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 죽이면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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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꿀호빵
작품등록일 :
2024.01.19 12:33
최근연재일 :
2024.07.24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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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17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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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난 처자

DUMMY

검은 선글라스를 낀 약탈자들의 두목은 잔인한 미소를 지으며 고통스럽게 괴로워하고 있는 단우 일행을 내려보고 있었다.

약탈자들은 두목이 명령하지 않아도 굉장히 재빠르게 단우 일행에게서 K3 소총을 빼앗았다.


“어이구. 이쁜 처자가 왜 여기까지 왔어? 설마 처자가 이 어린놈들에게 쓸데없는 말을 한 거야? 크큭. 이거, 이거. 그럼 곤란한데?”


약탈자의 두목은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 공포로 몸을 덜덜 떨고 있는 수아의 얼굴을 손가락으로 쓰다듬으며 잔인한 미소를 지었다.


‘어떡하지? 이제 다 끝났어. 이 놈들에게 차마 생각하고 싶지 않은 끔찍한 일들을 당할 거야······.’


끔찍한 현실에 수아는 절망하면서도 어떻게 하면 조금은 더 유리한 상황이 될 수 있을지 머리를 굴렸다.

결국 공포에 질린 수아는 몸을 사시나무처럼 덜덜 떨며 총에 맞아 고통스러워하고 있는 단우 일행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 그럴 리가 없잖아요! 나는 오히려 말렸다구요! 저 사람들이 여기 있는 식량을 가져가겠다면서 내가 말리는데도 쳐들어온 거라구요!”

“오호라. 그게 정말이야?”


단우 일행은 너무나도 어이가 없고 황망하여 배신감에 눈을 부릅뜨고 분노로 몸을 떨었다.

목숨을 걸고 여인의 여동생을 구해주겠다고 여기까지 왔건만 결국 상황이 나빠지니 여인은 단우 일행을 오히려 버리고 있었다.


“씨발! 개년아! 니가 우리한테 오자고······.”


퍽!


덩치 큰 약탈자가 구둣발로 얼굴을 차버리자 주호가 비명을 지르며 옆으로 쓰러졌다.


“어이구. 어린 친구들이 우리 식량이 많이 갖고 싶었나 보네. 근데 이걸 어째? 여긴 이미 식구들이 많은데. 미안하지만 나는 내 밥솥 훔쳐 가려는 놈이 제일 싫거든. 군인 친구들 미안해. 다음 생애는 부디 좋은 곳에서 행복하게 태어나라고.”


약탈자들의 두목이 턱짓으로 가리키자 총을 든 남성들이 부상으로 고통스러워하고 있는 단우 일행에게 총구를 겨눴다.


“씨발······ 씨발······ 그래서 내가 오기 싫다고 했잖아.”

“으흑······ 엄마······.”


단우 일행에게 남은 것은 그저 후회와 분노, 고통과 슬픔밖에 없었다.

단우 일행에게 총을 겨눈 약탈자가 손가락으로 천천히 방아쇠를 당기려는 순간 밖에서 커다란 비명 소리가 들렸다.


“크아악!”

“씨발! 뭐야? 너 여기가 어디라고······ 크악!”


흡사 지옥에서나 들릴 것 같은 고통스러운 찢어지는 비명 소리가 복도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무언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느낀 두목은 긴장으로 낯빛이 굳어가며 험악하게 인상을 썼다.


“뭐야? 뭔데 밖이 이리 소란스러워? 야. 빨리 밖에 나가서 무슨 일인지 확인해 봐.”

“예.”


덩치 큰 총을 든 거한이 재빨리 방 밖으로 튀어 나가자 검은 선글라스를 낀 두목은 좌우로 목을 우드득 꺾으며 한숨을 쉬었다.


“후우. 씨발. 오늘은 아주 존나게 소란스럽구만. 무슨 잔치 났어? 하, 참.”

“크아악!”


