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천재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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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저블
그림/삽화
아침10시10분
작품등록일 :
2024.08.06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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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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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9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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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채찍과 당근

DUMMY

“누가 불렀나 했더니 작가님이시네, 아니 투자자님이신가? 스튜디오에서 부른지 알고 왔는데 어떻게 된 거죠?”


여주리가 다리를 꼬고 팔짱을 낀 채로 나를 바라본다.


“박기만 회장님이 스튜디오 용가리를 인수하셔서 이번엔 스튜디오 용가리를 대표해서 뵙는 겁니다.”


내 옆에 앉은 부상중 변호사가 나를 대신해 대답한다.

부상중 변호사는 여주리와의 출연계약서를 검토하고 있다.


“그래서··· 할 말이 뭔가요? 지금 한참 촬영중인 여배우를 오라가라 부르는건 안된다는거 아실거 아니에요.”


“간략하게 묻죠. 제대로 할 겁니까? 안할 겁니까?”


“네? 그게 무슨 말이죠?”


“이혼 후 능력각성 여자주인공으로써 제대로 촬영에 임하실 건지 안하실 건지 묻고 있습니다.”


“그걸 왜 지금 묻죠? 이미 촬영에 들어갔고, 1회는 벌써 찍었잖아요.”


“지금 여주리씨 대답 여하에 따라서 여주리씨를 빼버릴려고요.”


“뭐라고요?”


여주리가 잔뜩 찡그린 얼굴로 나를 바라본다.


“아무리 제작 스튜디오 대표라고 해도 그렇지, 감독들 허락도 받지 않고 마음대로 결정해요?”


“이미 어제 갈세출 감독과 문지향 감독 불러서 이야기 다 나눴어요. 여차하면 여주리씨 빼고 다시 촬영하는걸로 협의 되어 있습니다.”


내 말에 여주리가 기가 막힌듯 입을 떡 벌리고 있다.


“왜? 날 빼려는 거예요. 촬영 잘하고 있는데···”


“아니죠. 정식 PPL 온 것도 아닌 여주리씨 개인 협찬제품을 카메라에 노출시키려는걸 못하게 하니까. 촬영 시간에 자리를 비우고 늦고 분장 멋대로 지우고 의상 멋대로 갈아입고 지금 모든 스탭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고 촬영이 힘들어지고 있어요.”


“누가 그래요? 그런 말도 안되는 이유를 뒤집어 씌워서 날 짜른다고요? 누군 변호사 없는지 알아요?”


알고는 있었지만 예상한대로 여주리는 나이는 어리더라도 호락호락한 상대는 아니었다.


“계약서에 신의성실 원칙이라는게 있어요. 여주리씨가 촬영에 비협조적인걸 증명할 스텝들은 수십명이 있을 겁니다.”


“헛 기가 막혀!”


“여주리씨! 난 기회를 주기 위해서 여주리씨를 부른 거예요.”


“이게 무슨 기회를 주는 거예요? 협박이지!”


“협박? 진짜 협박 해 봐요? 지금 여주리씨가 중도하차하게 되면 위약금을 물어내는 소송을 당하게 될 겁니다. 아까 말한대로 여주리씨가 촬영에 제대로 협조안했다는 증인 수십명이 법정에서 증언해 줄꺼고 그리고 드라마 에서 중도하차 한다는 의미가 어떤건지 잘 알거에요 업계에 찍혀서 제대로 된 드라마에 캐스팅 되기도 힘들게 될 겁니다. 그러길 바래요?”


“어떻게 그런···”


여주리는 내 말에 눈물까지 글썽거렸다.

그러니까 기집애야 누울자리를 보고 발을 뻗어야지.

어디서 겁도 없이 시건방을 떨어?


“지금이 중요한 선택의 시간이에요. 여기서 여주리씨가 잘못 선택을 하게 되면 위약금은 몇억이 아니라 몇십억이 될거고 배우 인생은 말 그대로 끝장나게 될 겁니다. 어떻게 할래요?”


“똑바로 하겠습니다.”


여주리가 아랫입술을 깨물며 말한다.


“말로만 그렇게 대답하고 제대로 안하면 정말 엄청난 일이 벌어지게 될 겁니다. 그때엔 정말 각오하셔야 할 거에요.”


“똑바로 한다고요. 알았다고요. 제대로 하면 될거 아냐.”


