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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나리
작품등록일 :
2024.04.29 22:56
최근연재일 :
2024.09.13 08:00
연재수 :
7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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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12
글자수 :
261,099

작성
24.07.17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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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저녁파티 준비(3)

예전부터 글을 쓰고 싶었고 생각만 하다가 소재만 모아두고 잊혀 간 게 너무 많네요. 이번에 글을 끝까지 남겨놔서 이야기 풀이의 즐거움을 함께 누리고자 합니다.




DUMMY

“도진. 나 괜히 산속에 살았나 봐. 행복은 이렇게 가까이에 있는 건데 말이지”


유지는 나를 향해 웃으면서 말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입이 쉬지 않게 계속 과자를 넣고 있는데 보는 내내 경이로웠다. 항상 입가 주변은 초콜릿 자국으로 묻혀있었는데 그런 모습이 귀엽기도 했다.


“그래. 유지는 웃는 게 예뻐. 난 이렇게 준비하느라 참 바쁘고 힘든데 말이지...”


‘사각 사각’


저녁식사 준비하는 소리가 주방에 울리고 있었다.


주방에서 손 바쁘게 움직이는 내 모습을 보던 유지는 민망했는지 자기도 거들어주겠다며 내 다리에 ‘맴~ 맴~’ 외치며 찰싹 붙었다. 그러한 모습에 웃음이 절로 나왔다. 냉장고에 들어갈 것과 재료 다듬는 것을 미리 구분해놨기에 유지에게는 과일 씻기와 껍질 벗기기를 부탁했다.


“쉬운 일이니 잘할 수 있겠지?”


유지는 걱정하지 말라며 당당히 가슴을 쳤다. 그 모습의 신뢰가 썩 생기지 않았지만 별일이 있을까 싶었다. 유지를 뒤로 난 저녁 식사의 제일 중요한 고기 분류와 칼질을 진행했다.


‘뽀각’ ‘빠각!?’ ‘사각’ ‘서걱!?’


유지가 있는 곳에서 불안한 소리가 계속 엄습해왔다.


맡긴 일은 단순했고 별일 없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유지를 향해 고개가 돌아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두 눈으로 보고 인식하자 좌절했다. 그리고 다리가 풀려 철퍼덕 엉덩방아를 찍었다.


“엇. 앗. 아... 으아아아... 유지. 자신 있다면서!”


“난 항상 자신 있지. 그리고 최선을 다한 게 이건데?”


그렇다. 해맑게 웃고 있는 유지는 최선을 다했다고 했다.


과일은 이름 모를 형태만 유지하고 있었고 과일을 분명히 씻는 것을 보았는데도 전부 흙 범벅이었다. 껍질을 벗겨 놓은 과일도 차마 먹기 힘들어 보였다. 괜히 맡겼다가 일이 더 많아진 것이었다.


차마 유지에게 화낼 수 없었다.


큰 기대를 한 내가 문제였다. 역시 과자만 더 먹게 두는 것인데 지금에 와서 후회가 막심하게 몰려왔다.


“휴... 유지. 그래도 지금까지 도와줘서 고마워”


미안함을 살짝 느꼈는지 얼른 도진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미안해~ 그리고 밥 준비 다 되면 알려줘. 그때까지 난 조용히 있을게!”


“휴... 알겠어. 유지의 도움이 필요해지면 다시 부를게”


“응! 알았어. 내가 도와줄 일이 있다면 언제든지 말해”


이야기 끝나자마자 자기 방으로 얼른 뛰어갔다. 그 와중에 과자 두 봉지와 음료를 잽싸게 챙기는 건 대단했다. 유지의 그런 모습이 솔직히 부러웠다. 한편으로는 괜히 저녁식사 초대한다고 해서 일을 벌인 건가 싶기도 했다.


‘후회한들 어떠하리. 이게 다 내 업이자 내 몫인걸...’


유지가 망가트린 과일을 싹싹 모아 고기용 소스로 만들었다. 색깔이 미묘했지만 살짝 맛을 보니 생각보다 괜찮았고 신선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야채는 듬성듬성 다시 칼질해 향긋한 카레 소스로 만들었다. 너튜브를 보면서 그대로 따라 만들기 했는데 제법 그럴싸한 요리가 되어 있었다. 요리에 재능에 스스로 만족하며 자축했다.


냄새가 방 안 가득 피어오르자 살포시 방에서 나와 요리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유지였다.


유지와 눈이 마주치자 내게 응원의 말을 보냈다.


“도진 파이팅! 혼자서도 잘할 수 있어!”


