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룡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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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1.12.13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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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1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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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백(1)

DUMMY


-용백(用白, cost me nothing)-





저 다니엘은 오랜만에 동지들과 회의를 열고 있습니다.

솔직히 그동안 한 자리에 모이기가 쉽지 않았지요.

이유는 여무명이 독자적으로 북한 암살조직을 처단하는 일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게 자신이 세뇌(洗腦)당했던 시절 저지른 암살로 인해 불의의 객이 된 망자들에 대한 자신만의 참회방식이라고 주장하고 있어서요.

이와 달리 대한민국 국민 상당수는 그동안 부지불식간에 좌•우 정치기득권으로부터 시간과 노력을 건조(乾燥)당해왔음에도 분노하거나 복수하지 않더군요.

심지어 좌•우 종교기득권으로부터도···.

특히 이들은 값없이 번제를 드리는 집단이지요.

다윗과 같은 위대한 왕도 값없이는 번제를 드리지 않았음에도 말이죠.


뭔 개 풀 뜯어먹는 소리냐고요?

뭘 뜯어먹든 간에 우리들은 얼마 전 발생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후보 암살 미수사건을 접하곤 각자 떠들어대기 시작했어요.

개중에서도 여무명은 배신자 아사랴를 처리하다가 그로부터 일격을 당한 미국 해병대 출신 저격수 Rozinante(로시난테) 여사를 언급하더군요.

열렬한 공화당 지지자인 그녀가 분명히 죽기 전에 자신은 빨리 임무를 마치고 돌아가 트럼프를 암살로부터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고.

이는 암살기도 사건이 발생하기 4개월 전에 어떤 예언가가 트럼프 암살 시도를 언급했다는 것보다 훨씬 이른 시기였다고.【염백(廉白) 上 참조】

다만 자기가 판단컨대 고인이 된 그녀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로 인해 해병대 저격수로 근무하면서 벌었던 돈을 전부 날려 반광녀(半狂女)가 된 것 같다는 추가적인 인물분석까지 내놓았어요.

저격수라는 임무에만 충실한 나머지 이 세상이 이해타산이라는 한 가지 원칙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이라고.

저기 보세요.

설명을 마치자마자 어깨를 으쓱 치켜 올리는 마침내 득도(得道)한 여무명을요.


저 다니엘의 판단으로 로시난테 여사의 조상 말마따나 ‘살라오’ 상태였던 것으로 추정되네요.

왜, 운수가 막장으로 흘러들어 최악의 상황에 처했다는 뜻이라고 ‘노인과 바다’라는 헤밍웨이의 소설에서도 그 단어가 나오잖아요.

‘살라오’∼‘살라오’라?

한마디로 인생이 ‘highway star’인 양 잘 나가다 본의 아니게 꼬였다고나 할까.

하지만 모름지기 인생이란?

‘Nobody gonna beat my car. It’s gonna break the speed of sound’라며 오만방자하게 굴다간 ‘Ooh, in heaven’이에요. 그러다 정말 극락가요.


그러자 쌍장군이 이르시되.

“저런, 어쩌다가?

세상에 그런 원통한 일이!

본론부터 얘기할게.

나와 같은 과거 무속인 겸 도인이 판단컨대 그녀는 아마도 극도의 상실감으로 척신난동(慽神亂動)을 일으켜 남들이 보지 못하는 걸 얼떨결에 예언하는 것이지요.

분쟁 지역에서 저격수로 활약하면서 너무나도 많은 죽음의 냄새를 맡았기에 죽을 사람의 향내도 미리 감지하는 것이라고나 할까?

그건 그렇고 왕년에 풍수지리까지 섭렵해 온 소생으로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군요.

이 나라에서 가장 기품이 있어야 할 성채가 무성(茂盛)은 고사하고 결코 혈을 맺을 수 없어 허화(虛華-가짜 꽃)나 자랄 수 있는 곳에 있다니, 나 원 참!

저러니 허화(虛華)가 아닌 혈기만 믿고 깜냥도 안 되는 이들로 인해서 허화난동(虛火亂動)이 일어나지 않겠는가?

동의보감에 따르면 허화란 몸에 힘이 없고 열이 나는 현상이니 화, 즉 격노할지언정 이를 제어할 음기나 진액이 부족하기 때문이지요.

참고로 불교 용어에는 에(恚-성냄, 노여움)라고 있답니다.

뭐가 그리도 원한이 많았는지.

원망하면서 타인을 해하면 사회와 나라를 재난에 빠뜨린다는 게 불교의 진리니라.

결론적으로 허화가 난동하면 곧이어 척신이 난동하는 법!

그러므로 같은 발음의 척신(戚臣)까지도 난동하는구나.

그러니 닫힌 궁궐이 되고 만 거야. 거울조차 볼 수 없는 지옥!

