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천재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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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저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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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10시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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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6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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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5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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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어발 사업가

DUMMY

빌라 매매 45억, 100미터 남짓한 거리의 넓이는 6500제곱미터 1970평이다. 평당 1050만원이 책정되어 있는데 그 것도 서울치고는 매우 저렴한 가격이었다. 총 매매가 206.85억, 계약금 20억을 전달하고 세 달안에 나머지 잔금도 지불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제가 말씀하신대로 정말 그렇게 하신다면 이 거리를 기만거리로 명명 하겠습니다.’


재개발 반대를 외치던 확성기 아저씨가 말한다.

생각해보니 재미있을 것 같았다. 내 이름을 딴 거리라. 한번도 생각해본적 없지만 자진해서 해주겠다는데 뭘.


원룸 빌라는 층당 6세대 총 36가구가 입주할 수 있었는데 기존에 입주해 있는 22곳을 빼면 14개의 집이 비어 있었다.

당장 재개발이 진행되어 건물을 부수게 되면 살 곳이 없는 이들은 들어와서 살라고 방을 비워줬다.

재개발이 완료되는 1년을 기한으로 보증금과 월세는 공짜이지만 관리비와 기타 비용은 내야한다.


건물주는 45억이나 되는 돈을 받고 빌라를 팔았으면서 시원섭섭해하는 얼굴이었다.

내용을 들어보니 원래도 빚이 있었는데 은행빚 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빚도 많아서 이것저것 다 빚을 처리하고 보니 수중에 남는 돈은 몇억 정도 밖에 없는듯 했다. 게다가 이 근처 친구들이 있어 멀리 떠나기도 싫어하는 눈치였다.


“아저씨, 할 일 없으면 여기 관리하는 일 하실래요? 한달에 200만원 드릴게요.”


“너무 페이가 작네, 그 돈 받고 무슨 일을 해?”


“싫으면 마시고요. 노느니 그 돈받고 설렁 설렁 일하시는게 낫지 않나요?”


내 눈치를 슬쩍보던 옛 건물주 이상학은 마지 못해 받아들이는 척한다.


“그래요 그럽시다. 놀면 뭐해?”


나이는 예순 여섯, 직급은 과장급, 내가 그를 선택한 것은 어차피 이곳은 누군가 관리를 해야 했었는데 건물주가 자잘한 인테리어나 배관수리, 전기 수리를 직접 하는걸 몇번 보았기 때문이다. 건물주로 살려고 미리 전기기술자 자격증까지 땄다고 하니 그가 적임자였다.


일이 갑자기 커지는 바람에 여러 인력들이 필요했다.


“신정미씨! 비서 제대로 해 볼래요?”


“무슨 비서요?”


“나 도와주려고 온 거잖아요. 그러니까 비서일 제대로 해보자고.”


“전 스튜디오 용가리 소속이에요. 드라마 대본하고 투자금 확보만 제대로 되는지 확인하면 됩니다.”


“일을 이렇게까지 벌려놓고 발을 뺄 순 없잖아요. 이렇게 복잡해서 드라마 원고 쓰겠어요? 아이고 정신이 없어서 드라마 투자금 확보를 제대로 할 수나 있을런지 모르겠네···”


자기만 막 나가는걸 아는줄 아나? 대책없이 쳐들어왔으면 대책없이 질러대는 작가의 진상 짓도 받아봐야지.


“도대체, 하! 기가 막혀, 세상에 이렇게 일 저지르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난 이렇게 무모하고 즉흥적으로 일하는 사람을 본적이 없어요.”


급기야 내게 짜증을 낸다.


“뭐 안 도와주면, 여기서 그냥 배 쨉시다. 지금 드라마가 중요해요? 몇백억이 날라가게 생겼는데···”


물론 이건 뻥이다. 내겐 지금 쓰고 있는 웹소설과 드라마 이상으로 중요한 건 없다.


“알았어요. 내가 도와줄게 뭔데요?”


그렇게 나오셔야지, 크큭.


“일단 건축 전문가 한명 직원으로 뽑아야 해요 베테랑으로, 그리고 법인도 두 개정도 세워야 합니다. 아 신정미씨는 어쩔수 없네 이사로 참여해 주셔야 해요. 에 그리고 우리가 사용할 사무실도 하나 있어야 겠어요.”


