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보이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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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나리
작품등록일 :
2024.04.29 22:56
최근연재일 :
2024.09.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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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6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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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일상을 보내자(3)

예전부터 글을 쓰고 싶었고 생각만 하다가 소재만 모아두고 잊혀 간 게 너무 많네요. 이번에 글을 끝까지 남겨놔서 이야기 풀이의 즐거움을 함께 누리고자 합니다.




DUMMY

달에 비친 서유는 정말 한 폭의 그림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서로 말은 없었지만 손가락 장난을 하면서 두 손을 꽉 잡으면서 마음을 알 수 있었다. 전에는 마음을 숨기기 바빴다면 이제는 드러낼 수 있는 것에 안도와 행복을 느낄 수 있었다.


“정말 예뻐...”


“하하하. 오빠는 이런 이야기를 꺼내지도 않았는데 직접 들으니 정말 좋네요. 전에는 정말 벽을 두고 말하는 줄 알았어요.”


“그야 어쩔 수 없지. 서유한테 말과 행동을 잘못하면 내 목숨이 왔다 갔다 했는걸. 사실 지금도 무섭기도 해. 지금에도 들키는 순간 한국에서 매장당할 수 있지. 아마도 난 사회적으로 얼굴을 들 수 없을지도...”


“에헤... 농담도 지나치시라”


“농담 아냐! 전 국민 남녀노소 어린아이들까지 손가락질을 당해봤어야 알지... 그런데 그런 용기도 없으면서 서유한테 마음 가진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지. 지금은 달라짐을 느낄 수 있어”


서로 놓인 상황을 알고 있었기에 그렇기에 지금껏 조심했어야 했는지도 몰랐다. 그런데 벽을 쉽게 허물어진 것을 보니 지금까지 이렇게 한 게 무슨 소용이었나 싶었다. 그저 사회적인 시선보다는 서로 간 생각해 주고 바라봐 주는 것만 해도 기쁘고 행복임을 이제야 깨달은 것이었다.


“오빠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남자예요.”


“서유 말이 맞아. 틀린 게 하나도 없어. 내가 받은 행복 서유한테도 무한히 나눠줄게”


“와. 오빠 예전에도 말을 잘한다고 느꼈지만 선수인데요?”


“아냐. 오해하지 마!”


“오빠. 농담이에요.”


장난스러우면서 서로 간 분위기에 취해서 그럴까 아니면 달 밝은 환경 때문인지 서유 입술이 도드라졌다. 그러고는 잠깐의 적막과 눈을 감고 있는 한서유를 볼 수 있었다. 난 입술을 향해 다가서는 가운데 유지 목소리가 들려왔다.


“목말라! 물 어디 있어!!!”


행복한 분위가 확 깨면서 찬물처럼 식어버렸다. 얼마 되지 않아 유지는 물을 마시러 부엌으로 왔다.


“호오... 둘이 이상한데? 뭐야?”


‘쿨럭’


괜히 도둑이 제 발 저리는 것처럼 폭포수처럼 땀이 흐르고 있었다. 특히 다른 사람은 몰라도 유지한테 걸리면 어떤 행동을 할지 예측도 못할 인물이기 때문이었다.


“흐음. 도진도 지금까지 안 잤고 그리고 흐음 옆집 식탐이도 아직 안 갔네... 늦은 시간까지 이상하네!”


“달이 밝아서 구경 좀 하느라고 시간 가는 줄 몰랐네”


“흐음... 오늘은 피곤해서 봐준다. 도진도 일찍 이제 자라고! 혹시 몰라? 성장판이 아직 있어서 키가 더 클 수 있을지!”


