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8년 갑질 당하는 몽골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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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민(旻)
그림/삽화
하늘민(旻)
작품등록일 :
2024.08.07 16:33
최근연재일 :
2024.08.27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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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1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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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5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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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9쪽

첩첩산중

DUMMY

“아미타불.”


율장 스님은 올 게 왔다는 표정으로 눈을 감았다.


“음···.”


그동안 내색하지 않고 있던 방장 스님의 얼굴에도 짙은 음영이 그려졌다. 애써 감정을 억누르며 염주를 굴렸다.


“저격할 최소 인원만 남기고 나머지는 삼 층으로 모두 내려보내 지원토록 하게.”


“네.”


쿵! 쿵! 쿵!


이후 다급한 지시와 계단을 내려가는 분주한 발걸음들이 들려왔다.



* * *






푹!


“으아악!”


분리되어 나온 승복 일행의 죽창벽이 목탑 주변을 방어하고 있던 몽골 부대의 옆구리를 들이박았다.


“도끼로 찍어내!”


순간 당황해 핏대가 선 다와가 고래고래 고함을 쳤다.


“나머지는 진영을 유지하고 위치를 고수하라!”


퍽! 퍽!


방패를 앞세워 도끼를 든 몽골병들이 죽창벽에 붙어 도끼질을 사납게 해댔다.


“편곤 공격!”


빡! 빡!


죽창벽 안에서 도리깨 형태의 편곤이 몽골병들의 머리와 방패 사이로 어지럽게 날아들었다.


적당히 도끼질을 하다 편곤이 날아들 때면 급히 물러나거나 피해버리기를 반복했다.


‘젠장, 이놈들이 제대로 덤비지 않고 있구나.’


도끼로 적당히 저지만 하고 있는 몽골병에 승복은 애가 탔다.


목탑을 잠시 바라보니 이미 삼 층에서는 치열한 교전과 괴성이 난무했다.


“제가 밀어붙이라고 할 때 합세해서 돌진해주십시오.”


잠시 무슨 뜻인지 몰라 눈을 멀뚱거리는 무명은 편곤을 들다 멈칫했다. 물을 새도 없이 승복이 죽창벽의 하단 손잡이를 발판 삼아 치솟더니 전방을 향해 쇠뇌를 연달아 쏘아댔다.


슝! 슝!


“으악!”


팅!


몽골병 하나가 얼굴에 가격을 당하자 괴성을 지르며 쓰러졌다. 한 몽골병은 반사적으로 방패로 상체를 막으며 시야를 가렸다.


그 짧은 틈에 승복이 몽골병들의 머리와 어깨를 빠르게 밟고 지나갔다.


“어!, 윽!”


순간 자신들을 밟고 지나가는 인영에 당황한 몽골병 사이에 황망한 소리만이 들렸다.


푹!


“컥!”


착!


승복이가 마지막으로 밟던 한 몽공병의 뒷목에 창을 박으며 반원을 그리듯 후방에 착지했다.


붕! 붕!


내려오는 동작과 함께 창을 사방으로 크게 그리며 공간을 확보하자 찔러대기 시작했다. 마치 승냥이 떼에 호랑이를 풀어 놓은 듯했다.


“으악! 컥!”


후방을 일순간 제압당한 몽골병들이 승복이 휘두르는 창끝에 사상자가 속출했다. 승복의 기습적 돌출 공격에 방어선을 고수하던 몽골부대 내부가 일순간 난장판으로 변했다.


“돌진!”


무수한 잔영의 창날 속에 승복의 목소리가 경내를 쩌렁쩌렁 울렸다. 그 기백이 얼마나 무시무시했던지 마치 산에서 내려온 호랑이가 포효하는 착각마저 들었다.


“돌진! 돌진!”


전황을 예의주시하던 무명도 덩달아 고함을 치자 고려 쪽 죽창벽이 다시금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젠장!”


휙! 휙!


밀고 들어오는 죽창벽에 붙어 있던 몽골병이 도끼를 휘두르며 뒷걸음질 쳤다.


앞뒤로 동시 공격을 당하자 몽골병끼리 걸리적거리면서 제대로 된 공격이 나오지 못했다.


다와의 눈이 사납게 치켜들었다.


“정신 차려 병신들아!”


“고작 한 놈이다! 대몽골군이 이깟 중놈 하나에 휘둘러서야 말이 돼! 병신들아 정신 안 차릴래!”


