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명탐정에게 MISS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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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bushabu0314
그림/삽화
샤브샤브에죽추가
작품등록일 :
2024.03.27 17:51
최근연재일 :
2024.09.17 22:00
연재수 :
132 회
조회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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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4,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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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7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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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3)

DUMMY



덜커덩-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마차 안에서 아이는 의자를 꼭 잡은 채 몸이 튕겨나가지 않으려 애썼다. 크로퀴스 경계에 진입해 마차가 느려지자, 그제야 아이는 손이 자유로워져 겉에 걸친 니트 카디건 소매를 괜스레 만졌다.


불안감을 해소하려 무의식 중에 한 행동이었으나, 이 푹신한 감촉조차 도움이 되지는 않았다.


‘..... 어쩌다 이렇게 됐지...?’


오늘 하루는 평소와 같았다. 아침 일찍 에드워드가 황궁에 간다며 나간 뒤, 클로이와 장난감을 가지고 놀기도 하고 글자를 배우기도 하며 느긋하게 지냈다.


낮잠이 밀려오는 오후에 꾸벅꾸벅 졸고 있을 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아저씨를 찾아온 의뢰인인가...? 하암-'


잠에서 잠시 깬 아이는 늘어지게 하품을 했다. 원래는 낯선 이를 마주하는 것이 싫어 손님이 올 때마다 방으로 들어갔지만, 오늘은 꼼짝도 하기가 싫어 괜히 뭉그적거렸다.


무거워진 눈꺼풀을 이겨내려 소파에서 내려온 그때, 아이는 이상함을 느꼈다.


".... 언니?"


누군지를 확인하려 문 앞으로 향한 클로이가 미동도 없이 가만히 서있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문 너머를 노려보며,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아이가 부르지 않았다면 클로이는 한참이고 그 앞에 있을 것만 같았다.


“아이야, 방에 들어가 있으렴. 절대 나오지 말고, 혹시라도 위급해지면 능력을 써서라도 도망가야 해. 알겠지?”


작은 부름이었지만, 클로이는 화들짝 놀라며 무서운 표정을 풀었다. 그녀는 아이가 잠에서 깨어난 것을 이제야 인지했는지 서둘러 다가왔다.


여러 당부를 클로이는 전하면서도 아이에게 영 집중하지 못했다. 이를 알았지만 아이는 심각한 분위기임을 인지하고는, 그녀의 말에 따라 방으로 들어갔다.


'그러고 보니 문을 두드린 지 꽤 지났는데 왜 가만히 있지...?'


보통 한 두 번 더 문을 두드려보거나, 목소리를 내어 자신이 누구인지 밝히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문 너머에 있는 사람은 처음의 노크 이후,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 탐정 사무소를 찾아오셨나요?”


아이의 방문이 닫히자 클로이는 아까의 굳은 표정은 지운 채, 문을 열고 손님을 맞이하듯 차분히 인사했다. 상대방 또한 자신을 의뢰인이라고 소개하며, 클로이에게 몇 가지 가벼운 질문을 던졌다.


이에 대한 답변과 함께 현재 탐정이 부재중이니 다음에 찾아와 달라는 말로 이야기가 끝날 무렵, 묘한 긴장감이 둘 사이에 감돌았다.


콰앙- 우지끈!


클로이가 다시 문을 닫으려 하자 상대방은 돌연 태도를 바꿨고, 총소리와 무기가 부딪치는 소음이 거실을 넘어 아이의 방까지 들렸다. 무언가가 부서지고 고통스러워하는 비명들이 이어지더니, 누군가 소리를 질렀다.


“제로원을 먼저 찾아!”


너무나도 익숙한 목소리에 아이는 흠칫 몸을 떨었다. 많이 들어본 적이 없었음에도 단번에 누구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티시포네의 수장, 벤투였다.


‘그들이 날 잡으러 왔어.’


본능적으로 아이는 문 앞에서 뒷걸음질 쳤다. 잊고 있던 실험실에서의 기억이 스멀스멀 떠오르며 편히 숨을 쉬기가 어려웠다. 도망가야 한다는 생각이 가득 찬 아이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창문을 봤다.


‘오르뷔를 발동하면, 여기서 쉽게 벗어날 수 있을 거야.’


“...... 제법이긴 했다만, 이젠 끝이군. 아이가 어디 있는지 말해라.”


“.......”


겁먹은 몸을 진정시키기 위해 숨을 고르던 아이는 어느새 조용해진 바깥에 귀를 기울였다. 벤투의 질문과, 침묵하는 클로이, 그리고 이어진 딸깍거리는 소리에 아이는 무슨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지 깨달았다.


그 순간 두려움보다도 먼저, 상냥하게 웃어주던 클로이가 머릿속에 떠올랐다.


끼익-


“그만해.”


몇 가지 준비 끝에 문을 열고 방 밖으로 나왔으나, 여전히 아이의 작은 손이 떨렸다. 집 안은 이전의 모습을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엉망이었고, 예상했던 것처럼 크게 다친 클로이에게 벤투가 총구를 겨누고 있었다.


