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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전가야
그림/삽화
전가야
작품등록일 :
2024.05.08 10:33
최근연재일 :
2024.09.13 12:11
연재수 :
104 회
조회수 :
77,438
추천수 :
937
글자수 :
573,503

작성
24.05.25 11:06
조회
933
추천
13
글자
11쪽

21화. 이런 날도, 저런 날도 5

DUMMY

그런 무뚝뚝함에도 웃음을 잃지 않고 말하자. 콜드 주방장은 손가락을 얼음이 들어있는 차가운 수조를 가리키며


“꺼내서 가져가”


“네 감사합니다.”


주방에 물건이 있다고 하니 먹을 거라 예상을 하고 갔지만 콜드 주방장이 의외의 곳을 가리키자, 얼음물 속에 있는 게 무언지 궁금해 다가가 보니 차가운 수조 안에는 큼지막한 잉어 한 마리가 둥둥 떠 있었다. 물 위에 떠 있는 잉어를 보자 얼떨떨한지


“주방장님 이거 맞아요?”


확인차 다시 한번 묻자


“그래 맞다. 손질은 해놨으니 가져가서 바로 요리하면 될 거다.”


그의 말대로 잉어는 비늘과 내장이 손질되어 먹기 좋게 되어 있었다. 말을 늘 무뚝뚝해도 손질해 놓고 생선이 상할까 봐 얼음까지 채워진 수조에 넣어 보관해 준 콜드 주방장의 마음 씀씀이에 바트는 고마움을 느꼈다.


“감사합니다. 주방장님 잘 먹을게요.”


콜드 주방장은 쑥스러운지 못 들은 척 수프를 저으며 무언가 부족한지 야채를 다듬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거 누가 가져다준 건....”


“키 크고 깡마른 청년”


콜드 주방장을 무얼 물어볼 건지 예상을 했는지 말이 끝나기 전에 대답을 해주곤 다진 야채를 수프에 넣어 저었다.


주방장의 말에 생선과 연결되는 사람이 한 사람뿐인지


- 아! 존이 왔다 갔구나


“주방장님 오늘 스텔론 아저씨 무슨 일 있었어요?”


문득 궁금한게 생각났는지 쌍둥이 형제와 친하게 지내는 그에게 혹시나 알고 있을가 해서 물어본 바트의 질문에


그는 젓던 수프를 멈추곤 한심한 표정으로


“어휴, 그 진상 덩어리들 이번엔 아놀드가 단단히 화가 났나 보더라. 두 녀석 오래 봐왔지만 다투더라도 형제끼리는 서로 주먹다짐은 안 하던 녀석들인데”


콜드 주방장의 말에 깜짝 놀라며


“헉! 아놀드 아저씨와 스텔론 아저씨가 싸웠어요?”


“그래 아놀드가 오랫동안 짝사랑하던 여자가 있었는데 스텔론 그 녀석이 아놀드 흉내를 내다 일을 망쳤나 보더라. 장난도 정도껏 해야지”


“그렇군요. 이만 가볼게요. 안녕히 계세요.”


바트는 콜드 주방장에게 인사를 하며 주방을 나왔다.


해 저무는 거리를 걸으며 손에 들고 있는 큼직한 잉어를 보곤 좋아할 가족들을 생각하니 발걸음이 가벼웠다.


“여어~ 바트, 어디 가냐?”


기분 나쁜 목소리가 들려오자 흠칫하며 웃음기가 사라지고 가벼운 발걸음을 멈추었다.


“오랜만이야”


멀지 감치서 자신을 알아보고 아는 체를 하며 다가오는 에드를 보자 달갑지 않았지만, 내색은 하지 않고 대응을 해주었다.


에드는 배고픈 하이에나처럼 마치 맛 좋은 먹이를 찾았다는 듯 히죽히죽 웃으며 바트에게 다가왔다.


“요새 뜸하네. 카일이 궁금해하더라”


에드가 골목대장 카일의 이름을 걸고 넘어지자


“일을 하게 되서 시간이 안 나네 조만간 갈 생각이었어”


바트가 쥐고 있는 큰 물고기를 보며 딴에는 이해한다는 표정을 지으며


“하긴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타이거 상단인데 이제 빵조각에 아쉬울 게 없겠네”


비비 꼬아가면 말하지만 아니라고 할 수 없는 에드의 말에 저번 일이 생각나는지 순간 욱하며 기분이 상했지만, 꾹 참고 웃으며


“하하하 조만간 일 마치고 한번 갈게 오해하지 마. 지금 급한 심부름 가는 거니 나중에 보자”


바트는 큼지막한 잉어를 에드 앞에 보여주며 심부름 가는 척 그를 지나쳐 갔다.


- 재수 없는 새끼 또 무슨 일을 꾸밀지 모르니 당분간 조심해야겠군.


