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보이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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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나리
작품등록일 :
2024.04.29 22:56
최근연재일 :
2024.09.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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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4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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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오시게(3)

예전부터 글을 쓰고 싶었고 생각만 하다가 소재만 모아두고 잊혀 간 게 너무 많네요. 이번에 글을 끝까지 남겨놔서 이야기 풀이의 즐거움을 함께 누리고자 합니다.




DUMMY

죽을 듯 아프게 땅바닥을 구르던 모습은 어디 가고 멀쩡히 옷에 묻은 흙을 탁탁 털어내고 있었다.


“알았으니깐 이제 그만 괴롭히세요. 다 알고 계신 것 같은데 장난이 심하십니다.”


전과 후 모습이 너무나 다른 모습이자 당혹스러웠다. 아니 같은 사람이 맞을까 싶을 정도였다.


“도진. 저 녀석 목소리가 아직 큰 거 보니 덜 맞은 것 같아. 내가 손 좀 볼게”


“아오! 저 녀석이라뇨? 저도 ‘강민재’라는 이름이 있습니다. 그리고 더 때리면 신고할 겁니다!”


갑자기 신고라고 하니 의아하긴 했지만 민재라고 불리는 딜러의 이야기를 조금 듣는 게 나을 것 같아 몇 가지 물어보았다.


“자네가 어떤 이유로 신고하려고?”


“믿기지 않겠지만 저 아직 ‘미자’입니다. 미성년자 한 명 놔두고 때로 공포감을 주니 신고할 게 아니겠습니까? 물론 저보다 나이 어린 저 꼬맹이한테 맞은 게 화가 쌓이지만요.”


본인 스스로 미성년자라고 말하는데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저렇게 수염도 나고... 2차 성징이 뚜렷한 남자는 처음 봤다. 거기에 체구도 크고 그리고 탈모 낌새까지 보이는 이 아이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걱정이기도 했다.


“네? 민재는 세월을 혼자 잡순 건가요?”


“아니. 처음 만났을 때부터 왜 이렇게 외모로 평가를 하는 겁니까? 그러니깐 화가 더 나는 거 아니겠어요? 그거 어른으로서 바른 행동이 아닌 것 같습니다.”


이제는 오히려 잘잘못을 따져가며 의기양양한 모습이 얄밉기도 했다. 말도 잘하고 다시 보니깐 앳된 모습까지 보이는 게 미안하기도 했다.


“그럼 자내 이 문신은 뭔가? 온몸에 동물농장으로 그려져 있네?”


“아... 이거요? 요즘 유행하는 문신 판박이 스티커고요. 몇 개는 미술시간에 제가 컴퓨터용 사인펜으로 그려봤어요. 하하”


정말 당황스러웠고 이제는 귀엽게 보이기도 했다. 유지는 저런 발랑 까진 애는 손맛을 더 맛봐야 정신 차린다며 자신에게 맡겨달라는 것을 극구 막았다.


“도진. 저런 거짓말을 들어주는 거야? 어떻게 저 얼굴이 미성년자야?”


“쉿. 아무래도 외모 콤플렉스가 있는 애인데 계속 팩트 폭력하면 더 불쌍하잖아. 유지도 자세히 봐. 어린 티가 나긴 해”


유지가 강민재를 유심히 뜯어보듯 쳐다봐도 자신은 못 찾겠다고 고개만 저었다. 유지를 뒤로하고 민재에게 궁금했던 것을 하나 둘 물어보았다.


“내가 중고차 확인하러 왔을 때 왜 그런 범법적인 행동은 왜 한 거야?”


“아... 삼촌이 용돈벌이하라고 해서요. 고객들도 진상들도 많아서 제 얼굴만 들어대면 적당히 고분해진다고 해서 하다 보니 과몰입해버렸죠. 절대 지금까지 폭력적인 행동한 적은 없어요. 아까도 적당히 나대가 끝내려고 했는데 먼저 차여서 자존감이 확 떨어진 거죠. 물론 아프기도 했지만 그것보다 저보다 작은 애한테 맞았다고 생각하니 자존심이 너무 상하고 부끄러워서 못 일어난 거예요.”


민재가 하는 말을 듣다 보니 의외로 맞는 말을 했다. 물론 접근하는 방법이 조금 문제가 되긴 했지만 말이다. 민재랑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새로운 것을 알 수 있었다. 여기 위치가 워낙 중고차 이미지가 안 좋기에 상당히 문제투성이 사람들도 사러 많이 온다고 했다. 불법적인 차량(대포차)을 요구하거나 정말 폐차 수준의 차를 억지로 사 가져가서 되파는 사람들까지도 있고, 눈여겨 본 차량을 그날 밤 훔쳐 가는 일도 빈번하다고 했다. 그래서 자신이 입구 컷 같은 존재가 돼서 차를 꼭 필요한 사람을 찾는 역할이라고 했다.


그리고 어린 티가 나면 무시하거나 깔볼 수도 있고 쉬운 상대로 점찍을 수 있어서 자신을 과하게 표현하는 방법으로 변장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까지 잘해오다가 오늘에서야 딱 걸린 거라 이야기했다.


“어찌 보면 삼촌한테 용돈 받으려고 이 짓을 했지만 이번 경험을 통해 무척 위험한 행동이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리고 잘못하면 맞을 수 있구나 하고 놀라기도 했고요. 이제야 정신 차렸죠. 정말 죄송합니다.”