“아이야...!”


클로이는 아이를 보고 고개를 저었다. 이쪽으로 오지 말고 어서 도망가라는 뜻이었으나, 아이는 한 발자국씩 걸어 나갔다.


“날 찾으러 온 거지? 따라갈게. 그러니까.... 다치게 하지 마.”


“내가 왜 그래야 하지?”


코웃음을 치며 벤투는 아이를 비웃었다. 베르트가 되도록 에드워드는 죽이지 말라 명했으나, 클로이에 대해서는 말을 남기지 않았다. 전 기사단장이었다고 한들, 지금은 평민이니 그리 거슬릴 것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언니를 살려주지 않으면, 끝까지 반항할 거야. 하지만.....”


같잖은 제안이라 여긴 벤투는 그대로 무시하려 했다. 아이의 발동 능력 정도는 지금 데려온 티시포네의 인원으로도 충분히 제압할 수 있어 그에게 협박이 와닿지 않았다.


“그냥 간다고 하면 가만히 있을게. 오르뷔도 사용 안 할 거야.”


‘.... 오르뷔?’


그제야 벤투는 아이의 손으로 시선을 옮겼다. 니트 카디건 때문에 손이 반쯤 가려 잘 보이지 않았지만 붉은 무언가를 아이가 쥐고 있었다.


‘귀찮게 됐군. 그놈이 아이에게 오르뷔를 쥐어줬을 줄이야....’


의외의 상황을 마주한 벤투는 머리를 굴렸다. 아이의 특수 능력은 파괴력도 문제였지만 제어가 불가능한 것이 가장 치명적이었다. 스스로 통제할 수 없기에 어디로 튈지 모르는 데다가, 수도 안이니 사람들 눈에 띄기라도 하면 더욱 큰 문제를 야기했다.


아이의 확보가 우선 목표였고, 어차피 이대로 두면 클로이가 출혈로 죽을 것이라 판단한 벤투는 결정을 내렸다.


“하, 좋다. 네 말대로 해주지.”


벤투가 제안을 받아들이자, 아이 또한 오르뷔를 니트 주머니에 집어넣고 벤투에게 다가갔다.


“안 돼!”


퍼억-


그 광경을 두고 볼 수 없는 클로이가 총에 맞는 한이 있더라도 벤투를 공격하려 했으나, 그가 조금 더 빨랐다. 총신으로 클로이의 명치를 가격한 것이었다.


“...!”


“기절만 시켰다. 얼른 따라오기나 해.”


클로이가 공격당하자 놀란 아이는 능력을 발동해 눈이 붉어졌다. 아이의 위협에도 벤투는 개의치 않아 하며, 짧은 설명을 덧붙이고는 집 밖으로 나가버렸다. 하는 수 없이 아이는 천천히 그를 따라나섰고, 클로이를 지키고자 몇 가지 조건을 덧붙인 뒤 얌전히 마차를 탔다.


‘..... 사실 이건 그냥 장난감 보석이지만.’


에드워드는 아이에게 혹시라도 자극을 될까 봐 극소량이라도 오르뷔가 쓰인 물건을 거의 다 집에서 치워버렸다.


그러니 집에 오르뷔가 있을 리 없었지만, 비슷한 것이라도 있어 다행이라며 아이는 불룩 튀어나온 주머니를 잠시 바라봤다. 기분 탓인지 손에 잡았을 때보다 부피가 커진 것 같아 이상함을 느꼈으나 앞에 티시포네가 있기에 확인해 볼 수는 없었다.


카디건의 주머니를 계속 바라보면 의심을 살까 봐, 물끄러미 신발 끝으로 고개를 돌린 아이는 문득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나를 믿어주겠니?’


마차에 탄 뒤로 두려움에 울음이 날 것 같을 때마다, 에드워드의 말이 아이를 붙잡아주었다. 무조건 에드워드가 자신을 구해줄 것이라 확신하는 것은 아니었으나, 어쩌면, 이라는 실낱같은 희망이 아이가 버틸 수 있도록 도와줬다.


“전투 준비!”


갑자기 마차가 멈춘 뒤, 이어진 벤투의 소리침에 아이는 깜짝 놀랐다. 앞에 있는 티시포네 또한 총을 꺼내 든 채 경계가 짙어졌다.


‘아저씨인가?’


내색하지는 않았지만 아이는 기대에 눈이 빛났다. 두려움에 차가워졌던 손이 잠시나마 괜찮아진 것 같기도 했다.


웅성웅성


마차 안이라 정확히 들리지는 않았으나, 벤투의 소리침 이후에 밖이 소란스러워졌다. 몇 마리 말들이 다가온 것 같기도 하고, 여러 명이 대화하는 것 같기도 했다.


달칵-


이내 바깥이 조용해지더니 잠시 뒤 마차 문이 열렸다. 아이는 에드워드이길 기대했지만, 티시포네가 자신을 노려본 채 서 있었다.


