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보이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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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나리
작품등록일 :
2024.04.29 22:56
최근연재일 :
2024.09.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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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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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민재의 살아남기(1)

예전부터 글을 쓰고 싶었고 생각만 하다가 소재만 모아두고 잊혀 간 게 너무 많네요. 이번에 글을 끝까지 남겨놔서 이야기 풀이의 즐거움을 함께 누리고자 합니다.




DUMMY

전화만 하면 회사 측에서 차량지원을 해준다고 이야기했지만 부담스럽기에 평소대로 대중교통하려고 집 밖을 나서려고 했다.


“도진. 우리 차 타고 가는 거 아니었어? 나 다리 아픈데...”


“건강하면 유지. 산도 타고 ‘나는 자연인이다.’ 너튜브도 찍은 분께서 어찌 연약한 척을 하십니까? 우리 평소에도 걷거나 버스 타고 지하철도 잘 타고 다녔잖아? 오늘따라 이상한데?”


“흥! 그 계집처럼 연약하면 나한테도 눈길을 주지 않을까 싶어서 말한 거지! 도진은 내 맘을 아무것도 몰라!”


유지의 눈매가 갑자기 매서워지면서 으르렁거렸다.


“도진도 다 큰 남자니깐 사랑도 할 수 있지. 대상이 옆집이라 참 좋겠다. 그치?”


‘쿨럭’


유지 말에 헛기침이 나오고 말았다. 평소처럼 유지를 놀리다가 하다가 실수를 하고야 만 것이다. 유지는 흡사 먹이를 노리는 상위 포식자의 눈빛으로 도진을 바라보고 있었다.


“미안해...”


“그러니깐 처신 잘하라고. 흥!”


유지 기분을 풀어주려고 지하철 타러 가는 길마다 편의점을 들러 아이스크림을 몇 개나 사줬는지 이제는 기억도 안 났다. 점점 가벼워지는 내 지갑이었지만 내 목줄을 쥐고 있는 유지에게는 애교 수준이었다. 아니 유지님은 부처님처럼 용서와 너그러운 분 있었다.


“유지. 그렇게 아이스크림을 많이 먹으면 배가 안 아파? 걱정이 들어서 물어보는 거야”


“이 정도로 쓰러질 내가 아니지. 난 하루 종일 아이스크림 먹어도 괜찮을 것 같아”


평소에도 많이 먹는 유지였지만 이렇게 입에 먹을 것을 달고 있으면 무리가 갈건 데 매번 평소와 같았다. 아니면 사람과 달라서 그런 게 아닐까 합리적 결론을 스스로 내렸다.


지하철을 타려고 카드를 찍으려고 하니 유지가 자기도 할 수 있다며 못 보던 카드를 슥 꺼내 찍는 것이 아닌가? 깜짝 놀라는 표정으로 유지를 쳐다보자 우쭐해진 모습으로 말했다.


“후후후... 나도 만능 카드를 하나 받았지. 이제 유지만 쓸 수 있는 게 아니야”


‘헙’


이제 유지한테 물질적 협상이 가로막히는 것 같아 슬퍼졌다. 이래저래 유지가 나의 울타리에서 벗어나는 것 같아 기특하면서 슬프기도 했다.


“그러면 지금까지 아이스크림은 유지가 계산할 수 있었던 거잖아?”


“그건 그거고... 도진이 사야 하는 건 당연한 거지. 내 돈으로 사먹는 것보다 도진 돈으로 사 먹는 게 더 맛있걸랑”


명랑하게 웃고 있는 유지를 보면서 같이 덩달아 웃었다.


‘똑똑한 유지. 분명 꼬리가 없다고 했지만 숨겨둔 게 분명할 거야’


유지랑 이야기를 나누며 가다 보니 어느새 삼정병원에 도착할 수 있었다. 강한솔과 강민재 환자 이름으로 안내 데스크에서 확인하니 금방 병동을 찾을 수 있었다. 이성아 누님이 힘쓴 것 때문인지 비싼 vip 병동으로 배정되어 있었다.


“역시... 누님은 인재 포섭을 위해서는 화끈하시네!”


“오! 빨리 가자. 왠지 먹을 게 많이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나!”


강한솔은 수술 후 중환자실로 가서 면회가 불가능했고 민재는 병실에서 삼촌 걱정에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민재야. 우리 왔어”


“앗. 형님. 그리고... 히이익!”


“히이익? 그게 뭐니 내 오른팔에 조용히 자고 있는 흑염룡을 꺼내게 만들구나!”


주먹다짐을 할 생각으로 싱글벙글 웃으면서 다가오는 유지가 무척 무서웠다.


“제발요. 전... 환자라고요. 아... 맞다. 유지라고 했죠? 한번만 봐주시면... 여기 병실 안에 있는 간식 드셔도 됩니다. 아니 다 가져도 됩니다.”


“호오! 이건 내가 좋아하는 과자이니... 두 대 때릴 거 하나로 줄여줄게”


“그냥 안 때리면 안 될까요?”

