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안화, 지옥에서 핀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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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hangmoo
그림/삽화
장무
작품등록일 :
2024.08.12 18:40
최근연재일 :
2024.09.17 19:00
연재수 :
3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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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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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
글자수 :
181,061

작성
24.08.2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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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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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천파성이 범의 시간을 지날 때(Ⅲ)-2

DUMMY

이 형사와 박 형사는 지칠 대로 지쳐 있었다. 하루에 한 번씩 물과 음식을 두고 누군가 들어오는 것을 제외하고 아무 인기척이 나지 않았다.


감옥과 같았다. 식사를 위해 결박은 풀었지만 두꺼운 철문 사이로 들어오는 불빛 말고는 빛이라곤 전혀 없었다.

 

“선배님 이러다 진짜 죽는 거 아닙니까?”


“뭐 쓸데없는 소리 매일 누군가 음식을 가져온다는 것은 아직 우리가 살가치가 있다는 거야, 죽일 필요까진 없는 거지”


“선배님 제가 이러다 죽겠습니다.”


“쉿 조용 누가 온다.” 


철문 앞에 누군가 섰다. 잠시 후 덜컹 거리며 철문 아래 조그만 투입구로 철재 쟁반이 들어왔다.

두세조각의 빵과 사과 그리고 물그릇이 전부였다.

“도와주세요 사람이 죽어가요~ 갑자기 발작을 일으키고 심장마빈 것 같아요”


이 형사는 문을 크게 두드리며 소리쳤다. 정말 정신없이 철문을 두드렸다. 이 형사의 돌발적인 행동에 철문 앞에서 밖으로 뛰어가는 소리가 나더니 잠시 후 철문으로 되돌아온 것 같았다. 그러자 이 형사는 더욱 더 크게 소리치며 철문을 두드렸다.


“철커덕 철컥” 문이 열리자

이 형사와 박 형사는 그 검은 물체를 잡아 철문 안으로 밀어 넣고 순식간에 철문을 닫았다. 환상적인 호흡을 보여주는 행동이었다.


그리곤 신속하게 그 자리를 빠져나와 밖으로 나왔다. 

환상의 콤비가 밖으로 나오자 환한 달빛이 뛰쳐나온 건물을 비추고 이 형사와 박 형사의 얼굴도 비췄다.


“이제 어디로 갑니까 선배님?”


“어디로 가긴 잡혔던 곳으로 다시 가야지” 


이 형사는 숲 쪽 길로 냅다 뛰었고 박 형사도 그 뒤를 쫓았다.

차를 타고 도로로 진입한 현우 일행은 도로 끝에 멀리 큰 건물이 그림자가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

“저기로 가보자”


현우 일행은 좀 더 차량을 타고 접근 한 뒤 도로 갓길에 주차를 하고 차량에서 내렸다.


미선이모는 현우와 초희, 홍단을 불러 새운 뒤 차량 트렁크를 열어 뭔가를 꺼냈다.


“내 보니까 여긴 사람이 있을 곳이 못 된다.. 짐승 아니면 귀신이지, 자 하나씩 받아 허리에 묶어라”


미선이모는 흰 무명실 타래를 꺼내 현우 일행에게 각자 나눠줬다.


“이기는 저승문이 열리면 잘못하다 빨려 들어가는 거를 막는 끈 인기라, 끈, 동아줄 같은 거 알제? 풀리지 않게 단디 묶어라, 그리고 이기는 말 피 이마에 한 줄, 각 손등에 한 줄, 귀신을 물리치는데 말 피 만한 게 없다. 그리고 이건 팥 주머닌데 하나씩 차고”


“이모 우리가 뭐 퇴마사가 참말로? ” 


“문디 가시나! ” 미선이모가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이건 현우 니가 해라” 


미선이모는 품 안에서 소중히 뭔가를 꺼냈다. 

“이모님 이건 뭐예요”


“청동거울이다. 이거는 언제 쓸지 니가 스스로 안다. 품에 단디 해라”

이렇게 현우 일행은 유림의 흔적을 찾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다하고 때를 기다려 조용히 건물 쪽으로 걸어갔다.


점점 더 요란해지는 북과 징 소리 그리고 무라카미의 신들린 춤사위, 서 회장은 조용히 진언(眞言)을 외우기 시작했다.


