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8년 갑질 당하는 몽골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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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민(旻)
그림/삽화
하늘민(旻)
작품등록일 :
2024.08.07 16:33
최근연재일 :
2024.08.27 22:50
연재수 :
26 회
조회수 :
7,582
추천수 :
133
글자수 :
110,837

작성
24.08.19 19:03
조회
233
추천
5
글자
10쪽

운명의 조우

DUMMY

* * *






황룡사는 별안간 거대한 빛의 원구로 뒤덮여 있다 사라졌지만 이상하게도 밖에서는 인지하지 못했다.


탕구타이는 전세가 몽골군으로 완연히 기울자 느긋하게 차를 마시며 여유를 만끽하고 있었다.


수많은 목숨이 사라지고 있었지만 어둠 속 화염과 황룡사는 묘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세상은 가까운 곳에서 보면 비극이고 먼 곳에선 희극으로 보인다고 했던가.


“밤에 노는 불놀이도 나름 운치가 있구먼. 껄껄껄.”


“그렇게 말입니다. 저 안쪽의 큰 건물에 엄청난 크기의 황금 불상들이 있다고 합니다. 종도 얼마나 큰지. 챙길 게 많은 곳입니다. 크크큭.”


다시 한 모금 차를 마시며 부장의 말에 흡족한 듯 미소를 짓고 있을 때였다.


콰쾅! 쾅!


번쩍하는 빛줄기와 함께 황룡사의 외벽이 엄청난 폭발음을 내면서 터져 나갔다.


우르릉!


외벽이 터지면서 웅장하게 늘어선 담장벽이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연속으로 무너졌다.


벌떡!


탕구타이는 자신도 모르게 자리에서 일어섰다. 귀하다는 용정차가 그의 손에서 흘러내리는지도 모른 채.




* * *



“후퇴하라! 후퇴하라!”


후퇴 명령은 몽골병들의 도주보다 늦었다.


가공할 위력에 정신을 차리지 못한 상관들과는 달리 앞에서 혈투를 벌이던 일반 몽골병들은 본능적으로 살기 위해 너도나도 도망을 치고 있었다.


드르륵! 드르륵!


육중한 괴물이 조금씩 전진했다.


위이잉, 위잉.


전방을 정찰하듯 상층부가 좌우로 움직일 때마다 포신도 따라 움직이며 기동했다.


그것이 더욱 공포를 불러일으키며 어느 몽골병들은 무기까지 버린 채로 앞다투어 등을 보이며 빠져나갔다.


몽골군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었지만 경내는 수많은 시신이 널려 있었다. 여전히 바닥은 뜨거운 피로 젖어 있어 얼마 전까지 치열했던 전장임을 알 수 있었다.


드르륵, 드르륵.


괴물체가 목탑 일대까지 서행하다 우뚝 멈춰 섰다.


푸아악!


마개에 갇혀 있던 뜨거운 증기가 열리는 듯한 소리가 나더니 후면에서 문이 아래로 내려왔다.


키가 구 척이나 될 듯한 사람인지 괴물인지 모를 무엇인가가 천천히 걸어 나오고 있었다.




“도연 스님, 무언가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뭔가에 홀린 듯 바라보던 승호는 괴물체에서 입이 열리자 다시금 소스라치게 놀랐다.


“나무 가섭불.”


도연 스님이 합장을 하고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그의 얼굴은 왠지 모를 기대와 평온함이 자리했다.


구 척의 장신은 목탑 구석에 쓰러져 있던 한 인형을 안고는 다시금 안으로 들어가 나오지 않았다.


동경의 밤하늘은 주변의 불길과 주검 속에서도 오늘따라 유난히 맑은 별빛을 드러냈다.


지상의 괴물체의 보라색 눈 역시 명멸을 거듭하며 고요히 빛나고 있었다.





* * *




쿵!


털썩!


압축되고 뒤틀린 미로같은 빛의 터널을 지나자 낯선 시간대와 환경이 나타나면서 지면에 충격이 가해졌다.


“소령님, 정신 차리세요. 소령님!”


각종 기계 장치들로 가득한 공간에서 중성에 가까운 목소리가 앉은 채로 정신을 잃고 있는 한 젊은 남자를 깨우고 있었다.


드르륵! 드르륵!


수피아는 동시에 조금씩 앞으로 기동하며 주위 환경을 빠르게 살피고 있었다.


전면 디스플레이 화면에는 수많은 사람과 건물 등이 실시간으로 포착되면서 무수한 정보를 처리하고 있었다.


그가 후방 쪽을 살펴보자 한국의 사찰에서 보던 짧은 머리의 승려 등 익숙한 군상과 풍경이 탐색 되었다.


