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보이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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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나리
작품등록일 :
2024.04.29 22:56
최근연재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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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4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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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를 위한 앨범(2)

예전부터 글을 쓰고 싶었고 생각만 하다가 소재만 모아두고 잊혀 간 게 너무 많네요. 이번에 글을 끝까지 남겨놔서 이야기 풀이의 즐거움을 함께 누리고자 합니다.




DUMMY

햇살 아래 유지랑 도란도란 걸었다.


남들 보기에는 오빠와 여동생이 나란히 걷는 것처럼 보였다.


“매번 혼자 걷는 일이 많았어. 남들과 다른 삶을 살아서 그런지 같이 어울린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는데 이렇게 유지가 있어줘서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


뜬금 도진이 유지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자 기쁜 나머지 허리에 팔을 올리며 자랑스러워하는 유지였다.


“흐흐흐. 도진도 알고 있구나. 내가 얼마나 잘해주고 있는지 말이지. 항상 도진 옆에 있어주면서 심심하지 않게 해주고 있잖아! 그리고 나도 도진에게 항상 고마워. 지난 그 일 이후로 산에서 내려올 수 있었잖아. 고맙습니다.”


평소와 다르게 두 손 모아 인사하는 유지였다. 낯선 모습에 살짝 놀라긴 했지만 도진 또한 질 수 없었다.


“아냐. 그때 유지가 내 목숨도 살려주고 길도 안내해 줬잖아. 살짝 헤매긴 했어도 즐거운 추억이기도 해. 뭘 하든 유지가 짱짱 최고이지!”


“도진은 나를 위해 특별 요리사도 하고 있다고! 거기에 이제는 앨범 작업까지 도와주는데? 이런 사람 어디 있겠어?”


서로 누가 더 고마운지 서로 칭찬하며 서로 콧대를 높이며 이 상황을 즐기고 있었다. 역시 생각하는 게 비슷하니 칭찬을 하든 놀리든 무슨 이야기해도 재미있었다.


레이블 향해 걸어가고 있는데 문득 생각난 게 있어 유지에게 물었다.


“유지. 나 궁금한 게 있는데. 혹시 나이가 어떻게 돼? 아무리 생각해도 일반적인 나이를 먹은 게 아닌 것 같아서 그래... 한참 어린 내가 반말하는 것도 화나지 않아? 그리고 반대로 승철형에게는 아저씨라고 부르는 것도 이상하기도 해서 그래...”


“여자에게 나이를 물어보는 건 실례인 거 알지? 흥! 절대로 안 가르쳐 줄 거야. 그리고 인간의 기준으로 생각하면 안 돼. 서로가 살아온 삶이 다르니깐. 그리고 도진도 알고 있잖아. 난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말이지. 흔히 말하는 요괴, 신수 그런 것으로 불리니깐... 아니면 이종족이 정답일 수 있겠네. 그리고 승철 아저씨라고 불리는 건 그냥 내 맘이지 뭐”


뭔가 다른 이유가 있을 줄 알았는데 역시나 자기 마음 내키는 대로 말하는 유지였다. 분명 생각하는 건 깊은데 행동하는 건 왜 이렇게 가벼운지 신기했다. 아니면 인간의 가치관으로 바라봐서 이해 가지 않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우리가 이제 레이블 도착하는데 유지가 원하는 노래가 있어? 예로 락이든, 발라드든 앞서 불렀던 노래를 들어봤을 때 유지는 전부 잘 부르던데 말이지”


“음... 사실 나도 모르겠어. 그래서 승철 아저씨한테 물어보고 싶기도 해. 그래도 이왕 노래를 부른다면 도진이 가장 좋아하는 걸로 부르고 싶어”


“그래. 승철형이 그런 것은 잘 가이드 해줄 것이라 생각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유지가 이렇게 노래를 잘 불렀으면 너튜브 ‘나는 자연인이다’ 채널을 운영하는 게 아니라 음악방송을 했으면 더 성공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었다. 확실히 자연인 공주님으로 추앙받는 것보다 나아보긴 했다.


“이번 기회에 너튜브 음방채널 컨샙으로 바꾸는 것이 어떨까?”


“오!!!”


유지가 눈을 반짝이며 도진이 하는 말이 꽤 괜찮게 느껴진다고 이야기했다.


“유지가 처음 만든 자연인 채널도 아까우니깐 자연의 다양한 장소를 돌아다니며 음방채널하는 것도 괜찮아 보이는데? 산에도 가서 노래 부르기도 하고 들에도 가고 바다도 가고 말이지!”


“오!!! 왜 내가 그런 생각을 안 했지? 역시 도진은 똑똑해! 그런데 이것을 나 혼자 하기에는 힘들 것 같아. 좋은 아이디어를 낸 도진이 내 옆에 딱 붙어 매니저처럼 따라다니면 참 좋을 건데 말이지. 거기에 맛있는 것도 사주고 말이야!”


‘앗!!!’


유지한테 칭찬하고 좋은 이야기를 하다가 스스로 족쇄를 만든 느낌이었다.


은근슬쩍 빠지려고 말을 꺼내봤지만 그것도 못 해주냐며 이렇게 되면 유지 자기도 아주 비협조적으로 나갈 것이라 협박했다. 나이를 알 수 없는 꼬맹이 요괴한테 괜히 연애사 들켜서 지금은 횡포 당하는 인간이 되고 있다니 내 신세가 슬프고 또 슬펐다.


