에서 일어나 창밖을 보며 생각했다.


‘타이밍이 딱딱 맞군. 생각보다도 빨리 걸 수 있을지도 몰라’


그렇게 시놉시스가 윤현기 부장의 손에 전달됐고 오늘 강지현 상무에게 보고를 올린 것이었다.











“현재의 화제를 이용하면 기대 관중 수도 상당히 높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렇겠네요”


강지현 상무는 티비로 시선을 옮겼다.


임원실 티비에는 올림픽 바둑이 중계되고 있었다. 방금 막 금메달을 확정 짓고 시상식이 진행되는 중이었다.


“좋네요..마침 금메달도 땄고”

“그렇습니다”


결재가 떨어졌다.

그리고 한가지 더.


“그리고 홍보 방안에 대해 좋은 생각이 있습니다”

“벌써 홍보 방안까지 생각하셨나요?”


윤현기 부장은 싱긋 웃으며 대답했다.


“바둑 기전을 하나 후원하는건 어떠십니까?”

“기전이요?”

“네”


갑작스레 홍보 방안까지 얘기해서 당황스러운 마음이었지만 우선 조용히 들었다.


“어..한번 들어보고 판단해보겠습니다”

“바둑기전은 상금 규모가 크지 않습니다. 8,90년대야 높았다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때의 금액이 지금까지도 똑같이 이어져 오고 있는 시점입니다”


이제는 바둑기전을 보는 팬들은 정말 오래된 팬들밖에 없다. 바쁘고 빨리빨리 변화되는 사회에서 느긋한 바둑기전을 보는건 젊은 사람들에겐 쉽지 않은 일이다.


“넉넉하게 잡아도 총 비용 1억원 이내에서 모두 해결 가능합니다”

“올림픽이 끝나고 한달 반 정도 후에 열면 시기적으로 적절하겠군요”


올림픽이 끝나는 8월초.

그리고 영화가 개봉할 11월 말에서 12월 초 사이 틈에 방영한다면 올림픽의 기억을 잠시동안 잡아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그렇습니다”


윤현기 부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이건 제가 검토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보고를 마친 윤현기 부장이 나가고 강지현은 티비화면으로 시선을 다시 돌렸다. 화면엔 시상식의 순간이 나오고 있었다.


“제가 감사하죠..”


예전에 찌라시가 돈적 있다.

재벌가에서 대학 도중 아이를 출산하고 강제로 미국으로 유학 보내진 재벌3세가 있다고.


부장님은 내 사수셨기에 내 학력도 알고계신다.

한국대 미학과 중퇴. 그리고 미국 유학.


그리고 최근 몇달간 계속 화제가 된 바둑대표팀. 그 중심에 있는 진한수. 언론은 그의 과거 또한 이미 조명한 상태였고 심지어 딸은 성화 봉송과 점화에 나섰다.


‘배려해주신 거지..나머지 선택은 내게 맡기시고’


일 잘하고 눈치 빠른 윤현기 부장님이 모를리가 없다. 알고 일부러 추진하신 것이다.


‘다시 만나도 될까 내가’


말없이 사라진 6년의 시간.

나였다면 다시는 보지 않을 만큼의 배신감을 느꼈을 것이다.


어느덧 티비엔 시상식이 모두 끝나고 언론 인터뷰가 나오고 있었다.


“진한수 선수. 금메달 축하드립니다! 정말 놀라운 결승전이었는데요. 소감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저보다도 다른 팀원들의 노력과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정신, 그리고 국민 여러분 들의 성원에 힘입어 이런 성과를 이뤄낼 수 있었던게 아닐까 싶습니다”


웃는 첫사랑의 얼굴을 보니 마음이 복잡했다.


“기왕 하는거라면”


다시 보게 된다면 나를 용서해줄까.

두번다시 보고 싶지 않다고 하는건 아닐까.

이제 수현이는 날 기억도 하지 못할텐데..


걱정은 가득했지만 그렇다고 해결되는건 없다. 이왕 할거라면 도움이 되는 쪽으로 해야지.


