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보이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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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나리
작품등록일 :
2024.04.29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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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15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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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파티 준비(2)

예전부터 글을 쓰고 싶었고 생각만 하다가 소재만 모아두고 잊혀 간 게 너무 많네요. 이번에 글을 끝까지 남겨놔서 이야기 풀이의 즐거움을 함께 누리고자 합니다.




DUMMY

이제 연락할 사람은 이제 다 한 것 같았다. 마트에서 얼른 장보고 준비하려면 서둘러야 했다. 고기도 굽고 밑반찬 준비하려면 나름 손도 많이 갈 듯싶었다.


“유지. 장보고 나서 식사 준비하는 거 도와줄래?”


“물론이지. 대신 조금씩 내가 먹을 수 있어. 괜찮아?”


“그거야 애교 수준이지. 먹는 것보다 더 많이 준비하면 되잖아!”


“오! 역시 우리 도진뿐이야!”


매번 성장기라서 부족하다는 유지의 성격을 알기에 평소보다 더 많이 준비할 필요가 있었다. 살짝 배달음식으로 대충 때울까 싶었지만 이미 사람들까지 초대한 이상 제대로 정성껏 준비할 필요가 있었다.


생각보다 마트 가는 길이 거리가 있었다. 날씨까지 더워서 그런지 조금만 걸어도 힘들었다. 가는 길 유지랑 같이 편의점에 잠깐 들려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입에 물었다.


잠깐 그늘에 쉬면서 평소에 유지에게 궁금했던 것을 물었다.


“유지는 왜 내 따라온 이유는 뭐야? 단지 먹기 위해 하산했다는 이유는 아닌 것 같고 말이지...”


나의 질문에 유지는 쉬지 않고 이야기를 하는데 깜짝 놀랐다, 나름 체계적이고 합당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오히려 내가 이 물음을 한 것이 내가 유지를 잘못 알고 있었던 게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로 민망하기도 했다.


“도진. 첫 번째는 네가 나의 원수의 손자이기 때문이지. 지금은 원한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니야. 단지 지금의 내 몸에 걸린 언령으로 금제를 푸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 같이 있는 거야. 참고로 난 너를 처음 곡산에서 본 게 아니야”


“유지를 처음 본 게 아니라면 그전에 봤다는 것인데... 도대체 언제? 난 기억도 안 나는걸?”


“후후후... 그건 비밀이지. 더 친해지면 알려주지”


“두 번째는 네가 생각보다 재미나서 그래. 아마도 네 할아버지도 너처럼 뭔가 사연도 있었을 것 같고 지금의 네가 할아버지처럼 다양한 일들이 벌어지는 것이 흥미로운 거지. 평범하지 않는 삶을 살고 있는 너로 난 가까이서 버라이어티로 즐길 수 있지”


즉. 내가 유지에게 흥미로운 장난감처럼 보고 있는 것이었다. 차마 부정할 수 없었다. 내가 봐도 특이하고 재미난 일들이 매일 일어나기 때문이었다. 오죽하면 사건사고가 일어나지 않기만을 바라면서 집 밖을 나가겠는가 말이다. 오늘 마트를 나가면서도 동네 주민과 인사하던 사람이 유명한 이희수 배우였다면 말 다 한 거였다.


“셋째는 도진 네게 맛있는 냄새가 나서 그래. 이건 정말 참을 수 없는 유혹의 냄새를 풍기고 있어. 그리고 맛을 어떨까 궁금증도 생기고 말이지. 어쩌면 네가 인지 못하는 사이 이 냄새 때문에 사람들과 꼬이는 것 같기도 해. 좋든 나쁘든 말이지. 그리고 내 경험상 이런 분류에 있는 사람 옆에 있으면 먹고 자는 걱정 안 해도 되더라!”


유지는 허리에 손을 올려 힘차게 웃는 게 그냥 기생충처럼 잘 빨아먹겠다는 표현처럼 느껴졌다.


“네네. 그렇게 하세요.”


“유지도 도진한테 궁금한 게 있어. 내가 이렇게 질척거리는 거 괜찮아?”


“오! 알고 있었구나! 괜찮아. 유지가 아무리 질척거려도 귀엽고 같이 있으면 평범하지 않는 세계관에 대해 설명 들을 수 있어서 배움이 될 때가 많아. 그리고 할아버지의 과거와 기억을 알 수 있고 말이지. 결정적인 건 내가 위험할 때 유지가 앞장서서 구해줬잖아. 고마워.”


나의 진심된 감사함을 표하자 유지는 붉은 홍조를 띠며 부끄러워했다.


그리고 할아버지가 유지에게 금제를 건 것을 내가 글쓰기를 덧씌우면 어떻게 될까 궁금하기도 했다. 다음에 유지와 진지하게 한번 이야기해 봐야겠다. 물론 인간을 해롭게 하는 방향이 아닌 유지의 성장성에 대해서 말이다.


유지와 쉬면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니 더욱 돈독해진 것 같았다.


어느덧 마트를 도착했다. 이름도 삼정 마트라고 되어있었다. 삼정 식구는 참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었구나 새삼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부유하고 권력과 자본을 가지고 있는 분들과 형 동생하고 있는 나 자신이 무섭기도 했다.


유지가 마트에 도착하자 리미터 풀린 듯 뛰어다니며 카트 안에 먹을 것을 쓸어 담고 있었다.


