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보이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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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나리
작품등록일 :
2024.04.29 22:56
최근연재일 :
2024.09.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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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08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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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블(1)

예전부터 글을 쓰고 싶었고 생각만 하다가 소재만 모아두고 잊혀 간 게 너무 많네요. 이번에 글을 끝까지 남겨놔서 이야기 풀이의 즐거움을 함께 누리고자 합니다.




DUMMY

김엘프 원장님은 중재자라고 이야기했었고 강세다 고블린 사장님은 경계선의 인간이라 지칭했다. 부르는 말은 다 달랐지만 의미하는 건 비슷했다. 일반적이지 않는 특수한 환경에서 행동하는 이들을 지칭하는 것을 말이다.


둘 중 어떻게 부르든 난 평범한 삶은 포기해야 할 듯싶었다. 소설이나 영화에서 보면 업적이나 과업을 달성하면 조용하고 안락한 삶을 누리던데 과연 내가 이때까지 살 수 있을까 걱정이었다.


생각만 해도 가슴이 답답했다.


지끈거리며 머리를 붙잡고 길을 걷는 중 어디선가 울적한 마음을 달래듯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버스킹 하는 2인조 연주였는데 제법 훌륭했다. 보컬은 없었지만 피아노와 바이올린의 앙상블 연주로 가볍게 느껴졌다가 심오한 깊이가 느껴졌다. 발걸음을 붙잡혀 연주가 끝날 때까지 듣고 말았다. 복잡했던 머리가 살짝 가벼워진 느낌이었다. 그리고 연주를 들으니 가슴을 시원하게 풀 수 있는 사람이 생각났다.


전화기를 들어 승철형에게 전화 버튼을 눌렀다. 통화음이 얼마 안 가 형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엇! 도진아. 안녕!”


“형. 왜 저를 피해요?”


단독 직접적으로 이야기하니 어버버 거리며 말을 제대로 못하는 바보 같은 형이었다.


“서유랑 다 같이 밥도 먹자고 이야기해두고 튕기다니 실망이에요. 그리고 유지라는 귀여운 친구도 소개하고 싶었단 말이에요.”


“허허. 다 큰 뜻이 있어서 그래. 난 너랑 서유랑 둘만의 시간을 가지게 해주려고 한 거니 오해해지마.”


“형까지 이러는 거예요? 아무래도 이사님까지 부추기는 것도 부담스러워요. 다시 온 동네 놀림감이 되는 건 무섭단 말이에요. 요즘 답답한 일도 있고 형 목소리 오랜만에 듣고 싶어서 전화한 건데 형은 요즘 어찌 보내세요?”


“이번 앨범이 대박 났잖아. 여기저기 음악방송 출연도 하고 있고 또 콘서트도 열고 있어. 벌써 통장에 꽂히는 돈만 해도 얼마나 좋은데. 금융 치료 괜히 말이 있는 게 아니더라고. 답답한 일이라... 혹시 동생은 오늘은 시간 있어? 이번에 앨범 작업하고 있는데 기분 전환 겸 한번 “노래 들으러 올래?”


“오 형 신작인가요? 형 노래라면 지구 끝까지 갈 거랍니다. 어디로 가면 되나요?”


도진이 목소리가 신나자 하승철도 덩달아 기뻐했다. 기쁨은 나눌수록 배가 된다는 말이 맞는 것 같았다.


“신나 레이블로 와. 이 번호로 주소 문자 보내놓을게”


레이블에 도착하니 새로운 세상인 줄 알았다. 알 수 없는 음반 악기와 기계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데 하나같이 비싸다는 티가 났다. 형에게 가격을 물어보니 작게는 천 단위 비싸면 억 단위라고 하는데 기가 확 죽었다. 괜히 여기 있다가 망가트리면 평생 노예가 될 것 같아 도망가다 잡혔다.


파손돼도 책임 안 진다는 약속하고 나서야 난 레이블 안까지 들어올 수 있었다.


승철형 취향 한 번 독특했다. 악기 하나하나 고풍스러운 게 같은 악기 같은데도 다르다고 이야기했다. 표현하는 깊이가 다르다고 하는데 내가 듣기에는 다 같은 소리로만 들려왔다. 음악 하는 사람의 청각은 다른 가 보다. 형은 헤드폰을 건네면서 최근에 작업한 노래인데 들어보라고 했다. 헤드폰을 귀에 씌워 어떤 노래가 나올지 기대했다.


(밝은 태양이 떠오르면 그곳으로 달려가네.

희망과 행복이 비치는 그곳으로 달려가네.

영원히 계속 당신을 비치는 그곳으로 달려가면.

어느덧 이상향이 가득한 그곳으로 도착하지.


자신이 찾던 그곳이 맞을까?

아니면 허상으로 꿈처럼 사라질까?


...


해가 꺼지고 밤이 다가오면 잠시 쉬겠지.

앞이 보이지 않는 깜깜한 어둠이 오서야 방황이 알겠지.

하지만 그것도 잠깐일 뿐 곧 자신에게 비치는 태양을 볼 수 있지

언제나 자신을 비치는 길은 자신이 가야 할 방향임 알 수 있어

그곳으로 나아가자. 자신에게 향해 비치는 태양을 향해 나아가자!)


지난번은 발라드 느낌이었다면 이번에는 컨트리 팝의 느낌이었다. 자신을 돌아보며 자신의 꿈을 향해 좇아가는 그러한 이미지가 그려졌다. 레트로 감성을 잘 살리면 이번 노래도 흥할 것처럼 보였다.


