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을 수집하는자 K

3편 : 기억을 건내주는 사람들

5장 : 기억을 건내주는 사람들.

K 박사의 첫 번째 메모리 업로드 실험은 미스터리와 두려움에 휩싸인 어둡고 불길한 일이었습니다.

첫번째 참여자인 한국인 김 씨 부부는 자녀의 사교육비를 마련하기 위해 엄청난 빚을 지고 있었고, 자녀의 결혼식 비용을 마련할 돈이 부족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이 불안감이 지구반대편 멀리서 그들을 이 실험에 참가하게 만들었습니다.

부채의 부담감이 너무 커서 어떻해서든지 이상황에서 탈출하고픈 본능이 작용한것입니다.

K 박사와 김씨 부부는 간단히 인사를 하였고

바로 실험실에 들어가 간단한 안내와 서명을 하였고

이내 메모리 업로드 실험에 들어갔습니다.

10분정도의 간단한 스캐닝이 진행되었고 업로딩은 끝났습니다.

두부부는 너무 간단한 실험이였기에 서로간에 놀란 표정으로 무언의 대화를 이끌었습니다.

그리고 한 연구원을 따라서 실험종료 싸인을 하고 약정된 부채를 갚을수있는 돈을 바로 계좌로 지급받았습니다 .

불안감은 이내 환희의 미소로 바뀌었고 지난밤 불면으로 인한 피로는 금새 사라지는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안내된 출구를 따라서 건물밖을 나갑니다.

K 박사도 흥분해있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첫번째 기억을 분석해서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는것은 은밀하지만 흥분되는 일이기도 했습니다.

총 12시간이 걸린 분석 및 재조합과정을 거쳐

마침내 그들의 기억은 디지털로 저장되고 영상으로 변환되었습니다.

그렇게 K 박사는 두부부의 인생을 영화처럼 들여다보았습니다.

두부부의 삶은 이와 같았습니다.

영상이 플레이되면서 K 박사의 눈앞에 부부의 애띤 모습이 펼쳐졌습니다.

20대 초반의 젊은 커플이 손을 잡고 공원을 걸으며 웃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햇살이 비치고 새들이 지저귀는 등 모든 장면이 동화 속 한 장면처럼 느껴졌습니다.

두 사람은 젊은 시절에 만났고, 순식간에 서로에게 끌렸습니다.

그녀는 지역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하는 학생이었죠. 그는 지역 밴드에서 기타를 연주하는 뮤지션이었죠.

둘은 커피숍에서 서로를 처음 보게 되었습니다.

첫 대화는 서툴렀지만 친근하게 시작되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두 사람은 쉽게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두 사람은 음악에 대한 공통된 사랑을 발견했고,

그는 그녀에게 기타를 가르쳐주겠다고 제안했습니다.

그녀는 타고난 연주자였고 그는 그녀의 재능에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두 사람은 함께 공원을 산책하고 주말에 인근 도시로 여행을 떠나면서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두 사람은 좋아하는 책부터 미래에 대한 꿈까지 모든 것에 대해 몇 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관계가 깊어지면서 두 사람은 자신들이 특별한 무언가를 찾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들은 함께 살기 시작했고, 사랑과 열정으로 가득 찬 삶을 시작했습니다.

동거 초기는 기쁨과 설렘으로 가득했습니다.

그들은 전국을 여행하며 새로운 도시를 탐험하고 평생 간직할 추억을 만들었습니다.

그들은 결혼과 자녀에 대해 이야기하며 행복과 사랑으로 가득 찬 미래를 꿈꿨습니다.

그리고 어느새 그들은 결혼식을 계획하고 있었습니다.

6월의 화창한 어느 날 지역 공원에서 소박하게 치러진 결혼식.

가족과 친구들이 모여 두 사람의 사랑을 축하해 주었고, 두 사람은 세상 꼭대기에 올라선 기분이었습니다.

서약서를 교환하면서 두 사람은 도전과 기쁨으로 가득 찬 여정을 시작한다는 것을 알았지만, 어떤 일이 닥쳐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들은 깊은 사랑으로 하나가 되었고, 그것이 전부였습니다.

자녀가 성장하고 학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이 젊은 부부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학원와 과외 비용이 빠르게 늘어났고, 어느새 부부는 빚더미에 앉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모든 한국인 부모들처럼 자식에 대한 교육열은 더욱 불타올랐습니다.

부부는 항상 돈을 조심스럽게 관리했지만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것 같았습니다.

두 사람은 일과 부모로서의 책임을 병행하며 장시간 일했습니다.

그들은 가능한 모든 것을 줄여서 생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했지만 항상 돈이 부족한 것 같았습니다.

결혼식 비용은 커녕 자녀를 어떻게 대학에 보낼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습니다.

각종 청구서와 사교육비용을 따라잡는 것은 끊임없는 투쟁이었으며, 종종 압도당하고 지친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인내했습니다. 그들은 서로를 지지하며 힘든 시기를 견뎌냈고, 서로의 품에서 위안을 찾았습니다.

