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천재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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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저블
그림/삽화
아침10시10분
작품등록일 :
2024.08.06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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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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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4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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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고수 대 고수

DUMMY

“왜 이렇게 까지 해요?”


“이렇게까지 해야 일이 만들어지더라고요.”


“정말 대단하신거 같아요.”


“아까는 장난쳐서 미안해요. 나도 좀 약이 올라서. 기만 작가님이 얼마나 가라고 구박을 했던지.”


“다시는 그런 장난치지 마세요. 또 그러면 드라마고 뭐고 다 때려치웁니다. 이건 마지막 경고에요.”


차지혜와 신정미가 주고 받는 말에 내가 방점을 찍었다.

상대방 양해를 구하지도 않고 사람을 파견 보내는게 어디있으며 멀쩡한 처녀를 남자 혼자 사는 방에 밀어넣는건 뭐냐?

그나마 다행히 신정미가 차지혜에게 디테일하게 상황을 설명했고 그 말도 안되는 내용들을 차지혜가 이해했길래 망정이지.

우리는 차린 저녁대신 사가지고 온 캔맥주를 마시면서 좀 전에 있었던 살 떨리는 상황을 정리했다.


“기만씨가 그렇게 잘나가는지 몰랐네 웹소설에 드라마 대본까지 직접쓰고.”


“투자도 하고 있어요. 그래서 내가 글 잘쓰나 감시하고 혹시라도 도망갈까봐 지키고 있는 거예요. 어마어마한 갑부면 어떻게 꼬셔서 엮어볼려고 했더니 갑부는 아닌거 같고 그렇다고 돈이 없는건 아닌거 같고.”


“신정미씨!”


신정미가 농담인것처럼 하는 말이겠지만 진심이 담겨 있는 말 같았다.


“알았어요 알았어. 장난 좀 쳤다고 되게 뭐라고 하시네.”


“그게 장난이에요? 아니 차라리 배우를 하세요. 아까보니까 잘하시던데.”


“정말? 그정도에요?”


“네 정말 잘하셨어요. 아마 조금 더 연기하셨으면 내가 기만씨 귀싸대기 때리고 뛰쳐나갔죠.”


“그러면 연기 좀 더 할거 그랬네.”


“그랬으면 드라마고 뭐고 용가리 스튜디오 박살났겠지. 용현준 사장 머리껍데기 벗겨졌을 꺼고.”


그렇게 무시무시한 이야기를 나누고서 캔맥주를 부딪치고선 술을 먹었다.


“그럼 계속 여기 있으실 거예요.”


“당분간 그래야죠 드라마 끝나기 전까진.”


“너무 미인이셔서 불안한데.”


“내가 그냥 확 꼬셔버릴까요? 잘때 침대로 들어가요?”


“네에?”


“능력도 좋고 돈도 좀 있는거 같고 한번 꼬셔볼까도 생각해봤는데 여자친구가 너무 미인이라서 안될거 같네요. 포기!”


“포기 잘하신 거예요. 포기 안하시면 피보게 될 거였거든요.”


차지혜가 말하는 순간 그녀의 눈을 스치고간 살기를 난 놓치지 않았다.

여자친구라면서 난 차지혜에 대해 알고 있는게 하나도 없었다.

도대체 어떤 여자이기에 저런 말을,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사귀자고 한 것도 웃긴 일이다.


“저 종합무술 11단 입니다. 호락호락 하지 않을 걸요.”


응? 신정미의 대답은 나를 더 놀라게 했다. 종합무술 11단? 그래서 남자 혼자 사는 집에 아무런 두려움 없이 올 수 있었던 거냐? 여차하면 패버리려고?


“전 무슨 띠, 몇단 이런건 없어요. 그런데···”


[콰직.]


안주로 쓰려고 가져온 사과를 차지혜가 한 손가락으로 구멍을 낸다.

난 놀라서 그 장면을 지켜보고 있었는데.


[찌지짓]


신정미가 맥주캔 옆구리를 찢어 맥주를 잔에 따른다.

뭐, 뭐야? 이 사람들? 내가 지금 뭘 본거야?


“오랫만에 재야의 고수를 만났군요. 반갑습니다.”


“천만에요. 저야말로 지건 제대로 쓰는 분 처음 뵙네요.”


차지혜와 신정미가 서로를 알아보고 다시 인사를 나누는데 왜 나만 이렇게 살 떨리는 거냐?

