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재벌 투자자의 멸망대처법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새글

손지니
작품등록일 :
2024.08.12 10:16
최근연재일 :
2024.09.18 10:00
연재수 :
40 회
조회수 :
6,040
추천수 :
114
글자수 :
210,853

작성
24.08.19 10:00
조회
191
추천
4
글자
11쪽

제 10화 : 에이미가 사랑에 빠지다

DUMMY

에이미는 최근 자신에게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이 마치 꿈인 것처럼 흘러가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불과 몇달 전에 은행에 나타난 20대 청년을 처음 봤을 때만 해도 일이 이런 식으로 흘러가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정수를 보자마자 에이미는 마음이 끌렸다.


키가 180정도 되어 보이는데,


적당한 정도의 상체를 비롯해서 아주 근육질도 아주 약골도 아닌 적당한 신체에 깔끔하게 생긴 마스크가 마음에 들었다.


특히, 그 눈빛은.. 그냥 좋았다.


뭐, 나이가 한참 아래로 보여서 내심 민망하긴 했지만 말이다.


사실 투자은행에 있다 보면 생각보다 돈 많은 사람들을 자주 보게 된다.


돈이 많으니까 자금 운용을 위해 투자은행을 찾는 것이고, 투자은행에 맡기는 수십억에서 수백억의 돈도 그들 자산 포트폴리오의 일부에 불과하다.


부동산과 주식과 여타의 자산에 비하면 현금운용은 극히 일부인 경우가 많다.


돈이 많다고 해서 인간적으로 매력적인가?


에이미의 경험으로 보면 꼭 그런건 아니었다.


자수성가형과 물려받은 경우가 다르긴 한데, 대체로 어떤 경우이건 사람에 따라 달랐다.


그런 사람들로부터 에이미는 저돌적이거나 은근한 메시지를 자주 받는다.


‘밥 한 번 먹자’거나 ‘커피 한 잔 하자’라는 멘트가 가장 많이 들은 내용이고, 골프를 치자거나 데이트 한 번 하자거나 술 한잔 하자는 내용도 많이 듣게 된다.


경우에 따라서 대응하긴 하지만, 대체로 완곡하게 거절한다.


투자금융에서 고객과의 너무 깊이 있는 정서적 교류는 사람을 피곤하게 만든다.


투자운용시 판단 착오를 하거나 혼선을 불러일으킨다.


에이미가 판단 착오를 불러일으켰다기보다는, 주변 선배들의 모습에서 그런게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투자금융도 불이원불이근(너무 가까워도 안 되고 너무 멀어도 안된다는 생각)이 맞다는 생각이다.


현명한 줄다리기가 투자자와 투자은행 모두에게 좋다.


가장 피곤한 케이스는 치근덕거리는 경우를 당했을 때이다.


가끔 인간들의 스타일에 따라서 인격적으로 저질스러운 경우가 있다.


품위나 품격은 어디로 갔는지, 수백억의 투자자금을 마치 미끼처럼 활용하려는 사람들이 있다.


낚시라고 생각하는 거겠지?


호응도에 따라 사람을 간보면서 자금을 널까 뺄까 저울질하는 지저분한 인간들도 있다.


어차피 자기들도 자금운용 때문에 거래하면서도 말이다.


남녀간의 밀당이야 있을 수 있는 일이니 그러려니 한다.


완곡하게 거절하면 그만이니까.


그런데, 외국계 투자은행의 성과평가인 BSC(balanced score card)는 장난이 아니다.


‘당신이 돈을 얼마나 벌어다 주었나?’에 대해 대단히 세밀하게 1년간의 성과평가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거액 VIP 고객에 대해서 소홀히 할 수가 없다.


1년에 은행 수익으로만 백만불을 넘기게 해주는 고객은 더욱 그렇다.


투자은행의 수익은 일반 커머셜은행의 수익과는 다르다.


커머셜은행의 대부분의 수익은 예금과 대출의 스프레드에 의한다.


수수료 수익의 비중이 적은 편이다.


하지만, 투자은행의 수익은 대부분 수수료 수익이다.


은행 고유계정으로 직접투자해서 얻게 되는 캐피탈 게인과 투자자금 운용에 대한 취급수수료 및 운용수수료 등이다.


