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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전가야
그림/삽화
전가야
작품등록일 :
2024.05.08 10:33
최근연재일 :
2024.09.13 12:11
연재수 :
104 회
조회수 :
77,450
추천수 :
937
글자수 :
573,503

작성
24.05.24 12:07
조회
925
추천
13
글자
12쪽

20화. 돈쟁호투

DUMMY

“아오. 아니라고 내 말이 맞다니깐! 내가 왜 그러겠어.”


“어허 인정하면 눈 감아 준다니까 그러네”


“아니야, 아니라고!! 지금 내 말 못 믿는거여!!!”


아놀드가 흥분하며 답답한지 가슴을 치며 말하자


스텔론은 담담하게 아놀드의 두 갈래 수염보다 하나 더 꼬아놓은 세 갈래 턱수염을 쓰다듬으며 덤덤하게 말을 했다.


“난 지난여름에 니가 한 일을 알고 있다.”


“크응.., 작년 일은 미안한데 이번 일은 내가 아니라고 내가 왜 니 앞길을 막겠어! 이번 일은 나도 모르는 일이야.”


*****


- 아침부터 정신 사납게 저 양반들은 문 앞에서 시끄럽게 싸우는 거야. 어휴~


장은 서류를 검토하다 시끄러운 소리에 집중이 안 되는지 읽는 걸 그만두고 한숨을 쉬며 눈을 감았다.


'내기에 졌으면 잘할 것이지 요즘 많이 한가해졌나 보군 다른 일 좀 맡겨야겠어.'


*****


“다시 한번 말하지만, 스텔라는 내 스타일이 아니다.”


두 사람은 이번에는 또 다른 주제로 싸우고 있었다.


“작년에도 그랬다.”


스텔론이 그럴 줄 알았다는 듯 피식거리며 하는 말에


커억~~ 너 너..


연이은 스텔론의 꼬투리 잡기에 아놀드는 뒷목을 잡으며 금방이라도 쓰러질 자세를 취했다.


“아저씨들, 시끄럽다고 버디 집사님이 조용히 하래요”


“바트야 마침 잘 왔다. 내 말 좀 들어보렴”


아놀드는 구원자를 만난 듯 바트에게 자신의 사정 얘기를 하려 하자


“저 오늘 무지 바쁘거든요.”


바트는 손에 쥔 편지 봉투를 다급하게 흔들며 잡지 말라는 행동을 했다.


“바트야.. 크윽”


아놀드는 덩치에 안 맞게 바트를 부여잡고 쭈그리고 앉자, 아기 고양이 아니 아기 곰마냥 촉촉이 젖은 눈망울을 보이며 바트를 바라보았다.


“안 돼요. 비키세욧”


“일하러 가는 애를 왜 부여잡고 그래 비켜 이 화상아”


지켜보던 스텔론은 짜증이 났는지 쭈그리고 앉자 바트를 못 가게 막고 있는 아놀드에게 발길질로 밀어냈다.


“어이쿠”


스텔론의 발길질에 힘없이 데구루루 구석으로 굴러간 아놀드는 그대로 웅크리고 앉자 움직이지 않았다.


바트는 그런 아놀드 아저씨가 안돼 보였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스텔론 아저씨에게 인사를 하고 황급히 자리를 피했다.


몇 달 동안 일을 하면서 알게 된 것 중 하나가 저 무시무시한 쌍둥이 형제의 싸움에는 절대 끼지 말라는 불문율을 알게 되었다. 쌍둥이 형제의 싸움을 말리거나 끼어들면 반드시 피를 본다는 게 회사의 정설이였다.


더 놀라운 건 쌍둥이 형제는 타이거 상회의 정식 직원도 아니었다.


한바탕 떠들썩한 아침 소란 때문인지 단단히 화가 난 장사장님의 지시로 몇 주간 쌍둥이 형제는 귀향.. 아니 따로따로 발령받아 어디론가 귀향.. 아니 출장을 가게 되어 상단이 한동안 조용(?)해서 살기 좋았다고 한다.


바트는 손에 쥔 편지들을 다시 한번 한자 한자 읽어 나갔다.


- 피..낭..시..에..상..회


루나의 도움으로 이제 제법 글을 읽게 된 바트는 편지에 쓰여있는 주소지들의 위치를 하나하나 머릿속에 기억시키며


- 오늘은 끝에서 끝을 왔다 갔다 해야겠네. 늦게 집에 가겠는걸


땡그랑~~


멀리서 희미하게 들리는 소리.


일반인들 귀에는 들리듯 말 듯 한 소리지만,

소년의 귀에는 맑고 청아한 소리로 귀를 크게 울리며 결코 평범한 물건 떨어지는 소리가 아니라는 걸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다.


