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천재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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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저블
그림/삽화
아침10시10분
작품등록일 :
2024.08.06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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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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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3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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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수상한 할아버지

DUMMY

“이 드라마가 모두 끝나기 전까지 전 작가님의 조수입니다. 편하게 쓰십시오.”


신정미는 그렇게 말하고서 헬스장까지 따라오려고 한다.


“저도 참는게 한계가 있습니다. 제 개인 영역까지 침범하시면 안 참을 거예요.”


그렇게 말하고선 그녀를 제지시켜야 했다.


“우리가 공적으로 함께 일하는건 아침 9시부터 4시까지 입니다. 그 외의 시간은 서로 터치하지 말죠.”


이참에 업무공간을 하나 더 확보할까 하다가 9시부터 4시까지는 집필시간이 아니기에 내 집에 그녀가 와도 괜찮을 것 같았다.

내가 얻어준 그녀의 집에 내가 가는 것도 방법인데 그건 왠지 좀 찝찝하다.

내 마음은 이미 차지혜를 향해 있는데··· 다른 여자의 집에 들락거리는 건 좀 찝찝한 일이니까.


“그럼 일찍 들어오세요. 장봐온 걸로 식사 준비하겠습니다.”


“아 좀 그러지 말라고요. 누가보면 오해하겠네.”


그렇게 말하고선 그녀를 남겨두고 난 헬스복으로 갈아입고 헬스장으로 향했다.

헬스장으로 향하는 길에 사람들이 떠들썩하다.

붉은 띠를 멘 사람들, 몽둥이와 쇠파이프를 든 사람들, 동네 주민들이 모여 있고 누군가 확성기를 들고 소리치고 있다.

그 앞에는 재개발 조합에서 동원한 용역 사람들이 건설용 안전모를 쓰고 각목을 들고 서 있다.


[주민 동의 없는 재개발은 취소하라.]


[쫓겨난 주민은 어디에서 살라는 거냐?]


[불법폭력 용역은 물러가라!]


대부분 모여있는 사람들은 나이든 아저씨와 아주머니 들이었고 그 앞을 막아서고 있는 용역들은 매우 불량해 보이는 젊은 사람들이었다.

깡패들이 저런 일을 많이 했었다는데 21세기에도 아직도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니.


“아휴! 오늘은 뭔 일 벌어질 것 같은데··· 작정하고 밀고 들어오네 큰일이야.”


지켜보던 한 할아버지가 중얼거리신다.

용역들 뒤에 커다란 굴삭기가 서 있다.

아마도 철거를 진행하려고 하는 모양이었다.


“밀어내!”


누군가 뒤에서 외치자 용역들이 우르르 달려간다.

겁을 먹은 주민들이 주춤 거리며 도망가는데 몇몇은 몽둥이를 들고 맞서려고 한다.

나이든 사람들이 어떻게 젊은 깡패들을 이겨내겠나.


“저, 저!”


지켜보면서 나도 흥분이 되었다.

용역들이 사람들을 각목으로 후려치고 쓰러지면 발로 밟고 있다.

나이든 한 아저씨의 머리끄덩이를 휘어잡고 끌고 간다.


“아악!”


“사람살려!”


사람들의 비명소리, 피를 흘리는 사람, 끔찍한 장면이었다.


“뭐해요? 112랑 119에 신고 해야지.”


“소용없어, 저길 봐!”


아줌마의 말에 할아버지가 용역들 뒤에 있는 사람들을 가리킨다.

거기 제복을 입은 경찰들이 몇명 서 있고 뒤에는 앰블런스도 있다.


“하.”


기가 막혔다. 예전 개발우선시대에나 벌어질 일이 벌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경찰이 있고 법이 있는 곳에서 용역들이 몽둥이를 들고 사람을 패고 짓밟아도 아무도 말리지 않는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저것들이..”


쓰러진 아저씨를 용역들이 짓밟고 있는걸 지켜보다가 피가 꺼꾸로 솟아서 내가 나가려고 할 때였다.

누군가가 내 팔을 잡았다.


“참아 젊은이.”


할아버지가 내 팔을 잡는다.


“저걸 보고 어떻게 참아요?”


“글쎄 가만히 있어. 아무나 나서면 다쳐! 기다려봐 나올테니까.”


할아버지가 누군가가 나설거라고 말할 때였다.