여주리가 격앙되어 소리친다.


“이것봐요 여주리씨! 당신은 매우 재능있는 여자배우에요. 당신을 직접 캐스팅 한 것도 나라는 거 잊었어요? 그 재능과 미모라면 당신은 대단한 배우로 성장할 수 있어요. 중요한 것에 집중하세요. 쓸데 없는데 한눈 팔지 말고.”


채찍을 주었으니 이제 당근을 줄 차례지, 난 여주리가 듣기좋게 나긋나긋 말했다.

내가 한 말은 거짓말이 아니니까. 순도 높은 100% 진실이니까.

여주리도 내 말을 들으면서 얼굴표정이 조금 풀린것 같았다.


“저, 정말이에요?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절 정말 직접 캐스팅 하셨어요?”


“네! 우리 이런 일로 만나지 말고 즐거운 일로 봅시다. 하면 잘 할 사람이 왜 그래요? 지금 당대 최고의 여배우가.”


내 말에 좀 전까지만 해도 펑펑 울거 같았던 여주리의 입술 끝이 살짝 올라간다.

그래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만들지만 요물중에 상요물 여주리도 춤추게 만들지.




***




이제 검은 밴만 보면 노이로제가 걸릴 지경이었다.

내가 아무리 신체가 건장하고 태권도를 배웠다고 해도 전문적인 싸움꾼들과 비교하면 풋내기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안다.

김민식, 최호철 같은 동네 양아치 애들이라도 나보다는 훨씬 강할 것이다.

하루에 두끼를 먹고 살인적인 운동량을 소화한다음 국도 스승님께 얻어터지면서 신기한 일들을 경험한다.

분명 근육양은 예전이 더 많았는데 오히려 힘은 지금이 더 좋다.

몸이 점점 더 가벼워지고 국도 스승님의 대나무 봉을 다섯번중에 한두번은 피할 수 있게 되었다.


그 양아치 조폭 같았던 한방출판사 놈들은 언제고 다시 한번 올 것이다.

멍청한 놈들이 지네들 꾀에 당해 계약도 하지 못하고 부상만 입었으니 잔뜩 독이 올라 벼르고 있을 것이다.

그놈들을 경찰에 신고할까 생각도 해 보았지만 하도 무대뽀인 놈들이라 오히려 내게 망치에 맞은 덩치의 부상을 뒤집어 씌울수도 있고 아무런 부상없이 내가 너무나 멀쩡해서 경찰에 신고하는 걸 포기하고 말았다.

다음에 비슷한 일이 벌어지면 쉽게 끌려가진 않을 것이다.


시간을 내서 드라마 ‘이혼 후 능력각성’ 1회의 편집본을 보게 되었다.

약간 더 극화되어 주인공은 돈이 없어서 도박장에서 얻어 맞거나 사채꾼들한테 쫓기는 장면을 넣었는데, 갈세출 감독이 액션 연출의 대가 답게 스펙타클하고 긴장감 있게 연출되었다. 게다가 1회의 마지막 부분은 이혼장면, 가정법원에서 교차씬으로 남주현과 아내, 아내의 내연남의 감정변화가 디테일하게 살아났다. 역시 문지향 감독의 감정연출은 최고였다.

보면서 오히려 내 가슴이 뛰었다.

원작과 다르게 여주리는 다양한 부분에서 남주현과 교차하며 만난다.

그부분은 내가 의도한 변화인데 오히려 그럼으로 인해 둘이 엮여질 거라는걸 은밀히 암시하고 남자주인공과 여자주인공의 접점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


‘이건 무조건 대박이다.’


보면서 강렬한 확신이 들었다.


“작가님, 저 이거 한 스무번째 보는데요. 이거 무조건 대박납니다. 대단하세요 어떻게 이런 작품을 쓰셨어요?”


편집을 맡은 조연출도 쌍따봉을 들어올린다.


“아닙니다. 두 감독님이 너무 훌륭하게 잘 찍어주시고 우리 조연출님이 편집을 잘해 주신거죠.”


“원작이 좋으니까 그런거죠. 너무 겸손하세요.”


잘 들어라! 이런 때에 겸손해야 하는거다.

그래야 더 빛나는 거다.


“고생하시는데 이거 스탭분들에게 한장씩 돌려주세요. 어디서 선물이 들어왔는데 쓸데가 없어서···”


“뭐, 뭔데요? 백화점 상품권이네! 스텝들이 좋아할 겁니다. 감사히 잘 쓰겠습니다.”


