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보이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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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나리
작품등록일 :
2024.04.29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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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3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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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일상을 보내자(2)

예전부터 글을 쓰고 싶었고 생각만 하다가 소재만 모아두고 잊혀 간 게 너무 많네요. 이번에 글을 끝까지 남겨놔서 이야기 풀이의 즐거움을 함께 누리고자 합니다.




DUMMY

“도진. 아니 왜 식사 인원이 계속 늘어나는 거야? 내 먹을 것도 부족한데 말이지! 나 정말 화가 나!”


유지의 신경질적인 말에 웃으면서 유지 전용 특식을 꺼내들었다.


유지를 위해 아기자기한 고양이 그림으로 그려진 그릇 위에 고기를 듬뿍 올리고 수제 토마토소스로 예쁘게 뿌려놓았다. 눈으로 보는 즐거움과 입으로 먹는 행복한 맛이 가득 담아 보이게 준비해 놓은 것이었다.


“오! 도진. 믿고 있었어. 그런데... 양이 적어 보이는데? 어떡하지?”


“걱정하지 마시라. 짜짠~”


유지와 가은이가 열심히 놀 때 팔을 쉬지 않고 구운 결과로 한상 다리가 부러질 정도로 고기가 구워져 있었다. 노릇노릇 김이 올라오면서 육즙이 좔좔 흐르는 것이 보고만 있어도 행복해지는 장면이었다.


“역시. 도진은 완벽해. 이러니깐 내가 도진 옆에서 안 떨어지지. 가만히 있어도 먹을 게 생기지. 거기에 살면서 먹었던 그 어떤 음식보다 최고야!”


유지는 칭찬을 하면서 입속에 열심히 고기를 집어넣고 있었는데 그 많던 고기가 조금씩 사라지는 것을 보니 쉬지 않고 다시 구워야 할 듯싶었다. 유지와 마찬가지로 질세라 가은이도 열심히 고기를 주섬주섬 먹고 있는데 무척 귀여웠다. 가은이 입가에 묻은 소스를 티슈로 닦아주면서 천천히 먹으라고 말해주었는데, 이상하게 옆에 있던 한서유가 아쉬워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한서유도 고기를 한 점 한 점 먹고 있는데 아이들과 다르게 도도하면서 빠르고 신속하게 입속에 넣었고 있었다. 이를 눈치챈 유지도 손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다들 천천히 먹어요. 고기는 계속 굽고 있으니 말이죠.”


“아! 오빠. 미안해요. 오빠는 고기 굽느라 아예 먹지도 못하는데... 배가 고파서 그런지 정말 정신없이 먹게 되더군요.”


“난 괜찮으니 맛있게만 먹어줘요. 맛있게 먹고 있는 모습만 봐도 제가 배부르네요.”


한서유가 그제야 이성을 조금 잃고 먹는데 집중했다는 것을 깨닫자 조금 부끄러워하며 앞서 먹는 것보다 느리게 먹었다. 도진이 고기만 굽고 다들 먹기 바쁘다 보니 한서유는 이 상황이 미안해서 자신이 고기를 구울 테니 같이 식사하라고 말했었다.


하지만 유지의 절대 반대로 흐지부지되기도 했다. 속으로 무척 아쉬운 건 도진이었지만 말이다.


“도진이 구워야 이 맛이 나오지 다른 사람이 구우면 고기에게 실례인 거야. 그러니깐 다른 사람이 구우면 절대 안 돼!”


도진의 인권은 어디 갔는지 이미 타인의 설계대로 열심히 움직여줄 뿐이었다. 괜히 고기 구워준다고 이야기해서 스스로 함정에 빠지게 된 것이 이미 후회한들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다음에는 식사 준비하겠다는 말은 삼가야겠다는 굳은 다짐을 했다.


“다들 맛있게 먹었나요?”


식사한지 어느덧 다들 배가 불러서 그런지 먹는 속도가 차츰 느려지고 있었다. 이때다 싶어서 나 또한 고기 굽는 것을 멈출 수 있었다. 그리고 소화도 식힐 겸 냉동고에 보관되어 있던 아이스크림을 꺼내 입속에 넣어줬다.


“와... 최고얌!”


이렇게 먹어보는 것이 처음인 가은이에게는 신세계였다. 눈은 반짝반짝하며 입은 행복함에 푹 빠져있었다. 차후에 있었던 일이지만 가은이는 집에서 한동안 밥투정했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아이스크림까지 다 먹자 다들 배가 불러서 그런지 눈이 조금씩 감겨오기 시작했다. 특히 유지와 가은이는 식탁 위에 머리를 박은 체 잠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게 쉬지 않고 집 안을 뛰어놀더니 제대로 방전이 된 것이었다.


그리고 때마침 이희수 어르신이 들어왔다. 그러고는 도진에게 고생 많았다며 어깨를 토닥여주었다.


“도진군 고맙습니다. 가은이가 저래 봬도 식성도 좋고 체력까지 좋다 보니 돌보는데 간혹 부담스러울 때가 많았습니다. 오늘이라도 이렇게 몸소 도움을 주시다니 이래서 이웃사촌이 좋은 거군요.”


어르신은 오래간만에 편안한 시간이 되었다며 고맙다고 인사를 했다. 그리고 가은이를 어부바 하며 기분 좋은 마음으로 가셨다. 가은이 보내느라 유지를 챙기지 못했는데, 유지 또한 배를 튕기며 이미 바닥에 대자로 뻗어있었다.


“유지. 자기 전에 우리 양치하러 가야지!”


