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물이 육성한 천조따리 음악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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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이허
그림/삽화
07시20분연재
작품등록일 :
2024.08.14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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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7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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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의 후 음악천재는 일분에 1억 11

DUMMY

11화. 1악장. 재능의 화려한 개화-3



* * *



한국대 오전 수업.


서양 음악사.

고전주의와 낭만주의 작곡가.


앞에 통통한 교수님이 짤막한 손으로 칠판에 글을 썼다.

의문 가득한 물음표.


「왜 죽었을까? 베토벤은.」


통통 교수는 학생들을 봤다.

하루도 집중하기 시작했다.


‘사인이 뭘까. 아저씨도 몰라요?’


[나도 궁금하네. 병 때문이 아닌가?]


통통 교수는 천천히 말했다.


“그는 평생 우울증을 겪었다. 간경화와 신장 및 폐 질환 등 온갖 질병도 앓았고. 심지어 귀까지 들리지 않았어. 음악가인데도 말이야. 얼마나 스트레스가 심했을지 상상 불가지.”


[상상하기도 싫네!]


통통 교수는 학생들 사이를 걸어왔다.


“발진티푸스(세균 감염되어 발생하는 급성 열성 질환), 면역 장애 등 여러 원인이 거론되었어. 하지만 실제론 그게 아니라는 말이 많지. 그럼 왜 베토벤은 죽었을까?”


중간에 온 교수는 모두에게 말했다.


“맞춘 사람은 학점에 플러스 점수 준다.”


그러자 학생들이 웅성거렸다.

그리고 손을 들고 발표했다.


“발진티푸스 때문 아닌가요?”


[청력도 잃고 항상 아팠지!]


“우울증이 심해 결국 병까지 직결된 것 같습니다.”


[있긴 했지만 그 때문은 아니네!]


“어렸을 때 아버지의 폭력 후유증 때문일지도.”


[그럴지도?]


“불멸의 여인과의 이별 때문일 겁니다!”


[그 이야긴 꺼내지도 말게!]


‘아저씨도 사인을 모르는군요?’


[앓다 죽었네! 다른 이유가 있는겐가!]


통통 교수는 고개를 저었다.

아쉽다는 말과 함께.

하루는 의아해하며 물었다.


‘아저씨. 뭐 때문에 아프셨던 거예요?’


[글쎄. 나는 평범했네! 그저 남들보다 와인을 조금 더 마셨을 뿐!]


‘설마. 그거 때문은 아니죠?’


[와인에 감미료를 넣어 먹는 거 말곤 특별한 건 없었네!]


하루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손을 들었다.

통통 교수는 손을 든 그를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하루는 일어나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와인에 넣어 먹던 감미료 때문이 아닐까요?”


하루의 답변에 통통 교수가 멈칫했다.

그리고 웃음기가 얼굴에 번졌다.


‘답변은 기껏해야 술을 많이 먹어서 정도일 줄 알았는데. 제법이야.’


통통 교수는 하루에게 다가가 물었다.


“자네 이름이 뭐지?”


“강하루입니다.”


“다들 박수.”


통통 교수가 박수를 학생들에게 유도했다.

학생들의 박수가 하루를 향해 향했다.


“하루가 맞췄어. 베토벤 사인의 가장 유력한 설은 바로 납중독이야.”


하루는 슬그머니 앉았다.


‘납중독?’


생각지 못한 답이었다.



“후손들은 베토벤의 머리카락을 잘 보존했지. 그리고 훗날 과학자들이 정밀 분석을 실시한 결과 그의 머리카락에서 정상인의 100배 이상의 납이 검출되었고.”


‘100배면 도대체······.’


“납중독의 대표적인 증상은 두통, 현기증, 우울증, 복통, 시력 저하와 마비가 있지.”


[맞네! 전부 내가 겪은 증상이네!]


베토벤의 목소리는 커져 있었다.

하루도 놀라 눈을 깜빡였다.


“당시 유럽에는 와인에 감미료를 넣어 먹는 게 유행이었어. 아세트산이 포함된 감미료를 말이야. 애주가였던 베토벤 역시 달콤한 맛을 대는 ‘납설탕’이라 불리던 이 감미료를 다량 복용했다는 가설이 지배적이야.”


하루는 베토벤을 향해 물었다.


‘맙소사. 진짜예요?’


[커흠. 달달한게 맛이 좋긴 했네.]


‘아저씨! 음악가가 몸을 챙기셔야죠! 정신이 있는 겁니까 없는 겁니까? 예?’


그 말에 하루가 버럭 화를 냈다.

이미 돌아가신 분이었지만, 하루는 참을 수 없었다.


[미, 미안하네. 아니, 내가 왜 미안해해야 하나!]


베토벤은 횡설수설했다.

하루는 씩씩대며 화를 냈다.


통통 교수는 말을 이어갔다.