“옴 마니 반메 훔, 마하수리 마수리 옴 마니~” 

금강경의 진언이었다.

서 회장의 진언이 시작되자 동굴의 붉은 소용돌이는 더 크게 흔들렸다.


충주호 위에 커다랗게 뜬 보름달이 점점 붉은빛을 띠기 시작했다. 적월의 시작이었다 새벽 1시가 넘은 시점에서 보름달은 점점 붉게 물들기 시작하고, 산에서 산짐승과 새들의 소리가 어지럽게 들리고 건물 주변에서 들개 비슷한 짐승들이 숲으로 빠져나갔다


충주호 수면에 얇게 물안개가 펼쳐지고 달빛이 수면을 흘러간다..

건물 가까이 다가간 현우 일행은 2층으로 된 목조건물을 바라보며 잠시 숨을 돌리고 있었다.


건물 숲 뒤편에선 이 형사 일행이 울타리를 넘기 위해 조심히 안쪽을 바라보았다. 달빛이 흐려져 주변이 어두워지는 걸 보니 달 가림(월식)이 시작되는 모양이었다.


“좋아 어두워지고 있다. 좀 있다 더 어두워지면 울타릴 넘자고”


주변이 점점 어두워지고 오직 하늘의 붉은 달만이 덩그렇게 고혹적으로 하늘에 떠 있었다. 

현우 일행은 더 이상 인기척이나 사람의 그림자가 보이지 않자 과감하게 건물로 다가갔다.


제단엔 벌써 하얀 안개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계속되는 주술적 행위의 제사가 진행되고 서 회장의 진언이 높아갈 수로 동굴의 소용돌이가 심해지기 시작했다.


잠시 후 한 제 단안에 놓인 유리 상자에서 흰색 광채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얼굴에 땀방울이 매치는 모습까지 비치기 시작한 광채는 서서히 형태를 갖추기 시작했다.


서 회장은 긴장된 모습으로 가지고 있던 커다란 염주 목걸이를 두 손에 걸치고 돌리면서 진언을 외치기 시작했다.

“옴 마니 반메 홈 ~마하 수리 마하 ”

이젠 점점 동굴의 소용돌이도 벌어지기 시작했다. 형태를 갖추기 시작한 연기구름은 점점 밝아지기 시작했다.


건물 주변에 있던 현우 일행과 이 형사 일행은 동시에 건물 안내서 새어 나오는 광채를 보았다.

모두 순간적으로 직감을 했다.


“저기다 ~ 저기로 가야 한다..”

현우 일행은 빛이 새어나가는 곳으로 가기 위해 건물 내부로 들어갔다.


넓은 공간으로 시작되는 복도가 보인다.. 공간은 안개가 자욱하게 깔려있고 복도 끝에서 그 하얀 광채가 새어 나오고 있었다.


~꾸물 꾸물~ 

바닥에서 뭔가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했다. 형체를 갖춘 무엇인가 현우 일행을 향해 다가가기 시작했다.


“뭐지 저건?” 생전 처음 보는 거라 놀라서 소리쳤다. 검은 형체 머리는 아기 머리보다 약간 더 크고 덩치는 3~5세 아이 몸집에 손이 길고 다리는 짧은 원숭이 비슷한 모습으로 눈에는 붉은 광채를 띄고 있었다.

홍단은 조용하지만 차분하게 말했다.


“아귀다(餓鬼)”


그 말을 들은 미선이모는 뭔가 깨달은 듯 바로 소리쳤다.

“팥이다 팥, 그리고 빨리 뛰어라”


순식간에 개체 수가 늘어난 아귀들은 뒤뚱뒤뚱 현우 일행을 향해 달려왔다.


(‘지옥도에 빠진 욕망의 아귀는 삼도천을 건넌 혼백들이 지옥의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가장 많이 만나는 윤회 하지 못하는 귀신으로 혼백이 지닌 먹을 것을 빼앗아 먹거나 그마저도 없을 때 그 혼을 잡아먹는다’)


이 현실 같지 않은 상황에서 현우 일행은 복도로 이동했다. 팥에 맞은 아귀는 순간 움찔하고 땅으로 꺼져 들었다. 잠시 후 다시 나타나 쫓아오기 시작했다.


