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천재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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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저블
그림/삽화
아침10시10분
작품등록일 :
2024.08.06 15:24
최근연재일 :
2024.09.17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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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7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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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건 진짜 도박

DUMMY

차영순의 말로는 AI 차영순은 나에 대해서 인지하고 기초정보를 토대로 인터넷 상에 노출된 정보를 수집해서 말한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단순히 인터넷 상에 외국의 정보국과 범죄단체들에 관련된 내용이 나와?


“솔직히 말해 보시죠. 차영순 박사님 이게 어떻게 된거죠?”


“그게··· 하하하. 엔진이 강력해서 바닥까지 싹 훑어 버려요. 다크웹까지···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참.”


“다크 웹까지?”


“네. CIA나 인민정보국 이야기는 처음 들었는데··· 보안을 뚫고 가서 본건지? 아니면 다크웹에서 범죄자들이 하는 말을 조합해 말한 건지.. 아직 확인은 어렵습니다. 아마도 후자가 아닐까 판단하고 있어요.”


“그러다가 큰일 납니다.”


“그게··· 저희도 우려되어서 확인해 봤는데 큰일은 안나더라고요. 쫓아올수 있는 트랙은 모두 감춰져서.”


멀뚱 멀뚱 나를 바라보고 있는 차영순과 수노볼을 바라봤다.

아니 왜 공대다니는 여자들은 이렇게 무모할 만큼 과감한 거냐고?

멀쩡한 회사의 인공지능이 다크웹을 뒤지고 돌아다니면 어쩌자는 거냐?


“그래도 해킹하지 않은게 어딥니까? 하하하.”


이 타이밍에서 내가 따라 웃어야 하는 거야?

나는 저 인공지능 차영순보다 눈앞에 서 있는 차영순과 수노볼이 더 위험하게 느껴졌다.

폭탄의 성능을 시험하기 위해 언제라도 폭탄 스위치를 누를 것 같은 사람들.

그 어마어마한 일을 저지르고도 얼굴은 태평스럽다.

흔적만 안 남기면 무슨 일이라도 해되 된다는 거냐?


“두 분, 제가 가이드라인 제시하는거 잘 새겨 들으세요. 가이드 라인이 어겨지면 그날로 인공지능 연구소 폐쇄할 겁니다.”


AI 차영순을 샀던건 순전히 쓸만한 종목을 좀 더 쉽게 얻기 위해서였다.

AI 차영순이 간추린 추천종목들 중에 내가 필요로 하는 종목 대부분이 있었고 발품 팔지 않고 시간 낭비없이 원하는걸 선택할 수 있었으니까. 하지만 지금처럼 운영한다면 그건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을 안고 사는 것과 같다.


“첫번째 다크웹은 절대 뒤지지 마세요. AI 차영순이 다크웹을 뒤지고 돌아다니는 순간 끝입니다. 두번째 저에 대해서 검색하지 않도록 해 주세요. 말도 안되는 기적들이 연속되어 소위 대박이 난게 맞긴한데 알려지면 좋을게 없습니다. 그리고 당연한 말이지만 해킹은 안돼요. 알았죠?”


그렇게 말하고서 매서운 눈으로 두 사람을 째려보았다.


“대, 대박 나셨어요?”


“로, 로또라도 맞았나요?”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요즘 로또 맞아서는 서울에 제대로 된 아파트 한 채 구하기도 어려운 세상인데.


“네 대박나서 10억주고 AI 차영순 사고 두분 입사시키고 자연어처리 모듈 10억주고 산겁니다. 어마어마한 돈을 투자했는데 보람 좀 느끼게 해 주시죠?”


그렇게 말하고서야 또랑 또랑했던 두 사람의 눈동자가 진지하게 가라앉았다.

자기네들도 양심이 있어야지 막대한 거금을 투자했는데 말이야 다크웹이나 뒤지고 다니면 되겠어.


“아, 알겠습니다.”


차영순이 침착하게 대답한다.




***




촬영장에 문제가 생겼다는건 최정봉 조연출의 전화를 받고 난 다음 알게 되었다.

갈세출 감독이 사라져 버렸다는 것이다.

물론 갈세출의 촬영분이 반 정도 끝나서 큰 문제는 없는데 공동연출이기에 촬영장에 머물러야 하는데 갈세출 감독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아마도 맞을 겁니다. 도진 거에요.”