“본격적인 납 화합물의 사용을 제한한 시점이 2000년대. 베토벤 시대에 납중독은 가장 보편적인 질병 원인 중 하나였을 거다.”


‘잘못했네. 그러니까 왜 그렇게 많이 먹었어요!’


[자네는 술 많이 먹지 말게나.]


“지금 시대는 괜찮거든요.”


[그래도 많이 먹지 말게나!]


납 화합물 제한이 일어난 시점.

그럼에도 걱정스러운 듯 베토벤은 말했다.


둘은 서로를 생각하고 있었다.


‘여튼 아저씬 혼나야 해요! 집에 갈 때까지 잔소리 들을 줄 아세요.’


하나부터 열까지 널 위한 잔소리를 할 정도로.


[미, 미안하네. 아니. 내가 왜 사과를 하는 거지?]



* * *



주말.

한가한 오후.

여동생이 하루를 불렀다.


“오빠. 잠시만.”


“응? 무슨 일이야?”


여동생 강서윤이 문제지를 보여줬다.

어려운 수식들이 잔뜩 있었다.


“수소 원자 에너지 상태를 구하는 거, 이게 맞아?”


[이게 뭔가? 암호문?]


하루는 여동생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중3이 벌써 고등 문제를 푸는 게 기특했다.

하루는 다정하게 말했다.


“바닥 상태 에너지를 먼저 구하고, 전이 에너지는 두 상태 차이로 구하면 돼. 쉽지?”


“어. 진짜 그러네? 대단한데. 오빠 괜히 한국대가 아니야.”


하루는 여동생의 칭찬에 쑥스러웠다.


[자네 암호 해독도 할 줄 아는가? 놀랍군!]


‘이 정돈 기본이죠.’


화제를 바꿨다.


“요즘 학교생활은 어때?”


“잘하고 있지. 근데 하나 고민이 있어.”


마냥 밝아 보이던 여동생이 고민이 있다고 했다.


하루는 진지한 표정으로 물었다.


“무슨 고민?”


중2 때도 말썽 안 피웠던 여동생.

그런 착한 서윤이에게 고민이 생겼다는 건.


‘심각한 건가.’


하루의 머릿속은 복잡해졌다.

동생의 고민에 도움이 되고 싶었기에.


서윤의 입술이 호를 그렸다.


“내 친구가 진로 문제를 고민하더라고.”


“진로 문제?”


[나도 빈으로 갈지 말지에 대해 고민이 많았네!]


강하루는 서윤에게 물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현우 알지? 안경 끼고 작은 애.”


“어, 알지. 피아노 친다고 듣긴 했는데.”


“요즘 고민이 많은 거 같더라고. 예고 때문에 더.”



어렸을 때부터 서윤과 동네 친구인 남자아이.

작은 체구에 안경을 낀 채 피아노를 치는 걸 본 기억이 있었다.


“재능이 없다느니, 음대에 가야 하는지 등 많이 물어보더라고. 그래서 내가 오빠한테 물어본다고 했어.”


서윤은 친구의 고민에 대해 질문을 했다.

하루는 동생의 이야기를 들었다.


듣고 난 후 하루는 말했다.


“그러지 말고 내가 현우를 만나보는 건 어떨까?”


하루는 만남을 제안했다.



* * *



전원주택.

마당이 있고 큰 개가 있다.

커다란 골든 리트리버 한 마리가 전력 질주로 달려왔다.


“황금아. 오랜만이······으앍!”


하루는 커다란 덩치의 리트리버에 깔렸다.

신난 리트리버가 하루 위에서 얼굴을 핥았다.


“오빠? 괜찮아?”


“말로만 걱정하지 말고 애 좀 데리고 가.”


걱정해주는 말과 달리 서윤은 웃고 있었다.

그리고 서윤의 뒤에서 나오는 작고 안경을 낀 남자아이.

서윤이와 키가 비슷했지만 날카로운 눈빛을 가졌다.


“황금이! 이리 와!”


남자아이의 말에 커다란 골든리트리버가 얌전하게 그에게 갔다.

하루는 옷에 묻은 잔디를 털어냈다.

그리고 일어나 웃으며 말했다.


“오랜만이네. 현우.”


“그러게요. 5년만인가요?”


서윤과 친구였던 이현우.

동생이 집에 놀러 왔을 때, 데리러 오다 집에 들러 피아노를 치는 모습을 본 적이 있었다.

그때 들었던 피아노가 떠올랐다.


‘11살 치곤 꽤 괜찮았지.’


무엇보다 피아노를 치는 그의 표정이 인상적이었다.

무심한 듯, 새초롬하게 악보를 보는 꼬마.

그게 하루가 본 이현우에 대한 기억이었다.


“일단 피아노를 들어볼까?”


“네.”


“얼마나 잘 치는지 이 누님이 들어줄게.”


이현우는 이층으로 올라갔다.

거대한 그랜드 피아노가 이층 거실에 놓여 있었다.

자리에 앉고 악보를 폈다.


