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룡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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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1.12.13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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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7.07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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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백(2)

DUMMY

나 염소가 이렇게 입술이 부르트도록 동유럽에서도 유독 불쌍한 나라에 대해 떠드는 건 다 이유가 있어서일세.

그건 바로!

과거 우크라이나의 처절했던 혼란기가 내년 총선을 앞둔 남조선 정치판과 어쩜 그리 똑같단 말이더냐.

더군다나 두 가지 사례를 비교하면서 놓치지 말고 살펴봐야 할 부분이 또 있으니.

이미 한 차례 언급한 우크라이나의 ‘네스토르 마흐노’와 유사한 남조선 도형수(徒刑囚)들이 절치부심(切齒腐心) 재기를 노리는 판국이라?

이들 도형수들이 국가로부터 글자 그대로 말감(末減-감면해 가장 가벼운 형벌에 처함)을 받았음에도 반성이나 성찰은 온데간데없으니 말일세.

웬걸, 이들이 파이팅까지 외치는 건 무슨 사연일까?

대략 상고시대 저 멀리 중동에서 말감(Malcam-그들의 왕)을 섬기던 풍습이 이곳에서 부활이라도 했다더냐.

맙소사, 인신공양 말이니라.


하긴! 역사를 뒤돌아보니, 히틀러도 철창에서 하우스호퍼(Karl Ernst Haushofer)로부터 과외수업을 받고 부활했으며 스탈린도 시베리아 유배지에서 살아남았다는 감방의 데칼코마니!

아이고, 이게 무슨 난리람.

그런즉 눈먼 기관총이 피아식별 불가능 상태에서 사방으로 난사될 땐 모름지기 ‘Stray bullet(유탄)’을 조심할지니라.

아랫것들이여, 광풍에 휘날리는 쭉정이가 되고 싶지 않거들랑 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에 대해 묻고 따지기는커녕 궁금하지도 말고 참호 속에 대가리를 처박고 수그리라!

제군들! 모쪼록 Feeling the Future!


이왕지사 중동 얘기까지 나왔으니 함 들어보게나.

그곳에는 동쪽에 티그리스 강과 서쪽에 유프라테스 강이 도도하게 흐르나니, 이름하야 문명의 발생지 메소포타미아!

여기서 ‘메소’는 ‘Between(둘 사이)란 뜻이며 ‘포타미아’는 강이란 의미이므로 얼쑤! 해서 말일세, 잠시 에둘러 비유하건대 동편엔 남한강과 서편엔 북한강이니 이름하야 두물머리가 아니더냐?

嗚呼痛哉(오호통재)라 일맥상통(一脈相通)하다니, 하기야 두물머리에서 잠시 노닐던 바다 건너 해룡까지 이곳에서 추락해 이무기가 되는구나!

그렇다니까.


요 얘긴 여기선 각설하고!

중동의 두물머리인 메소포타미아로 말하자면 성경에 나오는 저주받은 바벨탑의 무대이자 바벨론 제국의 땅인 데다 지금으로 굳이 따지자면 이라크라네.

급한 물살이 해자(垓子) 역할을 톡톡히 하던 견고한 바벨론 성이 어떻게 무너졌을까?

이에 대해 이사야 44장과 45장에 살포시 예언하는 부분이 나오니 알아서들 보시게나.

따라서 두 강 사이에서 변고가 발생하면 이는 바로 독재자들의 무덤이 아니고 무엇이겠나.

곧 메대(쿠르드족)와 바사(페르시아-이란) 연합군에 의해 성이 함락하는 줄도 모르고 주야장천 술 파티나 열던 바빌로니아의 황태자(혹은 왕) 벨사살과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을 비롯한 기타 등등.

그런 연고로 연합군의 태동과 강물의 수위가 뜬금없이 변하거든 알쏭달쏭한 말에 주의할지어다.

이를 테면 다니엘 5장에 나온다는 ‘메네 메네 데겔 우바르신(MENE MENE TEKEL PARSIN)’!

이걸 중국어로 치환하자면 ‘미니, 미니, 티크어르어, 우화얼신(彌尼, 彌尼, 提客勒, 烏法珥新)! 【이백(李白)下 참조】

모쪼록 양비귀꽃에 취한 당나라 현종이 마침내 양자이자 외국인 용병인 안녹산(이란계 소그드인)의 반란에 이러지도 저리지도 못하고 당했다는 역사적 사실을 기억할지니라.


이쯤해서 얼마 전 이블린 경이 입원해 있던 병실에서 벌어진 난타전에 대해 설(舌)을 풀려하네.

장담컨대 무척 흥미로울걸.

