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천재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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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저블
그림/삽화
아침10시10분
작품등록일 :
2024.08.06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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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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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9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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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일 없는 석공들

DUMMY

[딩동 딩동]


초인종이 울렸고 인터콤으로 살펴 봤을 때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


“누구세요?”


물어봤지만 아무런 대답이 없다.


“누구세요?”


다시 물었는데 대답이 없다.

문을 열까 하다가 심상치 않은 내용의 메일을 받았던 것이 기억에 났다.

일이 진행되면서 재개발도 그렇고 주식과 가상화폐도 그렇고 잠재적인 위험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걸 느끼고 있었다.

그냥 돌아서려고 할 때였다.


[나야!]


카메라앞에 비닐봉지가 있고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은지선의 목소리였다.


[철컥 철컥.]


문을 열자 얼큰하게 취해있는 은지선의 얼굴이 삐져나온다.


“옛날 생각도 나고 그래서 같이 캔맥주 한 잔 하자고 온거야. 나 들어가도 돼?”


잠시지만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

5년이나 살을 맞댄 여자, 내 머리는 그녀를 거부해도 내 몸과 마음은 그녀를 반기고 원한다.

그 순간, 차지혜의 얼굴이 떠 올랐다.


‘바람피면 죽어!’


대머리가 되어서도 바람피면 죽는다며 링거를 낀 팔을 들어 주먹을 만들며 경고를 했던 차지혜.


“너무 시간이 늦지 않았나? 게다가 술까지.”


“뭐 맥주 몇캔 같이 먹는다고 무슨 일 생기겠어? 계속 이렇게 바깥에 세워둘꺼야? 이쪽엔 내 얼굴 아는 사람들 많아.”


내 방문앞에 은지선이 서성이는걸 누군가 본다면 여러가지 말이 나올수 있는 상황이다. 할 수 없었다.


“일단 들어와.”


은지선을 집안으로 들였다.

은지선의 몸에선 별의별 술냄새가 향수와 섞여서 나고 있었다.


“얼마나 마신 거야?”


“다 마셨지 다!”


비닐봉지를 툭 떨어뜨리고선 내가 사는 원룸을 놀란 눈으로 돌아본다.


“세상에··· 이렇게 사는 사람도 있었네, 오빠 이런 곳에서 살았어?”


쩝, 은지선이 내가 전에 살았던 고시원 방을 봤다면 기절했을 것이다.

곰팡이로 썩어가는 벽과 땀에 쩔은 공기, 여기 원룸은 거기에 비하면 펜트하우스인데.


“혼자 살기에는 딱 좋아.”


넘치는 부를 누리며 살았던 은지선에게 이런 원룸은 개집같겠지, 하지만 어떤 이에겐 대궐 같은 곳이거든.


“이런식으로 찾아오는건 좀 아니지 않나? 헉.”


내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은지선이 돌아서서 내 몸을 안아버렸다.


“왜 이래? 뭐하는 거야?”


“잠시만 잠시만 그대로 있어, 나 오빠 냄새 느끼고 싶어.”


솔직히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내가 싫다고 나를 버리고 떠난 여자.

부부로 함께 평생 살기로 약속하고서 다른 남자를 만나 불륜을 저질렀던 여자.

그 여자 은지선이 돌아와 내 품에 안겨 있다.

복수를 한 것 같은 미묘한 감정, 뭐 사실 복수는 아직 시작도 안했지.


'그건 니 사정이고.'


난 반 강제로 은지선을 내 몸에서 떼어냈다.


“상대방 의사를 물어보고 스킨쉽을 하는건 상식이지 않나?”


“뭘 새삼스럽게, 우리는 5년을 살을 맞대고 살아온 부부였어.”


“지금은 아니지.”


원망의 눈길로 나를 바라보는 은지선.


“멋대로 불륜 저지른 것도 너고 이혼 하자고 한 것도 너야. 그리고 난 너 없이 잘 살고 있고 한밤중에 찾아와 이게 뭐하는 짓이야? 나 여자친구 있어.”


“그 여자친구 알아봤어. 진지한 사이도 아니잖아. 아무것도 아니잖아. 오빠만 나룰 받아준다면 우리 다시 시작하자.”


다시 나를 껴안으려는 은지선의 어깨를 두 손으로 잡고 막았다.