이상한 말만 하고 가버리는 유지였다. 서로 한숨을 푹 쉬면서 한서유는 유지는 자기를 너무 싫어하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꼭 시어머니 같은 그런 눈빛이라고 해야 할까? 꼭 자기 아들을 꼭꼭 숨겨놓고 자기만 보려는 탐욕스러운 모습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서유의 말에 웃음이 터지고야 말았다. 그러고 보니 서유가 이야기한 게 정확하기도 했다. 인간이 아닌 존재이기도 했고 소유하고자 하는 집착이 장난이 아니니 말이다.


“도진 오빠. 저도 이제 갈게요.”


한서유도 이제 늦었으니 돌아가겠다고 했다. 멀리 갈 필요 없었고 집 앞까지 나가줬다. 그리고 손을 흔들면서 잘 자라고 이야기했다.


“오빠도 잘 자요. 그럼 다음에 봐요. 안녕~”


한서유는 인사하고 집에 들어가려다가 멈칫 섰다. 그러고는 도진에게 달려와 얼른 볼에 뽀뽀하고 다시 들어갔다. 너무 한순간에 일어난 일이라 먼일이 일어난 건지 알 수 없었다. 그리고 머릿속이 하얗게 타올라 오늘 잠자는 건 글렀다.


정말 날밤을 샜다. 어제 있었던 일이 꿈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촉촉하게 뭍은 한서유 뽀뽀 자국에 이것이 사실이구나. 깨달으면서 히히거렸다. 아침 인사로 한서유에게 바나나톡 보냈다. 금세 읽고 답장이 왔다.


[오빠. 저 잠이 안 와서 밤을 새웠어요. 오늘 어쩌죠?]


한서유처럼 두근거려 잠이 오지 않았다고 이야기했다. 평범한 대화일 수 있지만 어제 알고 지내던 사람과 오늘이 다른 것처럼 새로운 변화가 나쁘지 않았다. 아니 너무 기쁜 나머지 하늘을 날 것만 같았다. 이게 사랑하는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거구나라고 히히거릴 때 유지가 몸을 날라 몸통 박치기를 했다.


‘쿨럭’


아파도 너무 아팠다. 분명 이건 폭력이라고 말을 하려다가 유지가 하는 말을 경청할 수밖에 없었다.


“도진. 아침부터 이상한 웃음은 썩 보기 좋지 않아”


“아니... 지금 그게 뭐? 내가 웃는 것도 안 돼?”


유지는 기분 나쁜 형색으로 거울을 줄 테니 도진이 직접 얼굴을 보라고 이야기했다. 거울을 보고서야 유지가 하는 말이 무엇인지 알았다. 머리는 부스스 폭탄 맞은 것 마냥 붕 떠있고 눈 밑으로 다크서클이 짙게 내려온 웬 꼴뚜기가 실실 웃고 있으니 얼굴이 화끈거렸다. 어찌 보면 유지는 정신 차리라고 사랑의 매를 든 거와 같았다.


화장실로 가서 씻고 나오니 그제야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이제 정신 좀 차렸구먼! 정말 나니깐 그 정도로 끝낸 거야! 아무래도 착한 것 말고는 가진 것도 없는 애가 바보처럼 되어 있으면 여자 친구 금방 떠날 거야! 관리 잘하라고!”


“응!???”


유지가 화장실에서 나온 도진을 바라보며 훈수 질했다. 유지가 말하는 거 보면 다 들킨 것 같았다.


“휴...”


그런데 유지는 더 이상 별말이 없었다. 아니 그게 더 무서웠다. 다 큰 성인이 연애를 하는데 어찌 주변 눈치까지 보면서 이렇게 살아야 하다니 잠깐 나 자신이 슬퍼지기도 했다. 혹시나 모를 유지의 꼬장을 대비하기 위해 아침식사만큼은 잘 만들어야 했다. 불만과 불평 있지만 몸은 정직하게 행동하는 것을 보면 어느새 유지에게 노예근성이 물든 게 아닌가 싶기도 했다.


“내 존재 파이팅!”