아무래도 지금 내게 매우 불안한 일이 발생한거 같은데···


“어? 맥주가 떨어졌는데?”


“내, 내가 가져올께···요.”


차지혜의 말에 내가 반사적으로 몸을 일으켜 냉장고로 향한다.

반강제적 예의바름과 머슴 정신을 탑재하고 냉장고 문을 열어 맥주를 꺼냈다.




***




“저기 이제 하산해도 됩니다.”


“아니 소인은 더 배워야 할 것이 많사옵니다만.”


“충분히 가르쳐드렸습니다. 하하하.”


잠시 무협지 흉내를 내던 맷돼지 트레이너와 나는 말로 일합을 주고 받았다.

88킬로, 2주가 조금 지나는 동안 내 몸은 어지간한 헬스 선수 이상으로 살이 빠지고 근육이 올라왔다.

게다가 그 근육들은 맷돼지 트레이너가 처음 말한 것처럼 그냥 일반 근육이 아니라 여자들이 좋아한다는 찢어진 근육들이다.

115킬로그램의 돼지 오타쿠가 88킬로의 근육훈남으로 변하는데 3주도 걸리지 않았다.

헬스장의 모든 회원들이 그 기적을 직접 보고 확인한 것이다.


그 바람에 맷돼지 트레이너의 새로운 수강생들은 스무명이 넘어 버렸다.

내가 유일한 수강생이었는데 이제 수강생은 미어터졌고 살을 뺄만큼 빼고 근육이 튀어나온 날 더 지도할게 없다는 거다.

헬스 대회 나가보자는 말에 거절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달랐겠지만.


중간에 팽 당한 것처럼 되었는데 그래도 맷돼지 트레이너가 밉지 않았다.

내 몸에 자부심을 느끼게 해 주었으니까.

게다가 이제 헬스장에 차지혜도 없다.


‘나 한 한달 외국으로 심부름 다녀와야 하는데 바람피다 걸리면 죽어!’


그렇게 말 한마디 남기고 차지혜는 사라져버렸다.

응 내가 키스라도 했으면 이런 말 안해요? 손 한번 잡아본게 단데 너무한거 아니냐고?

그렇게 오랫동안 어딜 갈거면 키스라도 해주고 가던가.


집으로 돌아오는길, 난 말도 안되는 장면을 목격하고야 말았다.

전처 은지선이 고정훈과 함께 재개발 지역에 서 있었다.

양복입은 두 남자와 용역 사람들을 지휘했던 사람에게 이리저리 손짓을 하며 지시를 하고 있었는데 누가 봐도 은지선이 보스같아 보였다.


“뭔가요? 저 사람들?”


“뭐긴··· 나쁜 놈들이지 여기 재개발 지역 다 사들이고 있는 놈들이야. 저놈들 때문에 그 난리가 난거잖아.”


내 옆에 있던 할아버지 둘은 내가 물어보지 않았으면 섭섭해 했을 만큼 물어보지도 않은걸 술술술 말씀하기 시작했다.


“저놈들이 이 일대를 다 샀잖아. 그런데 재개발 들어가려면 저쪽 그때 싸움난 지역 거길 밀어야 하거든, 거기 사람들은 필사적인거야. 이주비도 몇푼 안되고 대부분 세 내고 가게 하고 있으니까. 저기 길 백미터도 안되는 것 때문에 재개발이 진행이 안되니까 저놈들도 골치 아픈거지··· 저 젊은 여자랑 그 옆의 젊은 놈이 어마어마한 부자인가봐. 그 앞에 있는 양복입은 대머리가 현장실무 책임자고··· 저 덩치 큰 놈이 용역들 부리는 깡패놈이고··· 아무래도 피보게 생겼어. 누구 하나 죽어나가야 정신들 차리지. 큰일 날 꺼야. 쯧쯔쯔.”


잘나가는줄은 알고 있었지만 전 아내 은지선은 내 상상 이상으로 잘 나가고 있었던 거다.

낙후지역의 땅과 건물을 사들여서 재개발을 진행할 정도의 수준이 된 것이다.

그정도면 몇십억 몇백억으로는 어림도 없다. 몇천억단위가 되어야 가능할 일이다.


“일이 단단히 꼬였어. 돈을 줘야 나가는데 돈은 못주겠고 빈손으로 나가면 죽겠으니 죽어도 못나가고. 쯧쯔.”


