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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전가야
그림/삽화
전가야
작품등록일 :
2024.05.08 10:33
최근연재일 :
2024.09.13 12:11
연재수 :
104 회
조회수 :
77,459
추천수 :
937
글자수 :
573,503

작성
24.06.06 12:05
조회
777
추천
11
글자
8쪽

31화. Death Pink and Hell Food

DUMMY

과장된 표정을 지으며 나름 귀엽게 웃는 로제에게 피 묻은 칼을 들어 엄치척을 하고 있는 덩치 큰 붉은 수염의 사내 모습에서 인신매매단 소녀와 거래하는 붉은 악마의 미소를 엿보았다.


- 튀... 튀자.. 튀어야 산다.


본능적으로 여기서 잡히면 평생 죽을 때까지 이름 모를 바다에서 채찍질을 당하며 멸치잡이 그물을 거둬들이다 늙어버려 생을 마감하는 자신의 모습이 아른거렸다.


“오빠 인사해. 우리 삼촌이야. 여긴 삼촌이 하는 가게고”


“조슈 아니 로제가 요즘 입에 달면서 말한 악!!!!”


로제는 냅다 삼촌의 정강이를 걷어찼다.


“삼촌 미워”


로제는 창피한지 집안으로 후다닥 들어갔다.


“크억, 내 다리 부러진 거 같아”


찍힌 정강이가 아픈지 덩치에 안 맞게 맞은 곳을 비벼댔다.


“만나서 반갑다. 로제의 막내 삼촌이다. 덕이라 편하게 불러라”


“예 반갑습니다. 바트입니다.”


덕이 악수를 청하자, 바트는 공손히 손을 내밀어 그의 손을 잡았다. 덕의 크고 단단한 손을 느낄 수 있었다.


악수를 한 덕 또한 바트의 손을 보며 알 수 없는 미소를 씩 지었다.


“인어의 눈물에 온 걸 환영하네”


가게 안은 투박하고 단단해 보이는 꽤 큼직 큼직한 의자와 테이블로 채워진 넓은 홀과 가운데 끝자락에 술을 파는 판매대와 그 뒤로 진열되어 있는 수많은 알 수 없는 술들 그리고 옆으로는 로제가 올라간 듯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보였다.


특이한 건 2층으로 올라가는 곳에 모자를 쓴 붉은수염을 한 해골이 그려진 그림이 걸려있었다.


“생각보다 꽤 크지?”


“네 모든게 큼직큼직하네요”


“뱃놈들 오는 곳이라 한 성질 하거든 이렇게 튼튼하지 않으면 가구들이 배겨나지 않지 하하하”


“조카 따라 뭐 먹으로 온 건가? 오늘은 솔트렌의 모든 가게가 쉬는 날이라 장사는 안 하지만 가끔 지인 정도는 받아주긴 하지”


“예 로제가 먹을 것을 만들어 준다고 해서요.”


“뭐!! 로제가 먹을 것을!!!”


바트의 말에 덕은 깜짝 놀라며 잠깐 부르르 경련을 일으키곤 큼지막한 손으로 바트의 어깨의 꽉 움켜쥐며 비장하게


“이보게 젊은이 살고 싶으면.. 아니 지금이 살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세 어서 이곳을”


“삼촌!!!”


로제가 발끈하며 계단에서 서둘러 내려 아니 뛰어내리다시피 폴짝 날아 내려왔다.


“오라버니 오래 기다리셨죠. 자 여기 앉자 계시면 소녀가 정성껏 만든 음식을 먹을 수 있답니다. 호호호”


아기자기한 곰돌이 모양이 수놓아 있는 귀여운 핑크 앞치마를 보란 듯이 한 바퀴 돌아 보였다.


“헉!!! 데스 핑크!!!!”




“어이크 내 정강이~~”


다시 한번 정강이는 까인 덕은 조카의 눈치를 보며 주방으로 들어갔다.


“호호호 오라버니 앉아서 잠시만 기다리셔요. 심심하시면 저기 술 중 맘에 드는거 하나 드시고 계세요. 오라버니는 다 공짜랍니다. 호호호”


로제는 사뿐사뿐 발걸음을 옮기며 주방으로 갔다.