“말씀대로 올림픽 바둑에 대한 관심이 상당합니다. 이 관심 이후의 바둑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요?”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만들겠습니다. 한국바둑이 다시금 국민 여러분께 즐거움을 드릴 수 있는 스포츠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팬분들께서도 올림픽 이후에도 많은 관심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켜봐주세요!”


인터뷰는 막바지였다.

언제나 다른 사람을 생각 해주는 사람.

책임의 무게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


좋은 생각이 났다.


핸드폰을 꺼내 대한기원의 연락처를 검색했다.


“안녕하세요. KJ BOX 상무 강지현입니다”







***







쾅!!!


중국 대표팀의 숙소는 난장판이었다.


“야 이 개새기들아”


중국 국가대표 선수들은 장하이 감독 앞에 정자세로 도열해 있었고 숙소의 온갖 물품들이 다 박살난 후에야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었다.


“뭐야 이거? 5:0? 이거 뭐니? 나 꿈꾸니?”

“..”

“대답 안해?”


아무도 대답할 수 없었다.

대표팀 중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결과.


결승전에 임하기 전만 하더라도 5:0 승리를 목표했다. 조별리그전에서 3:2였긴 하지만 어찌됐든 승리했으니 질거라곤 생각조차 못했던 대표팀이었다.


“왕 강. 도대체 그 형편없는 대국은 뭐냐?”

“죄송합니다”


쫘- - 악 !!


그때 장하이 감독의 손이 날라왔고 왕강이 휘청거렸다.


“야 이 병신 같은 새기야. 지금 네가 무슨 동네 바둑 두는 줄 알아!!!!!!!”


하지만 왕강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역사에 남을 만큼 최단시간에 진 것이 명백한 사실이었기 때문에.


“높은 분들께서 화가 많이 나셨다. 이딴 모습을 보려고 바둑을 올림픽에 무리하게 넣은 줄 아나?”

“아닙니다”

“그러면 이따위 결과를 가져오지 말았어야지!!!”


얼어붙은 분위기에 모든 대표팀이 고개를 숙였다.


“3개월간의 합숙, 그리고 절정의 개발까지 앞당겨서 모든 지원을 해줬는데 결과를 이따위로 가져와? 왕강. 네 바둑은 정말 쓰레기였다. 중간 중간 진한수의 수에 헛점은 계속해서 있었어. 그걸 넌 한개도 포착하지 못한거다”


분했지만 어떤 말도 할 수 없다.

현존 최고의 AI가 그렇게 분석했다는데 이견을 제시할 수 없다.


‘시발..말도 안돼’


하지만 왕강은 억울했다.


‘그딴 가벼운 바둑이 아니었어. 그렇게 쉽게 말할 수 있는 바둑이 아니었는데’


객관적인 증거는 한개도 없었지만 분했다.

애초에 진한수의 진짜 기량이 어느 정도 인지도 파악할 수 가 없었다.


헛점이 있는 수는 진한수가 철저하게 기량을 계산해서 뒀던 수. 그것을 알아차릴 수 있을리가 없고 그 수들이 절정은 실착이라고 판단했으니 왕강은 혼란스럽기만 했다.


“심지어 상대는 시간도 쓰지 않고 두는데 이따위라니..넌 중국바둑의 수치다”


퍽!!


왕강을 이번엔 발로 세게 밀어버렸다.

패배자는 필요없다.

어차피 중국바둑엔 인재가 많으니 대체하면 그만.


감독은 남은 국가대표 인원들을 향해 돌아서서 말했다.


“남은 두개의 금메달. 그건 반드시 가져와야 한다. 알아 들었어?”

“예!! 그렇습니다!!”

“슌. 라이하오. 남고 나머지는 다 꺼져. 내가 확인했을때 놀고 있는 새기들은 죽는다. 특히 왕강. 남은 두 시합 제대로 준비해라”

“알겠습니다!!”

“해산”


세명의 국가대표팀은 말이 끝나자마자 각자의 방으로 돌아갔다.