‘할아버지... 운명이라는 것은 이걸 말하는 것일까요?’


풀이 죽어있는 나의 모습에 유지는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도진. 아프니깐 청춘이다”


“아프면 병원 가야지. 뭐래. 흑흑...”


장난삼아 울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유지는 도진을 향해 말했다.


“도진. 뚝! 나를 도와주는 것에 무척 고마워. 그리고 전부 다 해달라는 것도 아니야. 물론 처음부터 끝까지 같이 했으면 좋겠지만 도진도 해야 할 일이 있잖아. 그치? 상황에 맞게 도와 주돼 대신 내가 꼭 가고자 하는 곳은 같이 갔으면 해. 그것이 도진에게 꼭 필요한 길이니깐... 방금 한 말 알아듣겠지?”


유지가 자세히 말하지 않지만 에둘러 이야기하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꼭 그렇게 하겠다고 고개를 끄덕거렸다.


유지와 이야기를 하다 보니 승철형이 계신 신나 레이블에 도착했다.


우리가 올 때쯤 이미 승철 형은 이미 버선발로 나와 우리를 맞이했다. 그리고 잘못 들었나 싶을 정도로 그의 입에는 무서운 말이 나왔다.


“우리 노. 예... 아니 내 동생 도진 왔어? 그리고 유리 깜찍하고 귀여운 유지도 안녕?”


“형. 잘 지내셨어요? 그리고 저 노예 아니에요.”


“응... 알아. 그런데 집에 가는 것은 이제 글렀다고 외쳐! 흐흐흐”


“정신 좀 차려요. 왜 그래요. 무섭게 말이죠.”


거기에 유지까지 나를 쳐다보는 눈빛이 예사롭지 않았다. 본능적으로 느껴졌다. 앞에서는 승철형이 지키고 있었고 얼른 뒤쪽 도망갈 길을 가려는 순간 유지가 이미 퇴로를 막고 있었다. 둘의 모습은 흡사 보물을 갈음하는 탐욕스러운 모습이었다.


내가 여기서 살아나갈 수 있을까 걱정이 들었다.


‘아... 이럴 때 왜 한서유 얼굴이 생각나는 걸까... 보고 싶다.’


“알았어요. 도망 안 갈 테니 그런 무서운 눈빛으로 봐주지 말아 주세요. 그리고 유지도!”


그제야 두 분의 무서운 눈빛이 거두어들이고 밝고 즐겁게 맞이해줬다. 정확히 이 둘이 즐겁고 신나할 뿐이었다. 얼른 도와주고 도망갈 기회를 노려야 싶었다.


우선 둘의 원하는 작업에 대해서 이야기 듣고 싶었다.


승철형은 최근 앨범 작업한 후였기에 욕심이 없을 줄 알았지만 음악적 영감을 얻고 싶어 했다. 아니 다음 곡을 빨리 선뵈고 싶은 마음이라고 이야기했다. 거기에 이상하게 도진만 보면 도전하고 싶은 자극이 된다고 말했다. 아마도 기억은 잊어도 몸은 기억하고 있어서 더욱 그럴 수 있을 것 같았다.


“형이 그만큼 가수로서 가진 열정이 커서 그런 것 같아요.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딱히 없어요. 이 모든 게 전부 형의 재능이니 자신감을 가지고요. 제 역할은 그 기대에 살짝 부추길 뿐이에요.”


“흐... 나도 알아! 그래도 혼자 끙끙대는 것보다 같이 있으니 힘이 나는 걸?”


승철형은 지난번처럼 글쓰기를 통해 도와줄 수 있었다. 대신 글쓰기할 때 조심스럽게 쓸 필요가 있었다. 지난번 승철형이 너무 심취해서 몇 날 며칠을 작곡에 매달린 것이 기억난 것이었다. 이번에는 과하지 않도록 신경 쓰기로 했다.


유지의 앨범 작업에 있어서는 승철형에게 부탁할 것이지만 과연 유지가 이것만으로 만족할까 싶었다. 혹시 유지가 원하는 바가 있을까 봐 머리 위 글자를 읽어봤는데 깜짝 놀랐다. 그리고 승철형도 머리 위를 보니 같은 글귀가 있어 회심에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승철 유지 콜라보]




완결이 날 수 있도록 끈기 있게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날씨가 많이 선선해졌어요. 감기 조심하세요.


(끝부분 살짝 수정했어요. 크게 변하지 않았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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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어서 오시게(1) 24.08.09 14 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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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자동차가 필요해(1) 24.08.05 15 1 8쪽
55 은둔형 대학생활(2) 24.08.02 21 1 7쪽
54 은둔형 대학생활(1) 24.07.31 16 0 7쪽
53 저녁식사에 오는 손님들(4) 24.07.29 18 0 7쪽
52 저녁식사에 오는 손님들(3) 24.07.26 13 0 7쪽
51 저녁식사에 오는 손님들(2) 24.07.24 16 0 7쪽
50 저녁식사에 오는 손님들(1) 24.07.22 16 0 9쪽
49 진짜 마법처럼... 24.07.19 17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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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저녁파티 준비(2) 24.07.15 20 0 9쪽
46 저녁파티 준비(1) 24.07.12 19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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