바트는 모든 신경을 귀에 모아 소리가 나는 곳을 추적하였다.


- 어디냐?, 어디냐?, 어디냐~~~


데구르르르~~


멀리 반짝이는 조그마한 동그란 물체가 굴러가자


- 저기다


끼요오오옷~~~~


창공을 날던 매가 하늘에서 지상의 먹이를 발견하곤 몸을 내리꽂아 급하강하듯 소리가 나는 곳으로 몸을 날렸다.


눈앞에 작게 반짝이는 물건을 보이기 시작했다.


아니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보일듯 말듯한 빛이었지만 소년의 눈에는 그것은 마치 아침 태양이 빛나며 주변을 밝혀주듯 거대한 빛으로 보였다.


“아싸~ 땡 잡았스~”


누가 볼세라 굴러가는 동전을 집었다.


- 응!..???


동전은 본인의 의도와 달리 반만 집혔다. 동전의 반절은 자신이 아닌 허름한 노인의 쭈글쭈글한 손에 잡혀 있었다.


바트는 고개를 들어 손의 주인을 바라보았다. 자신보다 조금 큰 키에 허름한 옷차림에 볼품없는 딸기코 노인 이였다.


노인 또한 자신 앞에 있는 소년을 보며 조금은 당황한 기색을 보이며 헛기침을 하며


“흠흠, 애야 그 손 치워주겠니?”


볼품없는 허름한 노인이었으나 빨려 들어갈 거 같은 심연의 눈빛만은 결코 자신이 쳐다볼 수 없을 만큼 높은 경지에 이른 고수라는 걸 깨달은 바트는


- 고수다. 밀리면 끝장이다.


호흡을 한차례 가다듬고 동전을 놓지 않고 당당하게 눈에서 이건 내 것이라는 주인의식으로 활활 타오르며 입을 열었다.


“글쎄요. 제가 먼저 주운 아니 찾은 거 같은데요.”


- 오호 이놈 눈빛 보소


자신의 눈빛과 마주치며 당당하게 말하는 소년을 보며 지금까지 살아남은 관록을 내세우는 듯 하찮다는 표정으로


“이봐 어린이 자네 물건이 아닌 남의 것에는 관심을 끄는 게 정신 건강에 좋아”


“후후 어르신. 이 바닥 생활 한두 해 한 것도 아니실 테고, 힘들어 보이시는데 몸 생각하시면 발 아니 손을 빼시지요”


“애송이 정녕 이럴 건가, 이 바닥 생활 그래 이 바닥 생활 상도가 있기 마련 어른을 공경할 줄 알아야지”


“아이고 어르신, 그런 말씀 하시니 제가 어찌 어기겠습니까마는 내리사랑이라는 게 있지 않습니까. 자라는 새싹 거름 준다 생각하시고 그만 물러나시지요.”


동전을 사이에 두고 두 사람의 불꽃 튀는 용쟁호투 아니 돈쟁호투가 일어나다


소년의 당찬 말에 노인은 심연의 눈빛이 잠시 흔들리더니 이윽고 손에서 힘을 빼자


- 앗싸 됐다~


승리의 환희도 잠시 바트는 단발의 짧은 비명을 질렀다.


꽥!!!!!!


노인은 손을 빼는 듯 페이크를 쓰며 발로 소년의 손을 꽉 밟아 버렸다.


“페이크다. 이 자식아, 그래 내리사랑 한번 받아봐라.”


소년이 아픈 손을 부여잡고 뒹굴자, 노인은 승자의 미소를 지으며 구리 동전을 주워들었다.


“좋은 승부였다 애송이, 잘 있거라”


노인이 승자의 미소를 지으며 유유히 걸어가자.


소년은 노인에게 몸을 날려 노인을 바지춤을 잡아 내렸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닙니다. 이대론 못 보냅니다.”


흘러내리는 바지를 황급히 잡아챈 노인은 누가 볼 가 얼굴이 사색이 되어 내려가는 바지를 부여잡고 소년을 바라보았다.


“놔라! 이놈아 바지 내려간다.”


“내리사랑 주시니 감동하여 어르신을 차마 고이 보내 드릴 수가 없습니다.”


“놓으래도”


“못 놔욧”


“그만 놓으시게”


“아니 되옵니다”


땡그랑~ 데구르르르~~~~~~~~~


두 사람의 실랑이 속에 손에 쥐고 있던 동전은 못난 두 사람이 창피한 듯 피해 도망가듯 데구루루 굴러 타인의 손에 들어가 버렸다.


