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천재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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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저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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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10시10분
작품등록일 :
2024.08.06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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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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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8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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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4억. 업무는 오타수정

DUMMY

갈세출 감독은 350만원의 35배이니 1억이 조금 넘는 돈을 챙긴 것이다.

그날 저녁 조용히 돌아와서 다음날부터 아무소리 하지 않고 촬영을 시작했다고 했다.

더 집중한 상태에서 더 정교해지고 더 깊은 열정으로 일을 한다고 최정봉이 내게 알려왔다.


[회장님 어떻게 하신 겁니까?]


“뭐 별거 없어요? 진짜 도박은 우리 인생 아니겠습니까? 갈 감독님이 그걸 깨달은 거죠.”


[전 회장님이 그냥 돈 많은 친구 둬서 그 자리에 앉으신줄 알았는데 존경합니다.]


“하하 뭘요.”


[이제 뭐든 말씀만 하십시요. 충성하겠습니다.]


삼십대 후반, 젊은 시절을 모든 갈세출 감독과 시간을 함께 보낸 조연출이었다.

나보다 나이가 훨씬 많은데도 불구하고 내게 충성을 한다고 한다.

나중에 편집본을 보면서 갈세출 감독이 바뀐 부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빛과 그늘, 명암으로 남자들 세계의 굵직한 감정 흐름을 담아내고 있었다.

문지향 감독의 섬세하고 디테일한 감정표현과는 다른 연출 법이었다.


연예계에서 영원한 비밀은 없다.

갈세출 감독이 강원랜드로 도박을 하러 떠났다는 사실은 누가 말하지 않아도 다들 알고 있었던 사실이었고.

그가 자기발로 되돌아 온 것도, 되돌아 와서 연출력이 더 깊어진 것도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한 모양이었다.

신신당부를 시켰지만 아마도 최정봉이 입을 연 것 같았다.

갈세출 본인이 떠들었을리는 없고 난 떠들지 않았으니 최정봉 밖에 없지.


스텝진들에게도 배우들에게도 나에 대한 미묘한 우상화가 진행중이었다.

하늘에서 갑자기 뚝 떨어져 나타난 외계인 같은 존재.

어느날 갑자기 나타나 웹소설계를 평장하고, 베테랑 프로작가 보다 시나리오를 더 잘 쓰며.

베테랑 감독을 손에 쥐고 쥐락펴락 하며, 어마어마한 부를 가진 신비의 존재.


그들은 내가 5년동안 깡소주에 사발면 먹으면서 밤을 새워가며 손으로도 쓰고 발로도 쓰며 괴로워 했던 시간을 알리도 없을 거고.

아니라고 만나는 사람마다 손 붙잡고 이야기 해 줄 수도 없고.

그냥 냅두기로 했다. 그런 이미지가 뭐 나쁜 것도 아니고.

그런데 그 소문이 ‘이혼 후 능력각성’ 촬영장의 스텝들과 배우들에게 퍼지더니 연예계 전체로도 퍼져버렸다.


[네 지금 아직 드라마 개봉을 하지도 않았는데 이미 히트작 반열에 오른 드라마가 있죠?]


[네 맞습니다. 서태지와 아이돌 이후 이런 신비주의 드라마는 처음 보는데요. 시나리오 작가가 누구인지 투자자가 누구인지 완전히 베일에 쌓여 있습니다. 자 한번 보시죠.]


요즘 세상에 그렇게 찍는 드라마가 있어? 난 호기심이 잔뜩 든 상태에서 ‘TV연예특급’이란 방송을 집중해 보고 있었다.


[우리 작가님은요. 갑자기 혜성 처럼 나타나셔서 그냥 다 쓸어버리셨어요. 몸매는 모델이고요. 생긴건 남주현 보다 잘생겼어요. 작가님 보는 날이 우리한테는 로또 사는 날이에요.]


여자 스텝으로 보이는데 흠, 우리 드라마 분장팀 막내랑 느낌이 매우 비슷한데?

스텝들은 어디가던지 비슷한 느낌인가 보다.


[카리스마스가 있다고 해야 할까요? 아시죠? 좀 전에 그 말은 제가 개그한겁니다. 누가 카리스마를 모릅니까? 아무튼 룰렛 알죠? 룰렛! 칩을 갑자기 테이블 딱 놧는데! 그번호가 맞았다는거 아닙니까. 아 이거 방송 못 나갈텐데··· 모자이크랑 음성변조 해주시는거 맞죠?]