지금 저기 저 성에 온통 칠선녀와 팔선녀가 서로 경쟁이나 하듯이 난무(亂舞)를 즐기고 있다고!

심지어 백마장군과 흑마장군이 서로 싸우기 시작하더니 아주 난장(亂場)이로구나.

이 땅의 위정자들아 들을지니라.

가장 존귀한 꽃도 흔하디흔한 흙에서 싹튼 다는 것을.”


이에 청백이 고래고래 소리 지르며 끼어들길.

“외람된 말씀이지만, 누가 쌍장군을 말려주세요.

또다시 무속의 세계로 빠지려 하잖아요.

가뜩이나 이 나라가 마치 정치•종교적 분쟁상태에 처한 신정(神政)국가로 착각할 지경인데 말이에요.

도처에 저주의 주술이 판을 치면서 무당이 타라는 작두는 고사하고 가당찮게 그걸로 목을 댕강댕강 자르는 있다고요.

이로 말미암아 시시각각 존귀한 자들의 낙수(落首)와 전락(轉落)이 지천이건만.

이것이야말로 권력의 영화가 영원부터 영원까지와 자자손손은커녕 들의 꽃과 같이 바람이 지나면 사라지고···.

거듭 말하거니와 동양판 모네타(Moneta-juno 여신을 모시는 곳) 신전과 함께 칭찬도 받았지만 책망 받아 마땅한 두아디라 교회(이방신을 섬기는 음란한 여선지자가 존재했던···)까지도 난립하고 있잖아!

능력의 옷을 입으시고 띠를 띠신 분만이 저런 난동 짓거리들을 진압함으로써 세계도 견고히 서서 흔들리지 아니한다잖아요?

안 그래요?

그리고 배를 뒤집을 수 있는 물도 위협적일뿐더러 식물을 키우는 흙도 중요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빨리 자라겠다고 뿌리를 삼켜 버리는 나무는 아무리 기세등등해져도 이내 썩는 법!

쌍장군이 지목한 성곽 아래에는 사상적 페스트에 걸린 붉은 쥐들이 레디고! 를 외치고 있다고요.

우두머리 쥐가 명령을 내릴 테고요.

자, 약탈하고 학살해!, 라면서.”


이를 듣던 미백도 피우던 전자담배를 입에서 빼물더니 한 마디 거드는군요.

참고로 정말 자유분방하고 혁명적인 여성이지요.

요즘 남조선에선 젊은 여성이 길거리에서 담배 태우시는 걸 고깝게 처다 보다간 ‘꼴페미’들에게 바로 박치기당해요.

암튼 말씀하시길.

“알아듣게들 말을 해야죠.

그렇잖아도 기후변화로 더워 미치겠는데 말이에요.

결론은 지금 음흉한 삼류배우들이 연극을 이끌고 있다는 거 아닌가요?

잔혹동화인 양 꾸며낸 싸구려 이야기와 헬 마우스들이 나불거리고 말이죠.

과거 한 여인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한강에서 투신자살했음에도 수수방관했던 막장 드라마가 현재 몇 막 몇 장까지 올랐지?

뜬금없지만 햄릿이 그러잖아요.

‘연극, 이것이 바로 내가 왕의 의식을 낚아낼 덫이다.’라고요.

이밖에도 로마의 정치인이자 변호사인 키케로(Cicero)의 추종자들이 사방에 가득해요.

그가 집권자는 살아있는 법이라고 했다면서요.

그래서일까요?

시방 동네방네가 온통 법에 푹 빠져서 사사건건 입씨름만 하고 있네요.

고소와 고발이 난무하고 다들 ‘司法正義’ 운운하고 있지만 정작 뒤에선 산돼지 사냥에나 쓰는 창을 가지고 상대방을 찔러대잖아요.

지겨워!

모름지기 이런 세력들은 모두 다 악의 천사들이야!

아닌가? 선의 악마들인가?

저것들을 모조리 바람의 사자나 화염의 사역자를 보내서 처단해야만 해.”


저 다니엘이 이제 그만 저들의 광신적인 논쟁을 종료시켜야겠어요.

이야기가 산으로 가고 있어서요.

그리고 초대한 손님이 와 있거든요.

결론적으로 말해서, 타인의 잘못을 지적하기 위해선 먼저 자신이 이 잘못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고 어떤 책에선가 그랬어요.

그래야만 그의 비판이 설득력이 있다면서요.

아마도 이 말은 비록 사회주의자였지만 그들과 갈등을 빚고 폭력적인 노선에 비판적이던 ‘알베르 까뮈(Albert Camus)’가 그의 저서 전락(轉落-La Chute)에서 한 말 같아요.

오늘의 초대 손님은 짠!

제 친구 미사엘입니다.