“그건 남이 결정할 문제가 아니야 나와 내 여친, 우리 둘의 생각이 중요한거지, 난 내 여친두고 다른 여자 사귈 마음 없어.”


내 말을 들은 은지선이 질투에 이글거리는 눈동자로 나를 바라본다.


“오빠도 알지? 내가 한번 원하면 어떻게든 내 것으로 만든다는 거. 난 포기하지 않는다는 거.”


은지선의 말에 씨익웃으며 은지선을 현관 쪽으로 이끌었다.


“너야 말로 잊은 모양인데 넌 이미 날 포기하고 버렸잖아. 왜 이래 구질구질하게?”


“뭐? 뭐라고?”


“그만해! 난 너에 대해서 감정없어, 좋은 감정도 없고 나쁜 감정도 없어, 넌 그냥 나랑 상관없는 남이야. 왜 나랑 상관없는 남이 내 의지와 상관없이 멋대로 밤늦게 찾아오고 좋네 어쩌네 하는지 모르겠어. 상황파악 안되니? 넌 나랑 상관없는 여자야.”


내 말이 충격이었는지 은지선이 멍한 표정으로 날 바라본다.


[띠띠띠 띠리릭.]


그 순간 현관문이 열리고 신정미가 들어왔다.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서··· 손님 오셨어요? 아아 안녕하세요?”


신정미가 은지선을 알아보고 인사를한다.

은지선이 탁자위에 놓인 백을 들고 인사도 없이 나가버린다.




***




5회차 시나리오를 넘기고 6회차 시나리오도 집필에 들어갔다.

언론과 방송에서 ‘이혼 후 능력각성’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는걸 느낄수록 신기하게도 부담대신 점점 기분이 좋아진다.

5년동안 아무리 바둥거려도 알아봐 주지 않던 내 글이, 내 작품이 세상의 빛을 본다는게 엄청난 희열로 느껴졌다.

재빨리 드라마 6회를 찍어 방영을 시작했으면··· 사람들 반응이 어떨지 너무나 궁금하다.


그 사이 웹소설은 100회차를 넘어가가고 파격적인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기존의 웹소설들이 세운 기록들을 하나씩 깨고 있었는데 제일 어이가 없었던 것은.


[신인작가 데뷰작 최초 빠른 구독자 1천만명 돌파.]


[신인작가 데뷰작 최초 10만명 선호작 돌파.]


아니 내가 신인작가였어? 나도 몰랐던 사실을··· 작품을 쓴게 20개가 넘는다고.

히트를 친게 없어서 그렇지 5년동안 열심히 글만 썼다고. 그런데 난 신인작가였던 거다. 푸하하하.


[저 작가님 저희 출판사로 옮겨오시면 위약금 저희가 오보에 출판사에 다 지불하고 현금 3억 드립니다.]


[작가님! 작품의 유통을 생각하신다면 저희랑 가시죠. 작가님 9 저희 1로 수익분배하고 계약금 5억 현찰로 드립니다.]


이미 출판사와 계약이 되어 있는 작품을 자기들쪽으로 빼달라는 쪽지와 메일이 온다.

오보에 출판사와 맺은 계약조건이 별거 없는걸 알았던 모양이다.

그런데··· 그깟 3억? 5억? 그 푼돈으로 내가 옮겨 가겠냐고?

오보에 출판사는 약속한 걸 지켰으니까 된 거 였고 더 이상은 기대하지 않는다.

오보에 출판사와 인연이 닿은 덕분에 스튜디오 용가리나 신정미와도 인연이 닿은 것이다.

그리고 갈세출과 문지향, 두 감독을 만나 드라마도 찍게 되었으니까.


나를 푼돈 때문에 이리 저리 옮겨다닐 위인으로 보다니, 오히려 그런 출판사들이 한심해 보였다.

그럴 시간과 여유 자금이 있을때 망생작가들 잘 살펴봐라, 누구나 시작은 초보이고 지망생인거다.

시작부터 베스트셀러 작가가 어디 있냐? 뭐 있긴 하다만. 망생 작가들이여 희망을 버리지마라.

열심히 하면 나처럼 가능성을 보게 되는 이능력을 갖게 될지도 모르니.


[회장님 잠시 오시지요.]