누군가가 쓰러진 아저씨를 밟고 있는 용역에게 다가온다.


[츠읏.]


순식간이었는데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 모르지만 용역이 옆으로 쓰러져 버린다.

그리고 그 낡은 수상한 도장앞에서 비질을 하던 할아버지가 그 자리에 서 있다.


“이놈들, 여기서 뭐하는 짓이야?”


쩌렁쩌렁한 호통소리가 울려퍼졌다.


“뭐야? 저 영감탱이는? 가서 줘 패 버려!”


용역들의 대장인듯한 남자가 소리치자 용역들이 몽둥이를 들고 할아버지에게 달려간다.


[츠읏, 츠읏, 츳, 츠읏.]


화려한 포즈도 없었고 대단한 발차기나 정권 찌르기도 없었다.

달려드는 용역들 사이를 할아버지는 스치듯 지나가 버렸고 용역들은 쓰러진다.

놀라운 장면이었다. 만화영화냐?

맨눈으로 보고 있는데 무슨 일이 발생한 것인지 알수 없었다.

이 세상에 저런 무술이 있었던가?


“너 이놈! 이리 나와!”


할아버지가 용역 대장을 향해 소리를 버럭지르자.


“이놈의 영감탱이가.”


용역대장이 달려와 각목을 들고 할아버지를 후려친다.

그 순간 할아버진 피하지도 않고 오히려 한 걸음 더 다가서더니 용역대장이 쓰러진다.

남은 이십여명의 용역들은 그 장면을 보고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서 있다.


“거기 경찰양반들 이리 와 보시오!”


할아버지가 손짓을 하자 마지 못해 경찰들이 걸어나온다.


“법치주의 국가에서 백주대낮에 이게 뭐하는 짓이오? 왜 경찰들이 지켜만 보고 있는 거요? 사람들이 피 흘리고 쓰려져 있는거 안 보이시오?”


“그, 그게··· 저희도 나서고 싶지만 나설수가 없어요. 법원에서 강제집행 명령이 떨어져서··· 지금 불법을 저지르는건 철거를 막는 분들이라고요.”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나이든 노인이 얻어맞고 피 흘리며 쓰러져 있는데··· 경찰이 되어가지고···”


“저 아저씨··· 이리 나오세요. 이 분들도 다 사정이 있는 겁니다.”


놀랍게도 내가 살고 있는 원룸 건물주가 할아버지와 잘 아는 사이인듯 할아버지를 뒤쪽으로 이끈다.


“자자! 오늘은 이정도로 하고 물러갑시다. 다친분들은 치료 받으시고, 피해 보신 분들은 사건 접수해 주세요.”


경찰이 용역들과 쓰러진 사람들을 향해서 말하자 현장이 수습되었다.

내가 할아버지에게 감지했던 게 잘못된 것이 아니었다.

저런 무술은 듣도 보도 못한 난생 처음 보는 무술이고 할아버지는 순식간에 각목을 든 용역 여섯명을 해치웠다.

그 아우라는 뻥이 아니었던 거다.




***




92킬로그램, 온 몸이 근육질로 바뀌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내 몸에 자부심을 느꼈다.

맷돼지 트레이너의 훌륭한 지도 아래, 내가 열심히 운동을 했기에 얻은 결과였다.


“기만씨 이사했다는데 내가 한번 가봐야지.”


“우, 우리집을 왜?”


“그럼 안 가봐? 내가 여친이잖아.”


“그래도 왜 하필 지금?”


“이제는 그냥 여자사람친구가 아니라 여친이잖아. 그러니 가야지.”


차지혜의 말에 식은땀이 흘렀다.


“왜? 가지마? 숨겨놓은 여자라도 있어?”


허걱, 여기서 왜 그런 말이 나오냐?

여자가 있지, 용가리스튜디오에서 파견 온, 그런데 그걸 어떻게 설명을 하냐?

나도 원하지 않지만 직원이 파견을 왔으며 그게 기가막힌 몸매에 예쁜 얼굴의 여자라는 걸.


“무, 무슨···”


“그럼 내가 가면 왜 안돼?”


“집이 어수선해서···”


“그러니까 정리하는거 도와주러 가겠다는거 아냐.”


그 큰 맑은 눈으로 퉁명스럽게 말하는 차지혜의 말을 도저히 물리칠수가 없었다.

