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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나리
작품등록일 :
2024.04.29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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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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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2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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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식사에 오는 손님들(1)

예전부터 글을 쓰고 싶었고 생각만 하다가 소재만 모아두고 잊혀 간 게 너무 많네요. 이번에 글을 끝까지 남겨놔서 이야기 풀이의 즐거움을 함께 누리고자 합니다.




DUMMY

“요리사라니...”


서유와 승철은 침묵과 허무함이 지나가고 있었다. 제대로 된 이야기를 들을 줄 알았으나 정말 엉뚱한 답이 나온 것이다. 그렇다고 유지의 말이 거짓이 아니기도 해서 할 말이 없었다. 도진은 지금도 열심히 저녁식사 준비하고 있는데 요리사가 아니라면 말도 안 되긴 했다.


“푸하하하!”


“정말 유지 덕분에 많이 웃었어요. 우리가 너무 진지하게 생각한 것 같아요. 세상에 마법이 어디 있어요? 있다면 이런 데 있지 않고 호구와트에 있겠죠.”


“그러니깐. 서유 말대로 농담을 진담으로 받아들여서 우리가 정말 엉뚱한 생각을 했네. 세상에 마법사라니... 그런데 진짜 도진이가 마법사였으면 좋겠어. 힘든 일이 있으면 다 내팽개치고 도진한테 찾아갈 텐데 말이지. 그리고 만능 또라에몽처럼 이것저것 해결해달라고 부탁하면 편할 것 같고... 특히 난 음반 작업하는 데 영감을 얻게 좋은 아이템을 꺼내 줘. 아니면 마법을 부려줘! 괜찮을 것 같아”


“저는요. 대본도 달달 외우는 것도 쉽지가 않고요. 감정 이입하는 건 정말 어렵거든요. 이런 것도 짠하면 머릿속에 쏙 하고 들어갔으면 좋겠어요. 그만큼 남은 시간을 활용할 수 있잖아요. 평소에 얼굴 보기 힘든 사람들도 만나고 밥도 먹고 놀기도 하고 말이죠. 하와와~”


서유와 승철의 동상이몽 하는 사이 그들의 식탁 위 요리는 전부 유지 입속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흐뭇하게 둘을 바라보면서 행복하게 배를 채워가는 유지였다.


“좋아. 계속 이렇게 가자고!”


얼추 고기가 구워질 때쯤 도어벨 울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번에는 귀를 기울이던 유지가 누가 왔는지 정확하게 알고 문을 열어줬다.


“어서 와! 영감”


앗. 이희수님이 자기소개할 때 스스로 영감을 말했던 말을 서슴없이 꺼내는 유지였다. 이런 상황을 혼을 내야 할지 아니면 어린이의 서슴없는 장난으로 받아들여야 할지 고민할 차에 이희수 어르신이 말을 했다.


“유지도 안녕하신가?”


“오. 우리 동네 깐부 영감 여기까지 오니라 힘들었지?”


유지의 서슴없이 반말과 장난이 우려스러웠지만 이희수 어르신은 이런 상황을 자연스럽게 어울려 줬다.


“깐부는 빈손으로 오지 않지. 자 받게나. 이건 유지에게 주는 선물이고 또 다른 건 도진에게 주는 선물이지”


이희수 어르신은 유지를 위해 특별한 쿠키를 집에서 만들어 왔다고 했다. 쿠키 상자 뚜껑을 열자 고소함이 코끝을 자극시켰다.


유지는 쿠키 향기 맡자마자 사정없이 달려들어 입속에 털어 넣기 시작했다. 나도 질세라 쿠키를 몇 개 먹어보기는 했지만 쿠키의 흔적도 없이 없어졌다고 무방했다. 분명 받을 때는 먹기 미안해질 예술 작품처럼 보였지만 이제는 빈 통만 나뒹굴고 있었다.


나에게 준 선물은 수박이었다.


아마도 저녁 식사 후 다 같이 나눠먹을 수 있는 것을 생각하고 가지고 온 것이 분명했다.