“그걸 다 나보고 하라고요?”


“그거 도와주러 온 거잖아요. 아니면 내가 언제 글을 써요? 싫으면 마시던가, 내가 직접할테니 원고는 알아서 하세요.”


“참 나 미치겠네.”


신정미가 툴툴 거린다.




***




며칠 사이지만 신정미가 일을 하는 걸 지켜봤었다.

놀랍도록 깔끔하면서도 빠르고 정확했다.

게다가 신원도 확실하다. 스튜디오 용가리의 용현준 사장의 동생이니까.

정말 옆에다 앉혀두고서 내가 하는 모든 일처리를 맡기고 싶을 만큼 뛰어난 사람이다.

용현준, 신정미, 자기들 딴에 나를 감시하고 감독하기 위해서 왔다가 제대로 코가 꿰어버린 것이다.


그 사이 난 가상화폐쪽으로 대부분의 투자금을 돌려놓았다.

증권사에서 전화가 오고 난 이후 정신을 차린 것이다.

그들이 나를 주목하고 있다면 당연히 내가 투자하고 있는 내역도 보고 있을 것이다.

그새 400억이 넘게 돈은 불어나 있었지만 건물을 사고 계약금을 내느라 300억 정도만 남은 상황이었다.

난 그중 280억은 가상화폐로 돌리고 나머지 20억은 일부러 느낌이 전혀 없는 주식종목에 투자했다.

내 능력은 치팅이다. 누군가 내가 그러한 능력을 가진걸 알아챈다면 그 능력을 온전히 쓸 수가 없다.

능력을 사용하는 것 만큼이나 아무도 모르게 신중하게 능력을 사용해야 한다는걸 뼈져리게 느끼고 있었다.


아마도 나를 따라 주식을 투자하게 된 사람들은 폭망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낄낄낄 몰래 홈쳐본 댓가를 치루게 될 것이다.


법인 설립은 빠르게 진행되었고 한개의 회사는 ‘복지박기만투자’라는 명칭을 달게 되었다. 회사명을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에 난 '복지'라는 단어와 '투자'라는 단어가 들어갔으면 좋겠다고 대답한게 다였다.

다른 법인은 ‘박기만건설’ 이라는 이름이었다.


“아니 아무리 내 법인회사라지만 왜 내 이름이 들어간 거예요?”


“작가님, 아니 투자자님이 세우신 회사니까요.”


신정미는 반 강제로 다른 일을 하다보니 내게 툴툴거리면서 대답한다.


“신정미씨! 아니 신이사님 중복재직 되죠? 여기서도 월급이랑 보너스 나갈 예정입니다.”


그 순간 신정미의 눈빛이 바르르 흔들리는걸 난 분명히 보았다.


“대표님, 박기만 건설에 근무할 인력 면접 보셔야죠. 제가 일단 다섯명을 추렸습니다.”


신정미는 갑자기 깍듯해져서 서류들을 내게 내민다.

그래 세상에 돈쭐만큼 제일 강력한게 없지, 월급 준다는 말에 태도가 180도 변했다.

신정미가 건네준 이력서들을 살펴보았다.

내가 필요로 하는 인력은 앞으로 세우게 될 건물들의 건설을 모두 총괄할 사람이어야 했다.

경험이 많지만 젊어야 하고 에너지틱한 사람, 그러면서도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다.

호오, 신정미는 단지 이력서만 뽑아 놓은게 아니라 그 사람에 대한 평판이나 포탈에 오른 건설 내역, 기사까지 뽑아놨다.

‘이 여자다!’ 내가 생각한 걸 이루기 위해선 신정미가 꼭 필요한 사람었다.


“이 사람하고 이 사람 면접 잡아주시죠. 나머진 폐기하시고.”


“네?”


신정미가 의아해 하며 묻는다.


“이력은 이 세 사람이 더 나은데요.”


“그 사람들은 큰 기업에만 있었던 사람들이잖아요. 제가 필요로 하는 사람은 궂은 일 힘든 일 마다하지 않고 할 사람입니다.”


내가 뽑은 사람들은 1차 하도급 업체에 있었던 다양한 건설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커다란 그림을 함께 그려가며 군말없이 정진해줄 사람, 내가 필요로 하는 사람은 그런 사람이다.

