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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전가야
그림/삽화
전가야
작품등록일 :
2024.05.08 10:33
최근연재일 :
2024.09.13 12:11
연재수 :
104 회
조회수 :
77,457
추천수 :
937
글자수 :
573,503

작성
24.06.24 12:10
조회
614
추천
6
글자
10쪽

45화. 기회의 순간 1

DUMMY

“괜찮아, 괜찮아 내가 살 테니 맘껏 먹게나”


- 엥?? 밥을 산다고 왜 저러시지? 진짜 죽을병이라도 걸리셨나?


일단 맛집에 공짜라고 하니 솔깃하여 노인의 뒤를 따라갔다. 끽해야 값싼 면 종류라 생각하고 노인을 따라 도착한 곳은 의외로 고급스러운 바비큐 집이었다.


질 좋은 나무가 생산되기로 이름난 판자 마을이라 그런지 때깔 좋은 마른 장작을 거대한 화로에 넣어 타오르는 불길 주위로 장정 여럿이 종류별로 나눠진 고기와 야채를 그릴 위에 고정해놓고 그 위로 훈연으로 익고 있는 고기에 소스를 발라가며 굽고 있었다. 숯불 열기에 지글지글 익어가는 소와 돼지고기는 이 집만의 비법인지 시럽을 섞은 바비큐 소스를 바르자 소스가 흘러 내려가며 붉은 숯에 닿아 연기가 피어나며 달콤한 육즙 냄새가 맞아졌다.


먹음직스럽게 잘 익어가는 고기들을 보며 영감님 말대로 딱 봐도 맛집이라는게 눈으로 보였다.


노인은 바트의 표정을 보며 만족한 듯


“에험~, 여기가 판자 마을에서 제일가는 바비큐 집인데 말이야. 한해 잘 말린 자작나무를 이용해 직화로 구운 고기 맛이 장난 아니야. 허허 내 오늘은 쏠... 아참!! 여기가 아니네. 내가 착각했어! 다른 곳으로 가세”


“자자 어서 다른 맛집으로 가세”


노인은 무언가에 쪼기 듯 황급히 바트를 잡고 다른 곳으로 가려고 하자


“어~이 왔으면 고기 좀 씹고 가지 뭐가 바쁘다고 냄새만 받고 가나 클클클”


“이쒸...”


노인은 잠시 부르르 떨고는 뒤돌아섰을 때는 마치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다시 평온을 되찾았다.


“안녕하세요. 세르게이 어르신”


“바트군, 프라하에서 일 보고 오늘 도착한 건가?”


“네 어르신 좀 전에 도착했습니다. 덕분에 잘 다녀왔습니다. 하하”


“참 예의 바른 청년이야 그러니 내 애~제자의 둘도 없는 친우지 껄껄껄”


“흐즈마ㄹㅏ”


노인은 주먹을 파르르 쥐며 나지막하게 말하자


“응? 내가 잘못 들었나 누군가 뭐라고 한거 같은데”


“허허 자네 나이 먹더니 귀가 많이 약해진거 같군. 환청도 들리고 쯔쯔 몸 관리 좀 잘하게”


영감님의 비꼼에도 의외로 발끈하지 않고 세르게이는 어쩌라고 하는 표정으로 환하게 웃으며


“뭐 나야 오늘, 내일 죽어도 이상하지 않지, 그래도 내 애~제자에게 모든 걸 남기고 가니 내일 가더라도 맘이 편하다네 친구 허허허, 어허허허허~”


세르게이는 평상시 점잖은 모습과는 달리 과장된 웃음을 지으며 영감을 내리깔며 보는 눈빛은 마치 무언가를 자랑하는 거 같았다.


노인은 대꾸할 말이 없는 건지 아니면 속이 뒤집히는지 부르르 떨었다.


- 뭐냐? 이 분위기


“어라! 바트 온 거야”


존이 쟁반에 고기와 야채를 수북이 들고 왔다.


“어! 너 가 왜 여기에?”


“응 그저께 도착했어”


그러곤 수북이 담아온 고기를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


“읏~차”


세르게이는 존을 보며 뿌듯하게 웃으며


“바트군 들게나 오늘은 내가 살 테니 허허허, 나의 애제자와 맘껏 먹게나 허허허, 자네도 체면 차리지 말고 맘껏 먹어 어허허허허”


애제자라는 말에 존은 황망한 듯 공손한 자세를 잡고 급히 말을 꺼냈다.


“아이고 스승님 애제자라니요. 저 같은 모질이 거두어 주신 것 만해도 감사합니다.”