모자이크가 있고 음성변조를 하면 뭐하나? 누가 말한건지 뻔히 아는데.

최정봉 조연출, 이 떠벌이, 동네방네 다 떠들더니 방송국 카메라 앞에 다 대고 뭐라는 거야?

가만 그럼 그 베일에 쌓인 시나리오 작가와 투자자가 바로 나네.

등에서 소름이 쫙 돋으면서 상황을 깨달았다.

가뜩이나 각국 정보국에다가 글로벌조폭들까지 노나 코인으로 돈벼락 맞은 갑부를 찾고 있는 이 와중에 나에 대한 특집이 방송에 나와?

난 잔뜩 긴장한채 바라볼수 밖에 없었다.

저 최정봉 조연출 보너스는 없다.

다행히 방송은 ‘이혼 후 능력각성’에 대한 드라마에 포커스를 맞춰서 조명한 내용이었고 나에 대해서는 짧게 나오고 지나치는 수준이었다. 다행이다.

저정도 방송이면 그렇게 긴장할 필요는 없는 거였다.

‘이혼 후 능력각성’ 드라마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방영을 시작하자마자 모두 씹어먹을듯한 기세다.




***




기존 건물을 철거하고 진행한 기반공사가 마무리 되었고 이제 본격적으로 건설을 진행하게 되었다.


[쿵 쿵 쿵 쿵.]


기반을 다지기 위해 거대한 망치로 정같이 거대한 쇳덩어리를 때리는 소음이 사라졌고 하루 하루 변화되는 모습이 눈에 뜨인다.

기본 골조는 강철빔으로 하고 이미 만들어진 건물구조를 크레인으로 들어서 올려 조립하는 새로운 공법을 사용할 예정이라고 한다.


‘4달, 별일 없으면 3달안에 완공 가능합니다.’


배도직은 나한테 자신감있게 말했었다.

예전이라면 몇년씩 걸려 지었어야 할 빌딩을 이제 4달이면 가능한 세상이 되었다.

지켜보면서도 놀라웠다.


상가번영위원장(?) 직책의 이름이야 어떻든 알바생이 된 확성기 아저씨 나관중은 신정미의 지도로 매일 상인교육을 진행한다.

처음엔 시청각자료가 대부분이었지만 이제는 재활용용품, 친환경그릇 등 다양한 자료를 가지고 와서 새롭게 대두되고 있는 ESG경영(environment social governance : 환경, 사회, 지배구조를 중요시하는 경영)을 교육시키고 있다.

좋은 물건 저렴하게 판매한다는 기조로 조용히 생업에 종사하시던 상인들의 강력한 장점이 신정미와 나관중의 지도로 변화하고 있었다.


현재 ‘복지박기만투자’였던 위험했던 회사명을 ‘KM 홀딩스’로 개명하고 지주회사로 만들고 그 밑에 ‘주식회사 KM’을 갖다 놓았다.

그다음 ‘주식회사 KM’밑에 ‘명성건설’과 ‘스튜디오 용가리’, ‘인공지능 연구소’가 자리매김 되어 있다.

신정미는 경영학도 출신 답게 중추라고 할 수 있는 ‘주식회사 KM’의 기반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역시 직책이 사람 만드는 거다. 무슨 말이냐? 신정미는 부회장에 준하는 이사급이지만 부하직원이 없다.

직책이 아무리 높으면 뭐하냐? 나홀로 사장해봐야 구멍가게밖에 더되겠냐?


신정미는 하루가 멀다하고 회사의 기반을 만들, 자신이 부리고 싶은 부하직원을 구인하자며 나를 조르고 있다.

후후후, 원한다고 낼름줄수는 없는 거 아닌가? 필요해야 사람을 쓰는 거지.

혼자 열명의 몫을 충분히 감당하고 있는 신정미가 있는데 뭐하러 구인을 한단 말인가?

이러려고 몇억대가 되는 연봉을 주고 있는 거다.

반면 신정미는 죽을 맛일 거다. 이사면 뭐하냐고 부하직원이 없는데 후후후.


“정말 구인 안하실 거예요? 언제까지 내가 북치고 장구치고 다 해야 합니까?”