모든 이력서를 손에 들고 훑어 보았을때 땡기는 사람은 그 두명 뿐이었다.




***




“여긴가요? 혹시나 했는데, 적어도 오피스텔인줄은 알았는데···”


후보자가 원룸문을 두드리고 문이 열리자 한 말이었다.


“일을 시작하는 단계다 보니 어쩔수 없었네요. 조만간 사무실이 차려질 테니 이런 모습인건 이해해 주십시오.”


“아, 아니오. 제가 생각한 회사가 아닌거 같습니다. 나중에 사무실 차려지면 그때 사람을 뽑으세요. 이런 곳으로 부르지 말고.”


후보자 하나는 원룸 안으로 들어오지도 않고 가 버렸다.

난 그에게 연봉 20% 인상과 앞날이 창창한 비전을 주려고 했지만 어쩔수 없다.

입장을 바꿔놓고 보더라도 침대가 있는 작은 원룸에 의자 두개 갖다놓고 면접이라니, 그런 건설사를 듣도 보도 못했을 것이다.

그래서 선택의 여지가 없었지만 다음번에 면접 온 사람을 입사시켰다.

단순히 그 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입사시킨 것은 아니었다.


배도직, 39세, 고졸로 명문건설 입사, 입사후 야간대 건축학과와 대학원을 졸업. 결혼은 못했지만 사귀는 여자친구는 있음.

배도직이 내 앞에 앉아 있을때 난 배도직에게 강한 끌림을 느꼈다.

실물을 보았을 땐, 능력을 감지하는 능력이 더 뚜렷이 나타나는 듯 했다.

그리고 그의 눈을 보았을때 능력으로만 감지되지 않는 것이 느껴졌다.

내가 배도직에게 사기를 혹 당할 일이 있더라도 수긍을 하고 받아들일 수 있겠다는 느낌 말이다.

연봉 8500만원, 성과급 별도, 자동차와 스톡옵션 제공 예정.

배도직이 원하는대로 들어주었다.


“그냥 법인 만든다고 되는게 아니라 건설사가 건설을 하기 위해선 건설이력이 있어야 합니다.”


배도직이 무표정한 얼굴로 말한다.

이게 무슨 황당한 말인가? 건설사가 되려면 건설이력이 있어야 하다니.


“그래서 어떻게 하면 될까요?”


“간단합니다. 망해가는 건설사를 인수하면 됩니다.”


“알고 있는 건설사가 있어요?”


“네 제가 다니던 명문건설이요. 지금은 다 망해서 직원도 몇명 남지 않았습니다. 대표님은 도망다니고 계실거고. 한 10억이면 사무실째 인수 가능할 겁니다.”


“10억이요? 그게 30년이 넘은 건설사라고 하지 않았나요?”


“망했으니까 가능한 금액이죠.”


“해 보세요.”


“알겠습니다.”


좁디 좁은 내 원룸에서 면접이 진행되었고 입사를 확정했고 거기서 첫 업무를 주었다.

정상적이라면 당연히 보증을 서달라지 않을까? 아니면 투자금을 내 놓으라고 하지 않을까? 의심하는게 맞을 텐데 배도직은 그런게 없다.


“한가지 여쭤볼게요. 그런데 뭘 보고 우리 회사에 입사하시겠다는 거에요?”


“눈이요.”


“눈?”


“환경은 이상하죠. 그런데 살다보면 이상한 환경에서 일을 벌여야 할 수도 있어요. 그런데 대표님 눈은 뚜렷하고 정직했습니다. 난 대표님 눈을 보고 믿을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난 그런 판단을 하고 있는 나를 믿고요.”


궤변같기는 했지만 나를 믿어준다는 말이 기분 좋게 들리기는 했다.

알고보면 모두들 나와 비슷한 치트키를 쓰면서 살아가고 있는 거다.


“하지만 다음엔 한번쯤 의심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그렇게 말하곤 그를 첫번째 임무를 진행하도록 내 보내야 했다.


“대표님! 어디까지 진행하실 생각인가요?”


신정미가 내게 묻는다.


“어디까지긴 갈데까지 가야죠. 내 마음대로 이 세상 주무르면서 재미나게 놀겁니다.”


“돈벌려고요?”


