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보이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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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나리
작품등록일 :
2024.04.29 22:56
최근연재일 :
2024.09.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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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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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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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1,0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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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31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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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은둔형 대학생활(1)

예전부터 글을 쓰고 싶었고 생각만 하다가 소재만 모아두고 잊혀 간 게 너무 많네요. 이번에 글을 끝까지 남겨놔서 이야기 풀이의 즐거움을 함께 누리고자 합니다.




DUMMY

다들 집에 보내고 나니 드디어 온몸 삭신이 쑤셔왔다.


“하아. 역시나 무리했어! 가볍게 저녁식사였는데 이렇게 힘들 줄이야”


불쌍하게 쳐다보던 유지가 다가와 목, 어깨, 허리를 토닥거려 줬다. 고사리 손이라 마사지해 봤자 생각하며 무시했지만 반대로 유지의 손은 묵직하면서 무척 시원했다. 역시 흡혈족을 때려잡던 무시무시한 존재임을 가끔 까먹어서 문제였다.


“도진. 정말 고생 많았어. 다음에도 꼭 고기 구워주는 거야!”


“하하하. 알겠어. 유지가 힘껏 주물러 주니 근육이 많이 풀렸어. 많이 개운해졌어!”


“히힛. 그러면 지금! 당장! 바로! 즉시! 고기파티 부탁해”


“어? 음. 아... 그건 생각 좀 해볼게”


은근슬쩍 더 부려먹으려는 유지 목적에 말릴 뻔했다. 귀여움 동시에 얼마나 영악한지... 한 번 더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침대에 누워 꼼짝도 안 하고 그대로 누워있는데 ‘뱀 나온다~ 뱀이 나온다~’ 내 휴대폰 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야이 씻- 삐- 삐-”


전화기 상대방 목소리에는 온갖 상스러운 욕을 해댔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살짝 당황했지만 정겨운 욕이 들리는 거 보니 대학교 절친 권세호 목소리였다. 정말 친구 없는 왕따에 아웃사이더에게 유일하게 생존과 출석 확인을 해줄 수 있는 친구인 것이었다.


“여! 오랜만이야. 그리고 너무 심한 욕은 하지 마. 마음 약한 나는 상처 입어!”


“오랜만? 거기에 마음이 약한? 출석 안 하고 있는 간땡이가 부은 녀석이 마음이 약한? 우와 너 진짜 학생이라는 자각은 하고 있는 거야? 너 학교는 왜 안 오는 거야?”


“아직 방학 중 아니었어? 엇. 언제 이렇게 날짜가 지난 거지... 아임 쏘리!”


“역시나 그럴 줄 알았어. 학교에 큰 뜻이 없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무관심할 줄 몰랐네. 너 학교 더 안 나오면 재적이야 임뫄. 거기에 교수님이 너 끝까지 잡아오라고 특명 내렸단 말이야!”


“특명까지야. 내가 학교 나오면 점수 좋게 주겠다고 타협했겠지 뭐. 안 그래?”


“크크크. 역시. 내 친구다. 맞다. 그러니깐 너희 집에 찾아가서 끄집어내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다음 주부터는 꼭 학교에 나와. 부모님 억장 무너지게 하지 말고 알겠지?”


“음. 알겠어. 그런데 나 이사해서 찾는 게 쉽지 않을 건데? 하하... 학교에 갈 테니 걱정하지 마. 정확히 너 점수에 대해 걱정이겠지만 말이야!”


전화기를 끊으니 옆에서 쳐다보는 유지가 있었다. 유지가 말하기 전에 내가 먼저 말했다.


“안 돼”


“돼!”


“학교라는 곳은 정말 재미도 없고 잠만 자고 오는 곳이란 말이야.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그런 곳이 아니야”


“나도 알아! 난 도진 가는 곳이면 다 따라가고 싶단 말이야. 내 마음도 모르고 실망이야!”


오히려 유지한테 미움을 받으며 달래줘야 하는 입장이 되어버렸다. 이게 맞는 건가 싶기도 하고 간식을 꺼내어 타협을 했다. 분명 유지를 학교에 데려가면 교수님께 혼나는 모습만 잔뜩 보게 되거나 학교에서 박제되어 아이돌보미 같은 평생 놀림감이 될 것 같았다. 정말 원천적으로 이것만큼은 막고 싶었다.


학교는 대신해 빠른 시일 내에 승철 형 보러 같이 가자고 이야기하니 유지가 마저 못해 승낙해줬다.


“휴... 유지도 한 고집이 하구나?”


“도진. 그건 고집이 아니야. 오해하면 안 돼! 주장이고 부탁인 거지”


“아... 내가 아는 단어 표현이 달라진 것 같지만 유지니깐 이해할게. 대신 내가 학교에 가있을 동안은 오라클에 안내 받으면서 조용히 있는 거야. 알겠지?”


“나만 믿으라고!”


이번에도 당당히 가슴을 치며 믿으라고 하는데 오라클을 혼돈의 도가니로 보내버리지 않을까 두렵기도 했다. 이성아 누님이 알아서 제어해 주겠지 생각뿐이었다.