순간 능글맞게 잔인한 미소를 짓던 두목의 몸이 멈칫 굳었다.

분명 방금 총을 들고 나갔던 부하의 비명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정말로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걸 눈치 챈 두목은 황급히 근처에 있던 부하를 턱짓으로 가리켰다.


“야. 너는 여기 남아서 저 새끼들이랑 저 년 감시해. 혹시 이상한 짓 하는 거 같으면 바로 쏴버려.”

“예!”


총을 든 거한 한 명만 방에 남기고 약탈자들은 우르르 방을 나가버렸다.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자 수아는 방에 혼자 남은 총을 든 거한을 힐끔 위아래로 훑어보며 머리를 굴렸다.


‘여기서는 어쩌면 내 미인계로 돌파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


그래도 조금은 단우 일행을 죽음 직전까지 내몰은 게 약간이나마 미안한 생각은 했던 수아는 여우 같은 미소를 지으며 총을 든 보초에게 다가갔다.


“헤헤. 몸이 참 좋으시네요. 나 어깨 큰 남자가 좋은데.”

“씨발 년아. 아가리 여물어. 허튼 짓 하면 바로 갈겨버린다.”

“히익!”


조금이나마 보초에게 수아가 들러붙으려고 하자 약탈자 보초는 곧바로 수아에게 총구를 겨누며 광기로 번들거리는 두 눈을 부라렸다.

순진했던 단우 일행과는 다르게 그동안 지옥 같은 광경을 여러 번 본 약탈자는 조금도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크아악!”


밖에서 계속해서 고통스러운 비명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씨발. 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총을 든 보초는 점차 불안해지고 있었다.


탕! 타앙!


아까부터 총 소리는 계속 들리고 있었다. 그런데 비명 소리는 분명 함께 있던 약탈자들의 목소리만 들려오고 있었다.


“사, 살려줘! 제발! 미안해! 내가 소유하던 여자들 다 줄게! 이 빌라도 줄게! 이 구역은 지금부터 니 거야! 그러니까 제발 목숨만은······.”


콰드드득!


뼈가 뭉개지고 빠개지며 무너지는 끔찍한 소리에 방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흠칫 놀라며 방문을 뚫어져라 주시했다.

한 남자가 있었다.

철탑 같은 어깨와 단단한 근육으로 온몸이 이루어진 남자는 종말에 가까워진 세계와는 다르게 잘 다듬어진 6:4로 가르마펌을 하고 있었고 두 눈은 뜨거운 분노로 이글거리고 있었다.

남자의 주먹이 분노와 공포로 몸을 떨며 다리에 매달리던 두목의 가슴팍에 틀어박혀 있었다.

남자는 총도 없었다.

어떻게? 어떻게 맨손으로 총을 든 사람을 저리도 압도적으로 압살할 수 있단 말인가?

방에 있던 자들은 과거에는 모두 그저 일반적인 현대인이었기에 남자가 주먹으로 사람을 관통해버리는 광경을 눈으로 보고도 도무지 믿기 어려웠다.

묵묵히 우진은 약탈자 두목의 가슴을 꿰뚫었던 주목을 뽑아냈다.

빛의 마법사인 칼리오페와 근처를 지나가던 우진은 찢어지는 남자의 비명 소리에 빌라에 오게 되었고 혹시 이곳에서도 참극이 일어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방에서 고통으로 피를 흘리고 있는 단우 일행을 보니 예상은 아무래도 맞은 듯 했다.


“씨, 씨발! 너 뭐야! 뭐냐고!”


약탈자 보초는 우진을 총으로 겨누며 덜덜 몸을 떨었다.

서로 덩치는 비슷했으나 이제 그런 것은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공포. 인간이 태어났을 때부터 갖고 있는 태생적인 본능이 약탈자에게 지금 총구를 당기면 반드시 죽는다고 말하고 있었다.


