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8년 갑질 당하는 몽골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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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민(旻)
그림/삽화
하늘민(旻)
작품등록일 :
2024.08.07 16:33
최근연재일 :
2024.08.27 22:50
연재수 :
2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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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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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1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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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0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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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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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9쪽

물고 물리는 시가전(市街戰)

DUMMY

* * *






히히힝! 히힝!


사방이 불길에 휩싸이자 말들이 앞다리를 치켜들고는 열기에 몸부림쳤다.


“네르구이, 옆으로 길을 열어라.”


“네!”


빠른 판단으로 옆 소로 쪽으로 선회하며 일부의 무리가 신속히 빠져나갔다.


퍽! 빠각!


화르륵!


예상했던 도주로였는지 옆 소로도 이내 화염으로 막혀 버렸다. 그리고 일단의 무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젠장!”


몽골군 사이에서 절로 욕지거리가 튀어나왔다.


“공격하라! 공격하라!”


어둠을 부셔버릴 듯한 기백 어린 함성과 함께 화살이 무차별적으로 쏟아졌다.


슝, 슝,슝!


"커억! 윽! 헉!"


좁은 사로에 갇혀 있는 몽골군의 외마디 비명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말을 버리고 담장 옆으로 뚫고 지나간다.”


“다들 저길 뚫어라!”


언뜻 인원이 적은 곳이 보이자 말을 등지고 방패로 급소를 보호하면서 담장으로 기어 올라갔다.


슝 슝!


어느 몽골병은 도끼를 집어 던지며 돌진했다.


"윽! 컥!"


담장의 높이가 높지도 않았지만 그리 낮지도 않아 타고 넘는 순간 화살을 맞고 쓰러지는 이들이 나왔다.


“쏴라!!”


몸이 날쌘 몽골병은 담장을 뛰어넘는 데는 성공했지만 지붕에서 저격하는 이들의 이차 공격을 피하기는 쉽지 않았다.


"윽! 컥!"


혹은 담장 아래에서 창이 불쑥 솟구치면서 몽골군의 몸을 꿰뚫어 버렸다.


창! 창! 차창!


여기저기 도주로를 찾아 옆 담장을 넘어 빠져 나가는 몽골군의 숫자가 많아졌다. 그런 가운데 수원승도와 몽골군 간의 백병전도 한층 가열되어갔다.


치열한 백병전이 사방에서 일어나다 보니 은밀이 접근하던 몽골병이 한 수원승도를 칼로 내려치려 했다.


“도봉이, 뒤를 조심해!”


이를 우연히 본 한 동료가 급박하게 외쳤다.


슝!


그러나 어디서 날아온 화살이 칼을 내려치던 몽골병의 가슴을 꿰뚫어 버렸다.


지붕 위에서 전황을 주시하며 정확하고 은밀하게 저격하는 이들에 의해 몽골병들은 눈먼 화살에 하나, 둘 쓰러져 갔다.




* * *



“민한, 적의 계략에 걸린 듯합니다.”


“크응···.”


불길이 치솟고 있는 방향을 주시하던 그의 눈동자에 붉은 살기가 짙어졌다.


“넌 외곽에 주둔한 부대로 가서 서쪽 성문을 틀어막도록 전하거라. 그리고 넌, 나머지 후속 병력을 불러와라!”


두 명의 몽골병이 다른 방향으로 말머리를 돌려 빠져나갔다.


“넌 바이라쪽으로 가서 백병전으로 서문 쪽 옆구리를 공략하라고 전해라!”


“네!”


“투사르, 너도 말에서 내려 양 갈래로 나눠 하나하나 점령해 들어간다. 무슨 말인지 알겠지!”


“알겠습니다.”


투사르가 뒤돌아 자신들의 부하를 향해 소리 질렀다.


“부대, 하마(下馬)!”


“각자 호신용 무기들은 따로 챙겨 신속히 집결한다!”


전투가 본격화되자 몽골병들의 눈빛이 달라졌다. 절도 있는 신속한 움직으로 말에서 내려 각자의 방패, 각궁, 밧줄, 만곡도등을 챙겨 투사르를 중심으로 빠르게 집결했다.


“일 선은 방패와 도를 잡고 수비에 집중한다.”


척! 척!


일사불란하고 절도있게 진형을 구축했다.


“이 선은 일선을 바쳐주면서 화살로 적을 사살, 교란한다.”


척! 척!


“삼 선은 방패와 도끼로 무장하고 이 선을 보호한다. 여차하면 일 선을 도와 서로 치고 빠진다.”


척! 척!