한참이나 입을 다물고 있던 최정봉이 운전대를 쥔 채 입을 열었다.

지금 나는 조연출 최정봉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강원랜드로 가는 길이다.


“죄송합니다. 함께 가주십사 해서··· 회장님 아니면 갈 감독님을 데려올 사람이 없어서요. 솔직히 좀 불안합니다. 제가 갈감독님 조감독으로 일했었거든요. 어제 전화가 왔습니다. 사고가 나서 급전이 필요하니 500만원만 보내달라고···”


“예전에도 이랬던 거로군요. 그래서 보내셧어요?”


“아니요. 보내봤자죠. 아 이 인간, 멀쩡이 일 잘하다가 왜 또 이러는 거야? 이번 드라마가 얼마나 중요한 기회인데···”


운전을 하면서 애 얼굴 표정을 살피려고 슬쩍 본다.


“화가 나신건 아니죠? 회장님?”


“단순합니다. 말 귀 못 알아들으면 그렇게 쳐박혀 살라고 할게요.”


조연출 최정봉 말에 의하면 갈세출 감독이 도박중독이 도져서 강원랜드로 가서 도박을 하고 돈을 다 날려 여기저기 돈을 꾸고 있다는 것이다. 이세상에 상종하지 말아야 할 인간이 세부류다. 도박에 빠진인간, 마약 하는 인간, 도박에 빠져서 마약하는 인간. 아니 그런 존재는 인간으로 불릴수가 없다. 스스로 인간성을 포기했으니까.

난 조연출 최정봉의 부탁으로 갈세출 감독을 잡으러 가고 있다.


[끼익.]


차가 멈췄고 최정봉이 왠 건물 앞마당을 보고 있다.


“예상대로내요. 갈세출 감독님 차가 저기 있습니다. 외지 사람은 잘 모르는데 저기가 전당포거든요. 중고로 팔아도 사천만원을 받는걸 전당포에 천만원 정도 받고 맡긴거죠.”


최정봉의 턱짓으로 가리킨 곳엔 국산 중형차가 서 있다.

나는 아무말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 있었다.

머리속에 여러가지 경우의 수가 들어간 주사위가 돌아가고 있다.

피곤한건 딱 질색이다.

몇마디 대화 나눠봐서 아닐거 같으면 그대로 갈세출 감독을 남겨두고 서울로 돌아올 것이다.


“다시 확인합니다. 내가 돌아가자고 하면 무조건 돌아가는 겁니다.”


“네, 네.”


나직하게 말하는 내 목소리에 최정봉 조연출이 대답한다.

차는 얼마 지나지 않아 리조트처럼 만들어진 강원랜드에 닿았다.

최정봉이 미리 준비를 한 덕에 간단한 절차를 마시고 강원랜드 안으로 들어갈수 있었다.

낮 12시간 조금 넘긴 시간인데 사람들로 가득차 있다.


“회장님 저기 있네요.”


최정봉이 가리킨 곳에는 40대 중반인 원래의 나이보다 열살은 더 나이가 들어보이는 늙은 남자가 칩을 만지작 거리면서 룰렛 게임판에 앉아 있었다.


“감독님?”


최정봉의 말에 갈세출이 고개를 돌려 슬쩍 보더니 룰렛판을 돌아보다가 다시 고개를 돌려 나를 확인한다.

정상적이라면 튀어나왔어야 할텐데.


“여긴 어쩐 일이세요?”


앉아서 멍한 표정으로 묻는다.


“감독님 잡으러 왔습니다.”


“하하, 뭘 잡아요. 잠깐 게임 즐기다 돌아갈텐데.”


“그 잠깐이 삼일이 지났어요.”


“네?”


시간 감각도 잊은 것이다.


“오늘 돌아가야 내일부터 촬영하면 시간 간신히 맞춰요.”


최정봉이 끼어들어 말한다.


“응 갈께 갈꺼야. 내가 지금 딱 운빨이 떨어졌거든. 조금만 더 하면 본전되니까 요것만 하고. 작가님도 잠시 저기서 음료수 드시면서 기다리세요.”


그렇게 멀쩡한척 말한다.

할 수 없이 난, 최정봉과 카지노 구석에 있는 음료수 매대쪽으로 왔다.

10분, 20분, 30분 시간이 흘러도 갈세출은 일어날줄 모른다.


“잠시만요.”


