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물이 육성한 천조따리 음악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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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이허
그림/삽화
07시20분연재
작품등록일 :
2024.08.14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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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7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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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7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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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의 후 음악천재는 일분에 1억 16

DUMMY

16화. 1악장. 재능의 화려한 개화-8




* * *



“야, 맘껏 먹어. 오늘은 내가 쏜다.”


파마머리의 남자가 호탕하게 말했다.

그 모습을 본 피부가 까무잡잡하고 근육질의 남자는 웃었다.


“지갑 사정 괜찮냐?”


“네 통장만 하겠냐.”


그들은 오랜만에 친구끼리 회포를 풀려 모였다.

이곳은 하루가 일하는 술집이었다.


“이건 서비스다.”


사장님이 다가와 그들에게 말하며 테이블에 음식을 내려놓았다.

나초 플래터, 치즈 스틱, 감바스, 모듬 소시지, 매콤 불떡볶이가 차례대로 올려졌다.


“야, 너무 과한 거 아냐? 이러다 가게 망한다?”


파마머리는 활짝 웃으며 장난치듯 얘기했다.


“친구끼리 이 정도도 못 하냐. 맛나게 먹어라. 오늘 술은 다 공짜니까 마음껏 마셔. 사장인 내가 쏜다!”


“오~ 윤 사장! 멋진데?”


“태우야. 여태 몰랐어?”


“오늘 처음 암.”


사장님과 태닝한듯 까무잡잡한 근육질 남자는 즐거운 듯 티키타카를 주고받았다.


“조금 있으면 재밌는 공연 있어.”


“뭔데? 설마 저 피아노 가지고 하는 거 아니지?”


태닝남이 술집 구석에 있는 그랜드 피아노를 가리키며 물었다.


“피아노 연주를 기가 막히게 하는 애가 있거든. 기대해도 좋아.”


“유명한 애야?”


“아니. 너네들이 한 번도 못 봤을걸.”


사장님은 웃으며 말했다.

그러자 태닝남과 파마머리는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대꾸했다.


“야, 우린 웬만한 연주로 만족이 안 돼요. 괜히 한국대 음대 출신이겠냐?”


“야, 나 서울교향악단 소속이야. 윤 사장. 허풍 그만 떨어라.”


세 명은 한국대 음대 동문이었다.

같이 학교를 다니고 졸업해, 각자의 길을 걷게 되었다.

한 명은 가게를, 한 명은 오케스트라 단원을, 한 명은 방송국 PD가 되었다.


“태우야. 방송국 일은 어떠냐?”


“죽을 맛이지. 오늘만큼은 일 애긴 하지 말자.”


태닝남 정태우는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PD 일을 하는 태닝남은 오랜만의 휴식에서 일 얘기는 하기 싫은 듯 보였다.


사장님은 앉아서 태닝남 옆의 파마머리 남자에게도 물었다.


“준호야. 플루트는 서울교향악단에서 할 만하냐?”


“너무 좋다. 특히 이번에 온 지휘자가 아주 열정적이라 맘에 들어. 참고로 한국대 출신이다.”


서울교향악단.

1984년 창단된 관현악단으로 KBC 교향악단과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오케스트라이다.


파마머리 서준호는 서울교향악단의 플루트 연주자였다.


“서울교향악단 지휘자, 오늘도 베토벤 교향곡 연습한다고 몇 시간을 난리를 치던지. 아주 열정이 뜨겁다 못해 용암이다.”


“원래 리더는 그러는 거야. 네가 리더의 삶을 아냐?”


“뭐래.”


그들은 웃으며 이야기를 했다.

오랜만에 만난 한국대 동문이어서 그런지 이야기가 마르지 않았다.

쉴새 없이 나오는 과거 이야기들로 웃음이 멈추질 않았다.


“어? 재야?”


그때, 한 남자가 피아노 앞으로 걸어갔다.

어려 보이는 청년은 키도 훤칠했고 얼굴도 호감형이었다.

사장님은 고개를 끄덕였다.


“조용해 봐.”


피아노 앞에 앉는 청년.


“강하루.”


“어?”


“걔 이름이야.”


사장은 눈을 반짝이며 재밌는 일이 일어날 것이란 표정을 지었다.

그 얼굴을 본 두 친구는 피식 웃으며 별 기대 없이 강하루를 지켜봤다.


그의 손이 올라가고 건반을 강하게 내려치며 연주는 시작되었다.

그때부터 두 친구의 입이 서서히 벌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강하루의 클래식 연주의 곡이 끝나자 입은 음식을 먹여줘도 될 만큼 크게 벌어져 있었다.


“대, 대박.”


“와······.”


사장은 그때를 놓치지 않고 그들에게 매콤한 불 떡볶이를 하나씩 넣어줬다.


“으얽! 매워!”


“크컯러컯! 무무물!”


“신나지? 이제 시작이야.”


사장은 두 친구에게 물을 건네주며 앞을 봤다.

시선의 끝에는 강하루가 손을 들어 올리는 모습이 있었다.