그래도 잘 손질된 잉어를 보며 가족들을 생각하자 다시 웃음이 나오며


‘구이가 좋을까 찜이 좋을까 아니지 수프로 오래오래 히히히’


성문을 벗어나는 소년은 좀 전의 기분 나쁜 감정은 사라지고 집으로 가는 발걸음은 어느 때보다 가벼웠다.



*****


“아이고 허리야. 삭신이 다 쑤시네. 나 죽겠다.”


“조금만 참으세요. 얼음 가지러 갔으니”


장 사장은 소파에서 누워 꿈쩍도 하지 않고 죽겠다는 신음하는 노인은 쳐다보지 않고 눈앞에 서류만 바라보며 얘기했다.


“어이구 내 팔자야, 불쌍한 놈 데려다 가르쳐 밥벌이 해놓게 했더니 이제 필요 없다고 매정하게 버리네”


자신을 봐달라는 듯 넋두리를 해도 그러든 말든 여전히 덤덤히 서류만 바라보자


“아이고 마누라 서러워 어디 살겠소”


“혼자 아니셨어요? 제가 모르는 숨겨둔 사모님이라도 있으신가요?”


“야이 썩을 놈아, 말이 그렇다는 거지 골병들어 온 스승한테 눈길 한번 안 주고 일만 하냐?”


오랜 경험상 스승과 말싸움해 봤자 좋을게 없다는 걸 잘 아는 장은 못 들은 척 슬그머니 눈을 내리깔고 다시 서류만 바라보았다.


‘쳇 가끔 보면 자기가 보고 싶은 거만 보고, 듣고 싶은 거만 듣는 세상 참 속 편하게 사는 놈 같단 말이야.’


똑, 똑


“들어오세요.”


문을 열리자 한 손에는 얼음주머니를 쥔 버디 집사가 들어왔다.


“분부하신 얼음주머니 가져왔습니다.”


“에이 이놈아, 날씨도 추운데 웬 얼음찜질이야. 기력 없는 노인네 얼려 죽일 생각이냐. 네놈이나 이놈이나 어이구 내 팔자야”


애꿎은 버디 집사에게 버럭 짜증 내며 말하자, 버드 집사는 늘 있는 일이라 익숙한 건지


“갑자기 삐었을 땐 뜨거운 찜질보다 일단은 얼음찜질이 상태를 약화시키는데 효과가 큽니다만 어르신께서 원하신다면 뜨거운 물주머니를 갖다 드리겠습니다.”


얼음주머니를 쥔 버디 집사는 인사를 하고 나가려 하자


“됐다. 됐어! 허리에 올려놔라.”


노인이 엎드려 아픈 곳을 들어내자


“날씨도 점점 추워지는데 이제 좀 그만 돌아다니시고 따뜻한 곳에서 쉬었다 날씨 풀리면 움직이세요.”


관심 없다는 듯 말을 하면서도 다쳐 누워있는 스승이 염려되는지 서류를 내려놓고 다가와 버디 집사가 가져온 얼음주머니를 받아 다친 허리에 문지르며 얘기하자


“이놈아 곧 있으면 한 칸 자리 방에 평생 누워서 하늘 쳐다보면서 쉴 건데 쉬긴 왜 쉬어”


차가운 얼음이 다친 허리의 부위에 닿자


“으허허허 아이고 내 허리 나 죽겠다. 내 이놈의 자식을 다시 보기만 해봐라.”


스승이 주먹을 부르르 쥐며 아파죽겠다는 곡소리에 무슨 사정인지 아는 장과 버디는 웃음을 꾹 참으며 얘기했다.


“그 아이 이미 찍어놓은 사람이 있습니다. 장사꾼이 되긴 힘들 겁니다.”


“엥! 그게 뭔 소리냐? 찍어놨다니? 노예라도 되냐?”


“노예는 아니지만 일찌감치 찍어놓은 사람이 있습니다.”


“그게 누구냐? 누군지 몰라도 감히 이 전귀에 물건을 탐내려 하 크어어억~ 거긴 살살”



*****


며칠 후


“존~ 안에 있니? 존~”


추운 겨울을 대비해 전보다 더 보강한 제법 집 모양새를 갖춘 판잣집 문 앞에서 소년이 존을 불렀다.


기이익


무언가 맞지 않아 나는 문짝에서 들려오는 소리와 함께 낮잠을 자고 있었는지 부스스한 머리를 하고 나왔다.


“하아암~ 안녕, 바트”


뜬금없는 친구의 방문에 인사와 함께 한껏 기지개를 켰다.


“무슨 일로 온 거야?”


바트는 바구니에 가져온 야채 꾸러미를 내밀었다.


