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p 59 : China Collapse
20ㅗㅗ.02.24
오늘은 금요일이다.
앞으로 재판까지 10일 정도 남았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나?'
재판이 앞으로 10일 정도 남았다.
사실 10일 정도라고 했지만 아직 10일이나 남았다.
평소 일상적인 생활을 하는 시점이라면 10일 자체는 금방 흘러갈 것이다.
하지만 이곳에선 하루하루가 어서 흘러지나갔으면 하는 바람이 강하게 든다.
재판이 어서 마무리 돼야 내가 이 게임에서 풀려날 수 있어서 그렇다.
실질적으로 봤을 때는 3월 6일에 재판인데 이것도 심리라서 그날 당일 선고가 날지 여부도 알 수 없다.
다른 말로 3월 6일 심리 재판 때 곧바로 선고가 나지 않으면 최소 14일 정도는 더 이곳에서 머물게 될지도 모른단 말이다.
21일 혹은 다음달로 미뤄질 수도 있다.
자세한 건 알 수 없다.
단지 계속해서 묵묵히 지낼 뿐이다.
이날 오전에 내가 산 면도기로 면도를 했다.
면도를 하고 나니깐 기분 자체는 좋았다.
면도는 매일 해야겠다는 기분이 들었다.
또한 면도를 해야 씻을 때도 더 수월하게 씻겨서 좋다.
원래 면도를 전날 했으니깐 건너뛸까 싶었지만 다음 날이 주말이라서 그냥 하기로 했다.
주말에는 면도를 하지 못하니깐 말이다.
면도를 하면 깔끔해지는 것도 있으니 해야겠다 싶었다.
......
이날 운동하러 못 갔다.
화장실 쓰고 있었다.
그때가 하필 시간이 걸려서 가지 못했다.
그냥 방에서 몸 풀면서 지난 번 종교 행사 때 NPC들이 가지고 온 빵 우물우물 하면서 먹었다.
이건 단팥빵인데 예전에 감옥 들어가기 전 백화점에서 가끔 할인 행사를 할 때 사 먹은 그런 빵 같다.
난 이게 별 일은 아니지만 뭔가 아련한 기분이 문득 들었다.
......
내가 일기를 적고 있었는데 주임이 운동장에 있는 자전거 부품 하나 떨어진 거 가져와선 이거 누가 그랬냐고 물어보고 갔다.
안 그래도 요즘 운동할 때 자전거 타면서 운동을 하고 지냈는데 이날은 화장실 쓰느라 못 갔다.
이런 이유로 나는 일단 아니다.
이날 이방 인원들도 자전거를 타지 않았다고 하니 일단 이방엔 문제가 없다고 보면 된다.
여기서 궁금한 건 결국 범인은 누구일까?
정답은 내 알 바 아니다.
......
점심에 순대랑 카레가 나왔다.
난 그거랑 김 함꼐 먹었다.
유통기한이 머지 않은 빵 하나 남은 거 먹었는데 생크림 상태가 안 좋았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건 생크림은 금방 상한단 점이다.
저런 성분이 들어간 것은 얼른 먹거나 버리는 게 답이라고 생각한다.
난 저 빵을 먹다가 이상한 맛이 나서 그냥 버렸다.
......
이날 점심시간에 막내가 날아갔다.
날아갔다는 건 다른 곳으로 이송을 갔다는 말이다.
허리도 안 좋은데 거의 한 달 정도 1번 역할하면서 개고생하다가 간 것 같다.
난 무덤덤했다.
......
이날 점심 시간 라디오 진행자가 바뀌었다.
평소랑은 다른 인원이 진행했다.
대체가 된 건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이 시기 문득 뭔가 변화가 있을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이날 확실히 변화가 있었다.
막내는 이송으로 날아갔고 덕분에 난 2번으로 강등됐다.
난 설거지 다시하고 지내게 됐다.
이건 좋은 일이면서 필요한 현상이다.
이런 식으로 저마다의 시간이 흘러 지나간다.
......
라디오가 끝난 뒤 TV에서 뉴스가 들렸다.
오늘은 중국에 대한 소식이 들렸다.
......
China Collapse...
......
중국이 붕괴됐다.