급기야 참지 못한 최정봉이 갈세출에게 향한다.

멀어서 목소리는 들리지 않지만 최정봉이 갈세출의 옷깃을 당기자 갈세출이 신경질을 내고 최정봉이 강제로 갈세출을 앉은 자리에서 끌어내려고 하자 갈세출이 최정봉을 밀어 버린다. 급기야 보안요원들이 두 사람에게 다가간다.

난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서서 두 사람에게 다가 갔다.


“가자고요! 감독님! 그만 하시라고요. 계속하면 이젠 끝이에요. 끝이라고요.”


“재수없게··· 이것만 하고 간다니까 지랄이야? 놔둬요. 아는 사람입니다.”


보안요원이 두 사람 사이를 제지하다가 갈세출의 말에 빠진다.


“죄송한데 다른 손님들도 있으니까 나가셔서 말씀하시죠?”


얼굴이 반반한 직원이 상냥한척 다가와 두 사람에게 말한다.

최정봉 방식으로는 안된다는게 확인 되었다. 내가 나설 차례인가?


“갈 감독님!”


“미안합니다. 박작가님. 조금만 더 놀려고 했는데 쟤가 억지로 잡아당기는 바람에···”


“아니오 계속 하세요. 갈세출 감독님은 이번 드라마에서 빼겠습니다. 나머지는 문지향 감독님 단독으로 가죠.”


“네? 그런게 어딨어요? 3회차까지 다 찍어놨는데..”


“갑자기 잠적해서 전화도 안 받는 양반이 따질 자격이라도 있나요?”


“에이 그거야··· 그럴수도 있는 거고.”


난 웃으면서 갈세출을 바라봤다.


“얼마 잃었어요.”


“삼, 삼천만원 정도?”


“솔직히 말하시지 그래요?”


“하하 귀신이네··· 팔천이요.”


“그 칩 모두해서 얼마죠?”


“삼백오십? 그쯤 될겁니다.”


난 피식 웃었다.


“본전만 따고 나가신다고요? 팔천을 날리고 삼백오십을 들고서?”


“됩니다. 가능해요. 운이라는게 돌고 돌아요. 기셉니다. 흐름을 잘 읽고 언제 끼어드느냐? 그걸 아는게 바로 꾼들의 감각인 겁니다. 아까 쟤만 아니었어도 제대로 큰 거 먹을 타이밍이었다고요.”


“네 알겠습니다. 계속 하세요. 조연출님! 우리는 갑시다.”


“회장님, 안돼요. 한번만 기회를 주세요. 저 형 인생 끝이라고요. 돈도 없고 이혼 당하고 애도 의절했어요. 회장님.”


“야이 새끼야!”


돌아서는 나를 최정봉 조연출이 붙잡느라 갈세출의 가정사를 털어놨고 그 말에 갈세출이 분노한 것이다.


“왜요? 내 말이 틀려요? 왜 형수님이 이혼했어요? 애 수술비로 도박하는 아빠가 어딨어요? 형 제발 정신 차려요.”


“이이이···”


갈세출이 최정봉의 멱살을 쥐고 있다.

눈물없이 볼수 없는 드라마였다.


“조연출님! 놔두세요. 저런 가짜 도박꾼은 도박이 뭔지도 모르면서 자기 인생을 바치는 겁니다. 뭐 꾼이요? 풋··· 꾼이 아니라 호구들이지.”


내 말에 갈세출을 비롯한 룰렛판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인상을 쓰며 나를 바라본다.


“세상에 제일 바보가 자기가 바보인줄 모르는 바보랑, 지가 호구인지도 모르는 호구죠. 갈 감독님, 당신 같은 사람은 백날 도박해야 아무 소용이 없어, 왠지 알아? 진짜 도박꾼은 따로 있거든.”


난 갈세출의 손에서 칩을 빼앗아 그대로 14번에 올려 놓았다.


“내 칩! 내 칩!”


“베팅 끝났습니다. 룰렛 돌아갑니다.”


갈세출이 손에 든 칩을 되찾으려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룰렛이 돌아가면 아무도 테이블 위의 칩에 손을 댈 수가 없다.


[띠리리리릭 띠리리리리릭 띠리리릭]


룰렛에 구슬이 따라 돌아가고 천천히 속도가 줄더니 붉은색 번호판 안으로 쏙 들어가 버렸다.