“소령님, 어서 깨어나세요.”


“으음···.”


충격이 가시지 않았는지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수피아가 다시 전방을 살필 때였다.


무기를 든 군상들이 성난 파도처럼 덮치더니 마구 때리고 패기 시작했다.


깡! 깡!


위험을 감지한 수피아가 자체 전투 시스템을 발동했다.


드르륵!


끽!


수피아가 앞으로 급가속을 하다 멈추고는 상층 포탑을 회전시켰다.


위이잉!


“어구!”


달라 불어 있던 인형들이 떨어져 나갔다.


재차 공격적인 적의를 보이는 무리를 향해 레이저 빔이 연속으로 발사되었다.


피융! 피융!


잠시 주춤하던 무리들은 어디서 구해왔는지 기름 항아리를 가져와 화공을 시도했다.


화르륵!


타오르는 불길 속에서 강민성 소령이 서서히 깨어났다.


“어떻게 된 거지?”


여전히 어지러운지 머리를 잠시 감싸더니 화면을 쳐다봤다.


적의에 가득 찬 이상한 복장의 인간들이 구식병장기를 들고는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로 고함을 치고 있었다.


“저놈들 미친 거야? 아니면 여기가 영화 셋트장인가?”


두서없는 말을 내뺃으며 옆에 있는 생수병을 찾아 마개를 열고는 물을 벌컥벌컥 마셨다.


“하. 이제 좀 살 것 같군.”


“넌, 왜 대답을 안 하고 있어?”


“소령님의 대답에 각종 추론을 하고 있었군요.”


매력적인 목소리가 울렸다.


“믿기지 않겠지만 여기는 우리가 살던 시대가 아닐 확률이 상당히 높아 보입니다.”


“그···게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야?”


그제야 그가 눈매를 매섭게 뜨고는 탐지된 주변의 정보를 빠르게 훑어보기 시작했다.


“내가 정신을 얼마나 잃은 거지?”


“그건 저도 정확히는 모르겠어요. 환한 빛무리와 함께 시스템도 일시에 다운되어 알 수가 없습니다. 보조 장치도 작동되지 않았어요.”


“다만 우리가 있는 이곳은 다른 시간대와 환경인 건 분명해 보입니다.”


스크린엔 누군가가 이상한 물건을 들고 접근하고 있었다.


“저놈들 지금 뭐 하는 거지?”


“조금 전부터 기름으로 공격해오고 있었어요.”


그제야 내부 온도가 좀 더운 듯 느껴졌다.


“지금 K-X에 불이 붙은 상태입니다.”


“뭐라고?”


화들짝 놀란 강민성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여기가 단순히 셋트장이 아닌 실제 전장이라는 사실이 직감적으로 스쳐 지나갔다.


“아니 그러면 빨리 꺼야지. 뭐 하고 있는 거야!”


챙그랑! 퍼석!


푸쉬쉭!


사기 그릇이 깨지는 소리와 더불어 K-X에서 방재 시스템이 발동되자 불길이 급격히 사그라들었다.


한, 두 명으로 처리될 수 없는 적의로 가득찬 인(人)의 장막을 마주했다.


“정면을 향해 레이저 캐논을 승인한다.”


위이잉!


그러자 살짝 들여있던 포신이 정면으로 향해 머리를 숙였다.


삐삐삐삐삐!


스크린은 조준점을 기준으로 광자포가 쓸고 지나갈 경로를 순식간에 그래픽화하면서 급속으로 출력을 끌어올렸다.


삑!


푸아앙!


포신에서 광자포가 방출되면서 강력한 빛의 포탄이 몽골군을 순식간에 쓸고 지나갔다.


콰쾅! 쾅!


이중 외벽의 담장까지 터져 나가자 공포에 질린 몽골군이 앞다투어 도망치기 시작하는 게 화면에 가득 잡혔다.


드르륵! 드르륵!


무력 시위를 하듯 천천히 기동하며 포탑을 회전시키자 몽골병의 달아나는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


그들이 사라지고 남은 바닥에 널브러진 수많은 인형들이 실제 죽은 사람인 것을 감지한 강 소령의 눈매가 조금씩 일그러졌다.


스크린에는 실시간으로 움직이는 사람과 죽은 사람 등 수많은 표적물들이 감지되면서 의미있는 데이터를 뽑아내고 있었다.


“저기에 아직 숨이 붙어 있는 사람이 있어요.”


스크린은 쓰러진 한 젊은 인형을 표적화하더니 크로즈업으로 확대했다.