난 아들 아사랴로부터 이블린이 아직 살아있지만 정신이 온전치 못하단 보고를 받았지 뭔가.

그자가 아무리 맛이 갔어도 만약 정신이 반쯤이나마 돌아와 나와 아들이 자신에게 한 짓에 대해 떠들기라고 할라치면, 흠∽.

당연지사 서방 정보기관 소속인 아사랴(Azariah)의 신변이 위험해지거든.

그런데∽!

여기서 이런 의문이 들던걸.

송장이 되어 북망산(北邙山)으로 출발했을 거라고 판단한 이블린이 어떻게 병원에서 버젓이 입원하고 있을까?

어찌 된 사연인지 너무 궁금했다네.

이래서 섣부른 판단을 경계해야 하걸랑.

뒤처리를 경험이 많지 않은 아들에게 맡긴 게 내 불찰이라면 불찰이랄까?


어쨌거나 난 이블린을 다시 원래 있어야 할 저승으로 보내기 위해 반송장이나 다름없는 노인으로 완벽하게 변장했다네.

그러고는 야밤을 틈타 느낌상으로도 살풍경(殺風景)한 으스스한 병원에 잠입했겠다! 마치 그곳에 장기입원 중인 환자인 양.

헌데∽! 흠칫, 중환자실에서 무슨 담배 냄새가 이다지도 지독한고?

이뿐만이 아닐세.

웬 절세미인인 간호사가 날 의심한 채 제지하려고 하더군 그래.

백의의 천사인 묘령의 간호사는 한눈에 봐도 폼이 예사롭지 않은 데다, 빈틈도 보이지 않았다네.

그녀는 날 향해 전진스텝을 밟으며 다가오는데 여차하면 왼발 하이킥을 가열차게 날릴 기세였다니까.

마치 키르기스스탄 출신의 UFC 여자선수인 ‘발렌티나 셰브첸코’의 몸놀림과 흡사하던걸.


고백건대 난 모양 빠지게 젊은 여인네와 정정당당하게 자웅을 겨루기보단 약간 치사한 방법을 썼지 뭔가.

솔직히 말하자면 한방에 실신 KO를 당할까 봐 특수 약품을 통해 그 여인을 기절시켰다네.

요즘 남조선 정치판도 해충 박멸을 내세워 아예 약을 치는 게 유행이잖나.

더 이상 말해 무엇하랴.

다음 장면으로 돌아와, 난 바닥에 큰 대자로 뻗어버린 미녀 간호사를 덩그러니 남겨놓은 채 순전히 인도주의적인 차원에서 이블린의 안락사를 도우려고 하는 찰나!

수간호사 정도의 연륜을 자랑하는 어떤 중년 여성께서 이블린의 링거(수액)에 지옥행 주사약을 주입하려는 내 손을 쥐곤 웃는 게 아닌가.

심지어 다른 손으론 담배까지 줄기차게 빨아대던데.

어디서 많이 들어본 쉬고 뾰족한 목소리로 ‘NO! NO!’, 하면서···

그것도 한국에서는 더 이상 쓰지 않는다는 간호사 모자까지 쓰고 말일세.

이건 또 뭐람?

그녀 옆에선 비록 의사 가운을 점잖게 빼입었지만 아주 상태가 안 좋아 보이는 젊은 놈이 한 손에 수술 메스와 다른 손엔 가위를 들고 있다니.

그것도 절개 후에 봉합할 때 사용하는 병원용 가위가 아니라 얼핏 봐도 미용실에서나 쓰는 가위였단 말일세.

나의 예민한 촉을 미루어 놈은 분명히 히키코모리 성향의 연쇄살인마가 분명해.

전문적인 암살자가 간호사고 사이코패스 살인마가 의사라니 이 무슨 해괴망측한 병원이란 말인가.


세상에! 그랬다네.

정말 꿈에서라도 볼까 봐 두려운 징그러운 년이 나타났단 말일세.

그 이름하야 백사!

비록 늙었지만 마술에 능숙한 미모의 바빌론 음녀인 백사가 분명했다네.

이년이 어떻게 이곳에?

그리고 옆에 있는 놈은 년의 조수일까?,라고 놀라며 궁금하던 것도 잠시뿐.


우리 둘은 순식간에 십여 합(合) 정도를 스파크를 튀어가며 겨루었네.

덧붙이자면 맨손 치기는 물론이고 불꽃 하이킥에다 니킥과 로우킥을 섞는 타격전을 말일세.

이런 젠장!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쌍욕 설전까지 벌였음에도 불구하고 쉽게 결판을 낼 수 없다니.

실은, 우린 이미 서로가 너무 상대의 수를 잘 알고 있으니까.