“미안하지만 꽹가리랑 징도 치셔야 해요.”


“회사가 성장하려면 그에 걸맞는 인력들이 있어야만 합니다. 제가 언제까지 오탈자보고 문맥교정해야겠어요?”


신정미가 도끼눈을 뜨고서 날 바라본다.


“신이사님은 본인이 하는 일중에 제일 중요한 일이 뭐라고 생각해요?”


“글쎄요? 사업계획 수립? 회장님 사업전략에 보조해 인력을 세팅하고 관리하는것?”


“아니요. 제일 중요한게 바로 그 오타수정이랑 문맥교정입니다.”


신정미가 내 눈을 빤히 바라본다.

원망과 저주가 담겨 있다.

아니 사업게획 수립하고 전략을 계획하고 인력확보 다 중요하고 해야 하지.

그런데 제일 중요한건 ‘이혼 후 능력각성’ 웹소설 원고와 시나리오 원고 봐주고 교정하는거 아니겠냐고?


“정말 너무하시는거 아니에요? 저 한달 월급만 삼천만원이 넘어요. 그 돈 받는 사람을 원고 교정하는데 쓴다고요? 그거야 말로 비생산적인 일 아니냐고요?”


난 신정미를 바라보고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전 신이사님을 제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업무에 투입할 겁니다. 아마 대부분 나와 함께 일을 진행하게 될 거예요. 지금 현시점에선 제일 중요한게 웹소설, 시나리오 대본 원고 교정입니다.”


돈은 내가 알아서 벌어요. 사업? 구태여 그런거 할 필요없어요.

사람들 즐겁자고 재미있자고 하는게 사업 아냐? 이미 현금으로 4조나 땡겨 놨어요.

안 그러냐고? 내 입장에서 제일 중요한건 원고 교정이지.


“진심이네, 미치겠네··· 사람들이랑 가족들이 물어요. 연봉 4억, 월급 3천만원 받고 무슨 일 하는 거냐고, 그럼 제가 대답을 못해요. 지금 하는 일은 비서 역할이지, 밥짓지, 원교 교정하지.”


“신이사님! 초심을 잃지 마세요. 우리집 쳐들어올때 어떤 마음이었어요? 장보고 밥짓고 그런건 하지 마요. 누가 하랬습니까? 비서업무요?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일이 바로 그 업무잖아요. 명칭이 뭐가 되었던지··· 그리고 지금 원교 교정이 제일 중요한 업무입니다. 신이사님 없으면 이 회사 안 돌아가요. 원고 교정이 안되는데 빌딩 지으면 뭐할거냐고? 드라마랑 영화는 어떻게 찍어?”


나를 빤히 바라보던 신정미가 머리를 움켜쥔다.


“아아 미치겠네. 설득력있어. 내가 더 화나는 건 그 사실을 부정할 수가 없다는 거야! 그래요 해요! 5회차 대본 시작하시죠.”


“헉!”


“뭐가 헉이에요? 제일 중요한게 원고라며?”


“그건 그렇지만···”


“그러니까 시작하라고요. 회장님!”


제길, 실수 했네. 내 도끼로 내 발등을 찍은 셈이야.




***




[멈추세요! 우리는 당신이 한 모든 일들을 알고 있습니다. 당신 스스로 멈추지 않으면 우리가 멈추도록 해 주겠습니다. 우리의 경고를 무시한다면 파괴적인 결말이 있을 뿐입니다. 당신의 삶 안에서 조용히 살아가길 바랍니다.]


몇년동안 쓰지 않던 계정이었다.

그 전에도 쓸일이 없어 당연히 메일을 받을 일도 없고 보낸 일도 없다.

그 계정에 메일이 왔다는 알람이 떴고 확인해보니 저런 메일이 와 있었다.

처음엔 그저 영국에서 시작한 행운의 편지? 또는 메일피싱? 여러 사기중에 하나일 거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런데 메일이 온게 이틀전이다. 그리고 이 메일 계정을 사용한 적이 없어 이 계정으로 메일이 왔다는 사실 자체가 있을수 없는 일이다.


그냥 별거 아닌 것으로 넘어가도 되었는데 메일 내용자체가 의미심장하다.

험악한 말은 없지만 ‘우리가 멈추도록 해 주겠습니다.’라는 말은 분명히 협박이었다.