그래, 4시 넘으면 신정미는 자신의 방으로 돌아갈 거고 부딪칠 일이 있겠나?

생각해보니 차지혜가 와도 괜찮을 거 같았다.


“캔 맥주랑 안주 사가지고 가서 한잔 할까? 난 남친방에 가보는게 소원이었어. 거기서 맥주 한잔 하면서···”


“서, 설마 남자친구 사귄적 없어?”


“응.”


여자들은 남자에게 무엇이든 처음이라고 말하는 거짓말 장이들이다.

그리고 그게 남자를 위한 예의이기도 하다.

그런데 차지혜는 그 큰 눈으로 말똥말똥 나를 바라보고 하는 말이 거짓말 같지 않았다.


“스물 여덟살이나 되는 동안 뭐했어? 정말 남자친구 사귄적이 없어? 수많은 사람들이 지혜씨 좋다고 쫓아다녔잖아.”


“바쁘기도 하고 할 것도 많아서··· 사귈 여유가 없었어.”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이 있나?

초절정 미모를 가진 순수한 처녀 차지혜가 스물여덟살이 되어서 결국 만난게 이혼남인 나야?

갑자기 너무나 미안해졌다.

집안이 어마어마한 갑부집이건 아니면 대재벌이건 어떻든 간에 그것 때문에 내가 기운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아마도 뭔가 대단한 집안인거 같지만, 그런데 남자랑 사겨본적도 없는 활짝 피어나는 청순한 스물여덟살의 지금의 차지혜에게 처음 사귄 남자친구가 이혼 경력이 있는 망생웹소설 작가라니.


“지혜씨! 아무래도 안되겠다. 나 그래도 양심있는 놈이야. 우리 사귀는거 다시 생각해보자.”


“아이고 변덕이 아주 죽끓듯 하시네, 언제는 내 생각나서 미치겠다며? 다시 사귀자며?”


“난 남자친구 사겨본 경험도 없는 그런 여자인지 몰랐지 왜 완벽한 차지혜씨가 나같은 놈을 만나야 해?”


아무리 내가 원한다고 하지만 그건 정말 죄를 짓는거 같았다.


[덥썩.]


차지혜가 내 양볼을 두 손으로 잡는다.


“바보야! 그럼 더 아껴주고 소중하게 챙겨주면 되잖아. 더 조심하고 더 배려하고 그럴꺼지?”


나도 모르게 차지혜의 그 아름다운 눈을 보면서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




[띠리링.]


보안키를 누르고 집안으로 들어갔다.


“어서오세요.”


허걱! 내 방에 떡하니 신정미가 밥상을 차려놓고 앉아있다.

식은 땀이 이마에서 흘러내리고 등에서 소름이 올라왔다.


“왜, 왜 시, 신정미씨가 여기..”


“뭔데?”


차지혜가 내 앞으로 나서며 상황을 눈으로 확인했다.


바닥에 작은 소반에 반찬들과 밥과 국.

게다가 신정미는 주부들이 입는 원피스에 앞치마를 두르고 있다.

퇴근하고 돌아온 남편에게 저녁상을 차려주는 아내의 모습이다.

이건 누가봐도 신혼부부 였다.


“누구세요?”


신정미가 차지혜를 바라보고 묻는다.

아니 본인이 뭔데 본처인것처럼 물으세요? 여긴 당신집이 아니야.


“그렇게 말씀하시는 분은 누구신데요?”


차지혜도 지지 않는다.


“나요?”


신정미가 나를 한번 슬쩍 올려다본다.

그런데 그 순간 신정미의 눈에 장난기가 번뜩였다.

아니 광기인가? 뭔가 기분이 나빠? 왜 그래?


“나 기만씨랑 함께 사는 사람이에요.”


“뭐? 마,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


“기만씨!”


차지혜가 도끼눈을 뜨고 나를 바라본다.

벌써 눈에는 눈물이 맺히려고 하고 있다.


“이게 어떻게 된건지 사실대로 말해봐.”


“같이 사는 사람 아니고 내가 관계된 회사에서 파견온 직원이신데 나랑 같이 산다고 그래서 내가 앞집에 집을 구해다 줬는데···”


내 딴에는 최선을 다해 설명하려고 했지만 사람이 너무 당황하면 횡설수설 말도 아니고 뜻도 없는 소리가 흘러나오게 마련이다.