다시 시작된 연주.

이번엔 클래식이 아닌 최신 가요였다.

연속으로 여러 개의 곡을 치는 강하루였다.

그런데 원곡과 조금 다르다.


“편곡 한 건가?”


“어. 더 놀라운 건 따로 있어.”


그리고 이어서 손님들이 하나씩 손을 들기 시작했다.

각자가 원하는 곡을 요청했다.

강하루는 요청을 듣자마자 핸드폰을 켜 귀에 대고 몇 분 있었다. 그러다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피아노를 치기 시작했다.


손님들이 신청한 곡이었다.

최신 가요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난 노래도 꽤 있었다.

그럼에도 대부분 손님이 젊은 층이었기에 20대들이 알만한 노래들이었다.


“설마 쟤 처음 듣고 치는 건 아니지?”


“맞아.”


“거짓말.”


“못 믿겠으면 확인해 보던가.”


태닝남 정태우가 재밌다는 듯 사장의 도발을 받아들였다.

그는 손을 번쩍 들었다.

태닝남과 강하루의 시선이 마주쳤다.

그는 일어서서 신청곡을 큰 소리로 말했다.


“유재호의 ‘사랑했기 때문에’ 가능해요?”


태닝남은 말을 해놓고 능글맞게 웃었다.

이 상황이 아주 흥미롭기라도 한 듯, 두 친구의 입가는 올라가 있었다.


“잠시만요······. 혹시 1987년도 노래 맞나요?”


“옛날 노래라 힘들지도 모르겠네.”


1987년도면 올해 20살인 강하루는 태어나기 한참 전의 노래였다.

물론 30대 중반의 태닝남도 그 시절 직접 들은 노래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음악을 좋아했기에 접할 수 있었던 곡이었다.


“너도 참 짓궂다.”


파마머리 서준호는 태닝남을 나무라듯 말했다.

의도가 뻔히 보였기 때문이었다.


“알고도 모른 척 하는 거라니까. 20대들이 알만한 곡만 치고 있잖아. 이렇게 옛날에 나온 곡은 치기 힘들걸?”


태닝남 정태우는 어느새 앉아서 맥주를 홀짝이고 있었다.

하지만 이내 입에 머금고 있던 맥주를 뿜었다.


푸헓!


맥주는 정면에 있는 사장님의 얼굴을 흠뻑 적셨다.


“야이 더러운 놈아!”


그가 맥주를 뿜은 이유는 하나였다.

강하루가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었기에.

그것도 1987년에 나온 노래다.

분명 들어본 적이 없을 터.

그럼에도 제대로 구현해 피아노를 치고 있었다.


“완벽한데?”


“박자도, 음정도, 멜로디 라인도 복사한 듯 그대로네.”


태닝남 정태우와 파마머리 서준호의 입은 다시 벌어지기 시작했다.


“아직 놀라긴 일러.”


사장은 하루를 향해 눈을 떼지 않고 친구들에게 말했다.

그 말과 동시에 하루의 피아노 멜로디가 변하기 시작했다.


“편곡?”


“오늘 처음 들은 노래를 편곡해서 친다고? 말도 안 돼.”


기가 막혔다.

절대음감은 음대생 중에 더러 있었다.

하지만, 이 정도로 한번에 음을 구현해 내는 사람은 드물었다.

말도 안 되는 재능을 가진 천재가 눈앞에서 연주했다.


그들의 입은 더욱 벌어졌다.

그리고 흥미로운 상황은 끝나지 않았다.


하루의 연주는 아까 친 곡들을 전부 섞고 변화시켜 새로운 버전의 음악을 만들어 냈다.

그럼에도 원래의 멜로디를 잃어버리지 않았으며, 사람들의 흥을 돋우기까지 했다.

술집에 있는 사람들이 곡을 따라 부르기도 하고, 어떤 이는 앞에 나와 춤을 추기도 했다. 모두가 축제에 나온 사람들처럼 신이 나 음악을 즐기고 있었다.


처음 보는 사람들마저도 감화시키는 연주.

모두를 즐기게 만드는 재능.

원곡 그 이상의 위화감 없는 편곡.


“이거야!”


그때, 태닝남 정태우의 눈빛이 반짝이기 시작했다.

분명 술집에 올 때만 해도 일에 찌들어 죽은 동태 같은 눈이었다.

그런데 지금 태닝남의 눈은 별을 박은 것 마냥 반짝거렸다.


“뭐가?”


“나 지금 하는 프로그램 있잖아? 거기에 얘 좀 출현시키자!”


어느새 태닝남 정태우는 흥분한 듯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사장은 얼굴을 적신 맥주를 휴지로 닦아내며 말했다.


“오늘은 일 얘기 하지 말 자매.”


“야, 저걸 보고 어떻게 가만히 있냐?”


태닝남은 대중들의 관심사를 다루는 프로그램의 PD였다.

아무래도 요즘 소재가 없던 때였다.

머리를 쥐어짜며 있던 중 전화가 왔었다.


