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룡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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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1.12.13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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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9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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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백(6)

DUMMY





과거 백사가 북조선의 중국인 살인 용병으로 키웠으나 천우신조로 회개한 나 여무명의 말이니라.

내 고향 땅 송나라 시인 소동파(蘇東坡)께서 읊은 구절 하나를 소개하겠다.

‘경루옥우(瓊樓玉宇), 고처불승한(高處不勝寒).

번역하자면 아름다운 달나라 궁전, 높은 곳에 있어 추위를 이기지 못하네.’

그렇다.

“워 쑤오(我說-내가 말하길)”

남조선 인민들이 황제가 추울까 심히 우려된답시고 또다시 못돼먹은 촛불로 화끈하게 대피려고 그러시나?

불충한 잡족(雜族)들 같으니라고.


이 와중에 중국 경극에나 나오는 무생(武生-남자무사 배역)까지 천하제일 칼을 들고 설치고 있고 말이지.

사지에서 유비의 아들을 구한 천하제인 충신인 상산 조자룡 조운(趙雲)으로 알고 있었더니 양아버지 동탁을 씹어 삼킨 여포가 아니더냐.

남조선엔 그야말로 모태에서부터 반역자라 불러 마땅한 자들이 천지삐까리로다.


이런 흉악무도한 역도들은 모조리 잡아다가 능지처참을 비롯해 세쇄(洗刷), 철쇄(鐵刷), 효령(梟令), 칭간(秤竿), 추장(抽腸)과 더불어 박피(剝皮)에 처해야 마땅할 터. 이런 종류의 잔혹한 중국 고대 형벌의 상세한 기법 및 피가 낭자한 참혹한 처리결과는 각자들 알아서 찾아보시길.

하긴 동탁, 이놈도 어리석게도 도살을 앞두고 탐욕으로 자기를 살찌게 했으니까···


가만히 있어보자.

그러고 보니 지금 지존께선 신출귀몰(神出鬼沒)한 촛불에 대인 전임 황제의 늙고 여윈 몸뚱이를 아예 박피(剝皮) 시술해 버린 분이 아니시던가.

헌데 도깨비불과도 같은 촛불은 진보정권에선 살아졌다가 보수정권에서만 난데없이 출몰하더라.

하기야 여왕의 얼마 남지 않은 추종자들은 당시 광장에서 함원(喊寃-cry out)했고, 또 일부는 철퇴가 무서워 함원(含寃-억울하지만 꾹 참다)했도다.

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그래서는 안 되는 거였다.

아무리 반쪽짜리 진실과 반의 반쪽자리 진실이 판을 치는 세상이지만.

언제부터인지 한반도 반쪽엔 역신(逆臣)이 깨어있는 훌륭한 관리이며 정권을 타도하는 역도들이 깨어있는 정직한 민주시민이라는 평가를 받아오더라만.

이 모든 게 반도(叛徒)인 한반도의 운명인가 보다.

그러므로 남조선 인민들은 Don’t Believe Everything You Think!

그런 연후에 스토아적 냉정함을 유지한 채 시대적 맥락에서 작금의 현상을 읽으시길.


그간 이 땅의 반공과 반동 수구 틀딱 세력들이 과거 무식하게 떠들어댔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묘하게 설득력 있는 주장이 있었노라.

‘말 많으면 빨갱이라고’.

그 말의 진위 여부야 어쨌든 간에 암튼 그렇단 거였다.

그래서 나와 우리 백사 패밀리들은 항상 침묵을 지켜야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말 많이 하다간 혹여 정체가 드러날까 봐.

그런 가운데 어쩌다 성경을 읽게 되면서 ‘말이 많은 사람이 어찌 의롭다(義) 함을 얻겠느냐.’라는 곳에 주목했다.

동시에 고대 그리스의 트라시마코스(Thrasymachus)’란 자가 ‘정의란 강자의 이익일 따름이다.’라고 주장한 점도 함께.

중국어로 ‘뚜오쥬이뚜오스어더런(多嘴多舌的人)!

다시 말해 입이 부푼 사람 내지는 ‘토커(talker)’ 따위가 지난 좌파정권에서 하늘이 되더니만.

자신들의 공정은 깊고 깊은 바다와 같고 정의는 높고 높은 산들과 같다고 그토록 근엄하게 읊조리다니.

심지어 스랍 천사들까지도 그들 앞에선 송구하여 얼굴을 가려할 지경이었다니까.

그래선지 요새 들어서 어딜 가나 말 많은 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난 각 진영에서 싸대는 소음 덩어리에 지쳐 아주 오래된 LP판을 고물 턴테이블 위에 조심스럽게 놓는다.

예리한 하모니카 소리와 함께 들리는 이 노랜?

Come gather round people∼And don’t speak too soon, for the wheel’s still in spin.∼For the loser now might be later to win. For the times, they are a-changin’∼The order is rapidly fading. And the first one now will later be last.

그냥 팝송이 아니다.

