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천재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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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저블
그림/삽화
아침10시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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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6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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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7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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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을 각성하다

DUMMY

멀지 않은 곳에 아주 오래된 문방구가 하나 있었다.

낡은 고시원이 있는 곳이니 낡은 오래된 문방구쯤 하나 있는게 정상이지.

오래된 문방구니 당연한 것이겠지만 너무나 신기하게도 아주 오래된 장난감과 뽑기 같은 고대의 유물같은 것들이 있었다. 컵라면을 사려고 외출을 했던 난 문방구에서 오래된 그리움을 발견했다.


‘엇 저건!’


놀라웠다. 내가 어릴때 놀던 것들이 아직도 문방구에 남아 있다니.

100원에 한장 500원에 여섯장을 뽑을 수 있는 종이 뽑기, 스템플러에 찍힌 종이를 뜯으면 꽝이거나 사탕이거나 필통, 장난감을 받을 수 있는 뽑기였다.

너무나 신기해서 바라봤다.


“해보시게요?”


나이가 지긋하신 문방구 아저씨가 내게 물었다.

어린시절 난 이 뽑기를 너무나 좋아했었다. 행운이 내 곁에 맴도는 것처럼 느꼈을 때였으니까.

20여년전 추억이 떠올랐고 나도 모르게 종이뽑기 쪽으로 한 발자국 더 다가섰다.


“얼맙니까?”


“한번에 이백원 천원에 여섯번.”


20년동안 물가가 100% 상승했다. 난 천원짜리를 주인 아저씨한테 내밀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걸 꼭 하고 싶다기 보다는 잠시 20년전의 추억으로 되돌아가고 싶은 기분이었다.


“여기요.”


대낮에 오래된 문방구에서 자기 나이만큼이나 오래된 게임을 하는 미래가 없는 30대 남자.

그게 나였다.

귀퉁이 쪽의 종이쪽지를 하나 떼어 본다. ‘꽝’, 내 기억으론 거의 70~80%가 ‘꽝’이었다.


푼돈을 내고 혹시라도 당첨을 하게 되어도 별볼일 없는 상품을 받게 되지만 그 스릴감을 느끼기 위해 돈을 지불하는 것이다.

또다시 종이뽑기에 손을 내밀었다. 다닥 다닥 붙은 종이 쪼가리들..


“응?”


그런데 이상한 느낌이 든다.

뭔가가 나를 부르는 느낌? 뭐지? 느낌을 따라서 손이 간 곳의 종이쪽지를 찢어들었다.


[축 당첨 3등.]


난 좀전에 느낀 그 느낌을 유지하며 다른 종이 쪽지 위에 손을 갖다대곤 집중해 본다.

자석 같은 느낌? 징징거리는 기분? 손에 뭔가가 느껴진다.


[축 당첨 3등.]


연속으로 당첨을 골랐다. 그 확률은 25분의 1밖에 되지 않는 확률이다.

난 손의 느낌을 더 따라가 본다. 미묘한 흥분이 느껴진다.

종이 쪽지 사이를 헤매던 손에 이상한 느낌이 전달된다.

손이 징징거리는 느낌, 그리고 머리속에 확신으로 가득찬 벨이 울리는 느낌이다.

난 종이뽑기를 확 잡아 뜯었다.


[축 당첨 1등.]


뭔가 내게 변화가 일어난 것 같다.




***




난 피리와 20년쯤 된 조립식 장난감과 12가지 색 크레용세트와 연필 두자루를 비닐봉지 안에 넣어서 들고왔다.

그냥 문방구에 둘까 하다가 내 새로운 삶에 대한, 새로운 능력에 대한 전리품으로 가져온 것이다.


이걸 뭐라고 설명을 해야 할까?

뭔가를 알게 된 것 같은 느낌?

우주의 비밀을 궁금해하면 당장이라도 알 것 같은 느낌?

인간 세상의 모든 일들을 마음만 먹으면 알게 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조금 두려워지기도 했다.


내가 정말 작정하고 찾으면 알게 될것 같았으니까.

감히 한낱 인간에 불과한 내가 그런걸 알면 되겠는가?

그래 우연일거다.

우연일수 밖에, 고작해야 그런 신적인 능력이 망해가는 문방구의 종이뽑기 게임에나 발휘되는 거냐?