지난번 선상 작전에서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지요.【염백(廉白) 中 참조】

그에 따르면 ‘The Billy of tea’ 폭파 사건 당시에 자신은 기절한 상태에서 여무명과 함께 염소회장에게 끌려가고 있었대요.

통통배를 탄 채로요.

그 작디작은 통통배가 도착한 곳은 센카쿠 열도에 있는 더 작은 섬이었고 사방이 닫힌 토굴에서 갇혀 지내던 중이었는데···.

여무명은 그곳이 디아오위다오(釣魚島)라고 우기고 있죠.

그런데 반전이 있었대요.

염소 부하 중에서 일본인 피가 섞인 자가 같은 일본계인 미사엘을 풀어줬다는 거예요.

여무명도 덤으로요.

미사엘은 그자가 물론 고맙지만 관상학적으로 전형적인 배신자의 상을 가지고 있었다고 기억하네요.

그간 보던 중 최악이었다면서.

이름이 겐지(源氏)라나 뭐라나.

심지어 미사엘은 겐지와 연락처까지 주고받았고 조만간 그와 염소 회장을 제거하기 위한 모종의 거래를 할 계획이라는군요.

속는 셈 치고 한번 믿기로 했다면서요.

어쨌거나 배은망덕한 놈!

그리고 아직까지 미사엘이 영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우리와 같이 머무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어요.

미사엘은 남한 땅에 세계적인 검은손들이 휘젓고 다니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답니다. 이들은 대규모 마약유통을 비롯해 불•편법 무기밀매와 주가조작을 밥 먹듯이 하는 세력이고요.

여기에는 염소와 더불어 영국 정보기관 출신인 이블린 경의 방한도 그것과 관계가 있다고 보는 거예요.


미사엘은 뭔가 마뜩잖은 기색으로 이르기를.

“제가 한국말이 서툴러 여기 계신 분들의 고견을 제대로 소화시키지 못하고 있으므니다.

특히나 어찌나 싸우듯이 논쟁하는지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를 못하겠구려.

미백 동지가 말씀하신 거와 같이 동화적(Alice’s Adventures in Wonderland)으로 그대로 표현하자면, 사형집행인과 하트 왕과 하트 여왕이 앞 다투어 논쟁을 벌이는 가운데 나머지는 입을 꾹 다문 채 안절부절못하는 정말로 이상한 나라이무니다.

듣자니 남한에서 가장 중요한 곳에선 ‘이놈의 목을 쳐라. 저놈의 목도 쳐라.’가 울려 퍼지고 있네요.

한사코 개아리를 트는 놈들을 죄다 참수하겠다고요.

참 재밌지?

성 밖에는 때만 되면 미쳐 날뛰는 3월 토끼와 그 옛날 폴리페모스(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외눈박이 거인)와 같은 모자 장수가 공성(攻城)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음에도 말이에요.

보아하니 이들은 다 ‘루드비히 포이어바흐’ 동무의 손자뻘 되는 이들이군그래.

교조주의나 수정주의, 또는 종파주의라는 노선 차이만 있을 뿐!

게다가 공성에 성공했음에도 얼마나 바빴는지 모르겠으나.

‘들어오시오. 나는 목매달았소!’라고 외치는 부역자들은 아직 처리도 못 하고선··· 이제야 뒤늦게 말이죠.

이 모든 게 다 일만 악의 뿌리를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이에요.

그렇죠, 동지들?

한데 이 나라 국왕께선 로마의 티베리우스 황제이신가?

왜 자신의 지지기반인 흰 가운을 입은 부르주아들을 죽여 버리고 있는 거야?

그러다 양자인 칼리굴라가 뒤를 잇게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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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4 시백(4) 24.04.05 10 0 12쪽
213 시백(3) 24.03.21 10 0 11쪽
212 시백(2) 24.03.04 11 0 11쪽
211 시백(1) 24.02.15 11 0 11쪽
210 염백(7) 24.01.17 12 0 11쪽
209 염백(6) 23.12.27 10 0 11쪽
208 염백(5) 23.12.08 15 0 12쪽
207 염백(4) 23.10.30 18 0 12쪽
206 염백(3) 23.10.09 14 0 11쪽
205 염백(2) 23.09.23 14 0 12쪽
204 염백(1) 23.09.10 15 0 11쪽
203 갱백(7) 23.08.30 23 0 12쪽
202 갱백(6) 23.08.19 22 0 12쪽
201 갱백(5) 23.08.10 20 0 12쪽
200 갱백(4) 23.07.26 17 0 12쪽
199 갱백(3) 23.07.16 22 0 12쪽
198 갱백(2) 23.07.07 28 0 11쪽
197 갱백(1) 23.06.28 21 0 11쪽
196 타백(7) 23.06.16 22 0 12쪽
195 타백(6) 23.06.06 24 0 11쪽
194 타백(5) 23.05.24 27 0 12쪽
193 타백(4) 23.05.13 29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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