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보이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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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나리
작품등록일 :
2024.04.29 22:56
최근연재일 :
2024.09.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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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9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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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어서 오시게(1)

예전부터 글을 쓰고 싶었고 생각만 하다가 소재만 모아두고 잊혀 간 게 너무 많네요. 이번에 글을 끝까지 남겨놔서 이야기 풀이의 즐거움을 함께 누리고자 합니다.




DUMMY

당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는 박미나를 뒤로하고 자리를 옮겼다.


“그런데 누님이 어쩐 일로요? 같이 간다고 하세요? 그리고 어떻게 아신 거예요?”


박목이 경비원과 동행하는 것으로 충분했는데 어째 인원이 더 늘어나게 된 것이다. 그리고 내 물음에 눈 깜짝 안 하고 유지를 쳐다봤다.


“도진. 사실... 내가 알려줬어”


역시나 적은 내부에 있었다. 하루 멀리 있었는데 이사님과 유지가 이렇게 친해질 줄 몰랐었다. 아니면 유지는 어디를 줄 서야 할지 정확히 알고 있는 게 아닐까 싶었다.


“난 괜찮아. 유지가 말 안 해도 어쩌면 경비원님 통해 벌써 보고 갔을 거야. 그렇죠?”


“네. 김도진님 맞습니다.”


“그래도 난 이유가 있어. 방금 먹었던 아이스크림 신상도 직접 만들어줬단 말이야. 오직 나를 위해 신 메뉴였어! 그리고 새로운 도진 정보를 알려주면 신상 메뉴 추가시켜주겠다고 약속도 했어”


어마어마한 약속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것이 역시나 유지다웠다. 그리고 유지가 하는 말에 당연하다시피 고개를 끄덕이는 누님마저 당당했다. 이래서 서로 죽이 잘 맞아떨어지는 게 좋은 현상 같기도 했다. 혹시나 여치 않으면 유지를 누님께 계속 맡기는 것도 고려해 봐야겠다.


“도진. 표정이 살짝 음흉한 계략을 꾸미는 얼굴이었어! 혹시 날 떨어트릴 생각한 건 아니지? 그런 생각 해도 난 떨어지지 않을 거야. 도진은 평생 죽을 때까지 나만 봐야 할 거야”


“히익!!”


은근슬쩍 감도 좋아서 다른 생각을 하는 게 쉽지 않았다. 유지가 인간이 아니라서 그런지 확실히 통찰감은 뛰어났다. 괜한 말을 했다가 나보다 센 유지가 주먹을 휘두를 것 같아 절대 아니라고 부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진짜 나 죽을 때까지 붙어 있을 거야? 레알? 사실이야?”


“응. 당연하지. 도진은 그렇게 생각 안 했어? 그것참 실망인걸?”


도진과 유지와 티격태격한 모습을 보던 이성아 누님과 박목이 경비원은 한참 웃었다. 어떻게 그렇게 재미나게 이야기하고 놀 수 있는 동물농장에 나갈 게 아니라 개그 방송에 출연하는 것이 어떤지 제의하기도 했다.


“동생. 그런데 로비에 있던 연습생과 아는 사이인 거야?”


“아! 대학교 친구라 하기도... 아는 사람이라 하기도 그렇고 그런 관계이기도 해요. 독특한 성격을 가지고 있어서 기억하고 있었는데 여기서 우연치 않게 보게 되더군요. 그런데 자기만의 세계를 가지고 있어서 어떤 때는 대화가 안 통할 때가 있어요. 이상한 행동을 할 때가 있지만 심성은 착한 애이긴 해요.”


“그렇구나. 뭔가 특별한 사이거나 그런 건 아니지?”


“아네요. 절대로. 네버!”


누님은 전화기를 꺼내 어딘가 전화를 하고 있었다. 살짝 통화 내용을 들어보니 연습생 기강과 인성교육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잘 알지는 모르지만 박미나 고생 좀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조금 지체되긴 했는데 이제 가도 될까요?”


처음에는 박목이 경비원의 차로 단출하게 가려고 했는데 이성아 누님이 함께하면서 회사 큰 차로 다 같이 가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동생이 중고차를 산다고 했지?”


“네”


“그냥 회사에서 지원해 주는 차를 타고 다녀도 되는 데 굳이 힘들게 그래?”


“제가 덥석 받는 것도 몰상식한 행동 같기도 하고요. 제가 부담주기 싫어서 그래요. 그리고 행동의 이동 반경이 점점 커지고 있어 차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사실 이번에 강원도 다녀왔던 것도 무척 힘들었어요. 분명 강원도가 끝이 아니라 전국 방방 돌아다닐 것만 같기도 해서요.”


이성아는 도진을 가까이 두게 하고 싶어 지낼 수 있는 곳까지 마련해 줬지만 생각과 다르게 점점 자신의 울타리에서 벗어나고자 하고 있었다. 아니면 울타리에 처음부터 없었던 지도 모른다.