“14번입니다. 스트레이트 벳팅 35배 축하드립니다.”


“마, 만세! 만세! 으하하하하”


갈세출 감독은 뒤늦게 35배에 당첨된걸 확인하곤 괴상한 함성을 질렀다.

룰렛판 딜러가 무더기의 칩을 정산해 갈세출 감독에게 안겨준다.


“갑시다!”


난 최정봉을 이끌고 강원랜드 바깥으로 나왔다.


“어떻게 하신거예요? 마, 마술사세요?”


“풋!”


잠시후 돈을 환전한 갈세출이 후다닥 뛰어나온다.


“박작가님 어떻게 하신 겁니까? 네? 어떻게 하신 거예요?”


흥분한 갈세출에게 천천히 다가가 갈세출의 눈을 노려보고 말했다.


“여기서 도박이나 해요. 당신같은 한심한 호구는 필요 없을 거 같네요.”


“뭐라고요? 내가 왜 호구야?”


“이기지도 못할 게임, 다 털리면서도 달려드는게 호구지. 백만년이 지나도 저 게임으론 당신은 날 못 이겨.”


“어디서 말같지 않은 소리야? 운 좋게 한번 맞은 걸로.”


갈세출이 버럭 화를 낸다.


“운? 과연 운일까? 왜 이기지도 못하는 가짜 도박에 빠져 허우적 대? 진짜 도박을 해! 진짜 도박을··· 당신 인생을 걸고 최선을 다해서 누구도 따라오지 못하는 당신만의 능력으로 결과를 뽑아내는 도박 말이야. 그 도박에선 당신은 진짜 꾼이지, 프로고 최고지. 그런 대단한 인간이 여기서는 호구나 되어서 빌빌거리고··· 꺼져 이 한심한 인간아! 갑시다!”


“뭐, 뭐라고?”


최정봉에게 가자고 말하고 차에 올라탔다.

백미러로 보니 갈세출이 엉거주춤 서서 우리가 탄 차를 바라보고 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 작성자
    Lv.72 폴투윈
    작성일
    24.09.07 13:51
    No. 1

    첫직장 첫회식 때 상사에게 3대 불효자에 대해 들었습니다
    1. 도박하는 놈
    2. 보증서는 놈
    3. 주식하는 놈
    네 증권회사였죠 아마 지금쯤은 코인하는 놈으로 바뀌지 않았을까 싶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세비허
    작성일
    24.09.09 02:21
    No. 2

    재미있게 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2 연촴
    작성일
    24.09.11 01:46
    No. 3

    AI가 저정도면 해킹을 해야 하지 않나....???
    일반 정보도 아니고 코인으로 돈을 번걸 워케 아러.???????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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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할 일 없는 석공들 +3 24.09.09 1,295 30 12쪽
34 연봉 4억. 업무는 오타수정 +1 24.09.08 1,420 24 12쪽
» 인생을 건 진짜 도박 +3 24.09.07 1,535 30 12쪽
32 추적자들 +1 24.09.06 1,598 34 12쪽
31 불신의 씨앗 +1 24.09.05 1,707 29 12쪽
30 돈쭐을 내주마 +2 24.09.04 1,806 30 12쪽
29 이정도까지 벌 마음은 없었어 +2 24.09.03 1,851 33 12쪽
28 모든 여자가 날 좋아하냐? +3 24.09.02 1,872 32 12쪽
27 내공이요? 그런거 몰라요 +1 24.09.01 1,910 32 12쪽
26 나도 내가 무섭다 +4 24.08.31 1,964 32 12쪽
25 전진구 이사의 방문 +2 24.08.30 2,037 28 12쪽
24 채찍과 당근 +1 24.08.29 2,083 35 12쪽
23 국도 스승님 제자가 되다 +2 24.08.28 2,117 36 12쪽
22 돈벌기가 너무 쉽다 +4 24.08.27 2,250 35 12쪽
21 인공지능 +2 24.08.26 2,266 40 12쪽
20 문어발 사업가 +3 24.08.25 2,320 39 12쪽
19 고수 대 고수 +2 24.08.24 2,380 36 12쪽
18 수상한 할아버지 +6 24.08.23 2,451 41 12쪽
17 왠 여자가 처들어 왔다 +3 24.08.22 2,553 46 12쪽
16 신경끄는 비용 2억 +2 24.08.21 2,563 4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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