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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전가야
그림/삽화
전가야
작품등록일 :
2024.05.08 10:33
최근연재일 :
2024.09.13 12:11
연재수 :
104 회
조회수 :
77,446
추천수 :
937
글자수 :
573,503

작성
24.06.27 12:10
조회
611
추천
6
글자
10쪽

48화. 흰눈의 검 과 튼튼한 막내

DUMMY

‘내가 전문 교육을 받다니’


뜻밖의 제안에 바트는 뛸 듯이 기뻤다. 서민이 교육이라는 건 엄두를 낼 수 없었다. 그도 그런게 결론은 돈이다. 큰돈이 있어야 장기간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돈이 있다고 해도 제대로 된 체력과 추천이 없으면 잘해야 삼류 양성소에서 교육을 받고 귀족가의 사병이나 직업 군인으로 취업이 가능했다.


‘삼류라도 그게 어디야’


그도 그럴게 이런 외곽 도시에서 아이들의 선망의 대상이 칼을 차고 귀족을 호위하는 기사였다. 기사만 되면 남부럽지 않게 평생 먹고 살 수 있고, 시집오겠다는 이쁜 여자들도 줄을 서니 많은 청춘들의 꿈이었다.


허나 기사가 되려면 타고난 신체적 조건과 금전적 문제로 현실적인 벽에 부딪친 많은 청년들은 꿈을 접고 현실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그런 기회가 자신에게 오니 그는 아직도 가슴이 뛰었다.




바트는 딴생각을 하다 무언가에 부딪쳐 휘청거렸다.


“어이쿠 죄송합니다.”


“조심하렴”


팔과 얼굴에 붕대를 감싼 거구의 스텔론이 울었는지 눈가 주변에는 눈물자국이 남아있었다.


“안녕하세요. 아저씨”


스텔론은 바트와 인사를 대충 받고 지나쳐 갔다. 축 처진 어깨를 흐느끼면서 울고 있는듯했다.


“저기 바트...”


쥬시가 스텔론을 따라왔는지 주저주저하며 바트를 불렀다.


“안녕, 누나”


“안녕..”


그녀도 스텔론 처럼 표정이 썩 좋아 보이지 않았다.


“무슨 일 있는 거야?”


“저기 이거 좀 스텔론 아저씨한테 대신 줄 수 있을가.. 난 용기가 안나서....”


쥬시는 망설이면서 쪽지 하나를 바트에게 건네주었다.


그녀는 반 접힌 종이를 건네주며


“설희 언니가 떠났어”


“응?”


그건 또 무슨 소리야 하는 표정으로 쥬시를 바라보자


“우리도 당황스러워 엊그제 설희 언니가 가게에 와서 나에게 쪽지를 주면서 스텔론에게 전달해 달라고 하곤 몸이 좋지 않아 쉬겠다며 퇴근했는데 일이 끝나고 숙소에 가보니 언니가 쓰던 물건들이 없었어.. 남자랑 떠난 거야....”


“남자? 누구?”


“제이스 교관, 스텔론 아저씨가 안 됐지만 나라도....”


쥬시는 차마 더는 말 못 하겠는지 가게로 돌아갔다. 바트는 그녀에게서 받은 종이를 글을 보곤 복잡 미묘한 표정의 얼굴이 이내 안스러운 한숨을 내쉬며 조심스럽게 접어 호주머니에 넣었다.


도시 정문에 도착해 평소 잘 알고 지내던 지오 아저씨가 마침 경비를 서고 있자 아저씨께 상황을 물어보니 제이스 교관이 불합리하게 발령을 받아 갑자기 도시를 떠나게 되어 부대 분위기가 뒤숭숭하다는 얘기를 듣게 되었다.


지오 아저씨는 주변을 살피며


“아무래도 그게 로니 그 새끼가 집안 빽을 써서 장난을 친 거 같아”


상관을 새끼로 부를 정도면 그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어찌된 상황인지 설명을 대충 듣고 나서 경비를 서던 지오 아저씨에게 감사 인사를 하곤 대장간으로 발을 돌렸다.