‘뭐, 뭐야. 뭐야! 뭐야! 대체 이건 뭐야!’


두렵다. 이유? 모른다. 상대는 심지어 총도 없다. 그런데도 한 가지만은 확실히 느껴지고 있었다.

눈 앞에 있는 남자는 절대로 죽일 수 없다. 남자에게 있어 이런 총기는 그저 장난감 정도에도 지나지 않는다는 것 만이 확고하게 느껴지고 있었다.


“으! 으아아! 죽어! 죽어! 죽어!”


타다다당!


공포로 다리를 후들후들 떨던 약탈자는 우진을 향하여 총을 무차별로 연사했다.


“뭐, 뭐야?!”


없었다.

분명 눈 앞에 있었을 우진이 없었다.

남자가 눈을 부릅뜨고 좌우를 황급히 두리번거리며 우진이 어디 갔는지 미친듯이 찾는 짧은 순간 뒤에서 굵은 목소리가 들렸다.


“뭘 그리 애타게 찾고 있지?”


콰드드득!


“커······ 헉?”


부들부들 몸을 떨며 약탈자는 어느새 뒤에서 자신의 등을 완전히 관통하며 가슴으로 삐죽 튀어나온 굳은살이 박힌 주먹을 내려봤다.

우진이 주먹을 뽑자 약탈자는 끔찍한 공포를 느끼며 사후경련으로 몸을 떨며 죽어갔다.

무언가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간다는 것을 눈치 챈 수아는 황급히 방을 뛰쳐나가며 도망쳐버렸다.

단우 일행에게 거짓말까지 하며 목숨을 걸었던 단우 일행을 마지막엔 버리기까지 했으니 이제 수아는 도망치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수아가 황급히 방을 뛰쳐나가자 뒤늦게 방에 온 칼리오페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뭐예요? 저 여자는 왜 저러는 거예요?”


영문을 모르는 것은 우진도 마찬가지기에 그저 우진은 가볍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피가 흐르는 허벅지를 부여잡으며 주호는 끓어오르는 분노와 배신감으로 몸을 떨었다.


“씨발! 저 여자는 정말 쓰레기예요! 뻔뻔한 년이라구요! 우리들은 목숨을 걸고 여기까지 여동생을 구해주러 왔는데······.”

“진정하고 천천히 말해봐요. 여기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부상당한 단우 일행의 말을 모두 들은 우진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단우 일행은 피해자였고 수아는 마지막에 단우 일행을 버린 것이 맞는 듯 했다.


“칼리오페. 이 사람들을 치료해줘요. 당신은 할 수 있죠?”

“물론이죠. 조금 기다려요.”

“으윽······.”


마법으로 단우 일행의 각자 팔과 다리에 박혀있던 총알을 빼낸 칼리오페는 치유 마법으로 셋을 치료해줬다.

단우는 몸이 회복되자마자 빼앗겼었던 K3를 챙기고 분노에 가득 차서 천천히 방을 나갔다.


“감사합니다. 저는 급한 일이 있어 먼저 가봅니다.”

“뭘 하려는 거지?”

“그리 대단한 건 아닙니다. 수아를 찾아내서 그저 우리에게 했던 말이 진실이었는지 확인해보고 싶은 것 뿐입니다.”

“씨발. 뒤질 뻔 했네. 그나저나 신기하네요. 대체 어떻게 우리들을 치료해준 건가요?”


칼리오페는 짙은 속눈썹 아래 푸른 눈을 깜빡이며 싱긋 미소를 지었다.


“저는 마법사거든요!”


몸이 치유되며 여유가 생기니 셋은 칼리오페의 얼굴을 아까보다 더 자세히 볼 수 있었다.


‘어, 엄청 예쁘다!’


짙은 속눈썹과 물결치는 부드러운 은발 머리, 푸른 눈동자는 셋이 그동안 다양한 매체로 접했던 완벽에 가까운 서양 여인에 가까웠다.