“일, 이, 삼 선의 앞뒤 세 명은 한 조다. 그리고 일, 이, 삼 선은 한 대형이다. 상황에 따라 대형으로 뭉치고 빠진다.


다들 평소대로 하던 것이니 무슨 말인지 알겠지?”


“네!”


신속히 진형이 짜이자 대로의 양 갈래로 나뉘어 주택가 안쪽에서 하나씩 하나씩 담장과 지붕을 넘으며 전진해 갔다.


몽골군이 적은 병력으로도 세계를 제패할 수 있었던 치고 빠지는 초원의 기마전술인 스웜이었다.


그걸 순식간에 보병 전술로 응용해서 재반격을 가할 수 있는 몽골병들의 전술 이해도는 파격적이고 놀라웠다.




화염의 불길로 봉쇄된 몽골병의 사투는 치열했다. 좁은 공간에서 각개 격파를 당하면서 쓰러져 갔지만 일정 시간이 지나자 정신을 차린 몽골병들의 반격도 매섭고 사나웠다.


정신없은 교전이 벌어지고 있는 사이 별안간 날카로운 소리가 들려왔다.


삐이익!!


“스님, 몽골의 후속 병력들이 백병전으로 전환해서 지붕을 타고 밀고 들어오고 있습니다.”


한 승도가 다급한 목소리로 도원 스님을 쳐다봤다.


지붕에서 일대를 관망하며 틈틈이 저격을 하고 있던 도원 스님이 북쪽을 주시했다. 지붕을 타고 쪼여 오는 무리를 발견했다.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서 전방 방어선을 구축하고 있던 승도들도 즉각적인 공세를 가했지만 적의 조밀한 대규모의 공격에 점차 뒷걸음치며 후퇴하고 있었다.


“아쉽지만 이쯤에서 물러나야겠군.”


도원스님이 효시를 꺼내어 연속으로 세 발을 쏘아 올렸다.


“퇴각이다! 퇴각!”


도원스님의 일갈에 주변 승도들도 따라 합창하며 퇴각 소리가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창! 창!


“승찬이, 승찬이 이만 물러나세!”


몽골병과의 교전에 정신이 없던 한 수원승도 옆으로 동료가 합세하면서 외쳤다.


쾅!


합세한 승도가 창으로 후려지던 공격에 방패로 급히 막던 몽골병의 얼굴이 찌푸려졌다. 손목이 얼얼했다.


“효시가 발사되네. 퇴각이야!”


“잠시만, 저놈만 끝내고 가세!”


“명령을 잊었나. 퇴각 신호가 오면 즉시 자리를 떠야 하네!”


“제기랄, 너 놈 운이 좋은 줄 알아라!”


못내 아쉬운지 승찬의 눈에 매서운 기운이 떠나지 않은 채 상대를 주시하며 뒷걸음을 쳤다.


"헉, 헉."


털썩!


합공에 죽었구나 생각했던 몽골병 하나가 담장에 기대어 미끄러지듯 주저앉았다. 주위에는 동료들의 시체가 널려 있었다.


퇴각 신호에 일순간 백병전을 벌이던 승도들이 저격병들의 사격 견제를 틈타 빠르게 물러나며 곳곳에서 자리를 이탈했다.



전방에서도 잘 훈련된 정예인 듯 퇴각도 공격진영을 유지하며 교차로 물러났다. 후방에서 퇴각 시간을 벌어주고 있었다.


‘니들 뜻대로 쉽게 빠져나갈 줄 아느냐.’


전황을 주시하던 투사르의 입가에 사악한 미소가 걸렸다.



* * *



“남문으로 급속한다!”


속속 무리들이 집결하자 도원 스님이 이끄는 승도들의 움직임이 더욱 빨라졌다. 사전에 맞춘 합대로 신속한 전환이었다.


탁! 타탁! 탁!


밀집된 가옥의 기와를 타고 날 듯 움직였다.


후방의 이동이 빨라지자 저지하던 전방의 유기적 방어선도 후퇴를 거듭했다.


그러자 쫓아오던 몽골병들의 추격은 더욱 과감해지고 매서워졌다.



뚝!


“스님, 왜 멈추십니까?”


급속하던 도원 스님의 신형이 일순간 멈추더니 전방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그리고 왼쪽으로 시선을 돌려 후방을 잠시 쳐다보다 다시 전방을 주시했다.


“삼면으로 포위됐네.”


구름을 벗어난 달빛 아래 수백의 무리가 지붕 위에 서 있는 광경이 뚜렷이 드러났다.


승복이와 교전을 하던 바카투르 부대와 후속 지원군이던 바이라 부대가 동남쪽으로 둘러싸듯 틀어막고 있었다.