“형. 이번 노래도 상당히 괜찮은데요?”


“아냐. 아직 뭔가가 부족한데... 그게 뭔지 아직 모르겠어.”


괜찮은 노래라 이야기해도 승철형 본인 스스로 만족하지 못했다. 일반인이 이야기해 봤자 음악적 조언으로 받아들이기 한계가 있어 보였다.


“아. 형 만나기 전에 일반인이 버스킹 하는 연주를 들었는데요. 신기하게 피아노, 바이올린 앙상블 연주였어요. 신기한 게 연주가 끝날 때까지 제가 자리를 지키며 듣고 있더군요. 휴대폰으로 녹화한 것도 있는데 한 번같이 보실래요?”


클래식 연주를 버스킹 한다는 게 말도 안 된다며 고개를 좌우로 흔드는 승철형이었다.


“클래식 악기는 홀에서 듣지 않는 이상 제대로 된 음향을 듣기고 힘들어. 만약 연주를 잘했다면 보통 기교가 넘치지 연주자가 아닌 이상 연주의 완성도가 떨어질 거야. 그것은 관중들도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는 거고 그건 관중들의 이탈로 쭉 이어지는 어려운 버스킹이었을 거야. 그런데 도진이가 잘했다고 하니 궁금하긴 해. 한번 보여줄래?”


버스킹 영상을 형에게 보여주니 처음에는 가볍게 보다가 점점 집중하면서 연주를 감사하기 시작했다. 연주로 인해 서로 감흥 받아들이는 것이 달랐지만 확실한 건 형의 눈빛에는 무언가 깨달음이 있는 것 같았다.


내가 틀어준 연주를 다 듣고 나서 승철형은 내게 말을 했다.


“최근 작업을 하면서 지금까지 충실한 노래였던 락을 두고 발라드를 불러 성공했고 다음 노래의 장르에 대해 고민이 많았단다. 그리고 내가 생각했던 노래를 작업을 하고 나니 컨트리 팝이 나온 거야. 자신이 없었어. 대중들이 어떻게 또 받아들일지. 발라드를 성공한 것으로 지금의 새로운 장르가 오만이 아닐지 말이지...”


“에잉... 그런 고민을 왜 해요? 전 형의 노래를 장르로 듣는 게 아니에요. 형의 목소리를 듣고 싶은 거예요”


“그래. 도진이 말이 맞아. 그저 도진이가 보여준 연주처럼 자신의 연주. 자신의 노래에 대해 열정과 도전은 그 어떤 것보다 화려했고 멋있다는 것을 다시 일깨워 줬어. 그리고 내가 이번에 작업한 노래도 이제 확신도 생기고 말이지. 난 그저 내 노래를 많은 사람들이 많이 들어줬으면 생각해”


형이 원래의 모습으로 정확히 초롱초롱하고 자신감 있는 목소리로 돌아왔다.


“형. 제가 알기로는 그거 병이 있다고 들었어요. 그... 그게 뭐더라 아, 맞다! 예술병!”


예술병이라고 듣자마자 어디서 형을 놀리냐며 도진한테 달려들었다. 도진은 쉽게 잡혀주지 않았다. 숨 막히게 잡으려는 승철 형과 쉬지 않고 놀리는 도진을 매니저가 보았다. 쉽게 이 번 앨범이 끝나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너무 허무하게 해결된 것 같아 그 자리에서 웃고야 말았다.


“어! 형 매니저께서 함박 웃었어!”


“아. 보통 진지함으로 가득한 매니저인데 오늘은 무슨 날이래?”


장난을 그만두고 승철형은 컨트리 팝을 조금 세밀 조정하며 음향의 단조로우면서 전달력 있는 목소리 볼륨을 키웠다. 뒤에서 조정하는 것을 보면 전문가는 다르구나는 확실히 볼 수 있었다. 잠깐의 작업을 한 것만으로도 처음 내가 들었던 노래랑 다른 느낌이 났다. 확실히 전과 다른 완벽함이 들려왔다.


“동생. 고마워. 그리고 부탁이 하나 더 있는데 들어줄 수 있어?”


“네? 어떤 건가요? 제가 할 수 있는 거라면 형의 부탁은 백번 다 들어줄 수 있어요.”


“이번 노래 제목을 지어줄래?”


“네??? 그건 제일 중요한 거잖아요. 제가 지어도 괜찮아요?”


“응. 도진이가 생각하는 제목을 쓰고 싶어. 말해줄래?”


“아... 음... 썬칩?”


형과 매니저는 멈칫 잘못 들은 것처럼 잠시 굳어있었다.


잘나가다가 과자 이름을 댄 것 같아서 미안했지만 가사에 은근히 비유하는 있어서 어렵게 생각하기보다는 가볍게 전달력 있는 제목을 하는 것이 나을 것 같아 말했다. 승철형은 은근히 만족하면서 내게 외쳤다.


“오케이. 접수!”


뒤로 매니저가 이마를 팍 치는 게 보였다.




완결이 날 수 있도록 끈기 있게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진생 속도가 조금 느린 것 같아 스윗스윗하게 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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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어서 오시게(1) 24.08.09 14 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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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저녁식사에 오는 손님들(3) 24.07.26 13 0 7쪽
51 저녁식사에 오는 손님들(2) 24.07.24 16 0 7쪽
50 저녁식사에 오는 손님들(1) 24.07.22 16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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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저녁파티 준비(3) 24.07.17 16 0 7쪽
47 저녁파티 준비(2) 24.07.15 21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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