“응. 안 돼. 안 바꿔줘. 바꿀 생각 없어. 맞을 준비해!”


유지와 만난 지 두 번째였지만 폭거에 이미 길들어져 있는 민재였다. 그러고 보니 민재 모습이 내 모습과 겹치면서 아련한 동병상련 눈물이 흘렀다. 민재야 워낙 튼튼하고 자신 앞가림을 잘 할 아이라 걱정 하나 들지 않았다.


“민재야 힘내렴.”


“유지. 그런데 왜 민재한테만 행동으로 표현하려는 거야?”


“음. 그냥 때리고 싶은 얼굴과 덩치를 가지고 있잖아. 그리고 반응이 너무 웃겨서 계속 건드리게 돼”


“그건 나도 인정”


민재는 어제오늘 있었던 병원에서 일을 이야기를 했다. 자신의 건상은 좋은 상태라 괜찮았는데 삼촌이 아주 위험한 상태라고 이야기했다. 삼촌의 뇌에 출혈이 발견되었다고 했다. 의사 말로는 수술을 늦게 했다면 아주 안 좋은 상황까지 갔을 거라 이야기했다.


눈시울을 붉게 물들이며 건장한 남자애가 펑펑 울기까지 했다. 감수성까지 깊어서 그런 건지 이제는 내 다리를 붙잡고 생명의 은이라며 대성통곡을 하고 있었다.


“형님... 삼촌을 살려줘서 고마워요.”


“워워. 민재야. 진정해”


“형님이 정말 우리들의 은인이에요. 정말 다짜고짜 병원에 끌고 오기에 정말 이상한 사람을 만났구나 하며 속으로 얼마나 욕했는데 말이죠. 그런데 이런 결과가 나오니 제 자신이 부끄러워 얼굴을 들 수가 없어요. 정말 우리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었는데 정말 반성하고 죄송했습니다.”


“그럼. 민재 삼촌은 어떻게 됐어?”


민재는 말하기 답답했는지 은근슬쩍 내 바지에 눈물 콧물을 다 닦으며 대답했다. 유지는 그 모습을 놓치지 않고 버럭 화냈다.


“야! 그 다리 쪽은 내가 자주 붙잡는 곳인데 은근슬쩍 더럽힐래? 이게 맞으라고!”


“히익! 죄송합니다. 때리지만 말아주세요.”


민재를 보니깐 순수한 광기를 내포한 가진 아이처럼 보였다. 내 주변에는 점점 이상한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 같아 걱정스러웠다.


“이제 그만 울고 삼촌은 어떻게 됐어?”


“네. 삼촌은 수술은 끝났고 방금 중환자실로 들어갔어요. 하루나 이틀 경과를 보고 다시 일반 병동으로 올라올 것 같은데 담당 주치의 선생님 말로는 수술이 아주 잘 되었다고 이야기해 주셨어요. 그런데 형님은 삼촌의 그런 상태인 것을 어떻게 아신 거예요?”


민재는 처음 만났을 때부터의 일반 사람과 다른 느낌이었다고 이야기했다.


“혹시... 신내림 받거나 무당은 아니시죠?”


민재의 어이없는 반응은 유지처럼 놀리기 딱 좋은 먹잇감으로 보였다.


“허허허. 처음 민재를 만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어깨에 앉아 있는 조상님이 모르는가봐”


“네??? 조상님이요? 그럼 우리 이 상황을 조상님이 알려주신 건가요? 제사도 제대로 못했는데...”


“지금 조상님이 무척 서운해하고 있으니 정성이 필요하네!”


“정성요? 제가 어찌할 수 있는 건 다 해드릴 테니 말씀해 주세요. 제가 어떻게 하면 될까요?”


장난을 너무 깊게 들어가니 정신을 못 차리는 민재였다. 그 상황을 뒤에서 지켜보던 유지는 그저 배 잡고 웃고 있을 뿐이었다.


“민재야. 조상님이 말하길 그거 다 뻥이래!”




완결이 날 수 있도록 끈기 있게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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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유지를 위한 앨범(1) 24.09.02 7 0 8쪽
67 민재의 살아남기(2) 24.08.30 10 0 7쪽
» 민재의 살아남기(1) 24.08.28 11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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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어서 오시게(1) 24.08.09 13 1 8쪽
57 자동차가 필요해(2) 24.08.07 17 1 8쪽
56 자동차가 필요해(1) 24.08.05 14 1 8쪽
55 은둔형 대학생활(2) 24.08.02 20 1 7쪽
54 은둔형 대학생활(1) 24.07.31 16 0 7쪽
53 저녁식사에 오는 손님들(4) 24.07.29 17 0 7쪽
52 저녁식사에 오는 손님들(3) 24.07.26 13 0 7쪽
51 저녁식사에 오는 손님들(2) 24.07.24 15 0 7쪽
50 저녁식사에 오는 손님들(1) 24.07.22 15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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