가볍게 아침식사를 준비하면서 유지 몰래 한서유를 위한 도시락도 만들었다. 밥에는 옛날 방식인 하트 모양의 데코도 해뒀다. 유치하지만 풋풋한 사랑이라 생각하며 열심히 만들었다.


“역시 도진은 무얼 만들어도 다 맛있어. 몰래 뭔가 만들고 있는 건 아니지?”


오늘따라 유별나게 감이 좋은 유지였다. 후식으로 아이스크림을 챙겨주니 별말 없이 넘어가 줬다. 오늘따라 유지 눈치를 봐야 하고 하는 말을 잘 들어줘야 할 것만 같은 시작이었다.


“유지. 오늘은 움직일 곳이 많아. 잘 따라올 수 있어?”


“나야 언제나 준비됐지. 그런데 어디를 가?”


“우선. 병원에 가볼 거야. 자동차 딜러인 강한솔과 강민재가 어찌 되었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병문안 들리고 유지가 기대했던 승철형이 있는 레이블에 가는 건 어때?”


유지는 민재 이야기가 나오자 싱글벙글 웃으며 주먹을 휘둘렀고 승철형 이야기가 나오자 만세를 하면서 기뻐했다. 극과 극을 달리는 반응이라 웃기기도 했다.


“유지. 그래도 병원에서 주먹 휘두르거나 그러는 거 아냐...”


“괜찮아. 내가 다 티 안 나게 주물려줄게”


“그것도 안 된다니깐”


“돼!!!”


“늬예늬예. 우리 유지 하고 싶은 거 다 해!”


유지가 잠깐 눈 돌릴 때 얼른 한서유 집문 고리에 도시락을 걸어두는 것도 잊지 않았다. 도시락을 받았을 때 기뻐할 서유를 생각하니 가슴이 두근거렸다. 이 또한 모든 것을 본 유지는 도진을 놀릴까 히죽거리며 즐거워하고 있었다. 각자의 동상이몽으로 즐거워하는 이들이었다.




완결이 날 수 있도록 끈기 있게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연재 속도가 느립니다. ;ㅁ; 직딩이라 시시때때로 휴재도 하고 있습니다. 스토리가 저질러 놓은 것이 많아서 수습하려면 80화 정도 되어야 메인 스토리로 다시 갈 듯싶습니다. 아마 그때는 유료를 끄적끄적 하고 있을 듯 싶니다.


(도시락 전달하는 내용이 빠져서 내용 조금 추가 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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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유지를 위한 앨범(3) 24.09.06 7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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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유지를 위한 앨범(1) 24.09.02 8 0 8쪽
67 민재의 살아남기(2) 24.08.30 10 0 7쪽
66 민재의 살아남기(1) 24.08.28 11 0 7쪽
» 평범한 일상을 보내자(3) 24.08.26 14 0 8쪽
64 평범한 일상을 보내자(2) 24.08.23 12 0 7쪽
63 평범한 일상을 보내자(1) 24.08.21 14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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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어서 오시게(2) 24.08.12 12 0 9쪽
58 어서 오시게(1) 24.08.09 13 1 8쪽
57 자동차가 필요해(2) 24.08.07 17 1 8쪽
56 자동차가 필요해(1) 24.08.05 15 1 8쪽
55 은둔형 대학생활(2) 24.08.02 21 1 7쪽
54 은둔형 대학생활(1) 24.07.31 16 0 7쪽
53 저녁식사에 오는 손님들(4) 24.07.29 17 0 7쪽
52 저녁식사에 오는 손님들(3) 24.07.26 13 0 7쪽
51 저녁식사에 오는 손님들(2) 24.07.24 15 0 7쪽
50 저녁식사에 오는 손님들(1) 24.07.22 15 0 9쪽
49 진짜 마법처럼... 24.07.19 17 0 8쪽
48 저녁파티 준비(3) 24.07.17 15 0 7쪽
47 저녁파티 준비(2) 24.07.15 19 0 9쪽
46 저녁파티 준비(1) 24.07.12 19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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