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물이 육성한 천조따리 음악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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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이허
그림/삽화
07시20분연재
작품등록일 :
2024.08.14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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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7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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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3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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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의 후 음악천재는 일분에 1억 12

DUMMY

12화. 1악장. 재능의 화려한 개화-4




* * *



‘오빠가 뭘 물어보는 거지?’


브람스에 관해 물어보는 하루 오빠.

나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현우는 브람스에 대해 알고 있잖아.’


처음 브람스에 관한 질문에 잘 대답한 현우였다.


“지금 현우가 브람스에 대해 뭘 느꼈냐는 거야?”


참지 못하고 물었다.

궁금한 건 물어야 직성이 풀리는 이과형 인간의 본능이랄까.


“맞아. 서윤아.”


하루 오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다시 현우를 보며 물었다.


“응, 현우야. 혹시 레슨 선생님이 알려주셨어?”


“네. 슈만의 아내 클라라에게 연정을 느끼며, 아버지를 죽인 자식의 시를 바탕으로 만든 첫 번째 발라드에 대해 느껴보라 했어요. 그래서 최대한 몰입한 거고요.”


하루 오빠는 다정하게 웃으며 말했다.


“맞아. 그래서 너는 어땠어?”


그 말에 현우의 표정이 변했다.

혼란스러워 보였다.


“이 곡을 들으며 뭐가 느껴졌지? 악보를 마주하면서는? 네가 생각하는 브람스는 어때? 넌 어떤 음을 치고 싶고? 몇 번째 발라드에서 막혔어? 네가 좋아하는 연주는 뭐지?”


질문의 폭격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하루 오빠는 수많은 물음표를 던졌다.

이게 진정 물음표 살인마인가.


‘하지만 무슨 의민지는 알겠어.’


옆에 있는 나도 하루 오빠의 의도를 알 것 같았다.

분명 오빠는 음악에 문외한인 나도 느낀 위화감에 대해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현우의 연주는 뭐랄까.’


그의 피아노를 떠올리며 말했다.


“마치 함수의 극한을 잘못 계산해 무한대로 발산하는 답을 보는 느낌?”


“뭐래냐.”


현우는 그 와중에 퉁명하게 답했다.

그리고 하루 오빠는 내가 말하는 게 무슨 의민지 정확히 알아들은 것 같았고.


“서윤이 말은 네 연주가 어색하단 뜻이야.”


“제 연주가요? 뭐가요? 아니지. 강서윤. 네가 말해봐. 내 피아노가 그렇게 듣기 이상해?”


화살이 내게 돌아왔다.

현우는 얼굴이 벌게져 있었다.


나는 그런 친구를 보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아니, 이상하진 않아! 두 개의 서로 다른 성질을 가진 원소들이 결합을 시도하다 끊임없이 충돌하며 서로의 궤도를 벗어나는 음들을 듣는 것 같다는 거지."


하루 오빠는 미안하단 표정으로 말했다.


“해석 안 해도 무슨 의민지 알지?”


나름 돌려서 잘 얘기했건만.


“누가 이과 지망 아니랄까 봐.”


현우는 내게 무심하게 말한 뒤, 심각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형, 솔직하게 말해주세요. 전 재능이 없나요?”


친구의 떨리는 목소리.

현우가 내게 고민 상담을 했을 때도 저 말이 나왔었다.

음악을 하는 사람들의 근본적인 고민이기도 했다.

수많은 천재를 마주하며 오는 절망감.

그게 내 친구에게도 온 것이다.


“재능은 있는데 현우가 없어. 음악에.”


무슨 말인지.

나는 하루 오빠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이래서 예술이 어렵다.

수학이나 과학처럼 명확하지가 않아서.


하지만 나완 달리 현우에겐 명확했나 보다.

그의 눈이 반짝이기 시작했으니까.


뭔가 답이 보였나 보다.

이럴 땐 친구로서 더 도움을 줘야겠다.


“오빠가 브람스 곡을 직접 쳐주는 건 어때? 그럼 더 확실하게 알지 않을까?”


하루 오빠는 내 말을 듣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그리고 현우 대신 피아노 앞에 앉았다.

하루 오빠의 표정이 진지하게 변했다.


“잘 들어봐.”


한 호흡에 들어가는 피아노 연주.

그의 건반을 누르는 손은 빠르게 양옆을 오갔다.

연주를 눈으로 봐선 뛰어난 연주 기교를 펼치는 것 같았다.


그런데 무언가 이상했다.


‘어? 이거 맞아?’