*****



대장간은 평소와 달리 조용했다. 화로에는 아직 불이 지펴져 있어 사람이 있을거 같아 인기척을 내며 주변을 서성였다.


“스텔론 아저씨 계시나요?”


아무런 대답이 들리지 않자


“아놀드 아저씨 계시나요?”


역시나 아무런 대답이 없자 고개를 빼꼼 내밀어 대장간 안을 조심스럽게 살펴보았다. 스텔론 아저씨가 구석에 앉자 고개를 떨군체 땅만 쳐다보고 있었다. 바트는 그냥 갈가 고민을 하다 지금 주는게 차라리 나을거 같아 용기를 내어 스텔론 아저씨에게 다가갔다.


“스텔론 아저씨”


스텔론 무기력한 손은 바트에게 나가달라는 행동을 하며 벽쪽으로 몸을 눕혔다.


“저기.. 설희 누나가 아저씨에게 전해달라고 한 게 있어서요. 대신 받아 왔어요”


설희라는 말에 스텔론은 힘겹게 몸을 일으키며 바트를 쳐다보았다. 많이 울었는지 눈이 붉게 부어 있었다.


“저기 이거”


바트는 그녀가 남기고 간 종이쪽지를 건네주었다.


“바트야”


“네”


“난 글을 읽을 줄 모른다. 읽어줄 수 있겠니”


글의 내용을 아는 바트가 망설이는 표정을 짓자


“괜찮다. 그냥 나에게 숨기지 말고 있는 그대로 읽어주면 된다. 그거면 된다.”


글은 몰라도 어느 정도 내용을 예상을 하고 있는 그를 보며 바트는 작게 한숨을 쉬며 다시 숨을 조금 들이켠 후 최대한 감정 없는 목소리로 글의 내용을 읽어주었다


# 여리고 착한 사람 많이 부족한 나를 많이 사랑해 준 그대 이거면 됐어요. 다신 나 같은 여자 만나지 말아요. 당신을 사랑해 주는 좋은 사람 만나길 #


글은 다 읽자 대장간은 화로에 타고 있는 숯만이 타들어 가는 소리를 낼뿐 조용한 정적만이 흘렀다.


스텔론은 종이를 받아 읽지 못하는 그녀의 글을 보았다. 이내 종이 위에는 물방울이 뚝뚝 떨어졌다.


그는 말없이 인사를 하고 대장간을 나왔다.


“고맙다. 바트야”


아놀드가 좀 전의 일을 밖에서 다 보았는지 스텔론 대신 감사의 말을 했다.


“아닙니다. 그럼”


*****



집으로 향하는 초여름의 길목


집에 갈 때도 저녁 늦게까지 해가 떠 있다는게 좋았다. 나쁜 점은 모기나 날벌레들이 꼬이기 시작했다는 거와 해가 져도 바람에서 아직도 뜨거운 끈적끈적한 기운이 느껴졌다.


오늘 있었던 일을 생각하며 전에 존의 말대로 남녀 사이에는 끼는 건 아니라는 말이 이제야 이해가 가는지 그는 두 사람의 안 좋은 결과를 생각하니 기분이 영 좋지 않았다.


“오빠~!!!”


베시의 들뜬 목소리가 들려오자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베시가 개울가에서 또래 여인들과 빨래를 하고 있다 바트와 눈이 마주치자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 여인들은 바트가 쳐다보자 옷차림을 주섬주섬 단정하게 하며 얼굴을 붉혔다.


“오빠 조금만 기다려 다 끝나가”


“응, 천천히 해”


바트는 근처 바위에 앉자 빨래가 끝나길 기다렸다. 여인들은 사내를 힐긋힐긋 쳐다보며 조심스럽게 소곤댔다. 베시는 뿌듯한지 싱글벙글 웃었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코로나의 인기남님”


“엥? 실없게 무슨 소리야?”