중국은 여러 나라로 쪼개져서 땅이 좁아진 모양이다.
'흥미롭네...'
여태껏 여러 소식이 들렸는데 이것도 꽤나 충격 있는 소식이었다.
이건 그냥 가상일 뿐이라서 어떤 식으로 세계선이 전개될지는 알 수 없다.
단지 일어날 일은 필요에 의해 일어난다.
그것 뿐이다.
......
이날 저녁 설거지 하기 전에 컵라면 하나, 수제비, 닭고기, 조림, 채소 등 간단히 먹었다.
식사 이후에 윷놀이도 했다.
내 팀이 1등했다. 덕분에 일요일에 설거지 안 해도 됐다.
이어서 토요일 설거지 걸고 한 판 더 했는데 또 1등 했다.
여기서 웃긴 건 지난 번에 설거지를 했던 팀이 이번에 또 주말 설거지를 하게 됐다는 점이다.
방장과 NPC 동생이 함께 하는 팀인데 이번데 또 하게 됐다.
......
이날 밤 잠자리 자리 배치게 약간 변화가 있었다.
이건 잠을 자보면 느낌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난 이날도 잠자기 전 책을 읽었다.
이건 그중 일부다.
......
착각의 늪
'착각...'
이번에 착각에 대한 얘기를 해볼까 한다.
나는 과거 착각이라는 것을 수도 없이 하면서 지냈다.
착각은 요즘에도 가끔씩 하고는 하는데 과거에는 정말 많이 했다.
예로 내가 뭔가를 하고 싶은 게 있다고 치자.
난 어릴 때 열심히만 하면 그게 뭐든 되거나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예로 내가 가수가 되고 싶었다면 노래 연습 멱 (울대) 빠지게 하고 배우가 되고 싶었다면 안 (눈) 빠지게 하다가 오디션을 보면 가수도 되고 배우도 되고 할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건 그 밖의 나머지 직종도 마찬가지다.
그저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면 뭔가 돼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난 지금 저런 직종에 종사하고 있지 않다.
난 이게 한편으로 희한한 경우라고 본다.
난 저 때 간절하고 말 그대로 멱 빠지고 안 빠지게 이것저것 했는데 결국에는 아무것도 못 돼서 그렇다.
이게 한편으로는 자연스럽고 어쩔 수 없는 현상이기도 하다.
이 세상 그 모든 건 다 금전이랑 연관돼 있는데 금전이 안 되면 애초에 투자 자체를 하지 않는 게 시장이라서 그렇다.
이런 이유로 이 세상에는 상품이 판을 치고 쓰레기, 아류, 표절이 돌고 돈다.
하지만 이건 어쩔 수 없는 일인 게 대중이 원하는 게 다 저런 부류라서 시장은 대중의 입맛에 맞춰 돌아갈 수밖에 없다.
안 그러면 저들이 소비 자체를 안 해 줄 게 뻔하고 입에 풀칠도 못하고 지낼 수밖에 없을 테니깐 말이다.
또한 어떤 분야든지 간에 뜨려면 비밀스러운 의식을 거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대게 인기가 없다.
욕 오지게 듣는다. 개무시당한다.
다 그거 베끼고 표절하면서 묻으려고 발악한다.
대중이 상종 자체를 안 해 준다.
"내 피, 땀, 눈물 다 가져가~ 으아으아."
이 세상에서 특히 창작물 시장 쪽에서는 저게 기본이다. 그리고 대부분이 좌파다.
난 어느 순간 깨달았다.
저들은 다 한패라는 사실을 말이다.
하지만 상관없다.
저런 폐기물 중에서도 괜찮고 오염되지 않은 부분이 분명 있으니 말이다.
또한 그건 정말 소수지만 말이다.
난 수면 아래에서 묻힌 상태로 지내는 중이지만 저런 부분을 찾고 있다.
난 언젠가 내 주변에 나랑 잘 맞는 사람들과 나랑 잘 맞는 짝을 찾아내서 잘 지내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전에 저 깊은 늪 청소를 먼저 해야 한다.
저런 부분에 동조하는 사람들도 깨워야 한다.
안 그러면 계속 저런 폐기물이 연이어 나오고 돌고 돌기만 할 테니깐 말이다.
Comment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