최근에 오빠의 피아노를 들어본 적은 없었다. 그럼에도 내 기억과는 전혀 다른 피아노 연주였다.

자연스러웠던 예전과는 달리 인위적이었다.

하루 오빠의 표정은 눈에 힘을 잔뜩 주었고 피아노를 치는 동작은 과해서 오히려 부자연스러웠다.

선율 또한 과장되어 감정이 과잉되게 나타났다.


“브람스 곡이 원래 이런 거야?”


나는 진심으로 궁금해 물었다.

현우의 연주와 마찬가지로 오빠의 연주도 비슷한 양상을 띠었으니까.


“아니. 그걸 보여주는 게 아니야.”


현우는 기분이 나쁜 듯 미간을 찌푸렸다.

그리고 이내 나는 그 말의 의미를 알아챌 수 있었다.


‘비슷해. 현우랑.’


음악을 모르는 내가 들어도 현우와 유사한 피아노 연주였다.

표정과 동작의 유사성만을 말하는 게 아니었다.

현우가 쳤던 피아노의 선율과 오빠의 선율은 복사한 것처럼 닮아 있었다.


“비슷한 게 아니라 똑같잖아.”


황당했다.

하루 오빠는 현우의 피아노를 그대로 모방해서 치고 있었다.

단 한 번 들었을 텐데 연주를 따라 칠 수가 있는 건가?

오빠가 이 정도 능력을 가졌을 줄이야.


나는 마치 프랙탈(Fractal) 구조의 맨델브로 집합(Mandelbrot set)을 보는 것 마냥 흥미가 돋았다.

불규칙적 복잡성을 연구해 숨은 질서를 찾아내는 학문처럼, 이론으로 표현될 수 있는 질서를 말하는 것 같달까.


하루 오빠의 피아노 연주가 끝났다.

그리고 오빠는 고개를 돌려 현우를 보며 말했다.


“어땠어?”


“형, 지금 저 놀리시는 거예요?”


현우는 입술을 꽉 다물며 기분 나쁜 티를 팍팍 냈다.

하루 오빠가 자신의 피아노를 따라 친 것을 알아챘기 때문이었다.


“아니. 네 연주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을 거 같아서.”


하루 오빠는 현우를 타이르듯 부드럽게 말했다.

하지만 나는 음악 전공자가 아니어서 오빠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말이 너무 함축적이랄까. 이러면 못 알아듣지.’


나는 고개를 갸웃하며 객관적으로 말했다.


“오빠! 너무 애매하잖아. 이렇게 말하면 어떻게 알아먹어? 오빠가 어디가 잘못됐는지 피아노 연주를 해주면서 말해야지. 아니면 쟤 문제가 뭔지 명확하게 말해주던가.”


하루 오빠는 내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현우를 향해 물었다.


“현우야, 네 레슨 선생님이 누구셔?”


“누군지 알면 깜짝 놀라실걸요.”


현우는 레슨 선생님을 말하기 전에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었다.

그 표정이 맘에 안 들어 내가 대신 대답했다.


“한겨울 피아니스트야.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 2위에 한국의 대표 피아니스트 말이야. 현우네 부모님이 한겨울 피아니스트의 은사님이라 하더라고. 그래서 한겨울이 가르쳐 주고 있대.”


“야! 왜 네가 말해!”


현우는 내게 버럭했지만 나는 신경 쓰지 않았다.

친구가 발전하는데 필요한 정보라면 제공해야 되니까.


“역시. 그 모습은 현우가 아니었구나.”


하루 오빠는 고개를 끄덕이며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응?”


나는 무슨 뜻인지 못 알아들었다.

그러자 하루 오빠가 친절히 설명해줬다.


“한겨울을 따라 하고 있어. 현우가.”


“맙소사.”


진심으로 놀랐다.

그 어색한 연주가 모방한 것이었다니.


“어. 동경은 자기 눈을 가리지. 한겨울은 대표적인 감성적 연주를 잘하는 피아니스트야. 하지만 피아노가 꼭 감성적일 필요는 없어. 절제를 잘하거나 무심한 듯 툭툭 던지는 선율도 있고.”


하루 오빠는 안타깝다는 듯 말했다.


“형이 뭘 안다고 그렇게 말해요! 한겨울 선생님은 독보적인 피아니스트라고요. 당연히 따라 하는 게 맞죠!”


현우는 자신의 선생님을 변호라도 하듯 버럭 소리를 질렀다.


오빠는 말 대신 피아노 건반 위에 손을 올렸다.