그들은 가족이 주는 사랑과 기쁨에 집중하며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두 사람은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은 지치고 스트레스를 받았고 때로는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들은 자신이 올바른 결정을 내렸는지, 가족을 부양하기에 충분한 일을 했는지 궁금해했습니다.

그들은 재정적 부담의 무게가 그들을 짓누르는 것을 느꼈고, 더욱 더 고군분투했습니다.

의심과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계속 나아갔습니다.

그들은 서로가 있다는 것을 알았고, 그들의 사랑은 그들이 직면한 어떤 고난보다 강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하지만 자식에게는 좀더 편하고 멋진 삶을 살게하겠다는 열망은 그들의 피로와 고통을 견디게 했습니다.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는 것처럼 느껴질 때에도 그들은 그 신념을 붙잡았습니다.

그리고 어떻게든 그 힘든 시기를 함께 이겨냈습니다.

자녀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했을 때, 그들은 그들이 성취한 모든 것을 자랑스러워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의 여정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대학 등록금과 자녀를 세상으로 내보내는 데 드는 다른 모든 비용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지 걱정했습니다.

이러한 걱정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자녀 교육에 전념했습니다.

부부는 자녀의 대학 교육비를 마련하기 위해 부업을 하고 야근을 하는 등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돈을 모았습니다.

자녀가 아르바이트를 직접해서 용돈을 벌수도있지만 그렇게되면 공부에 전념할수없다는것을 잘알았습니다.

마침내 자녀가 대학을 졸업했을 때 두 사람은 안도감과 성취감을 느꼈습니다.

모든 역경을 딛고 해낸 일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니 너무 많은 것을 놓쳤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들은 휴가와 여유로운 주말, 외식과 극장 나들이를 놓치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고군분투에 빠져 삶의 소박한 즐거움을 놓치고 있었습니다.

희생을 감수하면서도 그들은 감사했습니다. 서로가 있었고 가족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열심히 일했고 함께 삶을 꾸려왔습니다.

비좁은 아파트에 앉아 있던 중년 부부는 빚의 무게가 그들을 짓누르는 것을 느꼈습니다.

항상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했지만 최근 몇 년 동안은 거의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부부는 가족과 친구들에게 돈을 빌리고, 대출을 받고, 심지어 신용카드를 사용해 기본적인 생필품을 구입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청구서는 쌓여만 갔고 이자율은 점점 더 높아졌습니다.

그들은 카드값을 갚기 위해 여러 가지 일을 하면서 장시간 일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것 같았습니다.

그들은 휴가, 여유로운 주말, 외식을 놓치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고군분투 속에서 삶의 소박한 즐거움을 잃어버렸습니다.

두 사람의 결혼 생활은 삐걱거렸고, 두 사람은 재정적 어려움에 대해 서로를 탓했습니다.

그들은 돈 한 푼, 결정 하나하나를 놓고 끊임없이 다투며 싸웠습니다.

두 사람은 점점 멀어지고 원망스러워졌으며,

때로는 예전의 사랑으로 돌아갈 방법이 없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들은 낡은 아파트를 둘러보며 절망감을 느꼈습니다.

그들은 탈출구가 없는 빚더미에 허우적거리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들은 일자리를 잃거나 병에 걸려 일을 할 수 없게 되면 어떻게 될지 걱정했습니다.

그들은 점점 더 깊어지는 구덩이에 빠져 빠져나올 희망이 없는 것처럼 느꼈습니다.

그들은 생각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보았지만,

재정적인 문제에서 벗어나기에는 그 어떤 것도 충분하지 않은 것 같았습니다.

절망에 빠진 채 침묵 속에 앉아 있던 두 사람은 자신에게 남은 희망이 있는지 궁금해했습니다.

한때는 사랑과 행복으로 가득 찬 삶을 꿈꿨지만,

이제는 그 꿈이 이루어질 수 없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들은 도움을 청할 곳도 없이 외롭고 절망적이었습니다.

빚에 짓눌린 삶을 살아온 그들은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지 몰랐습니다.

이러한 절망의 상황에서 부부는

K 박사의 메모리업로드 실험참가 광고를 모니터에서 보게됩니다.

부부의 눈에는 부채탕감이라는 문구가 선명하게 각인되었습니다.

오직 그것만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신청서를 바로 작성하고 스페인행 비행기를 예약합니다.

부부의 과거 영상을 모두 감상한 K 박사는 한동안 멍하니 서 있었습니다.

가족이라도 타인의 인생 모두를 알수는없는 일입니다. 하지만 K 박사는 그 모두를 보았습니다.

가난한 삶을 물려주지 않으려는 본능을. 경쟁에서 뒤쳐지게 하지않으려는 그들의 마음을.

부부가 내뿜었던 젊음의 생기는 사라진지 오래고 힘없는 중년부부의 절망을.

그 끝에는 거대한 부채가 부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