상황은 대강 짐작이 갔다.

그 순간 내 머리속에 재미난 생각이 떠 올랐다.

한꺼번에 여러가지 문제를 풀어낼수 있는 묘수 말이다.




***




난 일단 내가 살고 있는 6층 짜리 원룸 건물주를 만났다.

새로지은 건물인데 아직 절반이상 비어 있었고 건물주는 원룸 건물을 짓느라 생긴 빚을 갚지 못하고 있었다.

내 생각은 간단했다.

이 건물을 사서 분쟁이 있는 재개발 지역의 주민들을 이사시키는 거다.


“말 같잖은 소리 하지 말고··· 머리 아프니까 가봐! 젊은 사람이 왜 그래?”


건물주는 2000만원짜리 보증금에 월세 50만원 내는 세입자 주제에 건물을 사겠다는게 시덥잖아 보였던지 눈을 아래위로 글리더니 그렇게 말한다. 60대 후반 세무 공무원출신이라고 했던가? 건물주가 보기엔 그냥 헛소리 삐작거리는 애송이로 보였을 거다.


“부동산에 물어보니 한 40억 한다던데요. 거기다 5억 더 쳐주면 됩니까?”


“45억이면 팔지, 그런데 돈은 있고? 심심해? 나랑 농담 따먹기 하고 싶어?”


건물주는 비아냥 거리는 쪼로 말한다.

나는 할수없이 핸드폰으로 현금이 10억가까이 들어있는 계좌를 보여줬다.


“하하하. 뭐? 이런거 보여주면 눈이 헤까닥 돌아갈줄 알아? 이 사람아 난 산전수전 다 겪은 사람이야.”


건물주는 내가 보여준게 포토샵으로 만든 이미지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신정미씨 부동산 계약서 하나 뽑아서 가져와줘요.”


이럴때엔 어쩔수 없지, 이미 이 건물에 대한 등기부등본은 본 상태였다. 은행에서 잡은 근저당 말곤 깨끗했다.


“계약서에 싸인 하는 즉시 계약금으로 5억 넣어드립니다. 그럼 확인되죠?”


거기까지 말하자. 건물주의 눈빛이 달라진다.


“저, 정말 살 건가?”


“속고만 살아오셨나? 사람이 말을 하면 좀 믿으세요.”


“아니 이 건물을 왜 사? 재개발에 포함된 것도 아니고··· 말하니 다시 열받네 어떻게 재개발이 딱 요앞에서 끊기냐?”


안봐도 그림이었다. 재개발 들어간다고 하니 보상을 높게 받으려고 리모델링을 서둘러 진행했는데 헛물켠 케이스 였다.


“저기 재개발 진행하시는 분하고 잘 아시죠? 재개발 반대한다고 확성기 든 분하고도 잘 아시고.”


용역과 재개발 반대측과 싸움이 일어나기 전에 건물주가 양쪽을 오가면서 중재하려고 했던 것을 보고 한 말이다.


“잘 알지.. 왜?”


“계약 끝나면 저 좀 잠시 도와주십시오.”


“여기요.”


그 사이 손이 빠른 신정미가 계약서를 들고 왔다.




***




“그러니까 거기 도로 100미터 정도 양쪽의 땅을 모두 당신에게 팔아라?”


“넵, 그대로 뒀다간 누구하나 죽어나가겠던데요. 서로 피터지게 싸우고 일이 제대로 진행이나 되겠습니까?”


전 아내 은지선과 불륜남 고정훈 옆에 있던 대머리 남자, 그가 재개발을 진행하는 총책이다.


“우리는? 우리는 어쩌란 겁니까? 누가 그 땅을 사던지 우린 이대로 나갈수 없어요.”


재개발을 반대하며 확성기를 들고 있던 남자가 이야기에 끼어든다.


“그쪽에 재개발 반대하시는 분들이 원하는게 뭡니까?”


“일단 재개발을 진행하는 동안 머물러 있어야 할 집이 있어야죠. 그리고 하던 가게를 접고 무조건 나가라고 하면 안되죠. 우린 어디가서 살라는 겁니까?”


“저, 저봐! 아니 건물주도 아니고 세입자들이 그런 요구를 하는게 말이 돼?”


“그럼 우리보고 당장 나가서 죽으라고?”