“그래. 그래... 난 혼자서도 잘하지”


얄미운 응원이었지만 유지 얼굴만 보면 분노가 사르르 녹는 것이 정말 위험한 대상이자 종족이었다. 어찌 보면 할아버지도 유지를 살려놓은 게 저 귀여움 때문에 아닐까 추측해 봤다.


난 고기는 최대한 비계 부분을 절제하고 반반 나눠 양념 소스를 바르고 숙성 시켰다.


과일용 소스를 살짝 손가락에 찍어 유지 입속에 쏙 넣어주니 ‘뇽뇽뇽’ 소리 내며 맛있게 먹었다.


“오! 도진. 이 소스 정말 특이한데? 어떻게 한 거야?”


“그거... 유지가 예쁘게 다듬었던 과일이지. 정확히 과일이었던 그 무언가 존재였던 것이지. 그 과일과 나의 사랑과 정성이 들어가서 이렇게 맛있는 소스로 변할 수 있었지. 대단하지?”


“오. 역시나 도진은 대단해!”


구이용 고기 몇 부분은 다시 분류했고 살짝 소금 뿌려 간을 해뒀다. 그 외 양념과 밑반찬은 숙소 냉장고에 들어있는 것을 사용하니 그럴싸하게 저녁식사 준비된 것 같았다.


“유지. 나랑 같이 식탁 위에 접시와 컵, 수저만 올리면 이제 끝나. 이건 쉽지?”


“물론이지. 나만 믿으라고!”


다행히 이건 문제가 생기지 않았고 수월하게 마지막 식사 준비를 마칠 수 있었다. 유지와 도진은 하이파이브를 하며 자축했다.


“많이 힘들었어...”


“그럼. 내 도움이 없었으면 도진은 더 힘들었을 거야!”


난 눈물을 머금고 유지가 하는 말에 고개를 끄덕여줬다. 이제 손님이 올 때 맞춰 고기 굽기만 하면 되었다.


유지가 갑자기 주변을 눈을 살피다가 손질한 고기를 쳐다보았고 바로 도진에게 말했다.


“도진. 나한테 마블링 많은 소고기 구워준다고 했잖아. 난 지금 먹고 싶어. 다른 사람들이 오면 내 고기 다 뺏기잖아. 안 그래?”


유지랑 약속한 게 생각이 났다.


“그치... 마블링이 많은 소고기를 먹게 해준다고 약속했지. 대신 손님들이 오면 조용히 하는 거다?”


“당연하지! 나만 믿어! 그러니 빨리 고기를 구워달라는 말이야! 기다리는데 현기증 나!”


그렇게 먹고도 또 먹으려 하는 유지를 보면 참 신기했다. 분명히 식단 조절이 가능할 것인데 나랑 만난 후 식탐이 커진 것처럼 느껴졌다. 아니면 강세다 고블린에게 받은 성장하는 과일의 부작용 같기도 했다.


프라이팬에 불로 달군 다음 소고기를 굽기 시작했다.


“유지는 고기 굽기를 어떻게 해서 먹는 게 좋아?”


“히힛! 난 레어!”


“네. 알겠습니다. 셰프를 믿고 기다려주세요. 피 철철 레어 소고기가 납십니다.”


“오예!”


고기를 먹는 이때만큼은 진지함과 도도함이 보였다. 그 누구보다 경건하게 행복한 미소를 보이며 고기 한 점 한 점 먹는 것이 보는 사람도 군침을 흘릴 정도였다.


“도진. 먹고 싶어도 난 안 줄 거야. 히힛. 전부 다 내 거야!”


유지의 말에 살짝 끌리긴 했다.


“난 괜찮아. 이제 손님들이 들이닥칠 거고 그때 같이 먹지 뭐. 난 유지처럼 무한히 먹을 수 있는 배를 가진 게 아니라서 말이지”


앙증맞게 먹고 있는 유지를 한참 보고 있었는데 살짝 커진 것처럼 보이는 건 내 착각인가? 은근히 키가 커진 느낌도 들기도 했다.


내가 키가 커진 것 같다고 이야기하니 유지가 눈을 반짝이며 달려들었다.


“도진! 얼른 키를 재 줘! 역시 난 성장판이 열려있었어!”




완결이 날 수 있도록 끈기 있게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비가 많이 내리는 하루입니다. 다들 비 조심하세요. ;ㅁ;제 글은 인기가 없지만 한 명이라도 읽는 분이 있으면 쭉 완결까지 나아가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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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저녁식사에 오는 손님들(2) 24.07.24 15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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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녁파티 준비(3) 24.07.17 15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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