다시 시작된 연주였다. 그런데 이번엔 아까와 전혀 달랐다.


세밀하면서도 섬세한 음의 조절.

자유롭고 흐름을 유연하게 늘리거나 줄였다.

그 속에서 템포를 절묘하고도 균형감 있게 잡고 갔으며, 무엇보다 뛰어난 기교를 넘어서 깊고 풍부한 감정표현이 절절히 다가왔다.


“브람스가 이런 곡이었어? 너무 좋은데?”


풍성한 선율이 공간을 지배하고 있었다.

듣기만 해도 곡이 무엇을 말하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우리 선생님이랑 똑같잖아.”


나는 놀라 현우에게 물었다.


“한겨울 피아니스트랑 똑같다고?”


“어. 백 프로 같지는 않지만, 지금 형은 한겨울 선생님을 모방하고 있어. 이게 말이 되나.”


하루 오빠가 피아노를 마쳤다.

브람스의 네 개의 발라드가 전혀 다른 곡으로 들렸다.

오빠는 다시 현우를 돌아보며 말했다.


“전에 들어본 적이 있어. 한겨울 피아니스트의 연주. 한번 그녀처럼 연주를 해봤는데.”


나는 당혹감에 오빠에게 물었다.


“한번 듣고 한겨울 피아니스트 연주를 따라 한 거야?”


“분위기만. 알려주고 싶어서.”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천재 피아니스트의 연주를 모방까지 할 정도의 재능이라니.

김준복 교수가 어렸을 때부터 왜 오빠를 그렇게 따라다녔는지 알 것 같았다.


현우가 한겨울 피아니스트를 따라 한 것과 전혀 다른 연주였으니까.


현우는 침울한 표정으로 오빠에게 물었다.


“형, 전 역시 재능이 없는 건가요?”


“아니,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었을 뿐이야. 자기 연주를 하려면 솔직해져야 해. 나도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많은 고민을 했어. 슬럼프에 빠져 피아노 연주를 하지조차 못했고. 그래서 더 네 맘을 잘 알아.”


“······그래도 전 잘 모르겠어요. 한겨울 선생님은 뛰어난 피아니스트예요. 그분처럼 연주하고 싶단 말이에요.”


하루 오빠는 부드럽게 웃으며 현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리고 피아노를 정면으로 바라봤다.


“현우야. 너도 특별해.”


현우에게 따뜻하게 말을 하고 손을 들어 건반을 눌렀다.

하루 오빠의 세 번째 피아노 연주가 시작됐다.

이번에도 브람스의 네 개의 발라드였다.


‘아까와 또 다른데?’


오빠의 피아노 연주는 앞의 두 번과 달랐다.


첫 번째 연주는 감정 과잉.

두 번째 연주는 풍성한 표현력.

세 번째 연주는 서정적이며 힘찬 에너지가 느껴졌다.


부드러움이 곡 전체에 가득했다.

그러면서도 역동하는 에너지의 강렬함이 부드러움과 공존했다. 리듬감과 템포가 서로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드라마틱한 긴장감과 평온한 평화가 함께 나타났다.

분명 격렬한데, 분명 폭발적인데, 분명 엄격한데.


곡 전체가 따스하고 부드러우며 맥이 뛰듯 힘찼다.


‘두 번째 한겨울 버전도 괜찮지만, 세 번째가 제일 듣기 좋아.’


이과생인 자신마저도 감화시키는 선율이었다.

눈을 감고 음악을 즐기니 어느새 선율은 끊겼다.

하루 오빠의 피아노 연주가 끝이 났다.


“······이건 뭐죠?”


“강하루의 브람스의 네 개의 발라드야.”


오빠는 웃으며 말했다.


“이제 네 곡을 칠 차례야. 한겨울 선생님도 분명히 그걸 바라실 거고.”


그리고 하루 오빠는 일어나서 일 층으로 걸어 내려갔다.


현우는 몸을 떨고 있었다.

그의 눈빛은 흔들리고 있었다.


“···한겨울 선생님은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이셔. 하루 형은 아직 학생일 뿐이고. 그런데 내가 선생님을 따라 하는 게 잘못된 거라고?”


혼란스러운 듯 현우는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나도 이해가 안 가는 건 마찬가지였다.


“오빠는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야?”


나는 현우에게 인사를 하고 일 층으로 내려왔다.

그리고 오빠를 따라 집 밖으로 나갔다.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아까 세 번째는 무슨 연주야? 강하루의 브람스의 네 개의 발라드라니? 그게 무슨 뜻이야?”