바트는 베시의 빨래 바구니를 받아 들었다.


“정말 몰라?”


무슨 얘기냐는 듯 베시를 보며 멀뚱한 표정을 지었다.


“오빠 눈치가 생각보다 없구나”


“뭔데?”


“몰라요. 그런게 있네요~”


장난스럽게 말한 그녀는 웃는 모습을 그에게 들키기 싫은지 서둘러 앞장서 빠르게 걸어갔다.


“뭐 좋은 일 있어 그리 싱글벙글해”


발 빠른 바트가 베시를 지나치며 장난을 쳤다.


“어머나! 깜짝이야!!”


“오뽜!!!”


놀란 베시가 얼굴이 빨개지자, 바트는 빨래 바구니를 높이 들고 낄낄 웃으며 집으로 달려갔다.


“어휴 하여튼 남자들이란”


초여름의 따뜻한 바람에 라일락 꽃 향이 날아와 흔들리는 적갈색 머리결을 매만지자 걸어가던 그녀는 어떤 상상에 기분이 좋은지 콧노래를 부르며 집으로 걸어갔다.


*****



“환전 금이 금화 4개입니다. 교환해 드릴까요?”


“네 교환해 주세요.”


바트는 은행에 들려 지난 몇 년간 모은 돈들을 금화 4개로 바꾸었다.


‘어디 보자. 우선 금화 두 개로 쌍둥이 대장간에 가서 괜찮은 검과 단검 세트를 사고 방어구도 좀 사야 하나.. 살수 있으려나..’


바트는 그동안 모을 돈을 어떻게 써야 할지 고민을 하며 도시로 옮긴 쌍둥이 대장간으로 걸어갔다.


깡, 깡, 깡


쇠 두드리는 소리가 점점 가까이 들리며


“이 녀석아, 제대로 잡아 달궈진 쇠라서 튕겨 나가 닿기만 해도 크게 다쳐”


아놀드의 호통 소리가 들렸다.


깡, 깡, 깡


대장간 일을 배우는 견습생들과 아놀드가 불에 달궈진 쇠를 합심해 두들기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아놀드 아저씨”


“그래, 안녕하다. 스텔론 바트 왔다.”


아놀드는 일부러 들으라는 듯 우렁찬 소리에 한쪽 구석에서 검을 갈던 스텔론은 동작을 멈추고 바트를 보며 가볍게 목 인사를 했다. 실연의 상처 때문인지 말이 많이 줄었다고 한다.


“아저씨 저 괜찮은 검 좀 살 수 있을까요?”


“소문 들었다. 수도로 검술 교육받으러 간다며”


“아하하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습니다.”


두 사람의 대화에 검을 만들던 어린 견습생들은 부러운 듯 바라보았다.


“스텔론 정말 줘도 되냐?”


“네??”


아놀드가 스텔론을 보고 말하자 그는 잠시 칼을 갈던 걸 멈추더니 작은 한숨은 내뱉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기다려라.”


아놀드는 철문으로 된 검 창고의 문을 따고 들어가 테두리가 은빛 쇠로 보호되어 있는 은은한 하얀색의 검집의 길이로 보아 바스타드 계열 같으나 기존 검보다 넓이와 길이가 조금 얇고, 길이가 조금 짧은 검 하나와 반대로 검은색 가죽 검집의 바이킹 소드의 길이에 2배는 더 두꺼워 보이는 묵직한 대형 검 하나를 들고나왔다.


그는 그중 하얀 검집과 비슷한 검의 하얀 손잡이를 쥐고 검을 집어 빼 들었다.


창~~


아놀드가 검집에서 검을 빼내자 오랜 잠에서 깬 듯 백색의 빛이 반사되며 빛나는 검이 빠져나왔다.


“와”


바트와 견습 대장장이들은 검의 모습에 감탄을 하였다. 주위의 반응과는 달리 아놀드는 덤덤하게 검의 날을 다시 살핀 후 이상이 없자 검을 검집에 도로 넣었다.