카페에 고양이가 말을 한다는 제보.

신이 나 달려갔지만, 허위 제보였고 제작진들은 허탕을 쳐 다음 주 방송에 차질이 생길 예정이었다.


그런데 이처럼 좋은 소재가 제 발로 굴러들어왔다.

머리를 식힐 겸 왔던 친구네 술집이었다.


그곳에서 발견한 보석.

반짝거리며 피아노를 치고, 모두를 즐겁게 해준다.

음악가로서 가장 위대한 능력을 뽑자면 청중들을 열광케 하는 것이다.


‘그걸 강하루란 애는 하고 있어.’


기교, 절대음감, 한번에 곡을 재현하는 능력의 너머에 있는 것이다.

모든 음악의 거장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점이기도 했다.

자신만의 색.

개성이라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고.

영혼의 표현이라 부를 수도 있다.


“윤 사장. 내가 너희 가게 방송 나가게 해줄게.”


“전에는 안된다며?”


사장은 친구 도움을 받고자 가게를 방송에 나가게끔 부탁을 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단칼에 거절당했었다.

공과 사는 구분돼야 한다면서.


“이건 공이야. 그러니까 돼!”


태닝남 정태우는 신이 났다.

천재의 연주와 더불어 펑크 날 뻔한 방송을 메꿀 수 있으니까.


“방송 나가자고 쟤 좀 설득시켜줘. 너만 믿는다? 내 친구.”


“이럴 때만 친구지?”


“당연하지.”


태닝남 정태우는 능글맞게 웃었다.

사장은 머리를 감싸며 골치 아파했다.

그 옆에 파마머리 서준호는 무슨 일을 하는지 바빠 보였다.


“서준호. 핸드폰 들고 뭐하냐?”


“촬영 중이야.”


“왜? 저장하려고?”


“몰라도 돼. 인마.”


파마머리 서준호의 눈빛 역시 태닝남 못지않았다.

반짝거리며 흥미로운 연주가를 발견한 듯 흥분돼 있었다.


십수 년을 플루트를 불어왔다.

수많은 연주가를 만나왔고, 그들의 음악을 들었다.

그랬기에 눈앞에 있는 하루가 얼마나 보기 드문 천재인지 알 수 있었다.


“다음에 또 와야지.”


“연주는 매주 금요일이야.”


“알았으니까, 쟤한테 얘기 잘 해줘. 알았지?”


그들은 하루의 연주가 끝날 때까지 서로 자기 말만 했다.

하지만 결국 귀결되는 의견은, 하루의 연주에 대한 감탄이었다.



* * *



“별일이 다 있네요.”


하루는 어안이 벙벙했다.

술집에서 연주를 마치고 일어서니 득달같이 달려드는 사람이 있었다.

까무잡잡한 피부에 근육질 남성.

그는 하루의 손을 붙잡고 사정했다.


자기가 제작하는 방송에 출연해 달라고.


[방송이란 게 무엇인가?]


“TV라고 네모난 상자 있잖아요? 거기에 나오는 영상 같은 거예요.”


[그 마법의 상자에 나오는 요상한 걸 말하는군. 거기에 자네도 나온다는 거고.]


“금세 현대 문명에 적응하시네요?”


[당연하지. 내가 습득력이 좋네! 하이든이 대위법 집중 강좌를 대충했어도 스스로 마스터 했으니 말일세!]


옆에 있는 사장님이 말해줬다.

태닝남은 사장님의 친구였고 PD로 일하고 있다고.

현재 방송이 펑크날 위기에 처해 있는 와중에 하루를 발견하고 방송에 출연시키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래서 나갈겐가.]


“사장님도 정중히 부탁해 주시고······. 방송이라 해봤자 그냥 연주하는 모습만 담는다고 해서요.”


[그 말은?]


“나가려고요.”


[잘 생각했네! 음악가는 유명해져야 돈을 벌 수 있다네!]


베토벤은 신이 난듯했다.

그와 다르게 하루는 무덤덤했다.


“뭐, 크게 변할 건 없으니깐요.”


하루는 평소에 하던 대로 할 것이다.

음악을 즐기고 연주를 하며, 청중들이 원하는 곡을 칠 것이기에.


[잘만 하면 출판사에서 연락이 올 수도 있겠군.]


하루는 궁금증에 물었디.


“네? 왜 출판사에서 연락이 와요?”


[음악가로 유명해지면 당연히 출판사에서 계약하자고 연락이 온다네. 그것도 모르는가?]


“요즘은 출판사가 아니라 레이블이나 음반사에서 와요.”


[그게 뭔가? 나와 계약한 아르타리아 출판사와 같은 겐가?]


“그냥 넘어가요.”


하루는 얼버무렸다.

베토벤은 아직 현시대에 적응하지 못했다.


작가의말

“음악은 영혼을 울리고, 이야기는 마음을 움직입니다. 여러분의 선호와 추천이 저에게 큰 힘이 됩니다. 함께 이 여정을 걸어가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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