넙죽 고개를 숙이며 황망해 하자


“아이고 우리 제자는 똑똑한데 맘도 참 겸손해”


두 사제 간의 애틋한 모습과 그걸 보는 노인은 가슴이 답답한지 가슴을 치자


바트의 양쪽 상황을 번갈아 보며 두뇌는 빠르게 돌아가더니 뇌에서 빤짝 불이 켜졌다.


- 아하!!!


그렇게 한 사람만 빼고 만족할 만한 저녁 식사를 하곤 존은 기분이 좋아 만취한 스승을 모시고 갔다.


노인과 청년 둘이 남아 말없이 길을 거닐다. 노인은 무슨 생각을 한 건지 가야 하는 길과는 다른 방향으로 빠지자


“영감님 그쪽 방향이 아닌데요”


“어! 그렇지.. 그쪽이지”


노인은 무언가 말을 꺼내려다 됐다는 표정을 지으며 몸을 돌려 숙소로 걸어갔다.


“영감님 성함이 뭔가요?”


바트의 말에 처음으로 자신의 이름을 물어보는 바트를 보며 멈칫하며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더니


“그레이.. ”


“그레이 어르신 편한 밤 보내십시오. 하하”


바트는 꾸벅 인사를 하고 자리를 떴다.


“녀석 허허... 그레이.. 그레이라...”


그레이는 하늘에 떠 반짝이는 무수한 별 중 밝게 빛나는 별 하나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



다음날

물건을 꼼꼼히 확인한 후, 바트는 마차를 몰아 존을 데리러 갔다.


어제 저녁 식사 때 겸사겸사 같이 가기로 계획을 잡아 그레이 어르신에게 양해를 구해 다른 마차를 타게 하고 자신은 세르게이 어르신이 하는 종이 공장으로 마차를 몰았다.


공장에 도착하니 존은 이미 책을 한 보따리 싸 들고 친구가 오길 기다리기라도 한 듯 문 앞 돌난간에 앉자 기다리고 있었다.


“안녕 존”


“안녕 바트”


“어르신은?”


“스승님은 어제 무리하게 드셔서 숙취로 움직이기 어려우셔....”


말을 하던 존은 자신 때문에 어제 과하다 할 정도로 무리하게 드신거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들었는지 버릇처럼 머리를 긁적였다.


공장의 문이 열리고 쥬드가 기름종이에 무언가를 가득 싸서 가지고 나왔다. 지난번 사건으로 통성명하며 형님, 동생이 된 그를 보며 반갑게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쥬드 형님”


“안녕 바트, 먹을 것 좀 챙겼어, 몇 주 전에 잡은 소금에 절여 숙성시킨 양고기와 빵이야. 존이랑 가면서 먹거라”


“신경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잘 먹겠습니다. 하하”


존이 마차에 책을 싣고 마차에 올라타자


“다음에 또 보세나”


“네 형님 다음에 뵙겠습니다. 스승님 잘 부탁드립니다.”


“다음에 오면 들리겠습니다. 그럼 이만 이럇”


마차는 판자 마을을 떠나 고향으로 출발하였다.


*****



저녁이 되자 야영을 하기 위해 두 사람은 전망이 좋은 터에 자리를 잡고 불을 지폈다. 불이 제대로 타오르자 바로 쥬드가 낮에 준 두툼한 빵과 소금에 절인 양고기를 모닥불에 굽기 시작했다.


“근데 정말로 진짜로 이사 갈 거야?”


마차를 타고 오면서 존이 이사 갈 계획을 세우자 확인자 재차 물어보는 바트 였다.


“응, 스승님 밑에서 몇 년 배워 볼가해 스승님도 그걸 원하고 있고”


“그렇구나. 사실 나도 수도로 파견 요청이 와서 고민 중인데”


“그래, 무슨 일로 가는지 모르겠지만 가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거 같은데, 가족 때문에 망설여지니?”


존이 정확히 바트가 망설이는 이유를 집어 말하자, 그는 그런 친구의 물음에 대답은 안 했지만 부정하지 않고 모닥불에 익어가는 고기만 바라보았다.


“잊혀지지 않는다. 진실을 알면서도 마음이 무겁다. 어쩌면 알고 있으면서 인정을 하지 않는다. 흐르는 시간이 말해주겠지”


타고 있는 모닥불을 보며 존의 중얼거림에 바트는


“무슨 말이야?”


“전에 쓴 책에서 본 건데 너를 보니깐 그 글이 생각나서 말해봤어.”


“그래?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가네”


존은 옆에 있던 장작 하나를 모닥불에 넣으며


“어쩔 수 없이 무언가의 선택을 해야 할 지금 이 순간의 선택이 시간이 지나면 잊히거나 아니면 잊히지 않고 마음에 남아 후회로 남는데 시간이 지나도 나는 너가 후회 없는 선택을 잘했으면 좋겠어.”