다와가 으르릉거리면서 승복을 향해 만곡도를 휘둘렀다.




목탑 삼 층은 그야말로 혈옥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뻑! 퍽!


“으악!”


저지대를 뚫기 위해 도끼질을 하던 몽골병은 스쳐 지나가는 창날에 목 옆 경동맥에서 피를 흘리며 비명을 질렀다.


그러자 뒤에 있던 덩치 큰 몽골병 하나가 작은 손도끼를 과감하게 날렸다.


“컥!”


재차 공격을 강행하려던 고려 승도의 이마에 그대로 박힌 채로 절명했다.


그 몽골병은 자신의 죽은 동료의 시체를 방패 삼아 거대한 도끼를 마치 공기놀이 하듯 다시 찍어대기 시작했다.


퍽! 퍽!


마침내 저지대 일부가 파손되며 헐거워졌다.


“지금이다. 치고 들어가라!”


이 층에서도 선봉장 역할을 하던 우사르가 자신의 대부월을 무자비하게 휘두르며 파괴된 저지대를 뚫고 승도들 사이로 난입했다.


휙! 휙!


“으아악! 컥!”


닥치는 대로 도륙을 하자 고려 승도들 사이에서 사상자가 속출했다.


“물러서지 말게! 여기서 밀리면 우리 모두는 죽음뿐이네!”


“저놈을 집중 사격하게!”


바람을 가르는 파공음을 내는 우사르의 도끼에 연신 뒷걸음질 치던 승도들의 후방 사이에서 저격이 가해졌다.


슝! 슝!


“컥! 커억!”


우사르를 따라 막 올라온 몽골병들이 쇠뇌에 저격당하고는 나뒹굴었다. 그러나 정작 우사르는 재빠르게 옆으로 붙어 한 승도를 또다시 찍어 버렸다.


“받아라!”


쿠당탕!


그의 우악스러운 손아귀가 한쪽 어깨가 잘려 나간 승도를 그대로 고려 저격수 사이로 던져버렸다.


시야를 가린 사이 다시금 달려들어 흉폭한 도끼질을 해댔다.




* * *




“컥! 컥!”


다와는 믿기지 않는 듯 자신의 심장에 박힌 창 자루를 부여잡은 채 상대를 보고 있었다.


‘분명 내가 더 빨랐는데···.’


푹!


승복이 한 번 더 깊숙이 창을 찔러대고는 빼냈다.


다와를 처리하자 목탑 입구를 방어하던 몽골병들의 기세가 일시 약화 됐다.



승복이 잠시 목탑을 올려다보았다.


이미 삼 층에도 몽골병들이 치고 올라갔는지 부산한 움직임과 괴성이 감지되었다. 그의 눈빛이 무거워졌다.


그가 시선을 다시 전장으로 돌려 한 몽골병에게 달려들었다. 움찔하던 몽골병이 내려치는 만곡도를 무시하고 빠르게 찔러댔다.


쉭!


“컥!”


쓰러진 몽골병의 허리춤에 있던 갈고리 밧줄을 빼냈다.


승복은 신속히 목탑 뒤로 돌아들어 갔다.


층마다 삼 장은 될 듯한 높이라 밧줄 길이가 한 번에 나오지 않았다.


휭! 휭!


척!


그가 휘두르는 갈고리가 일시 요란한 소리를 내더니 손에서 벗어나 이 층 난간에 척하고 걸리는 소리가 났다.



각층 마다 튀어나온 기와 처마가 있어 팔의 완력만으로 올라가는 게 마냥 쉽지는 않았다. 이 층 난간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는 내부를 둘러보다 순간 헛구역질이 나왔다.


“윽!”


어제만 해도 같이 공양하고 마주 보던 승도들이 피범벅의 차가운 시체로 널브러져 있었다.

얼마나 비통하고 애통했던지 눈을 뜬 채로 죽은 이들도 보였다.


“네놈들은 내가 결코 살려두지 않겠다.”


울분으로 가득한 승복의 두 눈은 실핏줄이 터져 붉게 충혈되었다.


그가 다시 삼 층의 난간으로 밧줄을 던져 타고 오르기 시작했다.


창! 창!


“으아악! 컥!”


삼 층에 가까워지자 살벌한 병장기 소리와 괴성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승복이 조심스럽게 난간을 붙잡고 내부를 곁눈질하다 신속히 타고 올라섰다. 재빠르게 문 옆으로 다가가 내부 전황을 살피기 시작했다.