촛불이 남조선을 삼키기 시작하던 2016년 병신년(丙申年)에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신 ‘밥 딜런(Bob Dylan)’의 노래이다.

불멸의 고전은 항상 시대를 불문하고 미래를 암시한다.

일종의 프로렙시스(prolepsis)인 양.


내가 예전에 백사 수하로 있었을 때였다.

그녀가 홀로 중얼거리길.

‘촛불아, 그래 훨훨 타올라라.∼불은 잔나비(2016년 병신년)가 안고 있던 붉은 닭(2017년 정유년)을 높이 날려 보냈지.’라고.

그리고 닭 울음소리는 새벽이나 새로운 왕조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고도 했겠다.

그래 그녀는 천간지지(天干地支) 조합을 가지고 남조선의 어떤 세력이 즐겨 쓰는 ‘새날’이 올 것을 예언했단 뜻이다.【고백(告白) 참조】

또한, 그때 거룩(holiness)으로 위장한 붉은 원숭이들이 장난친 적폐청산 공작을 기억해야 할 터.

이로 인해 사방에 원왕(寃枉, 억울하다)에 사무친 곡소리가 난무하며 몽원(蒙寃, 누명을 쓰다.)당한 원귀들이 아직까지 구천을 떠도는구나.

여기에 굳이 뱀에 다리를 달자면, 원(寃)은 정의가 발휘되지 않은 상태이며 왕(枉)은 법률이 정당하게 집행되지 않는 실태를 말한다.

그러하기에 남조선 백성들이여 부화뇌동하지 말고, 제발 큰 흐름을 보면서 ‘Don’t be distracted by Monkey Business.’


내가 사이즈에 어울리지 않는 국명인 대한민국에 막 도착한 직후에 서강 대학교의 박 홍 총장도 당시 북한간첩 3만 명설을 주장했는데.

그가 그때 지적한 죽음을 선동하는 어둠의 세력이 현재 남조선을 장악한 것이나 다름없다.

역시나 원래 박 총장은 신부였기에 그의 말은 신의 계시였을까?

과거 북조선의 전설적인 스파이 성은 성이요 이름은 시백과 같은 이가 부활한 것이 아닐까?

어쨌거나 박 총장님이 지적한 인물들 중 한 분이자 총장님과 같은 성을 쓰는 혁명가가 시인이 되어 글을 썼다.

그의 시에는 높은 사람, 힘 있는 사람, 돈 많은 사람인 검은 하늘을 비판하면서 우리도 하늘이 되고 싶다고 표현했겠다.

그것도 푸른 하늘이라고.

그러하구나!

시인의 예지력 또한 놀랍다.

그의 말마따나 그들은 남조선의 무소불위 하늘이 됐고 푸른색을 상징하는 역대 최다수 정당이 되었으니.

이것이야 말로 비의(秘意)적인 시라는 ‘enigmatic poem’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다만 명심들 하라! 섣불리 결론짓지 마라.

좌파 중에서도 카뮈형과 샤르트르형을 엄격히 구분해야 함을.

다시 말해 모든 형태의 전체주의를 비판하는 유형과 공산주의를 지지하는 실존주의자를 말이다.


그간 나 여무명이 이름 없는 도살자로 살면서 줄곧 지켜봤던 이 땅의 표 따먹기 지형이 아주 그냥 요동을 치고 있다.

때가 차매, 양개 진영의 ‘데미 우르고스(Demiourgos-제작자)들이 다시 설계를 개시한 데다 장기판을 재배치하고 있도다.

피아노 조율사들까지 덩달아 바빠지고 있고.

비록 무대의 연주자는 바뀔지라도 말이다.

주식 용어로 바꿔 말해 주가조작 주도세력이 화가를 동원해 차트를 그리고 있다는 말이다.

이어서 추종세력이 매매를 시작했으니 몽매한 개미들이 또다시 부회뇌동(附和雷同)하면서 개미지옥으로 달려들 것이다.


이를 어쩌나?

각 진지의 충성을 외치던 자칭 ‘phylakes(수호자, 무사)’들이 창끝을 내부로 겨눌 땐 이미 늦었을 텐데?

가련한지고, 권력이여!


이는 적어도 나와 같은 4명의 ’mythopoios(이야기를 만드는 자)들은 그 예정된 결론을 다 아는 법!

다니엘과 염소, 그리고 백사는 말하는 것이다.

시시각각으로 급변하는 시절과 상황이 이러할진대 곧 진멸될 왕조의 일개 신하로 연명하기보다는 광야에서 홀로 외치는 선견자(先見者)가 되리니,라고 올곧게 말하는 이가 한 놈도 없구나.

역사와 문학을 조금만 훑어보기만 해도 쉽게 알겠거니와.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좋아 사설(私說)은 이쯤 해두지.


최근 머리카락이 보일까 봐 꼭꼭 숨어있던 암살 세포조직에 관한 첩보를 입수했다.

난 당장 이들을 진멸할 요량으로 서둘러 아지트에 잠입한다.

고전 음악 작업실이다.

연주 연습이 한창이다.