“에이 돈만 벌려고하면 이런 짓 안하고도 벌 수 있어요. 난 나도 즐겁고 다른 사람도 즐거운게 재밌거든.”


신정미의 진지한 질문에 난 아이같이 대답할 수 밖에 없었다. 그게 사실이니까.

신정미가 내 눈을 뚫어져라 들여다 본다. 배도직처럼 뭔가를 느끼려는 거냐?


“정말 기가막힌 분이네, 제가 경영학과 출신입니다. 듀크대요. MBA까지 나왔죠. 사실 이 말도 안되는 걸 저지르는걸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는데 정말 뭔가를 하려는 것 같네요. 본인도 즐겁고 사람들도 즐겁다? 그게 재미난 일이에요?”


“그치, 이 세상에 그것만큼 재밌는게 어딨어요? 다 좋자는데.”


“좋아! 그럼 재미나게 일을 벌려보죠. 하하하 미치겠네, 이 사람은 뭐야?”


신정미가 결심한듯 속 마음을 터 놓는다.


“일단 박기만 건설은 사업자명을 바꾸죠. 주식회사 KM으로 하고 명문건설을 인수하면 그 하단에 붙이죠. 그리고 복지박기만투자회사는 지주회사가 되어야 해요. 주식회사 KM의 모든 지분은 복지박기만투자회사가 소유해야 합니다. 일단 회사 형태는 갖춰야 하니까. 인근의 빈 사무실을 렌트해서 써야 할 거고요. 저와 이상학과장, 배도직 부장은 주식회사 KM의 직원으로 등록되어야 하고 박기만씨는 두 회사의 대표가 되셔야 합니다. 그리고···”


작정을 하자 마치 물꼬가 터진듯 신정미가 지식을 쏟아낸다.


“대표님은 저한테 경영학에 대한 기본 지식을 배우셔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냥 다 때려치세요.”


나를 노려보고 질겅질겅 씹듯이 야무지게 말하는 신정미의 뜻을 거부할 수가 없었다. 신정미, 이 여자 정말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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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천쯔의 초대 +1 24.09.16 470 16 12쪽
41 신정미는 무조건 믿는다 +2 24.09.15 689 19 12쪽
40 상여우 은지선 +2 24.09.14 787 23 12쪽
39 위험하다 +2 24.09.13 964 24 12쪽
38 미녀는 구하고 봐야지 +5 24.09.12 1,112 24 12쪽
37 여친은 재벌 외동딸 +3 24.09.11 1,227 26 12쪽
36 니 일이나 잘 하세요 +3 24.09.10 1,235 29 12쪽
35 할 일 없는 석공들 +3 24.09.09 1,295 30 12쪽
34 연봉 4억. 업무는 오타수정 +1 24.09.08 1,419 24 12쪽
33 인생을 건 진짜 도박 +3 24.09.07 1,534 30 12쪽
32 추적자들 +1 24.09.06 1,598 34 12쪽
31 불신의 씨앗 +1 24.09.05 1,704 29 12쪽
30 돈쭐을 내주마 +2 24.09.04 1,804 30 12쪽
29 이정도까지 벌 마음은 없었어 +2 24.09.03 1,849 33 12쪽
28 모든 여자가 날 좋아하냐? +3 24.09.02 1,872 32 12쪽
27 내공이요? 그런거 몰라요 +1 24.09.01 1,910 32 12쪽
26 나도 내가 무섭다 +4 24.08.31 1,964 32 12쪽
25 전진구 이사의 방문 +2 24.08.30 2,037 28 12쪽
24 채찍과 당근 +1 24.08.29 2,082 35 12쪽
23 국도 스승님 제자가 되다 +2 24.08.28 2,116 36 12쪽
22 돈벌기가 너무 쉽다 +4 24.08.27 2,249 35 12쪽
21 인공지능 +2 24.08.26 2,266 40 12쪽
» 문어발 사업가 +3 24.08.25 2,320 39 12쪽
19 고수 대 고수 +2 24.08.24 2,380 36 12쪽
18 수상한 할아버지 +6 24.08.23 2,450 41 12쪽
17 왠 여자가 처들어 왔다 +3 24.08.22 2,553 46 12쪽
16 신경끄는 비용 2억 +2 24.08.21 2,563 47 12쪽
15 발칙한 여주인공 여주리 +3 24.08.20 2,570 4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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