백사는 싸울 때조차도 담배를 물고 여유까지 부리지 뭔가.

내 실력을 우습게 보는 게 분명했다네.

백사야, 혹시 지독한 골초였던 홍콩 배우 장만옥(張曼玉)이라도 된 양 착각하는 거냐!


그런고로 남조선 좌익이나 우익 역시도 이제는 서로를 너무 잘 알기에 마지막 승부를 내기가 어려울 걸세.

상대를 우습게 여기는 반면에 다들 너무 뻔한 수만 구사하거나 맥락 없는 잡수(雜手)가 난무하니 ‘상상력의 빈곤’이라 밖에는 달리 평가할 수가 없구나.

이들 각 진영의 현재 대치상황을 좀 더 상세하게 묘사하자면, ‘엔트 밀(ant mill)’이라고나 할까?

왜, 있잖나. 사회적 곤충인 개미가 시각이 퇴화한 관계로 페로몬에만 의지해 전진하거든.

그러다 선두가 방향을 잃었을 경우엔 집단적으로 빙빙 돌다 지쳐서 집단으로 죽어가는 현상을 일컫는 것일세.


자고로 각자 개인이 통찰력과 확고한 가치관을 상실해 앞 선 자나 힘깨나 쓰는 자의 등만 보고 맹목적으로 따라가다간 그런 꼴이 난단 뜻이라네.

인간이란?

자신들이 굳게 믿던 성공궤도가 종국에는 낭떠러지에서 끊긴 것도 모른 채 달리는 무한질주 열차라니까.

이거다 싶으면 무조건 고!, 라거나 리액션(Reaction)이 좋은 인간만 충복이나 우리 편으로 평가를 받는 시대상을 주의하게나.

결국엔 리액션에만 신경 써 대응(Response)에 소홀한 군사는 싸움터에서 무용지물일뿐더러 오히려 아군에 큰 손실을 입힐 가능성이 크다네.

일사불란을 자랑하는 ‘엔트 밀’보단 도리어 지리멸렬한(支離滅裂)한 오합지졸 군대가 더 희망이라도 있단 걸 알까보냐.

비록 패잔병일지라도 훗날 다시 규합해 일어설 가능성이 있기에 그렇다네.

실제로 남조선에서 한때나마 탄핵당하거나 적패로 몰린 보수 세력이 난데없이 승리하는 것 봤잖아?

이들이 생존해 적을 물 경우엔 그야말로 악어가 선보이는 ‘Death mill(Death roll)’이거든.

그냥 적을 문 채 360도 풍차 돌리기란 말일세.

아무리 질긴 먹잇감도 다 뜯겨나갈걸?


이윽고 백사도 간호사 모자가 벗겨지면서 백발이 흩날리는 게 괴기스러운 무협지가 따로 없었다네.

아마도 그녀는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몰라도 더 이상 염색으로 흰머리를 숨기기를 포기했나 보네.

우리 둘이서 그야말로 누가 누가 더 백발일까?,라는 내기라도 하듯 말일세.

한자로 갱백(更白, Be even whiter)의 대결!


아니 상황이 이러할진대 백사가 데려온 의사 놈은 돕기는커녕 쓰러져 있는 간호사 머리를 정성스럽게 빗겨주는 게 아닌가!

이 와중에도 놈은 롤렉스(ROLEX) 손목시계를 찬 왼 손으로 미용을 하면서 동시에 오른손으론 론슨(Ronson) 라이터를 잽싸게 꺼내 펠멜(PALL MALL) 담배를 피우는 묘기를 선보이다니.

놈의 기호품으로 미루어 고액 연봉의 의사가 분명한걸.


이때 화난 백사의 일성!

“정신 차려 새꺄! 싸움에 집중해야지!”

이에 놈이 대꾸하길.

“여사님, 이 잠들어 있는 간호사는 지금 당장 미용이 필요합니다. 그녀의 흐트러진 자태로 인해 제가 작업에 집중할 수가 없잖아요.”

결국엔 수간호사 복장의 백사는 의사 가운을 입은 놈의 따귀를 날렸으니 이 병원엔 위아래도 없이 기강이 개판이로구나.


그러고 보니 조금 전에 백사가 피우던 담배도 펠멜(PALL MALL)?

둘의 관계는 단순한 갑을관계가 아니라 가스라이팅이 분명해.

야생 늑대와 같은 연쇄살인마를 애완견인 양 사육하다니 역시 백사야 대단하다 대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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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 시백(3) 24.03.21 9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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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 시백(1) 24.02.15 10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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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7 염백(4) 23.10.30 17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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