‘..... 아저씨가 아니야.’


“...... 으앗!”


실망도 잠시, 마차 안으로 들어온 그림자는 아이를 잡아끌어 마차에서 내리게 했다. 아무런 설명이 없기에 아이는 당황했으나, 팔을 잡혀 그림자를 따라가는 수밖에 없었다.


주변은 온통 티시포네뿐이었고, 다들 분위기가 험악했다. 티시포네와 말에 가려 아이는 어디로 가는지조차 모르다, 갑자기 그림자가 멈추자 앞으로 넘어질 뻔했다.


간신히 중심을 잡은 아이가 주변을 두리번거리려 했으나, 익숙한 소독제의 향에 몸이 얼어붙었다.


“.... 제로원.”


향뿐일까, 낮게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리자 아이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 이 서늘한 음성은 실험실을 벗어난 뒤에도 꿈에서까지 자신을 괴롭혀, 잠에 들지 못할 때가 수도 없이 많았다.


“대답하렴.”


“......”


끝내 아이가 목소리를 내지 않자, 샤토는 아이에게 가까이 다가왔다.


꾸욱-


“쯧, 몇 달이 지났다고 이렇게나 말을 안 듣다니.”


아이의 얼굴을 우악스럽게 잡은 샤토는 이리저리 아이의 고개를 돌려가며 상태를 확인했다. 손아귀의 힘에 얼굴이 눌려 아팠지만, 아이는 저항하지 못한 채 맥없이 서 있었다.


그 점을 눈치챈 샤토는 아이가 아직 자신을 두려워하는 것을 보고 만족스럽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확인이 끝나자 그녀는 아이에게서 손을 뗐고, 이 틈을 놓치지 않고 벤투는 서둘러 입을 열었다.


“이제 다시 출발하겠습니다, 샤토 님.”


“잠깐, 약을 가져왔으니 먹인 뒤에 가지.”


벤투의 말을 거의 무시하다시피 하며 샤토는 주머니에서 작은 알약을 하나 꺼냈다. 분명 좋지 않은 약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과거가 떠올라 그대로 굳어버린 아이는 발버둥조차 치지 못했다.


간신히 입을 꾹 닫고 있기는 했으나, 샤토는 한 손으로도 입을 열게 할 자신이 있었다. 점점 손이 다가오는 것을 무력하게 보다 결국 아이는 눈을 꼭 감았다.


“... 아!”


곧 차가운 샤토의 손이 느껴질 것만 같아 바짝 긴장을 하고 있던 아이는 되려 비명 소리를 들었다. 예상과는 다른 상황에 아이가 살며시 눈을 뜨자, 고슴도치가 샤토의 손가락을 물고 있는 것을 보았다.


“이... 이게 뭐야!”


휘익-


주변이 어두운 탓에 샤토는 손을 물고 있는 무언가를 떼어내려다, 당황함에 뒤로 넘어졌다. 충격으로 고슴도치가 날아가자, 아이는 몇 발자국 옆으로 이동해 고슴도치를 잡아내어 품에 꼭 껴안았다.


“꾸웅....”


“..... 괜찮아?”


고슴도치는 공중을 날은 탓에 어지러운지 비틀대긴 했지만, 금세 괜찮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주변의 티시포네도 당황한 듯 서로 시선을 주고받았지만, 내심 아까 일로 통쾌한지 굳이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샤토만이 잔뜩 난 화를 주체하지 못하며, 벌게진 얼굴로 일어나 아이에게 성큼성큼 다가갔다.


“크릉....”


위험을 감지했는지 고슴도치가 으르렁댔지만, 소동물인지라 효과는 그리 크지 못했다. 샤토는 손을 높게 들었고, 아이는 반사적으로 고슴도치를 품에 안은 채 몸을 웅크렸다.


타앙-


한 발의 총성이 울려 퍼진 것은 그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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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4) 24.06.04 6 0 11쪽
70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3) 24.06.03 9 0 11쪽
69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2) 24.06.02 11 0 12쪽
68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1) 24.06.01 9 0 11쪽
67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7) 24.05.31 10 0 11쪽
66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6) 24.05.30 11 0 11쪽
65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5) 24.05.29 9 0 11쪽
64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4) 24.05.28 10 0 11쪽
63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3) 24.05.27 12 0 11쪽
62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2) 24.05.26 8 0 12쪽
61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1) 24.05.25 10 0 12쪽
60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0) 24.05.24 9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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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8) 24.05.22 10 0 11쪽
57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7) 24.05.21 9 0 11쪽
56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6) 24.05.20 10 0 11쪽
55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5) 24.05.19 8 0 11쪽
54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4) 24.05.18 9 0 12쪽
»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3) 24.05.17 8 0 11쪽
52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2) 24.05.16 8 0 11쪽
51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 24.05.15 8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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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21) 24.05.12 10 0 11쪽
47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20) 24.05.11 8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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