넓은 선술집에 혼자 덩그러니 남은 바트는 가까운 의자에 엉덩이를 깔고 앉자,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니! 아니!! 로제야, 그건 그렇게 하는거 아니야”


“삼촌, 내 요리 솜씨 못 믿어욧. 가만히 지켜만 보세욧~”


쿠당탕~


쨍그랑~


주방에서 무언가 만드는 소리와 집기 떨어지는 소리가 바트를 불안하게 했지만 성의가 있으니 간다고 할 수도 없었다.


요리하는 동안 두 사람은 가끔씩 번갈아 가며 힐끗힐끗 바트가 있는지 확인을 하곤 요리를 만들었다.


*****



“오빠~, 오래 기다렸지!”


처음 봤을 때 분명 깨끗했던 핑크 곰돌이 앞치마는 군데군데 피와 얼룩이 묻어 있었다.

소녀의 뒤에는 덩치 큰 덕이 어두운 표정으로 로제가 만든 요리를 조심스럽게 들고나왔다.


탁자 위에 놓은 바싹 타버린 정체를 알수 없는 괴기스런운 생선 대가리 위에 끝이 타버린 대파가 박혀 삐죽 나온 정체불명의 음식을 말없이 바라볼 뿐 선뜻 손을 대기가 어려웠다.


“오빠 뭐해 내가 사랑과 정성을 다해 오빠를 위해 만든 거야. 모양은 그래도 맛 하나는 둘이 먹다 둘이 죽을 정도로 끝내준다구~”


- 어!? 둘이.. 죽어;;;;


바트는 용기 내어 나이프를 들어 생선의 빵빵한 부분을 찔렀다. 찔린 생선의 배에선 정체를 알 수 없는 비릿한 냄새의 끈적거리는 녹색의 액체가 주르륵 흘러나왔다.


주르르륵


정체를 알 수 없는 메케한 냄새를 맡고는 무언가 목을 조여 오듯이 목이 탁 막히며 헛기침이 나왔다.


콜록, 콜록


“아! 그거 오빠의 건강을 생각하면 만든 나만의 비법 소스야. 어서 먹어봐 오빠”


로제는 자신이 만든 요리에 자부심을 잔뜩 가지며 바트를 바라보았다.


- 커흡, 커흡, 커흐흡


바텐더에서 유리잔을 닦으며 눈치를 보던 덕이 먹지 말라는 듯 헛기침을 해댔다.


벌컥


문이 열리며 험상궂게 생긴 바다 사나이들이 문을 거칠게 밀고 들어왔다.


“안녕 덕, 오늘 밥 좀 먹을 수 있을까?”


“오~ 조슈아 너도 있어..냐!!!!!!”


- 헉!! 데스 핑크!!!


- 그렇다면 저건 헬 푸드!!!!


- 오~ 맙소사!!!!!”


한 사내가 악령을 쫓아내려는 듯 성호를 그으며 간절히 신에게 가호를 빌었다.


“아저씨들 미워~ 힝~”


로제가 울먹이며 자리를 박차고 이층으로 올라갔다.


“조슈아한테 미안하지만, 우리가 사람 목숨 하나 살린 거지”


“난 전에 조슈아가 앙증맞은 모습으로 주길래 뭣 모르고 먹고 거품 물고 쓰러져 삼 일간 환각에 시달렸어....”


사내는 그때 일을 생각만 해도 끔찍한지 몸서리를 쳤다.


“야이놈들아 들어왔으면 술이나 처먹지 뭔 말이 많어”


“넌 이리 와서 이거나 먹고 가라”


덕이 따로 만들었는지 로제가 만든 요리 접시를 치우고 두툼한 생선살 위에 얇게 저민 양파와 피망을 올리브에 버무린 감자와 같이 내놓았다. 그의 외모와는 어울리지 않게 눈으로만 봐도 고급스럽고 먹음직스러웠다.


“올~ 그 요리해 준 거야”


“자네 저 친구한테 잘 보였나 봐. 솔트렌 3대 요리 중 하나인 덕의 바깔라우를 먹다니 운이 좋아”


“나도 1년에 딱 한 번 생일 때 졸라서 겨우 먹는 건데 부러워~”


“애 앞에서 쓸데없는 소리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자기 요리에 자부심이 있는지 입꼬리가 올라가 있는 덕이였다.


“잘 먹겠습니다.”


생선과 야채를 한 점 썰어 입어 넣었다.


모험을 하던 신선한 야채 친구들이 맑은 올리브 오일 바다에 뛰어들어 생선 친구들을 만나 헤엄을 치며 파닥거리는 상상이 떠올랐다.