“어머! 웬 동전이 길바닥에 있지 운도 좋아라.”


동전은 안도하며 여인에 품에 행복하게 안겼다.


그 모습을 소년과 노인은 길바닥에 주저앉자, 세상을 다 잃은 듯 망연자실하며 손을 흔들며 떠나는 동전을 보며 허무한 듯 바라보았다.


- 으어어억~ 내 돈~ 내도~온~~”


- 으아아아~ 내 새끼~~”


소년과 노인 두 사람의 절규에 찬 울부짖음 많이 들릴 뿐이었다.


‘헉, 뭐 이런 돈에 미친 노인이’


‘헉, 뭐 이런 돈독 오른 애새끼가’


서로 황당하고 민망한지 두 사람은 언제 그랬냐는 듯 아무 일 없다는 듯 옷을 탈탈 털고 일어났다.


“꼬맹아 이름이 뭐냐?”


“알아서 뭐 하시게요. 다시 안 볼 사이인데 영감님하곤 있어봤자 안 좋은 일만 생길 거 같네요.”


소년의 싸가지 없는 건방진 말투에도 노인은 화를 내기는커녕 웃으며


“그래 네 말이 맞다. 네놈 본성을 보니 나완 상극인 거 같구나. 갈 길 가거라”


바트는 퉁명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편지 가방을 고쳐 매곤 가던 길을 갔다.


소년의 편지 가방을 보던 노인은 재미난 장난감을 발견한 건지 낮은 웃음소리를 내며


- 끌끌끌, 우리의 인연은 이게 끝이 아닌가 보구나 다음에 또 보자 꼬맹아


‘감기가 아직 다 안 나았나? 갑자기 오한이 오네’


달리다 오싹함이 느껴지는 몸을 멈추고 부르르 잠시 떨다 다시 달렸다.



*****


코로나시의 맨 끝쪽 마을에 있는 지점에 편지를 주고 나니 어느새 해가 중앙에 떠 있었다.

심부름을 마무리 지은 바트는 목이 마른지 돼지 염통으로 만든 물통의 마개를 열어 연신 찬물을 들이켰다.


“카아~ 좋다.”


차가운 물이 목을 타고 내려가 뜀박질로 열이 난 뜨거운 몸 안을 휘졌자 시원함에 절로 감탄이 나왔다.


‘날씨가 추워서 땀이 않나 좋긴 한데 목마른 건 어쩔 수 없군’


주변을 훑어보던 소년은 제법 괜찮아 보이는 바윗덩어리가 보이자, 그곳으로 가 다시 물을 한 모금 마시곤 상점에서 받은 딱딱해 보이는 손바닥보다 조금 큰 회색 빵을 꺼내었다.


도시의 끝자락에 있는 지점에 마지막 편지를 주고 건네받은 일종에 점심 이였다. 이일을 하면서 좋은점 하나는 먹을 거리였다. 부지런히 새벽에 일찍 나가면 아침 식사로 따뜻한 수프와 빵을 먹을 수 있었다. 운이 좋으면 고기 수프가 나와 입이 호사를 누릴 때도 종종 있었다.


“크응”


바트는 오늘 지점에서 받은 회색 빵을 손가락으로 꽉 쥐고 인상을 쓰며 힘을 써 반절로 쪼개 두 조각난 빵의 크기를 비교하며 큰쪽을 가방에 다시 넣었다. 그리곤 남은 빵에 물을 조금씩 조금씩 부어 빵이 물을 머금기를 기다렸다.


워낙 딱딱한 빵이라 따뜻한 따끈한 수프에 찍어 불려 먹는 빵이지만 야외에선 어쩔수 없이 그냥 물을 부어 적셔 먹을 수밖에 없어 몇 번 씹으면 턱이 얼얼할 정도로 딱딱해 먹기 힘든 빵이였다.


그래도 이게 어디냐 과거에는 이런 빵도 없어 못 먹어 굶는게 일상이었는데 한끼 식사를 굶주리지 않는 지금의 생활에 감사하는 바트였다.


식사를 하며 잠시 쉬어 어느 정도 체력이 회복이 되자 다시 걸어서 타이거 상단에 도착했을 때는 해가 머리 뒤에 가있는 오후 시간 때가 되어 있었다.



“다녀왔습니다.”


“그래.. 왔냐”


웬일로 스텔론 아저씨 혼자 문의 지키고 서 있었다.


“아놀드 아저씨는 어디 가셨어요.?”


바트의 물음에 잠시 망설이던 스텔론은


“오늘은 몸이 안 좋다고 좀 전에 일찍 퇴근 했다.”