난 인공지능 연구소로 찾아갔다.

차영순과 수노볼이면 이 메일을 누가 보냈는지 알 수 있을지도 모른다.


“VPN으로 여러번 우회했어요. 이 IP위치도 중국으로 나타나지만 중국에서 보낸게 아닐겁니다.”


메일을 보낸 이의 아이디와 IP를 추적하던 차영순이 말한다.


“그러면 누가 보냈는지 찾을 수 없다는 소리인가?”


“찾을 방법이 없는건 아닙니다. 인공지능 차영순에게 트랙킹을 시키면 찾아가긴 할텐데··· 아시다시피 불법이거든요. 사람 손으로 하면 일일이 직접 추적해야 해서 한달 넘게 걸릴지도 몰라요. 그래봐야 어차피 그것도 불법이고요.”


수노볼이 나를 바라보며 익살스럽게 씨익 웃는다.


“회장님 누구한테 원수졌어요? 이건 행운의 편지도 아니고 내용이 심상치 않네. 어떻게 추적해 드려요?”


얼마전에 AI 차영순이 다크웹을 뒤지고 해킹을 했다는 말에 절대 불법적인 일은 하지 말라고 경고를 한 뒤여서 차영순과 수노볼이 나를 약올리듯 말을 하는 것이리라.


내게 어떤 놈이 이런 메일을 쓴 건지 너무나도 궁금했다.

뭘 멈추라는 것일까? 한 개인일까? 우리라고 표현한걸로 봐선 무슨 조직이나 단체 같은데···

아니 내가 뭘 했다고 멈추라는 건가? 가상화폐? 재개발? 웹소설과 드라마?


차영순과 수노볼이 잔뜩 기대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고 있다.

그들이 바라는 건 ‘찾아보세요.’라는 한마디 일 것이다.


“됐어요. 불법은 해도 안되고 하지 말아야죠.”


두 사람에게 그렇게 말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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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위험한 사람들 NEW +1 5시간 전 170 7 12쪽
42 천쯔의 초대 +1 24.09.16 472 16 12쪽
41 신정미는 무조건 믿는다 +2 24.09.15 691 19 12쪽
40 상여우 은지선 +2 24.09.14 787 23 12쪽
39 위험하다 +2 24.09.13 964 24 12쪽
38 미녀는 구하고 봐야지 +5 24.09.12 1,112 24 12쪽
37 여친은 재벌 외동딸 +3 24.09.11 1,227 26 12쪽
36 니 일이나 잘 하세요 +3 24.09.10 1,237 29 12쪽
35 할 일 없는 석공들 +3 24.09.09 1,295 30 12쪽
» 연봉 4억. 업무는 오타수정 +1 24.09.08 1,420 24 12쪽
33 인생을 건 진짜 도박 +3 24.09.07 1,534 30 12쪽
32 추적자들 +1 24.09.06 1,598 34 12쪽
31 불신의 씨앗 +1 24.09.05 1,706 29 12쪽
30 돈쭐을 내주마 +2 24.09.04 1,806 30 12쪽
29 이정도까지 벌 마음은 없었어 +2 24.09.03 1,850 33 12쪽
28 모든 여자가 날 좋아하냐? +3 24.09.02 1,872 32 12쪽
27 내공이요? 그런거 몰라요 +1 24.09.01 1,910 32 12쪽
26 나도 내가 무섭다 +4 24.08.31 1,964 32 12쪽
25 전진구 이사의 방문 +2 24.08.30 2,037 28 12쪽
24 채찍과 당근 +1 24.08.29 2,083 35 12쪽
23 국도 스승님 제자가 되다 +2 24.08.28 2,117 36 12쪽
22 돈벌기가 너무 쉽다 +4 24.08.27 2,250 35 12쪽
21 인공지능 +2 24.08.26 2,266 40 12쪽
20 문어발 사업가 +3 24.08.25 2,320 39 12쪽
19 고수 대 고수 +2 24.08.24 2,380 36 12쪽
18 수상한 할아버지 +6 24.08.23 2,451 41 12쪽
17 왠 여자가 처들어 왔다 +3 24.08.22 2,553 46 12쪽
16 신경끄는 비용 2억 +2 24.08.21 2,563 47 12쪽
15 발칙한 여주인공 여주리 +3 24.08.20 2,570 4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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