확성기 남자가 말하자 대머리 재개발 추진 총책이 반박을 하고 확성기 남자가 입에 거품을 물고 얼굴에 핏대를 세운다.


“싸우지들 마세요. 일을 풀어보자고 모인거 아닙니까? 그거 제가 해 드리면 되죠?”


“네?”


“어차피 재개발 쪽에선 그 요구를 수용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밀어붙여 진행할 수도 없고 골칫덩이잖아요. 나한테 그 100미터 정도되는 거리의 땅을 파세요. 그러면 내가 재개발 반대하는 분들이 요구하는 살 집을 마련해주고 재개발 끝나고 난 뒤에 일할 수 있는 가게를 마련해주면 되는거 아니겠어요?”


재개발 진행측, 재개발 반대측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결말이다.

물론 난 또 거기에 지극히 개인적인 재미난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 그게 가능해요?”


확성기 아저씨가 놀란눈으로 나를 본다.


“그러면 우리야 나쁠게 없긴 하지만··· 에이 돈이 얼마인데··· 거기만 해도 땅값이 이백억은 될 겁니다. 계약만 하고 시간끌고 그런식으로 알박기 하는 사람들 많이 봤어요.”


“현금으로 바로 쏴드리죠.”


“네?”


“네?”


모두 놀란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

당황하게 스리, 왜들 그런 눈빛으로 봐?


“제, 제 친한 친구가 아랍 왕실의 갑부라서··· 나보고 한국에 투자하는거 도와달라고 그래서··· 하하하 현금이 좀 많아요.”


돈 좀 있는 젊은이가 원룸이 있는 빌라 정도는 구매할 수 있지만 100미터 정도 길이의 양쪽 땅을 모두 사서 개발을 추진하려면 로또 맞은 젊은이 만으로는 부족해서 어쩔수 없이 아랍왕실의 이름모를 가상의 친구를 팔아야 했다.

이참에 이름 하나 지어놔? 압둘라 아합 기 만수르? 이름 어떠냐? 내 이름 박기만에 ‘기만’에 수르 갖다 붙였는데. 그럴듯하지 않냐? 뭐 아니면 말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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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천쯔의 초대 +1 24.09.16 469 16 12쪽
41 신정미는 무조건 믿는다 +2 24.09.15 689 19 12쪽
40 상여우 은지선 +2 24.09.14 787 23 12쪽
39 위험하다 +2 24.09.13 964 24 12쪽
38 미녀는 구하고 봐야지 +5 24.09.12 1,112 24 12쪽
37 여친은 재벌 외동딸 +3 24.09.11 1,227 26 12쪽
36 니 일이나 잘 하세요 +3 24.09.10 1,235 29 12쪽
35 할 일 없는 석공들 +3 24.09.09 1,294 30 12쪽
34 연봉 4억. 업무는 오타수정 +1 24.09.08 1,419 24 12쪽
33 인생을 건 진짜 도박 +3 24.09.07 1,534 30 12쪽
32 추적자들 +1 24.09.06 1,597 34 12쪽
31 불신의 씨앗 +1 24.09.05 1,703 29 12쪽
30 돈쭐을 내주마 +2 24.09.04 1,804 30 12쪽
29 이정도까지 벌 마음은 없었어 +2 24.09.03 1,848 33 12쪽
28 모든 여자가 날 좋아하냐? +3 24.09.02 1,871 32 12쪽
27 내공이요? 그런거 몰라요 +1 24.09.01 1,909 32 12쪽
26 나도 내가 무섭다 +4 24.08.31 1,963 32 12쪽
25 전진구 이사의 방문 +2 24.08.30 2,035 28 12쪽
24 채찍과 당근 +1 24.08.29 2,082 35 12쪽
23 국도 스승님 제자가 되다 +2 24.08.28 2,116 36 12쪽
22 돈벌기가 너무 쉽다 +4 24.08.27 2,249 35 12쪽
21 인공지능 +2 24.08.26 2,266 40 12쪽
20 문어발 사업가 +3 24.08.25 2,319 39 12쪽
» 고수 대 고수 +2 24.08.24 2,380 36 12쪽
18 수상한 할아버지 +6 24.08.23 2,450 41 12쪽
17 왠 여자가 처들어 왔다 +3 24.08.22 2,551 46 12쪽
16 신경끄는 비용 2억 +2 24.08.21 2,563 47 12쪽
15 발칙한 여주인공 여주리 +3 24.08.20 2,569 4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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