울타리를 넘어온 이 형사 일행도 빛이 나는 건물로 다가가 후문 쪽으로 접근했다. 후문 앞에는 검은 모습의 물체가 이 형사 일행을 바라보고 서 있었다.


이 건물을 지키는 오소리(貛) 영감 있다. 적월이 뜨자 자신의 본모습이 들어 나기 시작한 것이다. 

작은 노인의 모습을 한 오소리 영감은 두 눈에 광채를 띄고 이 형사 쪽으로 뛰어왔다.


“악 저건 또 뭐야?” 오소리는 점점 몸을 부풀리더니 이 형사에게 긴 발톱을 휘둘렀다. 맞으면 치명상이 될 것 같은 모습에 기겁을 하고 이 형사와 박 형사는 오소리 영감을 피해 건물 안으로 도망쳐 들어왔다


한 숨을 돌리 틈 없이 이 형사 일행을 쫓아오는 오소리 영감은 붕~ 하고 하늘로 솟구쳐 박 형사의 다리를 잡았다. 다리를 잡혀 앞으로 넘어지는 박 형사가 소리를 쳤다.


“형! 살려줘” 이 형사는 도망치다 말고 박 형사의 목소리를 듣고 뒤돌아와 박 형사의 다리를 붙잡고 있는 오소리 영감의 머리에 있는 힘껏 발길질을 날렸다.


퍽~ 둔탁한 소리와 함께 뒤로 떨어지는 오소리 영감은 다시 사람의 형체로 일부 돌아온 후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다.


“야 어서 뛰어”

아귀.jpg

아귀 : 지옥에 있는 배고픔만 남아있는 귀신


작가의말

진언(眞言) : 불교와 힌두교에서 신비하고 영적능력을 가진다고 하는 신성한 말(구절, 음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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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무라카미 단과의 전면전 – 전초전(前哨戰) NEW 16시간 전 4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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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신수(神獸)를 얻다. 24.09.11 18 3 11쪽
25 삼목귀왕(三目鬼王)과의 대결 - 3 +2 24.09.10 21 3 14쪽
24 삼목귀왕(三目鬼王)과의 대결 - 2 24.09.09 27 3 14쪽
23 삼목귀왕(三目鬼王)과의 대결 - 1 24.09.06 21 3 12쪽
22 요망한 것 들! 가만두지 않겠다.- 3 24.09.05 20 3 10쪽
21 요망한 것 들! 가만두지 않겠다.- 2 24.09.04 21 3 9쪽
20 요망한 것 들! 가만두지 않겠다.- 1 +2 24.09.03 26 3 13쪽
19 유림, 삼도천(三途川)을 건너다. - 3 24.09.02 21 3 12쪽
18 유림, 삼도천(三途川)을 건너다. - 2 24.08.30 19 4 16쪽
17 유림, 삼도천(三途川)을 건너다. - 1 24.08.29 24 4 17쪽
16 저승에서의 만난 노인(老人) 24.08.28 23 4 14쪽
15 너의 혼(魂)을 찾으러 험한 곳으로 간다..-2 24.08.27 20 4 13쪽
14 너의 혼(魂)을 찾으러 험한 곳으로 간다..-1 24.08.26 21 4 15쪽
13 저승의 문턱에서 넘어온 것 24.08.25 25 4 14쪽
» 천파성이 범의 시간을 지날 때(Ⅲ)-2 24.08.24 27 4 8쪽
11 천파성이 범의 시간을 지날 때(Ⅲ)-1 24.08.23 27 4 12쪽
10 천파성이 범의 시간을 지날 때(Ⅱ)-2 24.08.22 31 4 11쪽
9 천파성이 범의 시간을 지날 때(Ⅱ)-1 24.08.21 47 4 12쪽
8 천파성이 범의 시간을 지날 때(Ⅰ)-2 24.08.20 35 4 9쪽
7 천파성이 범의 시간을 지날때(Ⅰ)-1 24.08.19 39 4 17쪽
6 서울 상경(上京)-2 +2 24.08.17 44 4 13쪽
5 서울 상경(上京)-1 24.08.16 51 4 13쪽
4 다시 부산으로 - 2 24.08.15 46 4 15쪽
3 다시 부산으로 - 1 24.08.14 66 5 13쪽
2 탐방(探訪) +2 24.08.13 82 5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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