“따라와”


슌과 라이하오만을 데리고 다른 방으로 향했다.


“앉아라”

“네, 넵!!”


치이익 -


“하..이 시발 개 같은 상황을 봤나”


담배에 불을 붙였다.

혼잣말이었지만 슌과 라이하오는 더욱 얼어붙었다.


“이제 두개의 메달이 남았다 맞지?”

“넵!! 그렇습니다!!”


남은건 연승전과 개인전.


“왕강은 어차피 이제 못 쓸 패다. 맛탱이가 갔어. 이제 너희 둘이 해야한다. 당장 중요한건 3일뒤 연승전”


연승전은 조금 특이한 룰로 진행된다.

대표팀 5인의 인원이 2시간의 시간을 공유해서 대국한다.

대신 승리를 할때마다 10분의 시간이 추가로 주어진다.


앞쪽 인원이 시간을 많이 쓰면 뒤쪽 인원이 쓸 시간이 줄어들고, 그렇다고 앞쪽에 강한 사람을 붙이자니 체력 소모가 걱정된다.

인원 배치에 따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부분.


“결승전 전에는 너희를 뒤쪽으로 미뤄둘거다. 하지만 결승전 배치엔 슌이 선봉. 라이하오가 막번이다”

“알겠습니다!!”

“이유는 안물어보나?”


긴장된 분위기에 물어볼 수 없다고 생각해서 가만히 있던 슌과 라이하오였지만, 눈치는 있었다.


“어떤 이유입니까?”

“진한수와 강천주. 이 두 놈을 이기지 못하면 금메달은 없다”

“그렇습니다”

“그리고 과정이 어땠든 둘 다 왕강보다 강하다. 그렇지?”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장하이 감독의 눈빛이 이상했다.

그 눈빛에 슌과 라이하오 모두 두려움을 느꼈다.


“답은 어떤 수를 써서라도 남은 두 메달은 따내야 한다는 거다. 어떤 수를 써서라도”

“어떤..수를 써서라도 말입니까?”

“그래”


어떤 의미인지 모를 수 없다.

라이하오가 국가대표에 승선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니까. 단지 슌이라는 카드를 추가한것 뿐이다.


“연승전, 반드시 이긴다”


이제 물러날 곳이 없는 중국바둑이 결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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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첫 투베에 올랐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24.08.25 128 0 -
33 강천주 +1 24.09.03 127 1 12쪽
32 인공지능의 수 +2 24.09.02 189 3 13쪽
» 어떤 수를 써더라도 +1 24.09.01 187 4 12쪽
30 물결 24.08.31 216 5 14쪽
29 첫번째 금메달 24.08.30 222 8 14쪽
28 주장 +2 24.08.29 218 7 12쪽
27 결승전 24.08.28 219 6 15쪽
26 더 높이 24.08.27 224 5 13쪽
25 성화 24.08.26 227 6 14쪽
24 전초전 24.08.25 257 6 14쪽
23 준비 +1 24.08.24 256 8 14쪽
22 기자회견 +1 24.08.24 262 8 15쪽
21 선발전 종료 24.08.23 277 5 12쪽
20 최민성 +1 24.08.22 265 4 13쪽
19 승부사 24.08.21 265 5 12쪽
18 바둑의 미래 24.08.20 286 4 12쪽
17 이태석 +1 24.08.19 282 5 13쪽
16 내 이름은? 24.08.18 282 3 12쪽
15 각오 24.08.17 272 3 13쪽
14 폭풍 24.08.16 293 3 13쪽
13 이정호 24.08.15 378 3 12쪽
12 국가대표 선발전 +2 24.08.14 303 5 13쪽
11 돌아왔구나 +4 24.08.13 311 5 12쪽
10 오늘의 바둑 +1 24.08.12 303 5 12쪽
9 제의 +1 24.08.11 311 5 12쪽
8 치팅? +1 24.08.10 311 6 13쪽
7 일치율 24.08.09 319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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