“말이 안되잖아. 왜 직원이 기만씨랑 살아? 기만씨는 왜 이 여자 집을 얻어주고?”


말이 안되지, 말이 안되는 상황이라 나도 설명을 못하는 거고.

그런데 차지혜의 눈에서 정말 이슬같이 예쁜 눈물 한 방울이 또르르 떨어진다.


“기만씨! 이분은 누군데 우리집에 데리고 온 거예요?”


이 여자가 미쳤나? 신정미는 제대로 한번 나를 골탕먹일 생각인지 자신의 연기에 집중하고 있다.


“우리집? 신정미씨, 장난치지 마세요.”


“그러니까 그분 누구냐고요?”


“내가 선 넘지 말라고 했죠. 그만 하세요.”


“나 기만씨 여자친구에요.”


차지혜가 눈물을 닦으면서 신정미를 바라보며 말한다.

난 갑자기 불쑥 차지혜가 뛰쳐나가지 않을까 불안했었다. 충분히 그럴수 있는 불편한 상황이니까.

그런데 차지혜는 모든 상황을 제대로 이해할때까진 물러나지 않겠다는듯 꿋꿋히 버티고 있다.


“여자친구도 있었어요? 나 하나로 부족해요?”


“신정미씨!”


“그쪽이 왜 그런 말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기만씨가 하는 말이 말도 안되는 소리인지는 알지만 난 그래도 기만씨 말을 믿을거예요.”


차지혜가 신정미을 노려보면서 한 말이다.

그 말에 마음이 뭉클해졌다.

신정미도 눈썹을 치켜 올리며 차지혜를 노려본다.

왜 이런 장면이 연출된 것인지 내가 그놈의 용현준 사장을 만나게 되면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대머리 자식 머리 껍데기를 벗겨주고 말겠어! 이가 뿌득 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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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위험한 사람들 NEW +1 4시간 전 170 7 12쪽
42 천쯔의 초대 +1 24.09.16 469 16 12쪽
41 신정미는 무조건 믿는다 +2 24.09.15 689 19 12쪽
40 상여우 은지선 +2 24.09.14 787 23 12쪽
39 위험하다 +2 24.09.13 964 24 12쪽
38 미녀는 구하고 봐야지 +5 24.09.12 1,112 24 12쪽
37 여친은 재벌 외동딸 +3 24.09.11 1,227 26 12쪽
36 니 일이나 잘 하세요 +3 24.09.10 1,235 29 12쪽
35 할 일 없는 석공들 +3 24.09.09 1,294 30 12쪽
34 연봉 4억. 업무는 오타수정 +1 24.09.08 1,419 24 12쪽
33 인생을 건 진짜 도박 +3 24.09.07 1,534 30 12쪽
32 추적자들 +1 24.09.06 1,597 34 12쪽
31 불신의 씨앗 +1 24.09.05 1,703 29 12쪽
30 돈쭐을 내주마 +2 24.09.04 1,803 30 12쪽
29 이정도까지 벌 마음은 없었어 +2 24.09.03 1,848 33 12쪽
28 모든 여자가 날 좋아하냐? +3 24.09.02 1,870 32 12쪽
27 내공이요? 그런거 몰라요 +1 24.09.01 1,908 32 12쪽
26 나도 내가 무섭다 +4 24.08.31 1,963 32 12쪽
25 전진구 이사의 방문 +2 24.08.30 2,035 28 12쪽
24 채찍과 당근 +1 24.08.29 2,082 35 12쪽
23 국도 스승님 제자가 되다 +2 24.08.28 2,116 36 12쪽
22 돈벌기가 너무 쉽다 +4 24.08.27 2,249 35 12쪽
21 인공지능 +2 24.08.26 2,266 40 12쪽
20 문어발 사업가 +3 24.08.25 2,319 39 12쪽
19 고수 대 고수 +2 24.08.24 2,379 36 12쪽
» 수상한 할아버지 +6 24.08.23 2,450 41 12쪽
17 왠 여자가 처들어 왔다 +3 24.08.22 2,551 46 12쪽
16 신경끄는 비용 2억 +2 24.08.21 2,563 47 12쪽
15 발칙한 여주인공 여주리 +3 24.08.20 2,569 4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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