아니 모르지 난 아직 이 능력을 제대로 실험해 본적이 없다.


눈앞에 복권방이 보인다.


가지고 있는 현금은 5000원짜리와 1000원짜리 하나 6000원, 컵라면 하나 사고 소주를 사면 3000원 정도.

이 행운을 시험해 보고 싶었다.


“저기 즉석복권 하나요.”


2000원을 내밀고 줄줄이 매달려 있는 즉석복권을 가리켰다.

퉁명스러운 표정의 아저씨가 복권하나를 뜯어서 내게 내민다.

그런데. 손에서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이 기분이면 아닌거 같았다.


“아저씨 이거 말고 딴건 없어요?”


“뜯었으면 사는 거예요.”


주인이 눈을 부라린다.


“아니죠. 아직 안 긁었고 내가 뜯은 것도 아닌데···”


즉석복권은 안 긁으면 새거지.

주인은 할수 없다는듯 복권 꾸러미를 들고서 귀찮다는 듯이 내게 갖다 내민다.


“자 마음껏 골라봐요. 그깟 2000원짜리 하나가지고···”


예상치 못한 전개였지만 나로선 내 능력을 시험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난 손바닥을 펴고 즉석복권들 위를 스쳐갔다.

설마 했지만, 분명 뭔가 느껴지는 것들이 있다.

아무런 느낌이 없는 것과 느낌이 있는 것 사이에 미세한 차이가 있다.

‘징징’거리는 느낌? 예전에 무릎을 다쳤을때 파스를 발랐을때 느꼈던 것과 비슷하다.


그런데 그 복권이 가운데 있었기에 난 양쪽을 찢어 그 복권 한장을 꺼내야만했다.


“그렇게 하면 우린 어떻게 팔라고? 참 나···”


그 모습을 보고 주인은 투덜거렸지만 인상과 달리 좋은 사람이다. 나였다면 이렇게 꾸러미째 주지도 않았을 테니까.


“미안해요 아저씨, 얘가 느낌이 딱 와서!”


복권하는 사람이라면 알만한 내용아닌가? 복권이 부르는데 그놈을 꼭 사야하는 거지.

난 동전을 꺼내서 내 느낌이 맞았는지, 능력이 분명 있는 것인지 확인해 보려했다.

당첨이 되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야 복권을 긁는 사람들 모두 비슷하겠지만 난 다른 의미에서 더욱 간절했다.

만약 당첨을 알아보는 능력, 그 능력이 확인만 된다면 난 평생 소주에 참치캔을 먹으면서 살아갈 수 있다.

헛! 그와중에 생각한다는게 소주에 참치캔이라니··· 지지리 궁상으로 살던 본능을 넘어선다는게 이렇게 어렵다.


[스삭스삭스삭]


두 개의 그림이 같으면 당첨이 되는 구조 난 그림쪽 부분을 긁어갔다.


“으흐흐흐.”


이상한 소리가 흘러나온건 내가 의식하고 말한게 아니기 때문이다.

두개의 그림이 같은 것이 있었다.

이제 당첨금을 긁으면··· 하하하 최고 금액이 얼마라고? 복권을 뒤집어 봤다.

1등 당첨금 10억, 나도 모르게 입이 양옆으로 찢어졌다.


동전을 세워 아주 천천히 납코팅이 된 금속부분을 긁어간다.

맨 앞글자가 ‘일’이다. 젠장 십억이라면 ‘십’자가 나왔을 것이다.

엇 그런데 다음 글자가 ‘십’자다. 헉! 누가 일십억원이라고 쓰냐?

뒤에 뭐가 붙어 있는지가 중요하다. ‘억’이 나오려면 ‘ㅇ’이 나와야 하는데, ‘ㅁ’이 나왔다.

다 긁어보니 ‘일십만원’이라고 되어 있다.


“뭐 됐어요?”


“네 십만원이요.”


“오오.”


십만원이 어디냐?

난 다시 즉석복권 종이에 손을 내밀어 보았다.

종이들을 쭉 훑어가다가 느낌이 오는 종이에서 손이 멎었다.

좀 전의 것보다 더 강한 느낌이다.

난 다시 동전을 들어 납을 베끼려고 했다.


“돈 먼저 내야지. 안사고 긁는게 어딨어?”


“아 죄송합니다.”


난 주인아저씨한테 2000원을 내밀었다.