수수료로 투자은행 지점에서 1년에 백만불을 남겨준다?


큰 고객이다.


그런데, 에이미에게 있어 그런 고객들이 추파를 던질 때 완곡한 거절과 그로 인한 밀당은 보통 스트레스가 아니다.


에이미 마음에라도 들면 진심으로 밀당이라도 즐길텐데,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보니 참 거시기하다.


에이미는 예일대학을 졸업하고 JP체이스 뉴욕에 입사했다.


한국으로 발령났을 때 그다지 실망하지 않았다.


한국은 어머니의 고향이기도 하고, 외삼촌도 여기서 사업을 하고 계신다.


JP체이스 뉴욕에서 계속 근무할 걸로 예상하긴 했는데, 실제 경험해보니 장난이 아니었다.


역시나 난다긴다 하는 희한한 인간들이 월가에 많아서 그런지, 정말 버티기 힘들었다.


에이미의 아버지는 미국인이고, 어머니는 한국인이다.


아버지는 웨스트포인트를 나와 육군 장교로 근무하면서 전 세계를 돌아다녔다.


육사 졸업하고 3년만에 한국에 파병되어 용산에서 2년 근무하는 동안에, 소개팅으로 만난 여성과 결혼해서 에이미를 낳았다.


에이미는 뉴욕에서 고등학교 들어가기 전까지는 일본, 유럽, 중동, 필리핀 등 여러 지역에서 2년에서 3년 정도씩 살아본 경험이 있다.


에이미도 육사를 갈까 고민을 하긴 했는데, 자신과 군인의 길은 맞지 않을 거 같아 포기했다.


그래도 신체가 건강하고 멘탈도 강하고 긍정적이고 행동도 적극적이어서 부모님은 에이미를 볼때마다 행복해하신다.


부모님의 걱정은 에이미가 삼십이 넘도록 남자친구를 집에 데려와 인사시키지 않는다는 점이다.


잠깐 몇번 만나는 듯하다 다시 투자은행 업무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것으로 느껴진다.



에이미는 정수를 만난 이래로 가끔 헷갈림을 느낀다.


정수가 자신을 좋게 보는 거 같기도 하고, 아닌 거 같기도 하다.


그렇다고 자기 마음을 드러내 놓고 이야기하자니 자존심도 상하고, 나이로도 한참 아래라 부담되기도 한다.


가끔은 눈빛으로 뉘앙스를 보내기도 하지만, 그냥 그때뿐이다.


나머지 대부분의 시간은 업무 관련 이야기로 바쁘다.


지난번 주가지수옵션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어떻게 사람이 그렇게까지 정확하게 예측하는 게 가능하지?


그 정도면 거의 사기 아닌가?



처음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부터 그랬다.


정수는 그다지 거드름도 피우지 않고, 나름의 논리로 에이미를 설득했다.


왜 그런 상품을 준비하는 게 맞는 건지 그런 차분한 설명을 투자은행 담당자에게 할 필요는 없다.


그런 설명 의무는 고객의 의무가 아니다.

투자은행의 의무이다.


정수가 에이미에게 스카웃 제의를 할때도 그 자리에서 즉답을 피하느라 애를 먹었다.


그냥 “좋아요!!“라고 외칠 뻔 했으니까.


그래도 자존심이라는 게 있지, 차마 그럴 수는 없었다.


생각해 볼 시간을 주는 정수에게 고마움을 느꼈다.


사실은 그렇게 많이 대화를 나누거나 오랬동안 만난 사이가 아닌데,


그렇게까지 호의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일까?



지금까지 가장 아쉬운 점은 호칭 정리다.


정수가 자신에게 ‘누나‘라고 부른다는 점.


에이미라고 부르라고 할걸 그랬다.


별 의미도 없는 ‘누나’ 호칭이라니.


남동생이 없어서 누나라 불려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더 어색하다.


에이미는 정수가 가끔 번뜩이는 눈빛을 보일 때, 자기도 모르게 온몸이 찌르르하다.


전율이 느껴진다는 표현이 딱 맞다.