주식창을 보고 있는데 차영순에게서 메세지가 왔다.

차영순은 듀얼모니터에 거미줄 처럼 쳐져 있는 화면을 살펴보고 있다.


“무슨 일로 불렀어요.”


“저, 그게···”


사람을 불러놓고 우물쭈물 망설이며 대답을 하지 않다니.

그런데 짚이는게 있었다.


“일을 저질렀군요. 응? 맞죠?”


내게 메일을 보낸 사람을 추적해달라고 했다가 해킹을 해야 한다는 말에 하지 말라고 했던 것이 떠올랐다.

차영순이 묘한 웃음을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그 메일이 너무 심상치 않아서요. 회장님의 일은 우리 회사의 운명을 결정지을수도 있는 거라.”


“아아 제발 말 좀 들어요 말 좀, 인공지능 개발한다면서 불법을 저지르면 나중에 사람들이 알게되면 얼마나 무서워 하겠냐고요.”


“모르면 괜찮죠. 하여간 이걸 보세요.”


차영순이 보여준 화면에는 세계지도가 그려져 있고 거미줄처럼 하얀 줄이 복잡하게 얼기설기 얽혀 있었는데 붉은 줄 하나가 대륙을 오가며 그어져 있었다.


“이게 뭔가요?”


“인공지능 차영순을 이용해 VPN과 혼선을 주기위한 가짜 회선을 제거하고 어디서 메일을 발송햇는지 찾은 겁니다.”


붉은 선은 복잡하게 오가다가 마지막 끝이 미국쪽에 닿아 있었다.


“그 메일이 미국에서 보냈다는 건가요?”


“네.”


“난 미국에 아는 사람도 없는데.”


“모든게 말이 되죠. 그 번역문 문체, 영어를 한국어로 변형할때 생겨나는 문제거든요. 이걸 보세요. 우리는 끝까지 추적하거든요. 어디에서 발송한건지 더 들어가 봤어요.”


이번엔 수노볼이 화면을 클릭하자. 커다란 건물이 나온다.


“여기가 네바다주에 남동부 사막에 있는 라스베가스 입니다. 여기 크리스 패튼 호텔 카지노고요.”


수노볼이 클릭을 할때마다 위성에서 본 것 처럼 화면이 점점 커지더니 거대한 호텔 건물이 나타난다.


“여기 스위트룸에서 발송된 거였어요. 그래서 메일이 보내온 시간에 투숙 또는 예약한 사람들 명단을 살펴봤습니다.”


“해킹까지 했어요? 하지 말라고 했잖아요.”


“안했으면 안했지 시작했으면 끝을 봐야죠.”


아이씨, 이렇게 회장 말을 우습게 알다니.


“하여간 그래서 찾았어요?”


“그날 그 스위트룸에서 전미국석공협회의 모임이 있었습니다. 참가자는 모두 20명이 조금 넘는 숫자지요.”


김빠지는 소리였다. 전국 석공협회? 어이가 없어서.

무슨 마피아 영화냐고요? 꼴리오네 가문의 대부가 등장하는 것도 아니고.

부산에서라도 보낸 메일이라면 현실성이 느껴질텐데 지구 반대편에 있는 미국의 호텔에서 석공협회가 보낸 메일에 내가 신경써야 하나?


“그양반들 돌 다듬다가 매우 심심했나 보네요. 그런 스팸메일이나 보내고 있고 아니네 그 사람들 컴퓨터중 하나가 바이러스 감염되어서 스팸메일을 자동발송했나 보네. 하 어이가 없어서 정말···”


“그게··· 회장님.”


“네? 뭐 이번엔 미국 하수도관리협회나 굴뚝 청소부 협회라도 등장하게 되나요?”


“그게 그렇게 가볍게 넘길 사항은 아닌거 같아요. 이걸 보시죠.”


수노볼이 보여준 자료들은 그동안 석공협회의 탄생과 주요인력들 그리고 그들의 회계자료였다.

기념촬영을 한 흑백사진들, 19세기 말엽정도인듯 수염을 기르고 모자를 쓴 신사들, 모두 그저 평이한 자료였는데 회계자료가 눈에 띄였다.


“이게 무슨···”


회계자료를 보고 깜짝 놀란건 그들의 회비가 300억 달러가 넘게 모여져 있었기 때문이다.