정말 큰일날뻔했다. 돈 안내고 긁었다가 10억이라도 당첨되면 그 소유권을 두고 골치 아픈 분쟁이 일어날 뻔했다.

난 아저씨를 바라보며 씽긋 웃어보이며 그림을 긁었다.

역시 그림 두개가 같은게 있다. 뭔가가 당첨되었다는 거다.

‘일’이 있었지만 괜찮다. 다음에 ‘십’이 나왔다. 그래 이제 남은 건 ‘억’이 붙으면 된다.

그런데, 뒤에 ‘만’자가 나타난다. 십만원, 결국 십만원 짜리 두 개에 당첨된 것이다.

다른 복권 용지들을 손으로 슥 살펴봤지만 십만원짜리 이상의 느낌은 없었다. 십만원 다음 등수가 4000원, 2천원내고 4000원을 얻는건데 구태여 뭐하러.


“바꿔주세요.”


난 당첨된 복권 두장을 아저씨에게 내밀었다.


“이거 여기서 못 바꿔. 오만원 이상은 은행가야 해요.”


“네?”


하, 기운이 쭉 빠졌다. 진작 말을 해주지 내 호주머니에는 천원짜리 두 장밖에 없었다.

당첨된 돈으로 치킨에 맥주라도 한잔 마시려고 했었는데 계획이 물거품이 된 것이다.


“죄송했습니다. 수고하세요.”


“아니 뭘··· 다음엔 이러지 말아요.”


즉석복권 더미 중간에서 복권을 뜯어내지 말라는 말일 것이다.


난 가게를 나와서 고시원을 향해 걸어가며 미묘한 긴장감을 느꼈다.

심장 소리가 들릴만큼 심장이 쿵쾅거리고 있었다.

뭔가 내 인생에서 중요한 일들이 벌어지려 하고 있다.




***




컵라면을 살까 소주를 살까 고민을 하다가 결국 소주 한병을 사서 고시원으로 돌아왔다.

이 작은 성취를 나혼자라도 축하하기 위해서였다.

글을 써온지 12년, 그리고 본격적으로 작가로써 돈을 벌기위해 글을 쓴건 5년.

스토리 구조를 짜기 위해 밤을 새고, 캐릭터 하나를 만들기위해 바둥거렸던 그 시간이 난 모두 쓸모없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했다.

돈을 버는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지만 그게 아닌지도 모른다.


내 삶에 회의를 느꼈던 순간, 노트북에 쓰여져있던 말을 떠올렸다.


[한심하지 않아! 의미없는 시간 아냐, 세상을 바라보는 심오한 소설가의 눈을 기른 거야.]


아마도 내가 쓴 것일테지만 내 기억속엔 없는 말이었다.

5년동안 300만원도 못버는 한심한 전업 소설가.

소설가로 세상을 살아갈수라도 있는지 눈앞이 캄캄했었다.

그렇게 오랜세월 바둥거렸지만, 아무런 희망조차 가질수 없었지만, 이젠 아니다.


내가 이해할 수 없지만 내게 새로운 능력이 생긴게 분명했다.

그것이 오랜세월동안 글을 써온 것과 연관이 있다는 것만 알뿐, 어떻게 생긴 능력인지 알수 없지만.


“엇!”


난 소주를 먹다가 재빨리 노트북이 있는 책상에 앉았다.

그리곤 웹소설 플랫폼으로 들어갔다.

수 백, 수 천개의 웹소설들이 플랫폼에서 어떻게든 한번 튀어보려고 뻐둥거리고 있다.

내 웹소설도 그중에 하나였다.

유료화 한번 제대로 한 적없이 무료서비스로만 주구장창 글을 써왔다.


어쩌면 내 능력이 이곳에서도 먹힐 수 있다면··· 내가 궁금한 것은 그것이다.


난 손에 집중을 하고 수많은 웹소설들을 하나씩 점검해 갔다.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무료 베스트에서 1위에서 10위에 올라 있는 작품들도, 심지어 내 작품 조차도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이게 오프라인으로 뭔가 물체가 있어야 느낄수 있는 건가 보다.

그렇게 판단할 때였다.


“응?”


한 작품, ‘내 회사 인턴으로 출근한다.’ 100위권 밖에 있는 별볼일 없는 작품에서 느낌이 전달된다.