매우 미약한 심장의 박동 소리가 끊어질 듯 이어지고 있었다.


쿠쿵··쿵···쿠쿵.


“조금 전 그놈들과 한패는 아닌 것 같군.”


“일단 사람부터 살리고 이야기하자. 수피아는 메디컬 시스템을 발동해줘.”


“네.”


만약을 위해 강 소령은 방어 전투복에다 헬맷을 착용하고 문을 열었다.


푸아악!


외부와의 공기 접촉이 오랜만이라서 그런지 더욱 소음이 크게 느껴졌다.


뚜벅! 뚜벅!


걸어 나오는데 누군가가 자신을 향해 합장(合掌)하는 모습이 보였지만 무시하고 쓰러져 있는 한 인형으로 다가갔다.


언뜻 보아도 상당히 심각한 부상을 입고 있었다.


“지금까지 살아 있는 게 용해 보이군.”


가볍게 한마디를 던지면서 그를 안아 들었다.




내부로 들어온 강민성 소령은 시체에 가까운 너덜너덜한 육신을 선반 위에 올려놓았다.


그러자 온몸을 타고 빠른 스캔이 이어지더니 몸의 각종 정보 상태가 뽑아져 나왔다.


“매우 심각한 상태입니다. 1급 비상사태로 바로 수술에 들어가겠습니다.”


위이잉!


그러자 선반 아래에서 정교한 로봇형 팔들이 여러 개 나오더니 일단 몸의 옷부터 자르고 알몸으로 만들었다.


윙!


반원의 튜브형으로 사람을 감쌌다.


치이익!


파란색 성분의 액체가 가득 차오르더니 육신을 깨끗이 정화하고는 다시 사라졌다.



푸쉬시!


이후 뿌연 연기가 뿜어져 나오면서 마취를 시켰다.


다시 튜브가 열리면서 본격적 수술에 들어갔다. 사람이 했다면 여러 명의 의료진이 달려들어야 겨우 살려낼까 한 장시간의 대수술이었다.


여러 개의 팔들이 마치 오케스트라 연주처럼 오차나 망설임 없이 빠르고 정교하게 움직였다.


기계 손가락에서 메스가 튀어나오더니 바로 복부를 째자 옆에 있던 다른 팔이 흘러나오는 피를 틈틈이 빨아내며 내부 장기를 찾아 봉합하기 시작했다.


그런 상호 협력 작업이 심각하게 악화 된 신체 부위별로 거의 동시다발로 이루어졌고 쇼크에 대비해서 계속해서 특수 약물을 주입하면서 심장 체크와 혈액 공급 등이 이루어졌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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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8년 갑질 당하는 몽골제국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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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1238년 시대 배경과 주요 인물상 +2 24.08.20 233 0 -
26 파우스트 +2 24.08.27 231 4 11쪽
25 폭풍의 프리틀웰 +1 24.08.26 238 4 9쪽
24 친구와 금발의 이방인 24.08.25 239 6 11쪽
23 동경으로 온 까닭 +2 24.08.22 235 6 8쪽
22 미지의 인물 24.08.22 237 7 13쪽
21 혈야(血夜)와 다향(茶香) +2 24.08.20 231 7 8쪽
» 운명의 조우 +2 24.08.19 234 5 10쪽
19 불벼락 24.08.18 226 5 10쪽
18 황룡사를 구원하소서 24.08.17 220 5 7쪽
17 장육존상과 호투(虎鬪) 24.08.16 227 5 7쪽
16 첩첩산중 24.08.15 230 3 9쪽
15 위기의 목탑 24.08.14 226 4 9쪽
14 사투(死鬪) 24.08.13 232 4 10쪽
13 치열해지는 공방전 24.08.13 235 4 9쪽
12 황룡사로 몰려드는 몽골군 24.08.12 244 5 10쪽
11 인(因)과 연(緣) +1 24.08.11 248 5 9쪽
10 서원(誓願) 그리고 이별 24.08.11 247 4 8쪽
9 사면초가 24.08.10 250 5 9쪽
8 물고 물리는 시가전(市街戰) 24.08.10 250 4 9쪽
7 떠나보내는 부정(父情) +1 24.08.09 270 5 12쪽
6 덫을 놓다 24.08.09 298 6 10쪽
5 구출작전 24.08.09 352 5 11쪽
4 추격전 24.08.08 401 6 11쪽
3 전화(戰火)의 불길 24.08.08 470 6 6쪽
2 1238년, 다가오는 전운(戰雲) 24.08.07 569 6 11쪽
1 2050년, 운명의 쌍둥이 혜성 +1 24.08.07 701 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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