‘브람스의 네 개의 발라드?’


“시작할까요?”


이현우는 건반에 손을 올려놨다.

서윤은 침을 꼴깍 삼켰다.

하루는 고개를 끄덕였고, 이현우의 표정이 차가워졌다.


‘차분하네.’


[분위기가 달라졌군.]


“친구야. 오빠를 놀래켜줘.”


손이 건반을 누르며 브람스의 첫 번째 발라드가 연주되었다.


이현우의 피아노 연주는 나쁘지 않았다.

다이내믹한 변화와 페달링도 괜찮았다.

왼손의 옥타브 진행과 오른손의 멜로디 라인도 명확했고.

섬세한 터치도 평균 이상이었지만.


‘근데 표정이 왜 그래?’


[상당히 부자연스럽군. 이게 브람스란 자의 곡인가?]


‘브람스 잘못이 아니에요. 이건 현우가 잘못 치고 있는 겁니다.’


이현우의 눈썹 끝이 묘하게 올라가 있고, 얼굴은 찌푸려져 있었다.

마치 억지로 무언가를 하는 기분이었다.

서윤은 안타깝다는 듯 이현우를 보며 말했다.


“친구야, 과몰입 금지······.”


하루는 집중해서 그의 연주를 봤다.

이현우가 하려고 하는 게 무엇인지 궁금했다.


‘뭐 때문에 곡이 어긋나는 거지?’


2번째 발라드를 넘어가자 알 수 있었다.

입을 내밀고 누군가를 따라 하는 듯한 표정.

억지로 표정을 구기며 심취한 듯한 제스쳐를 취하는 모습.


[해석이 이상하군.]


‘네. 저럴 필요가 없는데.’


서정적인 멜로디 라인을 과하게 쳤다.

빠른 페시지와 느린 페시지 사이의 대조를 과하게 줬고.

점진적인 감정 고조를 온몸을 이용해 건반을 눌러댔다.


[자넨 뭐가 문제라 생각하나?]


‘과유불급이죠. 얘기를 나눠봐야겠어요.’


하루는 이현우의 어깨를 툭툭 쳤다.

그러자 피아노 소리가 멈췄다.


현우는 잔뜩 올라간 눈썹을 내렸다.

다시 평상시의 날카롭고 무뚝뚝한 표정으로 변했다.

서윤의 안타까운 표정이 사라졌다.


“이제야 너처럼 보이네.”


현우는 냉소적인 표정으로 하루를 올려봤다.


“형, 제 연주 어땠어요?”


하루는 고민이었다.


[듣기 거북했다고 말하게!]


‘그걸 어떻게 말해요.’


그러다 눈길이 피아노 위 악보를 향했다.

브람스의 네 개의 발라드. Op.10.


하루는 악보를 집어 들었다.

훑어보니 검은색 펜으로 잔뜩 뭐가 쓰여 있었다.

열심히 악보를 해석한 흔적.

현우는 자기 나름대로 필사적인 노력을 하고 있었다.


악보를 보며 하루는 말했다.


“현우야. 브람스에 대해서 얼만큼 알아?”


[도대체 누군가!]


안경을 치켜들며 현우는 말했다.


“공부했습니다. 브람스는 참 흥미로운 음악가예요.”


“어떤 점이?”


하루의 질문에 현우는 거침없이 대답했다.


“찢어질 듯 가난했지만, 음악가로 성공했죠. 그런데 물욕이 없는 희한한 사람이랄까.”


“맞아. 자신의 사비로 예술가에게 지원했던 음악가지.”


[돈에 관심이 없다니. 이해가 안 되는군!]


하루는 베토벤의 반응에 웃음이 났다.

그에게 음악은 돈을 버는 중요한 일이기도 했다.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한 가장의 역할을 한 걸 잘 알기에.


‘참고로 브람스는 아저씨 열혈 팬이었어요. 아저씨 사진을 방에 걸어두고 아침마다 문안 인사를 할 정도로.“


[커흠. 보는 눈은 있구만.]


베토벤이 부끄러운 듯 헛기침을 했다.


하루는 악보를 현우에게 건넸다.

그리고 웃음기를 뺀 채 말했다.


”브람스의 네 개의 발라드에서 뭐가 느껴져?“


하루의 물음에 현우의 입이 열리며 말이 쏟아져 나왔다.


”첫 번째 발라드에선 스코틀랜드의 민족시 에드워드에서 영감을 받아서 아버지를 죽인 자식의 이야기로부터······


“아니!”


그의 말을 하루가 끊었다.

그리고 악보를 손가락으로 톡톡 치며 말했다.


“현우, 네가 뭘 느꼈냐고.”


그 물음에 현우의 입이 닫혔다.


작가의말

“음악은 영혼을 울리고, 이야기는 마음을 움직입니다. 여러분의 선호와 추천이 저에게 큰 힘이 됩니다. 함께 이 여정을 걸어가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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