'짭조름하고 탱탱한 생선 식감 아삭한 야채 거기에 살짝 밀려오는 달콤함과 진한 담백함까지 스며들어 와~ 맛있어. 정말 맛있다~~'


바트가 진심 맛있다는 표정을 보이며 감탄을 하자. 덕은 기분이 좋은지 포도주 한잔을 따라 주었다.


“같이 먹어봐. 풍미를 더할 거다.”


“네 감사합니다. 정말 맛있어요. 이제껏 먹어본 음식 중에서 단연코 최고입니다.”


식사를 마칠 때까지 로제는 끝내 나오지 않자 바트는 주변의 부담스러움을 뒤로하고 자리를 일어났다.


“저기 음식 잘 먹었습니다. 제가 그만 가봐야 해서”


“그래, 다음에 오면 또 들리고”


“네”


바트는 로제가 올라간 2층을 바라보자


“껄껄껄 걱정 마라. 내일이면 다시 언제 그랬냐는 듯 팔팔할 거야”


“네 그럼 이거 로제에게..”


주머니에서 꽃 모양이 수놓아 있는 빨간 가죽 팔지를 덕에게 건네주었다.


“리엔 마을에 들렸을 때 산 기념품인데. 로제한테 어울릴 거 같아서요.”


원래는 베시를 생각하며 샀지만, 지금 뭐라도 주지 않으면 미안한 마음에 안될 거 같아 덕에게 가죽 팔지를 맡겼다.


“껄껄껄 그래, 로제가 이걸 보면 좋아하겠구나.”


“그럼 저는 이만, 맛있는 요리 잘 먹었습니다.”


“그래 다음에 또 들려라. 또 만들어 주마”


가게를 나오자 어느덧 밖은 오후가 되어 주변은 조금씩 석양에 붉게 물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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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48화. 흰눈의 검 과 튼튼한 막내 24.06.27 612 6 10쪽
47 47화. 기회의 순간 3 24.06.26 661 6 11쪽
46 46화. 기회의 순간 2 24.06.25 614 6 12쪽
45 45화. 기회의 순간 1 24.06.24 615 6 10쪽
44 44화. 뜨거운 청춘 5 24.06.21 626 6 10쪽
43 43화. 뜨거운 청춘 4 24.06.20 614 6 11쪽
42 42화. 뜨거운 청춘 3 24.06.19 617 6 10쪽
41 41화. 뜨거운 청춘 2 24.06.18 613 6 11쪽
40 40화. 뜨거운 청춘 1 24.06.17 616 6 10쪽
39 39화. 아이고 영감님 24.06.15 649 7 10쪽
38 38화. 어서와 노인은 처음이지? +2 24.06.14 624 8 10쪽
37 37화. 오스카는 남자라고 +2 24.06.13 625 6 10쪽
36 36화. 밤의 거리 +2 24.06.12 631 9 9쪽
35 35화. 그린 눈나 +6 24.06.11 632 8 11쪽
34 34화. 거신 +4 24.06.10 692 8 11쪽
33 33화. 톰스씨네 가족 +4 24.06.08 778 12 10쪽
32 32화. 설희 +4 24.06.07 793 11 11쪽
» 31화. Death Pink and Hell Food +4 24.06.06 778 11 8쪽
30 30화. 나는야~ 천하무적 +4 24.06.05 847 12 11쪽
29 29화. 빌리 와 질리 +2 24.06.04 850 11 10쪽
28 28화. 화이트산맥 +4 24.06.03 850 10 11쪽
27 27화. 붉은수염 해적단 +4 24.06.01 872 11 11쪽
26 26화. 프라하시 +6 24.05.31 879 11 10쪽
25 25화. 도토리 농장 +10 24.05.30 879 14 11쪽
24 24화. 소년 몽둥이를 들다 2 +6 24.05.29 873 12 11쪽
23 23화. 소년 몽둥이를 들다 1 +6 24.05.28 875 13 13쪽
22 22화. 싸움의 기술 +6 24.05.27 919 13 11쪽
21 21화. 이런 날도, 저런 날도 5 +4 24.05.25 934 13 11쪽
20 20화. 돈쟁호투 +4 24.05.24 926 13 12쪽
19 19화. 낚시는 즐거워 3 +8 24.05.23 945 13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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