“그렇구나, 조언 고마워”


모닥불을 사이에 두고 둘은 밤새도록 떠 있는 하늘을 수놓은 무수한 별들을 보며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잠이 들었다.


*****



다음날 바트는 존은 집에 데려다주고 상점에 들러 업무 보고와 물품 정리를 마친 후 늦은 밤 퇴근을 하였다.


날은 어두워진 도시의 어두운 밤거리를 가로등 지기가 돌아다니며 초가 꺼진 가로등을 살피며 수명이 다한 것들은 교체를 하며 도시에 빛을 밝히고 있었다.


쨍그랑~


창문 너머로 술병이 날라와 깨지며 곧이어 의자가 날라와 불을 밝히던 가로등 지기 앞까지 굴러와 멈췄다. 날아온 깨진 술병과 의자를 보며 가로등 지기는 깜짝 놀라며 서둘러 불을 밝히고 자리를 황급히 피했다.


술집 안에서는 욕설이 오고 가다 그리고 잠시 후 군복을 입은 사내 하나가 문에서 날라와 바닥을 나뒹굴었다.


술집 안은 좀 전보다 싸우는 소리로 더욱 커지며 목소리들이 소란스러웠다. 무엇보다 귀에 익은 목소리에 바트는 루이13 술집으로 황급히 달려가 부서진 창문 사이로 상황을 보았다.


“기사면 다냐 이 잡놈의 새끼들아”


“이런 시건방진 놈을 봤나, 감히 기사를 모욕하다니 저 걸레년 때문에 네놈이 살기를 포기했구나”


“닥쳐, 개새끼들아”


사내의 말에 분노한 스텔론은 죽일 듯이 주먹을 휘두르자, 기사들은 그를 에워싸고 집단으로 린치를 가하고 있었다.


한쪽에서는 기사에게 잡혀 움직이지 못하는 설희 누나가 울면서 그만하라고 외치고 있었다. 그녀의 옷이 찢어져 가슴을 아슬아슬하게 가리고 있었다.


그녀의 흐르는 눈물 한쪽 뺨은 붉게 물들어 있었다.


- 어쩌지...


윗분들을 불러오기에는 시간이 지체되어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스텔론 아저씨가 아무리 힘이 장사여도 훈련된 기사를 여럿 상대하기엔 무리가 있어 보였다. 그나마 다행인 건 기사들이 차고 있는 칼을 뽑지 않고 스텔론에게 린치를 가하고 있는 것이었다. 맞으면서도 휘두르는 스텔론의 주먹에 간간이 기사들이 휘청거리긴 했어도 체력이 다해 보이는 그는 엉망이 되어 결국 기사들에게 붙들려 움직이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맞고 있었다.


무수한 주먹과 발길질을 맞으면서도 그는 한 곳만을 서슬 퍼렇게 노려보며


“비겁한 새끼야, 계집처럼 뒤에 숨어 있지 말고 덤벼”


그 상황에서도 스텔론은 설희를 붙잡고 있는 기사에게 도발하고 있었다.


“네놈이 감히 로니님을 모욕하다니 죽고 싶은가 보구나”


기사 하나가 흥분을 참지 못하고 결국 검을 뽑아 들었다.


“멈추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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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43화. 뜨거운 청춘 4 24.06.20 614 6 11쪽
42 42화. 뜨거운 청춘 3 24.06.19 617 6 10쪽
41 41화. 뜨거운 청춘 2 24.06.18 613 6 11쪽
40 40화. 뜨거운 청춘 1 24.06.17 616 6 10쪽
39 39화. 아이고 영감님 24.06.15 649 7 10쪽
38 38화. 어서와 노인은 처음이지? +2 24.06.14 624 8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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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34화. 거신 +4 24.06.10 692 8 11쪽
33 33화. 톰스씨네 가족 +4 24.06.08 778 12 10쪽
32 32화. 설희 +4 24.06.07 793 11 11쪽
31 31화. Death Pink and Hell Food +4 24.06.06 777 11 8쪽
30 30화. 나는야~ 천하무적 +4 24.06.05 847 12 11쪽
29 29화. 빌리 와 질리 +2 24.06.04 850 11 10쪽
28 28화. 화이트산맥 +4 24.06.03 850 10 11쪽
27 27화. 붉은수염 해적단 +4 24.06.01 872 11 11쪽
26 26화. 프라하시 +6 24.05.31 878 11 10쪽
25 25화. 도토리 농장 +10 24.05.30 879 1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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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23화. 소년 몽둥이를 들다 1 +6 24.05.28 875 1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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