‘징징’거리는 느낌, 뭔가 묵직한 것이 자석을 통해 끌어당기는 느낌.

이 능력은 온라인에도 통하는 것이었다.


난 유료화된 작품들을 살펴봤다.

손을 가져다 대자 비슷한 느낌들이 내 손을 통해 전달된다.

유료 베스트 10위권 안에드는 작품들은 손이 무겁게 느껴질 정도였다.


‘먹힌다!’


이 능력을 뭐라고 불러야 하나?

가치있는 걸 알아보는 능력? 당첨될 걸 느끼는 능력? 이름을 뭐라고 붙이던지 뭔가 중요하고 대박날것 같은걸 감지해 낼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나는 내가 쓴 초고 세 편을 노트북 화면에 띄웠다.

이 세편중에 한편을 다음 작품으로 쓰려고 준비중이었는데 뭘 써야 할지 나로선 판단할 수가 없었다.


첫번째는 게임판타지였는데 이혼한 후로 손도 대지 않았다.

두번째는 야설이었는데 내 성적 판타지를 현실로 만든 소설이다.

그리고 세번째는 바로 내 자전적인 ‘이혼 후’의 이야기를 엮은 소설이었다.


첫번째에도, 두번째에도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런데 세번째 ‘이혼 후’에 대한 자전적 소설에서 뭔가 묵직한 신호가 전달되어 온다.


‘징 징 징’


마치 누군가 벨을 누른듯한 느낌이다.

유료웹소설들중 5위권안에나 들어야 나오는 그 느낌이 ‘이혼 후’소설에서 느껴진다.


“이, 이거야!”


난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내가 가야할 길을 그동안 몰라서 헤맸었다.

5년동안 쓴 작품만 스무개, 말도 안되는 작업속도로 누구보다 열심히 글을 썼지만 성과는 정말 한심하기 그지 없었다.

그런데 내게 자각된 새로운 능력이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이혼 후’ 이 작품만 잘 쓰면 난 웹소설가로 성공할 수 있었다.

아드레날린이 솟구치고 초점이 또렷해졌다. 온몸에서 뜨거운 기운이 솟구친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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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위험한 사람들 +1 24.09.17 651 17 12쪽
42 천쯔의 초대 +3 24.09.16 772 23 12쪽
41 신정미는 무조건 믿는다 +2 24.09.15 936 24 12쪽
40 상여우 은지선 +3 24.09.14 1,017 29 12쪽
39 위험하다 +2 24.09.13 1,188 30 12쪽
38 미녀는 구하고 봐야지 +6 24.09.12 1,320 29 12쪽
37 여친은 재벌 외동딸 +3 24.09.11 1,445 31 12쪽
36 니 일이나 잘 하세요 +3 24.09.10 1,445 34 12쪽
35 할 일 없는 석공들 +3 24.09.09 1,501 33 12쪽
34 연봉 4억. 업무는 오타수정 +1 24.09.08 1,625 27 12쪽
33 인생을 건 진짜 도박 +3 24.09.07 1,738 33 12쪽
32 추적자들 +1 24.09.06 1,799 36 12쪽
31 불신의 씨앗 +1 24.09.05 1,910 32 12쪽
30 돈쭐을 내주마 +2 24.09.04 2,022 33 12쪽
29 이정도까지 벌 마음은 없었어 +2 24.09.03 2,057 37 12쪽
28 모든 여자가 날 좋아하냐? +3 24.09.02 2,083 36 12쪽
27 내공이요? 그런거 몰라요 +1 24.09.01 2,121 37 12쪽
26 나도 내가 무섭다 +4 24.08.31 2,177 36 12쪽
25 전진구 이사의 방문 +2 24.08.30 2,246 35 12쪽
24 채찍과 당근 +1 24.08.29 2,292 41 12쪽
23 국도 스승님 제자가 되다 +2 24.08.28 2,328 42 12쪽
22 돈벌기가 너무 쉽다 +4 24.08.27 2,461 41 12쪽
21 인공지능 +2 24.08.26 2,474 45 12쪽
20 문어발 사업가 +3 24.08.25 2,538 45 12쪽
19 고수 대 고수 +2 24.08.24 2,606 42 12쪽
18 수상한 할아버지 +7 24.08.23 2,685 46 12쪽
17 왠 여자가 처들어 왔다 +3 24.08.22 2,793 5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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