“입구를 막게! 입구를!”


목 둘레가 엄청난 건장한 체격의 몽골병 하나가 난입해서 휘젓고 단니자 입구에서 몽골병들이 계속해서 올라서고 있었다.






창! 창! 차창!


무너지는 동쪽으로 지원하려 움직였던 보명의 움푹한 빰이 더욱 경직되어 있었다.


“지붕 위가 위태롭습니다. 저곳을 빼기면 아래에 있는 우리도 타격이 만만치 않을 겁니다.”


걸걸한 음성의 승도가 죽창벽 안에서 지붕을 바라보며 우려를 표했다.


전황을 주시하면서 밀려 들어오는 몽골병들을 일단 틀어막고는 있었다. 그러나 고지대에서 저격을 맡고 있는 지붕 위에도 몽골병들이 대거 난입을 시도하면서 상당히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음···.”


“자네, 여기를 꼭 사수하게. 나와 몇 명은 위로 올라가 싸울 테니.”


보명이 자신의 애병을 힘껏 움켜쥐고는 일부가 자리를 이탈했다.




“전세가 점점 우리 쪽으로 기울고 있습니다.”


현장을 지켜보던 부장의 얼굴에 어느 정도 확신이 서고 있었다.


“저 목탑을 집중 공략한 게 유효했어. 후방 지원 사격이 약해지니 연쇄적으로 약화 되고 있다.”


다소 여유가 생겼는지 투박한 얼굴과는 달리 자신의 수염을 고상하게 쓰다듬었다.



그때 또 다른 승도들이 동쪽 지붕 위로 올라왔다. 후방 측면에서 기습적으로 달려들자 몽골병들이 대거 쓰러졌다.


“저, 저···.”


“저놈의 창술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젠장, 조금만 밀어 붙이면 점령이 가능했는데.”


그가 슬쩍 아질의 눈치를 살폈다.


순간 아질의 눈매가 매서워졌다.



“지붕 위로 화살을 날려라!”


“네? 그리 되면···.”


“이럴 경우를 대비해서 동진의 떨거지들을 데러 왔지 않나. 이참에 과감하게 밀어붙인다!”


“네!”


부장의 우렁찬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사수는 동쪽 지붕 위를 겨냥한다!”


명령을 받은 백여 명이 지붕 위를 향해 시위를 당겼다.


“지붕 위에 살아남은 자들이 없을 때까지 자유 사격이다. 발사!”


퉁! 퉁! 퉁!


일순간 무수한 화살이 적과 아군을 구분 짓지 않고 지붕 위로 날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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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파우스트 +2 24.08.27 231 4 11쪽
25 폭풍의 프리틀웰 +1 24.08.26 238 4 9쪽
24 친구와 금발의 이방인 24.08.25 239 6 11쪽
23 동경으로 온 까닭 +2 24.08.22 235 6 8쪽
22 미지의 인물 24.08.22 237 7 13쪽
21 혈야(血夜)와 다향(茶香) +2 24.08.20 231 7 8쪽
20 운명의 조우 +2 24.08.19 233 5 10쪽
19 불벼락 24.08.18 226 5 10쪽
18 황룡사를 구원하소서 24.08.17 220 5 7쪽
17 장육존상과 호투(虎鬪) 24.08.16 227 5 7쪽
» 첩첩산중 24.08.15 230 3 9쪽
15 위기의 목탑 24.08.14 226 4 9쪽
14 사투(死鬪) 24.08.13 232 4 10쪽
13 치열해지는 공방전 24.08.13 235 4 9쪽
12 황룡사로 몰려드는 몽골군 24.08.12 244 5 10쪽
11 인(因)과 연(緣) +1 24.08.11 248 5 9쪽
10 서원(誓願) 그리고 이별 24.08.11 247 4 8쪽
9 사면초가 24.08.10 249 5 9쪽
8 물고 물리는 시가전(市街戰) 24.08.10 250 4 9쪽
7 떠나보내는 부정(父情) +1 24.08.09 270 5 12쪽
6 덫을 놓다 24.08.09 298 6 10쪽
5 구출작전 24.08.09 352 5 11쪽
4 추격전 24.08.08 401 6 11쪽
3 전화(戰火)의 불길 24.08.08 470 6 6쪽
2 1238년, 다가오는 전운(戰雲) 24.08.07 569 6 11쪽
1 2050년, 운명의 쌍둥이 혜성 +1 24.08.07 701 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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