마치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라는 ‘니콜로 파가니니(Niccolo Paganini)’를 연상시키는 긴 머리 파마의 중년이 신기에 가까울 정도로 연주신력을 뽐내는 중이다.

저것이 바로 나와 같은 악기에 문외한도 들어봄직한 ‘카프리스 24번’ 이로구나.

다만 요상한 건, 서양식 클래식 음악과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일본풍 인테리어!

황당무계하게도 벽에는 큼직하게 긴 칼인 ‘오오타치(大太刀)’와 긴 창인 ‘나가에 야리(長柄)’가 걸려 있다.

심지어 바로 옆에 걸려있는 한자족자에는 생뚱맞게도 ‘南 無 妙 法 蓮 華 經’이라고 쓰여 있다니.

저것이 바로 ‘남묘호렌게쿄’?

이밖에 한눈에 봐도 알 수 있는 거대한 후지산이 보이는 벚꽃 핀 절의 풍경사진도.

뭔가 메슥거리는 게 스멀스멀 올라오는 게 있군그래.

왜냐고?


그런데 갑작스런 끼어드는 저 소리는?

옆에 있던 또 다른 남자는 완전 민머리인데 피아노로 브람스(Brahms) 헝가리 무곡 5번을 치고 있다.

마치 서로 경쟁이나 하듯이 대가리를 꺼덕대면서 말이다.

얘들이 왜 이래.

극도의 불협화음이 따로 없구먼그래.

그러더니 이제는 한술 더 떠서 사이좋게 ‘라 캄파넬라(La Campanella)’를 가지고 협주를 한다.

이러하므로 노선 투쟁을 치열하게 하다가도 대적에 맞서기 위해서는 급기야 강철대오 아래 혼연일체가 되어 협조하는 어떤 무리와 같도다.

비록 저자들의 머리 스타일과 모발 밀도는 다를지언정 관상과 골상으로 미루어 친형제임이 틀림없으렷다?


이미 입수한 저들의 신상자료에 따르면, 어릴 때 조총련 출신 부모를 따라 만경봉호(萬景峰號)를 타고 북조선으로 건너가 개고생을 했단다.

다만 부모가 일본에서 꽤 유명한 음악가였던 관계로 예술적 자질을 이어받았으므로 당으로부터 음악 영재로 인정받아 금성학원을 다녔고.

그러다가 간첩교육도 함께 받으면서 동독 슈타지(Stasi)의 은밀한 지원으로 서독에서 음악가로 활동했다는데···.

조금 뜬금없지만 박홍 총장을 암살하라는 지령을 받았던 인물도 독일 유학생 출신 자수간첩 한병훈이라는 인물이다.

암튼 저 두 명은 이러저러한 신분 세탁을 통해 알만 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는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대한민국에 안착했다는 놀라운 사실.

사실인즉슨 해외 공연을 빌미로 수시로 외국에서 북한 공작원들과 접촉해 명령을 받았음을 물론 해외 요인 암살 작업에도 투입되었단다.

이렇게 해외 활동이 많았던 관계로 나조차도 이들의 존재에 대해 몰랐으니.

하지만 이들의 부모는 안타깝게도 일본에서부터 믿어오던 불교의 일종인 ‘니치렌 쇼슈(日蓮正宗)을 북조선 인민들에게 열심히 전도하다 처형되었다는 풍문까지도.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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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9 용백(2) 24.09.01 2 0 12쪽
218 용백(1) 24.08.01 5 0 11쪽
217 시백(7) 24.07.10 6 0 12쪽
» 시백(6) 24.06.19 9 0 12쪽
215 시백(5) 24.05.03 10 0 12쪽
214 시백(4) 24.04.05 10 0 12쪽
213 시백(3) 24.03.21 9 0 11쪽
212 시백(2) 24.03.04 10 0 11쪽
211 시백(1) 24.02.15 10 0 11쪽
210 염백(7) 24.01.17 11 0 11쪽
209 염백(6) 23.12.27 9 0 11쪽
208 염백(5) 23.12.08 14 0 12쪽
207 염백(4) 23.10.30 18 0 12쪽
206 염백(3) 23.10.09 13 0 11쪽
205 염백(2) 23.09.23 13 0 12쪽
204 염백(1) 23.09.10 15 0 11쪽
203 갱백(7) 23.08.30 22 0 12쪽
202 갱백(6) 23.08.19 22 0 12쪽
201 갱백(5) 23.08.10 19 0 12쪽
200 갱백(4) 23.07.26 16 0 12쪽
199 갱백(3) 23.07.16 22 0 12쪽
198 갱백(2) 23.07.07 28 0 11쪽
197 갱백(1) 23.06.28 20 0 11쪽
196 타백(7) 23.06.16 22 0 12쪽
195 타백(6) 23.06.06 23 0 11쪽
194 타백(5) 23.05.24 26 0 12쪽
193 타백(4) 23.05.13 28 0 11쪽
192 타백(3) 23.05.02 29 0 12쪽
191 타백(2) 23.04.26 29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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