“으헤헹... 나 잘 거야!”


불러도 계속 헛소리만 하고 있는 유지를 억지로 화장실로 데려가 양치를 시키고 침대에 눕혔다. 그러곤 얼마 가지 않아 고로롱~ 코 고는 소리가 들려왔다. 은근히 박자를 맞추며 코 고는 것이 웃기기도 했다. 이때를 놓치지 않고 휴대폰 카메라 녹화를 해뒀다. 깨어나면 놀리는 재미가 있을 것 같았다.


녹화하면서 유지 얼굴을 보고 있는데 자는 것도 무척 귀여웠다. 매일매일 말도 안 듣고 말썽 피우던 유지였지만 이렇게 천사처럼 자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피곤함이 싹 날아가는 것 같았다.


“앗. 위험한 생각을...!”


아이가 있는 유부남 말 하는 것과 같아서 소름 돋을 뻔했다. 가만히만 있으면 귀여운 아이인데... 말이지. 그렇다고 내용물은 속을 알 수 없는 요물이지만 말이다. 유지가 깊게 잠든 것을 보고 부엌으로 향했다.


한서유가 저녁 식사한 자리를 정리하고 있었다. 유지를 재우고 나온 나와 한서유가 눈이 마주쳤다.


‘이렇게 둘이 있는 적이 있었던가?’


순간 고개를 서로 돌려버렸다. 정적이자 갑작스레 어색함이 몰려왔다. 부끄럽기도 했고 두근거리는 심장 때문에 정신을 못 차렸다.


이 어색함을 없애고자 냉장고 문을 열어 맥주 캔을 꺼내들었다.


“가볍게 한 잔 어때요?”


한서유도 고개를 끄덕이며 맥주 받아 캔을 땄다. 캔에 거품이 오르자 얼른 입에 댔다. 바닥에 흐르지 않게 마시는 한서유는 예쁘고 눈이 부셨다. 한편의 광고 모델처럼 눈앞에 있는 것이 비현실적으로 보였다.


잠깐 정신이 나갔을까? 한서유 입가에 맥주 거품이 묻어있었는데 가은이 한 것처럼 자연스럽게 닦아 주었다. 찰나의 정적이 흘렀고 본인이 해두고도 깜짝 놀랐다.


“아!!! 미안해. 내가 서유에게 실례를 했네”


“오빠. 아.. 아니에요. 제가 더 고맙죠.”


다시 쑥스러움이 가득했다. 두근거리는 가슴을 부여잡고 진정시키려 했다. 이러면 안 되는 것을 알면서도 마음은 깊어져 갔다. 그리고 잠깐 머리 좀 식히려 테라스 창문을 열었다. 선선한 바람이 얼굴을 스쳐 지나가니 조금 진정되고 있었다. 밤하늘에는 반짝이는 별과 환하게 비치는 달이 보였다.


“참... 밝고 예쁘네”


“오빠. 그 말 저한테 이야기한 거 맞죠?”


어느새 뒤따라온 한서유가 내가 한 말을 듣고 대답한 것이었다.


“엇? 음. 아냐.”


“네??? 정말요?”


“달보다 한서유 네가 더 예뻐”


술에 취해서 그런 걸까? 아니면 한서유에 반한 나 자신이 아무 말 다 나오고 있었다. 생각하고 말해야 하는데 이미 나온 말 주울 수도 없었고 부끄러움은 내 몫이었다. 한서유는 내가 한 말에 한참 웃으면 말했다.


“참 예쁘죠. 달 말고 제가 말이죠.”


그리고 말없이 둘의 손을 포개 같이 달을 보았다. 참 예쁘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완결이 날 수 있도록 끈기 있게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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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유지를 위한 앨범(3) 24.09.06 8 0 8쪽
69 유지를 위한 앨범(2) 24.09.04 10 0 8쪽
68 유지를 위한 앨범(1) 24.09.02 8 0 8쪽
67 민재의 살아남기(2) 24.08.30 10 0 7쪽
66 민재의 살아남기(1) 24.08.28 11 0 7쪽
65 평범한 일상을 보내자(3) 24.08.26 14 0 8쪽
» 평범한 일상을 보내자(2) 24.08.23 13 0 7쪽
63 평범한 일상을 보내자(1) 24.08.21 14 0 7쪽
62 사업 파트너(2) 24.08.19 16 0 9쪽
61 사업 파트너(1) 24.08.16 16 0 9쪽
60 어서 오시게(3) 24.08.14 16 0 8쪽
59 어서 오시게(2) 24.08.12 13 0 9쪽
58 어서 오시게(1) 24.08.09 14 1 8쪽
57 자동차가 필요해(2) 24.08.07 18 1 8쪽
56 자동차가 필요해(1) 24.08.05 15 1 8쪽
55 은둔형 대학생활(2) 24.08.02 21 1 7쪽
54 은둔형 대학생활(1) 24.07.31 17 0 7쪽
53 저녁식사에 오는 손님들(4) 24.07.29 18 0 7쪽
52 저녁식사에 오는 손님들(3) 24.07.26 13 0 7쪽
51 저녁식사에 오는 손님들(2) 24.07.24 16 0 7쪽
50 저녁식사에 오는 손님들(1) 24.07.22 16 0 9쪽
49 진짜 마법처럼... 24.07.19 17 0 8쪽
48 저녁파티 준비(3) 24.07.17 15 0 7쪽
47 저녁파티 준비(2) 24.07.15 20 0 9쪽
46 저녁파티 준비(1) 24.07.12 19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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