“이상한 거 사지 마. 우리가 먹을 수 있는 것만 사면 돼”


“도진은 아무것도 몰라. 우리... 아니 나 혼자만으로도 다 먹을 수 있어. 도진은 왜 이렇게 통이 작니? 이 정도면 하루 만에 다 먹을 수 있어. 이것도 부족하다는 생각인데...”


먹는 것으로 구박을 받다니 새삼 놀랍기도 했다. 카트 안에 군것질을 쓸어 담고 있는데 하루치 밖에 안 된다고 하니 유지를 먹여 살리려면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생각이 번뜩 났다.


“그래 더 담아. 유지하고 싶은 거 다 해!”


처음에는 사서 들고 갈 예정이었지만 많이 살 것 같아 배달로 해야 했다. 유지가 끌고 있는 카트에는 과자와 음료가 잔뜩 실리고 있었고 내가 밀고 있는 카트는 오늘 먹을 저녁식사로 채워지고 있었다.


초대한 인원도 많았고 고기도 다양한 부위에 따라 많이 구입해야 했다. 특히 유지와 약속한 마블링이 많은 소고기를 조금 샀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금액이 많이 나왔다. 지금껏 고기를 사면서 이렇게 비싸게 사는 것이 처음이기도 했는데 무서웠다. 양념도 여러 가지 사두고 드레싱할 과일과 야채도 제법 사니 점점 카트가 무거워졌다.


“유지. 이제 그만 사고 이제 계산하러 가!”


유지가 내 시야에서 보이지 않자 큰 목소리로 유지를 찾았다.


“응. 이제 갈게!”


목소리는 들렸는데 유지가 보이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 카트 안에 과자를 산처럼 쌓아 놓고 내 쪽으로 밀고 오는 그 무언가 존재가 보이는 것이었다. 작은 아이가 카트에 과자를 잔뜩 싣고 밀고 오는 모습이란 장관이었다. 모든 이들이 이 장면을 보고 있었고 살짝 모르쇠 할까 싶을 정도로 부끄럽기도 했다. 마트 점장이 얼른 다가와 도와주고 있었다.


난 제일 먼저... 생각나는 건 도대체 얼마가 나올까 궁금했다.


계산대에서 바코드 찍는 것조차 힘들었고 점장과 직원이 한 명 더 붙어서 정리를 도와주었다. 계산 모니터를 보고 있으니 금액이 상상하는 것보다 계속 올라가고 있어 불안하기도 했다. 계산할 때 혹시나 사장 형님이 주신 카드 가 일정 한도가 있어 막히거나 혹, 사장 형님이 돈 많이 썼다고 다시 뺏어가지 않을까 걱정 들기도 했다.


“삑- 삑- 손님. 총 이백 삼십만 이천 백원이 나왔습니다. 카드 결제하시겠습니까?”


금액이 백단 위가 넘어가자 깜짝 놀랐다. 난 눈이 동글한 눈동자를 하고 있었고 유지는 행복한 눈웃음을 짓고 있었다.


마트 점장은 과연 이 사람들이 계산을 어떻게 할 것인가 쳐다보고 있었다. 일반 손님치고는 많이 사기도 했고 금액도 높게 나왔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하고 있는 형색이 크게 지불할 수 없어 보이기도 했다. 혹시나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날까 봐 미리 안전요원을 부르기도 해놨었다.


난 손이 부들부들 떨면서 사장 형님이 주신 만능 카드를 내밀었다.


점장은 카드를 받으면서 놀랬다. 자신이 알고 있는 카드와 닮아있었다. 유사 카드라고 생각하면서 재차 확인했고 결제까지 들어가서야 확신이 생겼다. 잘못 본 게 아니었다. 삼정 VIP 카드임을 확신했다. 삼정의 오너 식구들만 쓴다고 교육할 때 귀에 피가 나도록 교육하던 카드였는데 실물을 보니 무서웠다. 아니 오려면 미리 연락을 주거나 격식을 갖추고 오시지 평범한 옷가지로 오면 어떻게 하자며 눈물을 삼켜야겠다. 제발 문제가 안 터지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갑자기 마트 점장의 친절함이 확 올라갔다. 그리고 배송지만 알려주면 금방 아니 지금 바로 보내드리겠다고 했다. 그리고 가는 길도 차를 부르겠다고 말하니 부담스러워 걸어가도 된 괜찮다고 했다.


“도진. 너 여기 너무 마음에 드는 거 있지? 다음에 다시 꼭 오자!”


“그래. 유지가 좋아한다면 가는 거지. 대신 과자는 조금만 먹을 수 있는 정도만 사는 거야”


“응. 그래”


마트 구경은 그 어떤 것보다 천국이었다며 만족하는 유지였다. 그리고 집에서 하루 종일 먹을 생각에 빨리 가자며 발을 동동 굴리며 재촉하고 있었다. 유지의 모습을 보면서 행복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가까이에 있는 거구나 생각이 들었다.


“저녁 파티가 기다린다. 어서 가자”




완결이 날 수 있도록 끈기 있게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월요일 시작이네요. 'ㅁ' 초복이니 건강식도 챙겨드시면서 다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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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어서 오시게(1) 24.08.09 14 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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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은둔형 대학생활(1) 24.07.31 16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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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저녁식사에 오는 손님들(3) 24.07.26 13 0 7쪽
51 저녁식사에 오는 손님들(2) 24.07.24 15 0 7쪽
50 저녁식사에 오는 손님들(1) 24.07.22 16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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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저녁파티 준비(3) 24.07.17 15 0 7쪽
» 저녁파티 준비(2) 24.07.15 20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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