민재는 스스로 자성하며 정직하게 사죄를 했다. 보면 볼수록 매력 넘치는 애였다. 거기에 상황 판단과 연기까지 있으니 여기서 알바도 가능했다. 아마 학교에서는 그 누구보다 인기로 사랑받고 다니지 않을까 싶었다.


“어쭈? 반성도 하고 사내대장부가 다 됐네?”


유지가 틱틱거리며 칭찬을 하는데 그게 기쁜 건지 부끄러운 건지 민재는 쑥스러워했다.


“입구 컷을 통과했다고 치면 진짜 차를 볼 수 있는 거야?”


“아... 차는 있어요. 물론 삼촌한테 가서 확인 겸 거래가 제대로 성사가 되어야 하지만 말이죠. 타고 오신 차를 보니 대부를 통해 차를 구입하실 의향은 아닌 것 같고요. 별일 없으면 거래하거나 아니면 삼촌이 더 좋은 차를 찾아줄 수도 있어요. 그래서 여기가 유명하기도 하고요.”


스스로 유명하다고 말하는데 심히 의심스럽기도 했다. 아니면 좋은 클럽일수록 가드가 세다고 하던데 여기서까지 그 말이 허용되는 것일까 싶기도 했다.


민재의 인솔에 뒤따라가려고 하니 박목이 경비원이 조용히 다가와 내게 말했다.


“사실 저 아이가 하는 말을 전부 믿을 수 없습니다. 혹시나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면 빠져나가기도 힘들어지고 안 좋은 일이 일어날 수 있으니 안전에 특별 신경 쓰셔야 할 것입니다. 여차하면 제가 앞에서 막을 테니 뒤돌아 나가도록 하십시오.”


“네. 알겠습니다. 그런데 저렇게 보여도 심성은 착한 애인 것 같아요. 경비원님은 저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사실 처음 봤을 때는 무척 존재감이 뛰어나고 주먹질 쓰는 사람으로 보였습니다. 그런데 그게 다 연기라고 하니 허무하기도 했고요. 그리고 처음부터 끝까지 사람 놀래는 재주가 있으니 제가 인사권이 없는 위치긴 하지만 인재로 보이더군요. 아마도 차에서 우리의 상황을 처음부터 끝까지 보고 계셨을 겁니다.”


“그렇군요. 다 같은 생각이었을 겁니다. 배우로든 아니면 개그 쪽이든 확실히 타고난 인재는 있나 봅니다.”


이야기를 나누면서 민재의 뒤를 따라가니 제대로 된 중고차 매장으로 들어설 수 있었다. 그리고 벌써 연락을 받고 삼촌이라고 불리는 딜러가 마중 나와 있었다.


“어서 오십시오. 여기까지 오신다고 불편을 끼쳐드려서 죄송합니다.”


민재와 다르게 정말 핸섬하면서 밝은 미소로 우리를 환영해 주었다. 그리고 갈색 피부에 팔뚝이 굵은 게 보이니 딜러와 정비를 함께하고 있는 것으로 어림짐작할 수 있었다.


“안녕하세요. 민재의 도움으로 진짜 딜러를 만나 뵙게 되어 감사합니다.”


“휴... 저 때문에 민재가 진짜 고생이 많죠. 제가 워낙 까다롭기도 하고요. 저희 매장은 철저하게 차량 성능 테스트를 제가 확인을 다 해드립니다. 차대 내부부터 원하시면 다 뜯어서 철골까지 확인 가능합니다. 수리할 곳이 있다면 미리 제가 다 고쳐 내놓습니다. 거의 새 차 느낌 낼 수 있는 컨디션을 만들어 파는 게 저의 판매 전략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손님께서 말씀하신 경차는 여기에 있으니 천천히 확인해 보십시오. 궁금한 게 있으시면 언제든지 말해주시고요.”


투명하게 말하는 딜러 말에 믿음이 갔다. 정말 말하면 해체시켜 다 보여줄 기세이기도 했다. 거기에 경비원님이 차량 확인해 보니 그 무엇보다 완벽하다고 말해주기도 했다.


“완벽한 차는 있지만 간혹 완벽한 차주를 만날 수 없는 경우가 거래가 안 될 수 있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손님께서는 여기에 계약서를 꼼꼼히 읽어보시고 혹, 사항에 부합하는지 체크해 보시길 바랍니다.”


민재에게 들은 바처럼 딜러는 투명한 거래를 원하는 것 같았다. 그만큼 신뢰를 똘똘 뭉친 딜러였다. 이야기를 하면서 할수록 여기 왔음을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완결이 날 수 있도록 끈기 있게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다음 주부터는 매일 업로드하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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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유지를 위한 앨범(3) 24.09.06 8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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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유지를 위한 앨범(1) 24.09.02 8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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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서 오시게(3) 24.08.14 16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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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어서 오시게(1) 24.08.09 14 1 8쪽
57 자동차가 필요해(2) 24.08.07 18 1 8쪽
56 자동차가 필요해(1) 24.08.05 15 1 8쪽
55 은둔형 대학생활(2) 24.08.02 21 1 7쪽
54 은둔형 대학생활(1) 24.07.31 16 0 7쪽
53 저녁식사에 오는 손님들(4) 24.07.29 18 0 7쪽
52 저녁식사에 오는 손님들(3) 24.07.26 13 0 7쪽
51 저녁식사에 오는 손님들(2) 24.07.24 16 0 7쪽
50 저녁식사에 오는 손님들(1) 24.07.22 16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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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저녁파티 준비(3) 24.07.17 15 0 7쪽
47 저녁파티 준비(2) 24.07.15 20 0 9쪽
46 저녁파티 준비(1) 24.07.12 19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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