“화이트산맥의 깊은 설산에서 캐낸 만년 한철로 저번 겨울내내 스텔론의 생각으로 함께 만든 검이다. 우리 형제의 14번째 작품 흰눈의 검이다. 어디 가서 휘둘러도 부러지지 않을 거야”


그리곤 바트에게 검을 내밀었다.


“네?? 아!! 저는 이걸 살만한 돈이..”


딱 봐도 가진 돈을 다 주어도 아니 아무나 못 살 거 같은 좋은 검 같았다.


“값은 이미 스텔론이 치렀다. 이 검을 너에게 주는 걸 나 또한 뭐 반대는 안 한다.”


“그래도 이건 좀..”


바트도 갖고 싶으나 아무리 봐도 보통 검이 아닌거 같고, 이름도 하필 누굴 생각나게 하는 그런 이름이라 부담되는 검이라 망설이자


“심부름 하나만 더해줘”


“심부름요?”


따로 가져온 큰 장검을 들어 바트에게 주었다. 두 검의 무게를 아무렇게 않게 들고 있는 바트를 보며 아놀드는 고개를 끄덕이며 씨익 웃었다.


“수도에 가서 이검 주인에게 전달해 주면 된다. 심해에서 건져낸 철로 만들 건데 검 이름은 튼튼한 막내다. 껄껄 이 녀석 만드느라 스텔론이랑 나랑 1년을 씨름했어 우리의 13번째 작품이다.”


“네! 튼튼?? 막내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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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8화. 흰눈의 검 과 튼튼한 막내 24.06.27 612 6 10쪽
47 47화. 기회의 순간 3 24.06.26 660 6 11쪽
46 46화. 기회의 순간 2 24.06.25 613 6 12쪽
45 45화. 기회의 순간 1 24.06.24 614 6 10쪽
44 44화. 뜨거운 청춘 5 24.06.21 625 6 10쪽
43 43화. 뜨거운 청춘 4 24.06.20 613 6 11쪽
42 42화. 뜨거운 청춘 3 24.06.19 617 6 10쪽
41 41화. 뜨거운 청춘 2 24.06.18 612 6 11쪽
40 40화. 뜨거운 청춘 1 24.06.17 615 6 10쪽
39 39화. 아이고 영감님 24.06.15 648 7 10쪽
38 38화. 어서와 노인은 처음이지? +2 24.06.14 624 8 10쪽
37 37화. 오스카는 남자라고 +2 24.06.13 625 6 10쪽
36 36화. 밤의 거리 +2 24.06.12 631 9 9쪽
35 35화. 그린 눈나 +6 24.06.11 632 8 11쪽
34 34화. 거신 +4 24.06.10 692 8 11쪽
33 33화. 톰스씨네 가족 +4 24.06.08 777 12 10쪽
32 32화. 설희 +4 24.06.07 793 11 11쪽
31 31화. Death Pink and Hell Food +4 24.06.06 777 11 8쪽
30 30화. 나는야~ 천하무적 +4 24.06.05 847 12 11쪽
29 29화. 빌리 와 질리 +2 24.06.04 850 11 10쪽
28 28화. 화이트산맥 +4 24.06.03 850 10 11쪽
27 27화. 붉은수염 해적단 +4 24.06.01 872 11 11쪽
26 26화. 프라하시 +6 24.05.31 878 11 10쪽
25 25화. 도토리 농장 +10 24.05.30 879 14 11쪽
24 24화. 소년 몽둥이를 들다 2 +6 24.05.29 873 12 11쪽
23 23화. 소년 몽둥이를 들다 1 +6 24.05.28 875 13 13쪽
22 22화. 싸움의 기술 +6 24.05.27 918 13 11쪽
21 21화. 이런 날도, 저런 날도 5 +4 24.05.25 934 13 11쪽
20 20화. 돈쟁호투 +4 24.05.24 925 13 12쪽
19 19화. 낚시는 즐거워 3 +8 24.05.23 945 13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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