‘학교라... 걱정인데’


예전 고다남(고양이한테 맞고 다니는 남자)으로 인터넷 밈으로 휩쓸고 다닌 후 학교생활을 접을 마음이었다. 내 마음과 다르게 교수님은 포기하지 않았다. 제자에 대한 미련이거나 학교 발전을 위한 등록금을 위한 학생 납치일 수 있었다.


고양이 사건 외에도 학교라고 하니 굳이 계속 다녀야 하는 깊이 생각한 적이 있었다. 사람들 머리 위 글자를 보이기 시작하면서 인생의 변환점이 왔다고 볼 수 있었다. 사람들 만나는 것 자체가 무섭기도 했고 이상하게 보일 게 뻔해서 점점 집 밖을 나가는 것을 꺼려했었다.


하지만 부모님은 대학교 성적은 바라지도 않지만 졸업장만큼은 받고 싶어 했다. 그것이 사회 인맥이자 마지막 자부심이라고 하는데 대체 공감하기 힘들었다. 그리고 그것이 자신의 미래라며 억지로 집 밖을 나가게 만들었다.


정확히 집에 있지 말고 밖을 나가 세상을 보도록 억지로 시킨 것이었지만 말이다.


“휴... 그래. 가자. 가. 학교에 가봤자 잠만 자고 올 테지만 말이야”


난 혹시나 우스꽝스러운 일로 얽힐까 봐 강세다 고블린 사장님께 받은 인식 저하 안경을 준비해뒀다. 도진은 학교 가는 날 맞춰 유지를 이성아 누님께 맡겼다.


이성아 누님은 차를 태워 보내주려고 했지만 거절하고 혼자 갈 수 있다고 했다. 괜히 비싼 차를 타고 갔다가 이목을 끌기도 싫었고 조용히 학교에 있다가 올 생각이었다.


“누님. 유지를 부탁해요. 유지도 계약서도 썼고 오라클에서 원하는 방향도 있을 테니 저 없는 동안 알아서 교육해주세요. 이왕이면 예절 교육도 부탁드리고요”


“응. 그럴게. 걱정하지 말고 학생은 학생답게 학교를 다녀! 아니면 우리 회사에 계약서 쓰던가 말이지”


“도진. 이제 유지를 여기에 버리고 도망가. 꼭 안 돌아올 듯 인사하는 게 너무 슬퍼...”


말도 안 되는 연기를 하는 유지를 보며 얼른 도망 나오듯이 뛰쳐나왔다. 내 뒤로 이성아 누님의 걱정하지 말라는 목소리만 들려왔다.


학교로 발걸음을 움직였다.


인식 저하 안경을 쓰고 있어서 그런지 강의실에 들어가도 다들 못 알아봤다. 성공적인 잠입 성공해서 짜릿했다.


교수님이 들어오고 출석 체크를 하는데 내 이름이 호명되었다.


“김도진 학생. 오늘도 역시 오늘도 안 나왔지? 그럼 넘어간다.”


“아닌데요. 오늘 출석했습니다.”


‘!!!’


유니콘 같은 존재였던 내 이름의 본판이 출석하자 모든 학생들이 나를 향해 쳐다봤다. 얼른 얼굴을 가리면서 왔다는 시늉을 했다.


권세호는 상황을 보면서 크게 웃었다.


“친구여! 오서 오게! 교수님과 학우들이 너를 오매불망 기다렸다네!”




완결이 날 수 있도록 끈기 있게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전 화 오타, 수정을 조금 했습니다. 글 쓰면서 매번 체크하지만 다시 읽어보면 문제투성이가 많습니다. 그런 부분을 계속 수정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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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유지를 위한 앨범(3) 24.09.06 8 0 8쪽
69 유지를 위한 앨범(2) 24.09.04 10 0 8쪽
68 유지를 위한 앨범(1) 24.09.02 8 0 8쪽
67 민재의 살아남기(2) 24.08.30 10 0 7쪽
66 민재의 살아남기(1) 24.08.28 11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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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평범한 일상을 보내자(2) 24.08.23 12 0 7쪽
63 평범한 일상을 보내자(1) 24.08.21 14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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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사업 파트너(1) 24.08.16 16 0 9쪽
60 어서 오시게(3) 24.08.14 16 0 8쪽
59 어서 오시게(2) 24.08.12 13 0 9쪽
58 어서 오시게(1) 24.08.09 14 1 8쪽
57 자동차가 필요해(2) 24.08.07 18 1 8쪽
56 자동차가 필요해(1) 24.08.05 15 1 8쪽
55 은둔형 대학생활(2) 24.08.02 21 1 7쪽
» 은둔형 대학생활(1) 24.07.31 17 0 7쪽
53 저녁식사에 오는 손님들(4) 24.07.29 18 0 7쪽
52 저녁식사에 오는 손님들(3) 24.07.26 13 0 7쪽
51 저녁식사에 오는 손님들(2) 24.07.24 16 0 7쪽
50 저녁식사에 오는 손님들(1) 24.07.22 16 0 9쪽
49 진짜 마법처럼... 24.07.19 17 0 8쪽
48 저녁파티 준비(3) 24.07.17 15 0 7쪽
47 저녁파티 준비(2) 24.07.15 20 0 9쪽
46 저녁파티 준비(1) 24.07.12 19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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