“이희수 어르신 감사합니다.”


“뭘 그런 거 가지고... 시간이 남아서 만들어 온 거지 뭐. 그러고 보니 식사에 초대된 분들이 더 있다고 하던데 익숙한 얼굴입니다.”


이희수 어르신이 온다는 것을 듣지 못한 서유와 승철은 바짝 긴장하며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십니까. 선배님!”


“이런 사석에서까지 격식을 안 따져도 됩니다. 여기 유지처럼 영감이라고 부르세요.”


“아니. 하늘 같은 선배님을 어떻게 그럴 수 있겠습니까? 한번 선배님은 영원한 선배입니다.”


하승철은 가수 활동으로 간혹 방송국에서 얼굴 정도 보는 사이였다면 한서유 같은 경우 아주 식은땀 흘릴 정도였다. 동공 진지해져 어떻게 해야 할지 안절부절못하고 있었고 까딱 실수하면 영원히 방송국에서 정확히 배우로써 생명이 끝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이런 일이 있으면 진즉 알려 주지라는 매서운 눈빛으로 도진을 욕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아까도 말했듯이 다들 긴장 푸시고 저는 동네 깐부로 식사 초대된 것뿐입니다. 여러분도 저와 같은 상황이지 않겠습니까? 편하게 저를 대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유지랑 이희수 어르신과 과자 맛에 대해 열심히 토론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서유와 승철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어떻게 된 일이냐며 도진에게 물었다.


“아... 저녁식사 준비하러 마트 나가면서 만났어요. 그리고 적절해 보이시기에 식사에 초대한 거죠. 이 상황이 이상한가요?”


“음... 이상하지 않긴 한데 평범하지는 않지. 정말 길 가다가 누구를 만나고 그런 건데... 생각해 보니 나 또한 도진이도 만난 게 길 가다가 카페에서 만났지... 엇?!!!”


수상한 눈빛으로 쳐다보는 승철의 눈빛을 피해 난 서유에게 이야기했다.


“이희수 어르신이 여기 동네에 살고 있었어. 같은 동네 주민이기도 하고 서유랑 알게 지내면 좋지 않을까 싶어서 식사에 초대한 거야? 오히려 부담스러웠어?”


“아니에요. 오빠. 정말 연기의 아버지인 이희수 어르신을 직접 보게 되어 정말 영광인걸요. 처음에는 당황스러웠지만 이건 기회나 마찬가지인걸요. 일대일 과외와 같은 거예요. 후후후... 이번 식사로 더욱 친해지는 계기가 되어야겠어요.”


이희수 어른신과 유지, 서유, 승철이 인사와 서로 안부를 물으면서 분위기가 화기애애 졌다. 나는 미리 만들어 놓은 산뜻한 감자 수프를 각자 접시 담아주니 맛있다며 칭찬이 일색이었다. 차마 유지가 감자를 박살 낸 것으로 만들었다고 말을 꺼낼 수 없었다.


“허허... 이렇게 잘 만든 수프는 오랜만에 먹어 보는 것 같습니다. 도진 청년은 아직 결혼은 안 했지요? 참... 색시가 되는 분은 좋겠습니다. 이런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은 행복이자 사랑이지 않겠습니까?”


요리의 품평을 하는 이희수 어르신의 말에 서유는 얼굴을 빨개졌다. 물론 내 얼굴도 화끈 달아오르지 얼른 부엌으로 몸을 옮겼다. 이 상황을 눈치 챈 이희수 어르신이 있었고 이를 인정하듯 고개를 끄덕이는 승철의 암묵적인 메시지에 재미난 것을 발견한 듯 웃고 있었다. 그리고 이 상황을 인정 못하는 유지도 있었다.


“안 돼! 내 눈에 흙이 들어간다고 해도 못 줘. 안 줘, 돌아가!”


유지와 서유를 보면서 한참을 웃는 희수와 승철이었다. 사례가 걸린 듯 키킥 웃으면서 수프를 먹고 있는 도중 도어벨이 울렸다.