그러면서 슬쩍 30만원짜리 백화점 상품권을 50장 찔러주는 거다.

이런건 돈으로 주면 오히려 모양 빠진다. 30만원 작은 돈은 아니지만 보너스로는 작지.

하지만 백화점 상품권은 현금도 아니면서 현금처럼 쓰일수 있어서 기분 좋게 만들어준다.

누가 1500만원 어치나 선물을 받겠냐?




***




100미터 남짓되는 재개발 거리에서 확성기를 들었던 남자의 이름은 나관중 이었다.

분명히 그분의 아버님이 삼국지를 무쟈게 좋아하셨던게 분명하리라.

원래 포목점을 하던 분이었는데 젊었을때 학생운동 좀 하셨던 모양인지 앞에 나서게 된 것이다.

옛날 가게가 다 그렇듯이 포목점의 안쪽에는 살림집이 있어서 그냥 나가게 되면 가게는 물론 집까지 모두 잃게 될 상황이라 절실했던 모양이다. 이양반 집도 내가 사는 원룸 빌라로 이사를 했다.

그런데 이 양반이 나만 나타나면 옆에 찰싹 달라붙어서 사람을 불편하게 만든다.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의 중심에 내가 있다는걸 알고 있기에 그런 모양인데 덕분에 돌아다니는게 힘들어졌다.


“여기 이 선생님이 우리에게 집도 주고 가게도 주신 분이세요.”


“아이고 선생님 감사합니다. 아이고 덕분에 살았어요.”


마치 서커스단 사회자처럼 내가 걸어가면 주변 상인들에게 나를 소개하는데 민망해 죽겠다.


“저어 선생님 성함이 박자 기자 만자 맞으시죠? 여기 건물만 지어지면 제가 주민들 청원서 모아서 이 거리를 응? 기만거리로 만들 겁니다.”


뭐 이정도까지 하는데 민망해도 어쩔수 없지 않냐? 어떻게 나한테서 떨어져 달라고 말할수 있겠어?


“나관중 선생님은 요즘에 수익이 없으시죠?”


“네 가게 새로 짓기 전까진 수익이 없지요. 그래도 버틸만 합니다.”


“그럼 어차피 쉬시는거 알바 좀 하시는게 어떠신가요?”


“알바요?”


“여기 재개발 상인분들하고 활성화 전략을 구축하는 알바죠. 음 나관중 선생님은 하루 세시간, 시간당 만원씩 드리겠습니다.”


“아이구 그런 알바라면 좋죠. 하겠습니다. 어차피 해야 할 일, 용돈도 벌고 좋네요.”


“그럼 저희 회사의 회의실을 쓰시고 가서 신정미 이사를 찾아가십시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장님.”


후후후, 내 전략은 간단하다. 사장 좋아하는 직원 봤냐?

피고용주가 되면 고용주를 피하게 되기 마련이다.

용돈 조금 주면서 본격적인 상가 번영 전략을 짜게 되면 이것도 누이좋고 매부 좋은거 아니겠냐?

신정미는 일이 많아져 고생하겠지만 경영학을 전공했으니 해야지 뭐.


배도직 부장은 낡은 건물을 철거하느라 부하직원들과 바쁘게 지내고 있었다.

난 그에게 그 100미터 남짓한 거리에 이지역 최고의 랜드마크를 세우고 재개발 지역의 핵심역할을 할 건물들을 지으라고 요구했다.

해당 지역이 부지 넓이로는 재개발 지역의 1/20에 불과하지만 고도제한 높이까지 건물을 올릴 생각이다.


“회장님 그러면 못잡아도 삼사천억은 들 텐데요.”


배도직이 걱정된다는 표정으로 말한다.


“돈은 걱정 마시고요.”


배도직은 아무래도 허름한 빌딩에 세들어 살고 있는 신생업체가 그런 막대한 돈을 조달할 수 있는지 의심이 되는 모양이었다.


“시간이 촉박한데 건축 설계는 누구에게 맡겼습니까?”


“공0사쪽에 맡겼습니다.”


공0사라면 우리나라 최고의 건축가 김0근 선생님의 후예들이 건축설계를 하는 곳이다.