한화로 하자면 40조 가까운 돈이다.


“이상하시죠? 그런데 잘 생각해보세요. 미국 석공협회 익숙하지 않으세요?”


“익숙할리가 없죠. 난 돌 다듬고 그런거 별로 안 좋아해요.”


“이 그림은 아실 겁니다.”


차영수닝 클릭하자 아주 익숙한 그림이 나타난다.

벌려져 있는 콤파스, 그리고 그걸 떠 받치고 있는 자.


“이, 이건···”


“네 프리메이슨 입니다.”


등에서 소름이 돋아 올라왔다.

프리메이슨, 세상을 비밀리에 움직이는 조직, 그저 말로만 들었던 음모론에 불과했는데.

그들이 내가 움직이는걸 지켜보고 있다.

메일에 쓰여져 있던 내용이 떠 올랐다.


[멈추세요! 우리는 당신이 한 모든 일들을 알고 있습니다. 당신 스스로 멈추지 않으면 우리가 멈추도록 해 주겠습니다. 우리의 경고를 무시한다면 파괴적인 결말이 있을 뿐입니다. 당신의 삶 안에서 조용히 살아가길 바랍니다.]


그 말은 농담도 장난도 아닌 진심으로, 다른 수취인도 아닌 정확히 내게 전달된 메세지였다.

소름이 돋는 것과 동시에 마음속에서 뜨거운 것이 불쑥 올라왔다.


“뭐 이런 그지 깽깽이 같은 것들이 다 있나? 그렇게 할 일 없대? 석공협회건 석유협회건 왜 지네 나라 사람도 아닌 사람 일에 일일이 간섭을 해? 미친 놈들 아냐? 차영순씨 그놈들 간부 메일 주소 알아내서 나한테 알려주세요.”


“뭐하시려고요?”


“뭐하긴? 메일을 받았으니 답장을 보내줘야지.”


내 말에 차영순과 수노볼이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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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천쯔의 초대 +1 24.09.16 473 16 12쪽
41 신정미는 무조건 믿는다 +2 24.09.15 691 19 12쪽
40 상여우 은지선 +2 24.09.14 787 23 12쪽
39 위험하다 +2 24.09.13 964 24 12쪽
38 미녀는 구하고 봐야지 +5 24.09.12 1,112 24 12쪽
37 여친은 재벌 외동딸 +3 24.09.11 1,227 26 12쪽
36 니 일이나 잘 하세요 +3 24.09.10 1,237 29 12쪽
» 할 일 없는 석공들 +3 24.09.09 1,296 30 12쪽
34 연봉 4억. 업무는 오타수정 +1 24.09.08 1,420 24 12쪽
33 인생을 건 진짜 도박 +3 24.09.07 1,535 30 12쪽
32 추적자들 +1 24.09.06 1,598 34 12쪽
31 불신의 씨앗 +1 24.09.05 1,707 29 12쪽
30 돈쭐을 내주마 +2 24.09.04 1,806 30 12쪽
29 이정도까지 벌 마음은 없었어 +2 24.09.03 1,851 33 12쪽
28 모든 여자가 날 좋아하냐? +3 24.09.02 1,873 32 12쪽
27 내공이요? 그런거 몰라요 +1 24.09.01 1,910 32 12쪽
26 나도 내가 무섭다 +4 24.08.31 1,964 32 12쪽
25 전진구 이사의 방문 +2 24.08.30 2,037 28 12쪽
24 채찍과 당근 +1 24.08.29 2,083 35 12쪽
23 국도 스승님 제자가 되다 +2 24.08.28 2,117 36 12쪽
22 돈벌기가 너무 쉽다 +4 24.08.27 2,250 35 12쪽
21 인공지능 +2 24.08.26 2,266 40 12쪽
20 문어발 사업가 +3 24.08.25 2,320 39 12쪽
19 고수 대 고수 +2 24.08.24 2,380 36 12쪽
18 수상한 할아버지 +6 24.08.23 2,451 41 12쪽
17 왠 여자가 처들어 왔다 +3 24.08.22 2,553 46 12쪽
16 신경끄는 비용 2억 +2 24.08.21 2,564 47 12쪽
15 발칙한 여주인공 여주리 +3 24.08.20 2,570 4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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