오빠는 내게 다가와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마지막은 나만의 연주였어.”


하루 오빠는 다시 모호한 표현을 썼다.

다시 명확함을 요구했다.


“그래서?”


“자신만의 연주를 해야 한다는 거야. 곡에 대해 솔직하게 느껴지는 바를 담아서. 그래야 현우만의 피아노를 칠 수 있어.”


“어떻게 해야 한다는 거야?”


하루 오빠는 내 성격을 안다는 듯, 명확하게 콕 집어 이야기했다.


“첫 번째, 한겨울 피아니스트의 연주를 따라 하지 않기. 두 번째, 거짓 없이 솔직하게 연주하기. 이해됐어? 오케이?”


혼란스러움이 걷혔다.

이걸 현우한테 말하면 도움이 될 거다.


“진작에 그렇게 말해야지!”


그런데 뒤에서 선율이 들렸다.

전원주택 이 층에서 나는 피아노 소리였다.

메마른 선율이었지만 아까와는 달리.


“훨씬 자연스러운데?”


나도 모르게 연주에 관한 평가를 말했다.

하루 오빠는 이 층을 바라봤다.

그리고 기분 좋게 웃으며 말했다.


“아직 한겨울 피아니스트와 다른 자신의 연주를 받아들일 수 없을 거야. 하지만 점차 나아질 거야.”


나도 이 층을 바라봤다.

분명 아까와 다른 선율이었다.

하루 오빠의 연주를 통해 분명 새로운 무언가를 깨달은 걸지도.


“네 친구, 앞으로가 기대되네.”


하루 오빠는 이 층을 생기 넘치는 눈으로 바라봤다.

같은 연주가로서 다시 만날 미래가 기대되는 것처럼.


“거짓 없이 솔직하게 연주하는 건 점차 익숙······ 아앍!”


어느새 나타난 골든 리트리버 황금이가 오빠를 덮쳤다.


“데자뷰인가?”


처음 집에 왔을 때와 같은 상황.

나는 그 반복됨에 웃음이 터졌다.


“으앍! 그만 핥아!”


그리고 그 모습을 보는 오빠는 다급하게 외쳤고.


“가만히 있지 말고 얘 좀 데리고 가!”


“앤 내 말 안 들어. 자기 주인 말만 듣지.”


“그럼 현우를 데리고 오던가!”


“예예~ 지금 데리러 갑니다.”


나는 능청스럽게 웃으며 현관문을 나섰다.

하루 오빠는 여전히 리트리버의 할짝임에 괴로워했고.


뒤를 돌아 하루 오빠를 봤다.

골든 리트리버와 함께 있는 오빠의 표정은 밝아 보였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표정이 어두웠는데.’


지금은 달랐다.

얼굴의 그늘은 사라졌고 편안해 보였다.


슬럼프에 빠져 허우적대는 하루 오빠.

나는 그런 오빠에게 도움을 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어느새 슬럼프를 극복하고 다시 음악과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었다.

좌절 속에서도 티 내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음악을 했다.


그런 하루 오빠를 보며 자랑스러웠다.


나도 오빠처럼 되고 싶었다.

하지만 사랑하는 분야를 발견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천천히 내 길을 가다 보면, 나도 그렇게 될지도.

하루 오빠처럼 말이야.


‘그런데 어떻게 한번에 변한 거지? 마치 누군가가 도와준 것처럼.’


슬럼프에 빠져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던 하루 오빠를 떠올렸다.


그때 나는 오빠를 돕기 위해 꽤 필사적이었다.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고민하다 읽은 뇌과학책.

거기에 쓰여 있기를.


「슬럼프는 동기 부여 부족, 창의력 감소, 피로감 등을 특징으로 한다. 뇌의 활동과 호르몬 변화와 깊은 관련이 있다.」


「···도파민 분비 감소, 코르티솔 분비, 세로토닌 수치 저하, 노르에피네프린 수치 불균형 등······」


슬럼프 시 뇌 활동과 호르몬의 변화.

반대로 좋은 호르몬이 나온다면 슬럼프를 극복할 수도 있는 것이다.


사실 가장 효과적인 건.


“사랑에 빠지면 페닐에틸아민, 도파민,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옥시토신 등이 분비된다 했어.”


사랑에 빠진 남성의 뇌라면 기적을 일으킬 수도 있다.

슬럼프를 극복할 실마리일 수도 있다는 얘기.


하지만 하루 오빠가 누구랑 사랑에 빠질 수 있겠나.