“도진. 이번에는 누가 와? 미리 이야기해 주면 좋지 않을까?”


“이번에는 오라클 이성아 이사님일겁니다.”


문을 열어주니 이사님이 꽃다발을 사가지고 와 도진에게 넘겼다.


“동생은 무드를 잘 모를 것 같아 이 누님이 센스 있게 가지고 왔지. 그리고 여기 구석에 내가 화병이 있는 걸로 알거든... 여기에 꽃을 꽂아두면 완벽해지지”


“고마워요. 저녁식사 장소가 더욱 화려해졌어요. 뭔가 부족하다고 느껴졌었는데 누님밖에 없네요. 감사합니다. 여기 자리에 앉으세요. 이제 메인 요리가 준비다 되었거든요. 그리고 여기 이희수 어른신도 저녁식사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뜬금없이 이희수 배우께서 식사 장소에 있으니 깜짝 놀라는 이성아였다. 분명 은퇴하고 조용한 곳에 산다고 했는데 여기 있을 줄 몰랐던 것이었다. 오라클 회사에서는 은퇴한 이희수 배우를 신입 배우 양성을 위한 고문으로 스카우트 꼭 필요하다며 제고하던 1순위 인물이었다. 하지만 어디로 갔는지 연락은 물론이며 아무런 단서조차 없었다. 그런 회의적인 인물이었는데 이렇게 식탁에서 동네 어르신이 밥 먹을 차림으로 온 것이 믿기지 않았다.


“저...저... 저는 오라클 이성아 이사입니다. 이희수 배우님을 만나 뵈어 반갑습니다.”


“앞서 후배들에게도 이야기했듯이 이제 저는 단순히 영감일 뿐입니다. 그러니 너무 경직해하지 마시고 지금 이 시간만큼은 저녁 식사하는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은 어떨까요?”


“네...”


이제 다 모인 것 같으니 고기를 굽기 시작했다. 처음 비워진 샐러드를 다시 채워 식탁 가운데 올려두고 감자 수프를 이성아 누님 자리에 올려줬다. 고기가 구워지면서 부위 설명과 직접 만든 맛있는 소스 찍어 먹을 수 있게 했다. 다들 어떻게 이렇게 고기를 잘 굽느냐며 칭찬이 일색이었다.


사실 이렇게 요리를 잘하는 것이 아니었다. 솔직히 일반인 보다 못할 정도였다. 이 상황을 타계하려고 내 스스로 글을 한번 써봤다. 남들을 써주며 효능을 입증하고 이번에는 자신에게 써본 것이었다.


‘요리를 잘하는 도진이 되어라’


글쓰기의 효능이 확실했다. 솔직히 그 결과가 무서울 정도였다. 그러니 서유와 승철이 이렇게 집착하며 달려드는 이유가 있었던 것이었다. 완벽한 요리 솜씨로 다들 풍성한 맛에 헤어 나오지 못할 정도였다.


“미미(美味)”




완결이 날 수 있도록 끈기 있게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은근히 식사하는 씬이 길어지고 있습니다. 인물이 많아지니 시간이 더 걸리네요. ;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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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어서 오시게(3) 24.08.14 15 0 8쪽
59 어서 오시게(2) 24.08.12 12 0 9쪽
58 어서 오시게(1) 24.08.09 13 1 8쪽
57 자동차가 필요해(2) 24.08.07 17 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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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은둔형 대학생활(2) 24.08.02 21 1 7쪽
54 은둔형 대학생활(1) 24.07.31 16 0 7쪽
53 저녁식사에 오는 손님들(4) 24.07.29 17 0 7쪽
52 저녁식사에 오는 손님들(3) 24.07.26 13 0 7쪽
51 저녁식사에 오는 손님들(2) 24.07.24 15 0 7쪽
» 저녁식사에 오는 손님들(1) 24.07.22 16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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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저녁파티 준비(2) 24.07.15 19 0 9쪽
46 저녁파티 준비(1) 24.07.12 19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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