“서문 쪽으로 이동하시죠.”


“돌아가는 상황을 보니 서문도 틀어막혔을 것 같군.”


그런 가운데도 전방의 몽골병들은 독 안에 든 쥐몰이마냥 차근차근 밀고 들어오고 있었다.


“스님, 시간이 없습니다.”


“우리는 동쪽을 뚫을 걸세.”


“네.”


“다만 자네와 여기 몇 명은 나를 도와줘야겠네. 그리고 승수, 자네는 나머지 무리를 이끌고 내가 신호를 보내면 무조건 남문으로 방향을 틀어 뚫고 살아 돌아가야 하네.”


도원 스님이 주위를 잠시 둘러봤다.


“알겠는가!”


“스님, 제가 동쪽을 맡겠습니다.”


“아니, 시간이 없어. 이번만은 내 말을 무조건 따르게.”


도원스님이 잠시 고개를 흔들고는 쇠뇌를 장전했다.


“자! 전원 공격!”


도원스님의 외침과 함께 질주했다. 달빛 아래 수백의 인영이 따라붙었다.


동쪽을 막고 있던 바카투르가 자신의 빰을 어루만졌다. 화살이 지나간 상처 자국에 쓰라린 느낌이 가시지 않았다.


“일 열 방어 태세!”


“이 열, 명령이 떨어지면 조준 사격!”


남쪽을 틀어막고 있던 바이라 부대가 수원승도들이 동쪽으로 방향을 틀어 이동하자 후방을 치기 위해 빠르게 따라붙었다.



“승수, 지금이네!”


도원 스님이 바람결에 수염을 휘날리며 쩌렁쩌렁한 고함을 쳤다.


그러자 도원 스님 뒤로 일단의 무리가 대거 남쪽으로 급선회하며 빠르게 이탈했다.


후방을 치기 위해 달려오던 몽골병과 남쪽으로 뚫기 위한 고려 승도(僧徒) 간에 거리가 빠르게 좁혀졌다.


“발사!”


슝, 슝, 슝슝.


"컥. 헉. 커억."


이미 쇠뇌에 장전 준비를 마치고 뛰어든 고려 승도들의 발사 속도가 더 빨랐다.


달려오던 일선의 몽골병들의 가슴이 꿰뚫리며 무너졌다. 이내 좁혀진 거리로 인해 깊숙이 치고 들어온 고려 승도와 몽골병 사이에 일대 난전이 벌어졌다.


쾅!


창, 창, 차창!!


고려 승도의 창과 몽골병들의 만곡도가 달빛을 받아 부딪치며 서늘한 은빛 한기와 살기를 뿜어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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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8년 갑질 당하는 몽골제국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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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1238년 시대 배경과 주요 인물상 +2 24.08.20 233 0 -
26 파우스트 +2 24.08.27 231 4 11쪽
25 폭풍의 프리틀웰 +1 24.08.26 238 4 9쪽
24 친구와 금발의 이방인 24.08.25 238 6 11쪽
23 동경으로 온 까닭 +2 24.08.22 234 6 8쪽
22 미지의 인물 24.08.22 237 7 13쪽
21 혈야(血夜)와 다향(茶香) +2 24.08.20 231 7 8쪽
20 운명의 조우 +2 24.08.19 233 5 10쪽
19 불벼락 24.08.18 226 5 10쪽
18 황룡사를 구원하소서 24.08.17 220 5 7쪽
17 장육존상과 호투(虎鬪) 24.08.16 227 5 7쪽
16 첩첩산중 24.08.15 229 3 9쪽
15 위기의 목탑 24.08.14 225 4 9쪽
14 사투(死鬪) 24.08.13 232 4 10쪽
13 치열해지는 공방전 24.08.13 235 4 9쪽
12 황룡사로 몰려드는 몽골군 24.08.12 244 5 10쪽
11 인(因)과 연(緣) +1 24.08.11 248 5 9쪽
10 서원(誓願) 그리고 이별 24.08.11 246 4 8쪽
9 사면초가 24.08.10 249 5 9쪽
» 물고 물리는 시가전(市街戰) 24.08.10 250 4 9쪽
7 떠나보내는 부정(父情) +1 24.08.09 269 5 12쪽
6 덫을 놓다 24.08.09 298 6 10쪽
5 구출작전 24.08.09 352 5 11쪽
4 추격전 24.08.08 400 6 11쪽
3 전화(戰火)의 불길 24.08.08 470 6 6쪽
2 1238년, 다가오는 전운(戰雲) 24.08.07 569 6 11쪽
1 2050년, 운명의 쌍둥이 혜성 +1 24.08.07 700 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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