‘이상하네 아침까지만 해도 팔팔하시던데’


“그래요. 빨리 나아야 하는데 어.. 아저씨”


바트는 놀라서 말보다 자신의 눈을 가리키며 스텔론의 심하게 부어 멍든 한쪽 눈이 왜 그런지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행동으로 표현했다.


- 세상에! 누가 이 바닥에서 저 쌍둥이 형제에게 손을 댈 수 있지!!


두 형제는 혼자서도 웬만한 장정이 떼로 몰려와도 우습게 해치울 수 있는 괴력의 사내들이었다. 그런 괴력을 가진 자가 하나도 아닌 둘 싸움이 나면 1+1 로 달려드니 코로나시에서는 이 둘을 건드릴 사람이 없었다.


스텔론 아저씨는 창피한지 솥뚜껑만한 손으로 한쪽 눈을 가리며 아무일 아니라는 듯


“지나가다 기둥에 부딪쳤다. 별거 아니다. 그리고 주방에 가면 너한테 온게 있을 거다. 그거 가져 가거라.”


“네? 저한테요?”


스텔론 아저씨의 멍든 눈은 이미 머릿속에서 사라지고 자신에게 누군가가 무언가를 보냈다는 말에 깜짝 놀라며 인사를 하고 상회로 들어갔다.


가방을 자신의 사물함에 넣어놓고 오늘 맞힌 일과 전달할 소포를 호세 행정관에게 보고하고 주방으로 서둘러 걸음을 옮겼다.


“안녕하세요. 콜드 주방장님”


타이거 상단 직원들의 식사를 책임지고 있는 대머리에 앞치마를 두른 배가 볼록 튀어나온 중년의 사내는 끓고 있는 수프를 살살 젓다가 바트의 인사에 고개들 돌려 무뚝뚝하게 말을 했다


“그래”


이미지와 안 맞게 무뚝뚝하게 뱉어 내며 말하자 바트는 익숙한지


“저한테 온게 있다고 해서요. 헤헤”


그런 무뚝뚝함에도 웃음을 잃지 않고 말하자. 콜드 주방장은 손가락을 얼음이 들어있는 차가운 수조를 가리키며


“꺼내서 가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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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48화. 흰눈의 검 과 튼튼한 막내 24.06.27 612 6 10쪽
47 47화. 기회의 순간 3 24.06.26 661 6 11쪽
46 46화. 기회의 순간 2 24.06.25 613 6 12쪽
45 45화. 기회의 순간 1 24.06.24 614 6 10쪽
44 44화. 뜨거운 청춘 5 24.06.21 625 6 10쪽
43 43화. 뜨거운 청춘 4 24.06.20 613 6 11쪽
42 42화. 뜨거운 청춘 3 24.06.19 617 6 10쪽
41 41화. 뜨거운 청춘 2 24.06.18 613 6 11쪽
40 40화. 뜨거운 청춘 1 24.06.17 615 6 10쪽
39 39화. 아이고 영감님 24.06.15 648 7 10쪽
38 38화. 어서와 노인은 처음이지? +2 24.06.14 624 8 10쪽
37 37화. 오스카는 남자라고 +2 24.06.13 625 6 10쪽
36 36화. 밤의 거리 +2 24.06.12 631 9 9쪽
35 35화. 그린 눈나 +6 24.06.11 632 8 11쪽
34 34화. 거신 +4 24.06.10 692 8 11쪽
33 33화. 톰스씨네 가족 +4 24.06.08 778 12 10쪽
32 32화. 설희 +4 24.06.07 793 11 11쪽
31 31화. Death Pink and Hell Food +4 24.06.06 777 11 8쪽
30 30화. 나는야~ 천하무적 +4 24.06.05 847 12 11쪽
29 29화. 빌리 와 질리 +2 24.06.04 850 11 10쪽
28 28화. 화이트산맥 +4 24.06.03 850 10 11쪽
27 27화. 붉은수염 해적단 +4 24.06.01 872 11 11쪽
26 26화. 프라하시 +6 24.05.31 878 11 10쪽
25 25화. 도토리 농장 +10 24.05.30 879 14 11쪽
24 24화. 소년 몽둥이를 들다 2 +6 24.05.29 873 12 11쪽
23 23화. 소년 몽둥이를 들다 1 +6 24.05.28 875 13 13쪽
22 22화. 싸움의 기술 +6 24.05.27 918 13 11쪽
21 21화. 이런 날도, 저런 날도 5 +4 24.05.25 934 13 11쪽
» 20화. 돈쟁호투 +4 24.05.24 926 13 12쪽
19 19화. 낚시는 즐거워 3 +8 24.05.23 945 13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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