그 순간에 정수가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 건지, 머릿속으로 혹은 심장 속으로 들어가보고 싶은 충동이 느껴진다.


예전에 예일대 다닐 때,

엄청나게 천재적인 학생과 만나 대화를 했던 경우에도 그런 느낌까지 받은 적은 없었는데,


정수에게서 받는 느낌은 전혀 다르다.


전율이 찌르르 느껴져서 자기 스스로 느끼지도 못한채로 몸이 부르르 떨리는 것을 가까스로 참아야 할 경우도 몇 번 있었다.


들키지 않아 천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뭐, 들켜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정수에게 그런 미묘한 감정을 느끼는 건, 에이미가 단순히 정수를 남자로서 느끼기 때문만은 아니다.


동양적인 어떤 점궤나 운명론 같은 걸 믿어본 적도 없고, 믿지도 않지만, 에이미는 정수를 바라보며 본능적으로 느낀다.


태곳적부터 정수는 내 남자가 아니었을까? 하는 느낌.


전생이 있다고 한다면 이미 몇차례나 부부의 연을 맺어 살았을 법한 느낌.


그 느낌이 너무 좋아서 이번 생에마저 기이하게 마주친 느낌이랄까?


아이고, 이 정도면 상사병 중에서도 중증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누구에게 이런 감정을 드러낸 적은 없다.


왜냐면, 드러낸다고 피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설령, 정수가 나중에 에이미 자신을 사랑하는 대상으로 대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피하지 않을 생각이다.


그냥 정수 옆에서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자신의 직분을 다할 것이다.


깊은 내심에 슬픔이 잠기겠지만, 뭐 어쩌겠는가?


정수의 눈빛을 보며 자신은 위안을 받을 것이고, 그의 심장을 곁에서 미약하게라도 느끼며 자신은 위로를 받으리라는 것을 이제 에이미는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그래, 그 정도면 나쁘지 않은 인생이라 생각한다.


어떤 한 사람을 마음에 품는 것을 한국에서는 ‘정인’이라 한다고 어머니께 들었다.


근데, 내가 그 당사자가 되어버렸네.


**


에이미의 아버지 토마스 로건은 작년에 육군 중장으로 진급했다.


미국에서 육군 중장은 주한미군 사령관이나 주일미군 사령관, 아시아태평양 부사령관, 대서양 부사령관, 유럽육군 군단장, 기타 각지역 군단장 등을 맡는다.


토마스 로건은 현재 미육군 1군단장으로 워싱턴 군단사령부에 근무중이다.


현역 4성 장군이 18명, 현역 3성장군이 53명 수준이니, 미육군의 지위로는 최고위직까지 올라간 셈이다.


하지만 그는 정치적인 야망도 가지고 있다.


육사 졸업후 데저트 스톰을 비롯해서 범세계적으로 미군이 진행한 작전들에 대부분 참여한 전적을 가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수전이 그의 전문이다.


3성장군부터는 움직임 자체가 정치적이긴 하지만, 토마스는 드러내놓고 정치적인 게 아니라,

용병술과 상대방에 대한 심리전에 그만큼 강하다.


유일한 혈육인 에이미가 한국에서 근무하고 있어, 주한미군사령부로 가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여의치가 않아서 현재는 유럽을 거쳐 워싱턴에서 군단장 보직을 수행하고 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아태지역에서 사령관 생활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만약 대장 진급이 안된다면 예편을 해야겠지만, 아직까지 그런 실패를 생각해본 적은 없다.


육사 동기생들 중에서도 항상 선두에서 진급해왔고, 동기생들은 그런 토마스의 진급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분위기다.


그만큼 치열하게 살아왔다고 스스로 자부한다.


토마스는 에이미가 육사를 선택하지 않은데 대해, 그다지 실망스럽게 생각하지 않는다.


여자로서 군인의 길을 걷는다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오히려 예일대를 나와 월가에 취업하고 금융인으로서 자리를 잡아가는 것을 지켜보면서, 내심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갑자기 한국으로 발령이 났다고 해서 의아했다.


하지만, 에이미의 낯빛이 나쁘지는 않아보여 다행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최근에는 새로운 스타트업으로 이직했다고 한다.