“동생. 아니면 내가 안 타고 있는 차들이 있는데 내가 쓰도록 해. 이렇게 멀리까지 나가서 고생하지 말고...”


“아니에요. 분명 누님이 가지고 있는 차들은 어지간한 이름 있는 스포츠카 아니에요? 전 그런 거 줘도 못 타요. 분명 사고 나요. 전 그냥 초보자들이 끌고 다니다가 어디 부딪혀도 상관없는 작은 경차 한 대면 충분해요.”


“으휴... 누님이 준다고 할 때 덥석 물지. 나중에 달라고 해도 안 준다?”


“괜찮아요.”


유지는 누님의 이야기를 듣고 도진은 안 줘도 되지만 자기한테는 달라고 떼쓰기 시작했다. 자기는 충분히 스포츠가 몰 수 있다고 하는데 유지를 아무리 귀여워하는 이성아 누님마저 그것만큼은 위험하고 안 된다고 손사래 쳤다.


시무룩한 유지를 달래면서 가다 보니 인천에 자동차 거래 장소로 도달했다.


“혹시나 모르니 누님과 유지는 차 안에서 나오지 마시고 박목이 경비원님과 둘만 갔다 올게요.”


“동생. 위험해지면 꼭 말해. 언제든지 도와줄 준비되어 있으니 말이지”


“도진. 나 알지? 여기서 제일 센 거 말이지? 아차 싶으면 내가 나설 거야. 그러니 어디 가서 나 말고 맞고 다니거나 하면 화낼 거야!”


유지가 하는 말을 장난처럼 듣는 누님과 경비원이었지만 내게는 제일 든든하고 고마운 말이었다.


박목이 경비원의 말처럼 도저히 자동차 거래 장소로 하기에 을씨년스러웠다. 과연 거래장소가 맞을까 걱정마저 들었다. 앞서 연락처로 전화를 하니 나보다 덩치가 두 배나 커 보이는 딜러가 건물 안에서 나오고 있었다.


“자네가 중고차 보러 온 거야?”


“네. 맞아요. 앞서 연락도 드렸고요. 괜찮은 경차가 있다고 멀리서 여기까지 왔어요.”


딜러라고 해야 할까? 자신이 깡패라고 말해도 사실일 듯싶을 팔과 다리에는 온갖 용 문신이 그려져 있었고 표정마저 험악해 보였다. 혹시나 해서 박목이 경비원이 내 옆에 같이 있어줘서 그나마 안 떨면서 대화를 해 나갈 수 있었다.


“에헤. 그 차 네가 오기 전에 팔려 부렸어!”


“네? 분명 전화할 때까지만 해도 있다고 하셨잖아요.”


“그래. 전화 끊고 얼마 안 가 팔렸다니깐. 어쩔래?”


분위가 박목이 경비원이 했던 말과 비슷했다. 눈빛으로 여기서 빠져야 한다는 신호를 보내주셨다. 내가 가려고 하는 모습을 보여주자 딜러가 험악한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


“에헤! 여기까지 불러놓고 그냥 가려고? 소개하는 몸값이라도 지불해야지! 아니면 다른 차도 있는데 한번 보겠는 가?”


말하는 것과 행동이 더욱 험악한 상황이 이뤄지자 박목이 경비원께서 나를 뒤로 물리고 이야기했다.


“거참. 거기까지 합시다. 다 알고 왔고 좋은 물건이 있을까 왔지만 처음부터 없는 거 가지고 불상사를 만들지 맙시다.”


“에? 당신은 이 녀석 보호자라도 되는 겨? 둘을 상대하니 소개비도 두 배로 받아야겠네?”


알 수 없는 계산법으로 무지성 협박을 하고 있는 딜러였다. 처음부터 경비원 말을 들을 걸 참 순진했던 것 같았다. 지금까지 이상한 종족과 사람들을 만나왔지만 다들 착하고 순수해서 나도 그런 환경에 물들고 있었지 않았나 싶었다.


“서로 피차 힘들게 하지 말고 갈 길 가도록 합시다.”


“느그들이 여기 들어올 때는 마음대로였겠지만 나갈 때는 아니란다.”


아... 분명히 불상사가 일어날 게 보이는 대사였다.




완결이 날 수 있도록 끈기 있게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ㅁ' 누구신지 모르겠지만 하루 만에 1화부터 쭉 다 보신 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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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서 오시게(1) 24.08.09 14 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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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은둔형 대학생활(2) 24.08.02 21 1 7쪽
54 은둔형 대학생활(1) 24.07.31 16 0 7쪽
53 저녁식사에 오는 손님들(4) 24.07.29 17 0 7쪽
52 저녁식사에 오는 손님들(3) 24.07.26 13 0 7쪽
51 저녁식사에 오는 손님들(2) 24.07.24 15 0 7쪽
50 저녁식사에 오는 손님들(1) 24.07.22 16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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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저녁파티 준비(2) 24.07.15 19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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