자신이 소개를 시켜주려 해도 중3이기에 불가능.


그래서 스트레스로 인한 코르티솔 분비라도 막고자 노력했건만.


‘슬럼프 극복을 해버렸지. 혹시, 여자 친구가 생긴 건가?’


가설이지만 설득력이 있다.

우리 오빠는 외모도 훈남에, 명문대인 한국대를 다닌다. 거기에 교수님의 추천까지 받은 음대 수석 장학생이니 뭐하나 빠지는 게 없다.

오히려 여자에게 인기가 많아도 이상하지 않다.


‘하지만 이건 가설일 뿐이야.’


가설이 증명되기 위해선 간단했다.

나는 황금이에게 깔린 오빠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가설에 대한 명확한 확증을 위해 물었다.


“오빠. 여자 친구 생겼어?”


눈이 동그래져 하루 오빠는 나를 쳐다봤다.

물론 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 * *



콩쿠르 참가곡 중 낭만 시대 자유곡은 ‘브람스의 네 개의 발라드 Op.10.’


강하루가 현우의 집에서 연주할 때.

베토벤은 흥분을 감추질 못했다.


[이게 브람스인가? 상당히 강렬한 곡일세!]


‘첫 번째 발라드의 주제가 시에서 영감을 받았거든요. 그 시 내용이 아버지를 죽인 자식이에요.’


베토벤은 하루의 브람스 연주를 들으며 고양감을 숨길 수 없었다.

그는 브람스의 곡에 전율을 느꼈다.


[중간 부분의 레가토로 분위기 전환이 좋군!]


[전체적인 균형과 밝은 분위기를 잘 표현된 곡이야!]


[첫 포르테부터 섬세한 감정 변화까지 잘하고 있네!]


[교차하는 독특한 성격의 곡이군. 브람스는 감정 기복이 있는 친군가? 흥미로운 전개일세.]


[아르페지오와 여린 음으로 감정의 파도도 좋고.]


[희망과 절망의 갈등. 클라이 막스의 구성이 훌륭하네!]


하루가 연주를 마쳤을 때.

베토벤은 무척 큰 목소리로 외쳤다.


[브람스란 자가 이렇게 좋은 곡을 만들었을 줄이야. 역시 내 음악의 애호가답군!]


그는 참으로 솔직한 사람이었다.

누구보다 자신의 감정에 진실되었고 음악을 사랑했다.

그랬기에 비르투오소(명연주가)의 곡을 마주하면 가감 없이 감탄했다.


‘놀라운 건 브람스는 아저씨를 의식해서 20년에 걸쳐 교향곡을 만들기도 했어요.’


[그런가? 나 베토벤의 영향을 받았다니. 분명 훌륭한 곡일걸세! 궁금하구만!]


‘집에 가서 들을까요? <브람스의 교향곡 1번 c단조>에요.’


[얼른 가세! 그리고 뱀눈이 쳤던 라흐마니노프 곡도 듣고 싶네. 리스트도 말일세! 그 외에 후대 음악가들의 곡은 전부 들어보고 싶네!]


베토벤은 전에 들었던 뱀눈의 곡부터, 이번 콩쿠르 참가 신청곡인 리스트의 곡까지 전부 듣길 원했다.

후대의 음악에 큰 감명을 받은 베토벤이었다.


‘네. 네. 가서 다 들려드릴게요.’


[또 전에 최신 가요라 불리던 것들도 잔뜩 듣고 싶네! 아주 흥미롭다네. 후대의 음악이 이토록 다양해 질 줄이야. 무척 행복하네!]


음악으로 인해 구원받았다던 그였다.

베토벤은 음악의 다양성을 존중했다.

오히려 흥미를 느끼고 탐구 정신을 발휘했다.


편식하지 않고 골고루 음악을 섭취하는 것 같았다.


그의 목소리엔 생기와 열정이 느껴졌다.

마치 어떤 목적을 향해 달리는 경주마 같았다.


[내 미완성곡을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되겠어!]


베토벤은 마구 창작욕을 불태웠다.


작가의말

“음악은 영혼을 울리고, 이야기는 마음을 움직입니다. 여러분의 선호와 추천이 저에게 큰 힘이 됩니다. 함께 이 여정을 걸어가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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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빙의 후 음악천재는 일분에 1억 3 24.08.14 272 12 14쪽
2 빙의 후 음악천재는 일분에 1억 2 +1 24.08.14 300 19 13쪽
1 빙의 후 음악천재는 일분에 1억 1 +1 24.08.14 432 1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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