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버멘쉬(운명을 바꾸는 의사)

프롤로그

D.C 3000년쯤 세상은 한 번 멸망했고, 그로부터 천 년의 세월이 흘렀다. 대재앙이 휩쓴 자리에는 완전히 새로운 세계가 자리 잡았다. 이 새로운 세계에서 사람들은 모두 '영혼의 힘줄'을 가지고 태어났다. 그것은 그들의 운명을 예고하는 낙인이자, 삶의 궤적을 미리 결정짓는 저주였다.

어떤 사람은 "성실한 농부"라는 힘줄을 가지고 태어나, 평생을 땅을 일구며 살아간다. 그의 삶은 풍성한 수확과 함께 평온한 길이지만, 그는 결코 그 이상을 꿈꾸지 못한다. 또 어떤 사람은 "비열한 살인자"라는 힘줄을 가지고 태어난다. 아직 한 번도 피를 묻힌 적이 없지만, 사람들은 그를 볼 때마다 공포와 혐오를 느끼며 거리를 둔다. 그는 그저 자신의 처지에 순응하며, 운명이 이끄는 대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세상에서, 주인공 아이든은 특별한 능력을 가진 인물이다. 그는 사람들에게 행운을 주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아이든이 부여한 행운은 그 사람의 영혼의 힘줄마저 바꿀 수 있을 정도로 강력했지만, 행운과 불운은 공존하는 법. 그 행운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 결과적으로 행운일지, 불운일지는 운명에 달려 있지만 아이든은 자신의 능력을 받은 자들이 불행 속에 살도록 놔두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든은 우범지대를 헤매고 있는 한 소녀를 만나게 된다. 소녀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었고, 그의 접근을 경계하며 칼을 들고 위협했다. 그녀는 "비열한 살인자"라는 영혼의 힘줄을 가진 아이였다. 아직 살인을 저지르지 않았지만, 그녀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빛은 차갑고 두려움에 가득 차 있었다. 아무리 그녀가 선한 마음을 품고 있어도, 그를 둘러싼 세상의 시선은 바뀌지 않았다. 그래서 소녀는 사람들의 눈을 피해 우범지대의 어둠 속에서 홀로 살아가고 있었다.

아이든은 소녀를 처음 보았을 때, 그녀의 슬픔과 절망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그저 평범한 삶을 원했을 뿐이지만, 세상은 그녀를 이미 '비열한 살인자'로 낙인찍고 있었다. 아이든은 그녀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을지 고민했다. 하지만 그가 가진 능력은 언제나 예측할 수 없는 결과를 초래했다. 소녀에게 행운을 주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 아니면 그녀의 운명을 그대로 두어야 할까?

아이든은 소녀에게 다가가 조심스럽게 손을 내밀었다.

"거기서 멈춰!"

소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외쳤다.

아이든은 천천히 손을 들어 그녀에게 자신의 의도가 없음을 알렸다.

"나는 널 해치려는 게 아니야. 널 도와주러 왔어."

소녀는 그의 말을 믿지 않았다. 세상은 이미 그녀를 살인자로 낙인찍었고, 그녀는 그 낙인에 순응할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아이든을 믿지 않고, 오히려 더욱 강하게 칼을 쥐며 다가갔다. 하지만 아이든이 그녀의 손을 붙잡는 순간, 소녀의 손에 쥐어진 칼이 그만 아이든의 옆구리를 깊숙이 찌르고 말았다.

소녀는 순간적으로 멈칫하며 눈을 크게 떴다.

"어...어떡해..."

그녀는 당황해하며 울먹였다.

아이든의 따뜻한 손길을 느낀 것도 잠시, 그의 몸에서 피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이든은 고통스러운 표정 대신, 오히려 부드럽고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괜찮아... 넌 의도한 게 아니잖아."

아이든은 한 손으로 상처 부위를 감싸며, 다른 손으로 소녀를 안아주었다.

"넌 더 이상 이렇게 살지 않아도 돼."

소녀는 떨리는 손으로 아이든의 옷을 붙잡았다. 그녀의 눈에는 여전히 의심과 두려움이 가득했지만, 아이든의 말에는 어딘가 모르게 신뢰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었다. 그녀는 서서히 마음의 벽을 허물며, 칼을 내려놓았다.

"정말로... 내가 살인자가 아니게 될 수 있을까?"

소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아이든은 부드럽게 그녀를 다시 한 번 안아주며 대답했다.

"너의 운명은 네가 선택할 수 있어. 난 널 도와줄 거야."

그리고 결심한 듯 말했다.

"내가 줄 행운이 어떤 것이든, 그게 어떤 결과를 낳더라도 함께 하겠어."

소녀는 아이든의 말을 듣고, 그의 말이 사실이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녀는 그에게 모든 것을 맡기기로 결심했다. 그 순간, 아이든은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그의 손에서 회색빛 에너지가 발산되어 소녀의 영혼의 힘줄을 감싸기 시작했다. 소녀는 따뜻한 빛이 자신을 감싸는 것을 느꼈다.

그러나 그 순간, 그녀의 영혼의 힘줄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아이든은 그녀에게 속삭였다.

"너는 이제 더 이상 비열한 살인자가 아니야. 네가 원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어."

소녀는 그의 말을 듣고 눈물을 흘렸다. 그녀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 오랜 시간 동안 쌓여있던 두려움과 절망이 녹아내리고 있었다. 사실 그 변화가 그녀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그것이 과연 행운일지 불운일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

아이든은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소녀의 운명이 어떻게 변하든, 그녀를 지켜주고 함께 싸워나가겠다고. 이 세상에서 행복을 주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란 것을 그는 잘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의 능력을 통해 세상의 불행을 바꾸고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고자 결심했다.

그러나 그의 앞에는 수많은 장애물과 도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뛰어난 능력을 가진 자는 세상이 가만두지 않는 법. 애초에 이곳에 온 이유도 그러하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오늘도 욕심부리지 않고 한 명씩 한 명씩 남들에게 상담의사로서 행운을 준다.

세상이 그의 힘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그중에는 야심 많은 정치귀족도, 수완 좋은 사업가들도 있었다. 운명에 맞서고, 행운을 주는 자, 아이든의 이야기가 지금부터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