“그,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마법사. 멋지네요.”


사실 마법사라는 말은 아직 받아들이기 어려웠으나 단우 일행은 괜히 얼굴이 붉어지고 멋쩍어져서 그저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형님! 그럼 나중에 인연이 닿으면 또 보죠! 정말 감사했습니다!”


단우 일행이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한 뒤에 재빠르게 빌라를 떠나자 우진도 칼리오페와 함께 여유롭게 장내를 떠났다.


“정말 많이 변했네요. 저런 불쌍한 군인들까지 죽이려고 하다니.”


미국은 군대가 강제 징집이 아니기에 칼리오페에게 있어서 군인이었던 한국 남자들이 너무나도 가여운 남자들로 보였다.


“세상이 예전과는 너무나도 변했으니까요.”

“그나저나 당신은 정말 특이하네요. 왕이라고 불리는 사람 중에 당신 같은 사람은 처음 봤어요. 보통 왕들은 자신의 수하 말고는 크게 관심이 없거든요.”

“참혹한 일을 당한 약자를 구하는 데 특별한 이유는 필요 없지 않습니까. 그저 지나가는 길에 만났기에 구해줬을 뿐입니다.”

“그래요?”


칼리오페는 내심 우진의 성격이 마음에 들었다.






무너진 주택의 허름한 방.

정신없이 도망쳐 나왔던 수아는 반쯤 무너져있는 벽에 등을 기대고 숨을 헐떡이며 쉬고 있었다.

약탈자들의 반파된 발라에서 도망치면서 봤던 여인의 시신은 분명 수아가 알던 여동생의 시신이었다.

하나 남았던 가족이 죽었다는 사실에 수아는 큰 허탈감과 동시에 배신했던 군인 셋이 아직 살아있다는 사실에 공포를 느꼈다.


“후우······.”


더는 지체할 수 없었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올랐으나 수아는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어딜 가려고?”

“히익!”


스산한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자 분노로 가득 차 있는 단우 일행이 빠르게 달려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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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수라왕의 전령 24.07.24 23 0 12쪽
38 총사령관 24.07.22 37 0 12쪽
37 나라의 새로운 변화 24.07.21 49 1 12쪽
36 복수 24.07.17 51 1 12쪽
35 남녀에게 평등한 주먹 24.07.15 59 1 12쪽
34 13번의 시험 24.07.03 58 1 12쪽
33 전쟁이 지나간 자리 24.05.13 63 1 12쪽
32 전쟁 24.04.27 63 1 12쪽
31 출진 24.04.21 61 1 12쪽
30 이면 24.04.15 66 1 11쪽
29 소나라의 왕녀 24.04.09 80 1 11쪽
28 아버지의 마음 24.03.20 118 1 12쪽
27 귀환 24.03.18 140 2 12쪽
» 다시 만난 처자 24.03.17 138 1 11쪽
25 병장과 상병과 일병 24.03.16 144 2 12쪽
24 빛의 마법사 24.03.05 149 1 11쪽
23 늦은 밤의 기나긴 대화 24.02.27 168 1 12쪽
22 장왕 24.02.24 188 0 12쪽
21 감기약 24.02.22 215 2 11쪽
20 기억의 편린 24.02.17 231 3 12쪽
19 세 가지 부류의 인간 24.02.15 256 2 12쪽
18 폭우가 지나간 자리 24.02.09 295 2 12쪽
17 간발의 차이 24.02.08 309 2 12쪽
16 살아남은 인간 24.02.07 339 4 11쪽
15 소문 24.02.05 370 2 12쪽
14 방주 점검 24.02.04 430 4 12쪽
13 목숨을 건 비무 24.02.03 448 4 12쪽
12 약탈의 시대 +2 24.02.02 533 3 12쪽
11 상승의 경지 +2 24.02.01 610 5 12쪽
10 비울수록 버릴수록 채워진다 24.01.31 622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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