그곳도 투자회사라 하는데, 의욕이 넘쳐 보였다.


부모가 자식 앞에서는 자식의 낯빛이 흐리거나 다치거나 사고만 당하지 않으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에이미를 키우면서 토마스가 알게된 사실이다.


토마스는 자신의 지위가 지위인지라 이제 가끔은 중장이나 대장에서 예편하게 되면 어떻게 커리어를 가져갈지 고민하게 된다.


정치인이 되었건 아니면 정부기관의 장이 되었건 뭔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아직 아무것도 없다.


작가의말

추천! 선호작! 꾸~욱 입니다..!!

글쓴이에게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초재벌 투자자의 멸망대처법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8/14) 제 1화 내용 추가하여 수정해서 다시 올렸습니다 24.08.14 134 0 -
40 제 40화 : 웨어러블기기 실험과 데이터센터 업그레이드 NEW 1시간 전 9 1 12쪽
39 제 39화 : 신체강화훈련 호크아이 레벨업 24.09.17 21 1 11쪽
38 제 38화 : 마이크로 메카닉 시스템 개발 24.09.16 34 1 11쪽
37 제 37화 : 신체강화 프로그램 24.09.15 38 2 12쪽
36 제 36화 : 드디어 나노로봇을 향하여 (4) 24.09.14 41 2 11쪽
35 제 35화 : 드디어 나노로봇을 향하여 (3) 24.09.13 42 2 12쪽
34 제 34화 : 드디어 나노로봇을 향하여 (2) 24.09.12 48 2 11쪽
33 제 33화 : 드디어 나노로봇을 향하여 (1) 24.09.11 64 2 12쪽
32 제 32화 : 점점 강해지는 기운 24.09.10 67 1 11쪽
31 제 31화 : 에테리움 투자로 176억불 수익을 올리다 24.09.09 68 2 12쪽
30 제 30화 : 블루투스이어폰 ‘유레카러닝’과 ‘유레카로봇’을 개발하다 (2) 24.09.08 72 2 12쪽
29 제 29화 : 블루투스이어폰 ‘유레카러닝’과 ‘유레카로봇’을 개발하다 (1) 24.09.07 83 2 11쪽
28 제 28화 : 인공지능칩(AI Chip) 레벨업을 위해 회사를 추가로 인수하다 24.09.06 94 2 12쪽
27 제 27화 : 블록체인 기술과 에테리움 투자 (2) 24.09.05 87 2 13쪽
26 제 26화 : 블록체인 기술과 에테리움 투자 (1) 24.09.04 92 3 12쪽
25 제 25화 : 블루투스 이어폰 딥러닝 알고리즘 (2) 24.09.03 106 3 11쪽
24 제 24화 : 블루투스 이어폰 딥러닝 알고리즘 (1) 24.09.02 111 3 12쪽
23 제 23화 : AN투자법인 한국지사 설립과 메가로보틱스 방문 24.09.01 124 3 11쪽
22 제 22화 : 에이미 부모님을 찾아뵙다 24.08.31 130 3 12쪽
21 제 21화 :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스타트업을 인수하다 24.08.30 168 3 12쪽
20 제 20화 : 미국 군사기술 연구소와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스타트업 24.08.29 146 3 11쪽
19 제 19화 :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여 상호작용시키는 기술 24.08.28 154 3 12쪽
18 제 18화 : AN파트너스가 주식투자로 수익률 300%를 달성하다 24.08.27 164 3 12쪽
17 제 17화 : FX마진거래로 10억불 수익을 올리다 (2) 24.08.26 175 3 12쪽
16 제 16화 : FX마진거래로 10억불 수익을 올리다 (1) 24.08.25 170 3 12쪽
15 제 15화 : 에이미와 함께 실리콘밸리 출장 (3) 24.08.24 169 3 12쪽
14 제 14화 : 에이미와 함께 실리콘밸리 출장 (2) 24.08.23 172 3 13쪽
13 제 13화 : 에이미와 함께 실리콘밸리 출장 (1) 24.08.22 174 3 11쪽
12 제 12화 : 인공지능 개발 천재 연구원을 스카우트하다 (2) 24.08.21 195 3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