하지만 한가지 문제가 있었는데 대부분 아기자기한 소규모 건물 건축에 뛰어날 뿐, 커다란 대형건물 건축에는 전문성이 있어보이지 않는 다는 것이다.


“거기가 가능하겠어요?”


“저희가 지을 건물이 총 4동입니다. 건물 하나만 짓는다면 저도 다른 건축설계사무소를 찾았을 겁니다. 그런데 공0사는 건물들의 조화와 유기적 연결에 강점을 가지고 있어서요.”


난 배도직에게 건출과 건설에 관련한 모든 권한을 일임했다.

그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강렬한 아우라가 그래도 되는 인물이라고 내게 알려주었기 때문이다.


25층 주상복합 건물 한채, 25층짜리 호텔 한채가 대각선으로 중심을 잡고 서 있게 되고 그 사이에 10층짜리 백화점과 25층짜리 사무용 빌딩이 건설되게 된다.

기존 재개발 상가에 있던 점주들은 모두 주상복합 건물에 가게를 열게 될 것이다.

백화점에는 명품위주로 판매를 하며 식당과 놀이시설, 편의시설등을 중심으로 채워질 것이다.

호텔을 랜드마크로 하자는 의견이 있었지만 내 의견은 달랐다.

호텔은 그냥 냅둬도 알아서 랜드마크가 될 수 있다. 문제는 사람들이 와야할 이유를 만들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주상복합 건물이 랜드마크가 되기를 바랬다. 주상복합 건물과 편의시설과 놀이시설을 갖춘 백화점이면 사람들을 끌어올수 있다.


“언제 완공되죠?”


“계획대로 된다면 6개월 안입니다.”


“배부장님만 믿습니다. 깔끔하게 처리해 주세요.”


“넵 알겠습니다.”


배도직은 우직하게 대답한다. 계획대로 된다면 1/20밖에 안되는 이 거리가 나머지 모두를 끌고가는 상징이 될 것이다.

은지선, 고정훈 두 사람의 얼굴 표정이 어떻게 될지 기대가 된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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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위험한 사람들 NEW +1 4시간 전 170 7 12쪽
42 천쯔의 초대 +1 24.09.16 471 16 12쪽
41 신정미는 무조건 믿는다 +2 24.09.15 690 19 12쪽
40 상여우 은지선 +2 24.09.14 787 23 12쪽
39 위험하다 +2 24.09.13 964 24 12쪽
38 미녀는 구하고 봐야지 +5 24.09.12 1,112 24 12쪽
37 여친은 재벌 외동딸 +3 24.09.11 1,227 26 12쪽
36 니 일이나 잘 하세요 +3 24.09.10 1,236 29 12쪽
35 할 일 없는 석공들 +3 24.09.09 1,295 30 12쪽
34 연봉 4억. 업무는 오타수정 +1 24.09.08 1,419 24 12쪽
33 인생을 건 진짜 도박 +3 24.09.07 1,534 30 12쪽
32 추적자들 +1 24.09.06 1,598 34 12쪽
31 불신의 씨앗 +1 24.09.05 1,704 29 12쪽
30 돈쭐을 내주마 +2 24.09.04 1,806 30 12쪽
29 이정도까지 벌 마음은 없었어 +2 24.09.03 1,850 33 12쪽
28 모든 여자가 날 좋아하냐? +3 24.09.02 1,872 32 12쪽
27 내공이요? 그런거 몰라요 +1 24.09.01 1,910 32 12쪽
26 나도 내가 무섭다 +4 24.08.31 1,964 32 12쪽
25 전진구 이사의 방문 +2 24.08.30 2,037 28 12쪽
» 채찍과 당근 +1 24.08.29 2,083 35 12쪽
23 국도 스승님 제자가 되다 +2 24.08.28 2,116 36 12쪽
22 돈벌기가 너무 쉽다 +4 24.08.27 2,249 35 12쪽
21 인공지능 +2 24.08.26 2,266 40 12쪽
20 문어발 사업가 +3 24.08.25 2,320 39 12쪽
19 고수 대 고수 +2 24.08.24 2,380 36 12쪽
18 수상한 할아버지 +6 24.08.23 2,450 41 12쪽
17 왠 여자가 처들어 왔다 +3 24.08.22 2,553 46 12쪽
16 신경끄는 비용 2억 +2 24.08.21 2,563 47 12쪽
15 발칙한 여주인공 여주리 +3 24.08.20 2,570 4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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