“엄마가 생선 잘 먹었다고 이거 갖다주라고 해서”


많지는 않지만, 정성이 담겨있는 다듬어진 야채 꾸러미를 받으며


“고마워, 아침에 할머니가 야채죽을 먹고 싶다고 하셨는데 마침 야채도 떨어지고 딱 잘 댔다. 잘 먹을게 어머니께도 감사하다고 전해줘”


뜻하지 않게 야채 꾸러미를 받아 싱글벙글하며 감사를 하곤


“야채 놓고 올 테니깐 잠시만 기다려줄래”


“응”


존은 야채를 구석 한자리에 있는 빈 바구니에 옮겨놓고 바트가 가져온 빈 바구니를 건네주며


“마침, 잘 왔다. 너한테 보여줄 게 있었는데 같이 갈래”


“어딜?”


존은 무언가 자랑하고 싶은 게 있는지 가볍게 입꼬리를 올리며


“가보면 알아”


“그래”



*****


존이 데려간 곳은 몇 주 전 고기를 잡다 낭패를 본 사용하지 않는 나루터였다.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했는데 때마침 잘 와줬어.”


존은 허리를 숙여 물속에서 새끼손가락보다 조금 얇은 묶여 있는 줄을 잡아 올렸다.


“도와줄래”


존의 요청에 바트는 물에 젖은 가느다란 줄을 당겼다.


으차


줄은 묵직한 느낌과 함께 팽팽해지며 조금씩 끌려왔다. 그것도 잠시 보이지 않는 물속에서 무거운 저항과 함께 줄이 더욱 팽팽해졌다.

줄이 어느 정도 당겨져 회수되자 검은 등이 보이며 거대한 물고기의 등지느러미가 수면 위로 드러나며 끌려왔다.


“어! 어!!!! 저거? 그거?”


끌려오는 거대한 물고기를 보자 화들짝 놀라며 존에게 물었다.


“응, 맞아 전에 우리가 놓친 그 녀석일 거야”


“헐~ 대박, 대에박~~”


바트는 끌려오는 거대 물고기를 보며 감탄사를 내질렀다.


“며칠 전에 던져놓은 미끼를 물었는데 혼자선 감당이 안 돼서 놔두고 있었지”


며칠간 잡혀있어 힘이 빠졌는데 처음 저항과는 달리 나루터 밑까지 순순히 끌려왔다.


“줄 꽉 쥐고 있어”


“응”


존의 말대로 바트는 있는 힘껏 줄을 꽉 잡았다.


존은 허리를 숙이곤 손을 뻗어 강의 주인의 아가미에 손을 집어넣었다. 강의 주인은 존의 손에 아가미가 잡히자 체념한 듯 움직이지 않았다.


“잡고 있던 줄은 그만 내려놔 줄래”


줄이 느슨해지자 존의 다른 한 손은 물고기의 입술에 꿰어있는 바늘을 빼내었다.


존은 물속에서 팔로 물고기의 꼬리를 잡고 여러 번 휘젓더니


“됐다. 그만 가보거라”


강의 주인은 존의 말을 알 들은 건지 스스로 몸통을 틀어 천천히 꼬리를 흔들며 물속으로 들어갔다.


허리를 펴고 일어난 존의 손가락에는 일반 낚싯바늘보다 몇 배는 굵어 보이는 낚싯바늘이 쥐어져 있었다.


- 어어어어.....


바트는 존의 그런 행동에 뭐라 할 말을 잃은 듯 멍하니 친구를 바라보았다. 그런 바트를 보며 이해는 가는지 멋쩍게 웃으며


“설마 했는데 잡힐 줄은 몰랐어 하하하”


“그게 아니잖아!!!”


다소 격한 감정 섞인 친구의 목소리에 그는 너스레를 떨며


“에이 무슨 수로 저걸 가져가겠어. 할머니가 강의 주인을 놓아주라고 신신당부하셔서 나도 딱히 잡아먹고 싶지도 않았고”


그럼에도 바트는 강의 주인이 이미 물속으로 들어가 사라진 곳을 바라보며 아쉬운 듯 바라보았다.


“전에 내가 황금 토끼 얘기해줬지?”


“응? 아! 그거 그런데?


바트는 이해 안 간다는 표정을 짓자. 존은 피식 웃으며


“그냥 그렇다는 거야. 그만 가자”


둘은 사이좋게 어깨동무하고 콧노래를 부르며 집으로 향했다.

집으로 가는 길의 두 사람의 뒤로는 겨울의 낮이 짧아진 하늘은 어느새 엷은 붉은 노을이 하늘에 색칠해지고 있었다.



*****


며칠 후 폭설이 내려 눈이 소복이 쌓인 코로나의 붉은색과 주황색 색으로 입혀진 지붕들과 가로수들은 흰색으로 칠해져 하얀 세상이 되어 버렸다. 지붕 위의 하얀 세상과는 달리 아래의 거리는 사람들의 하루 생활의 열기로 변함없는 본래의 색을 찾아가고 있었다.


사람들이 왕래가 없는 깊숙한 골목길에 누군가 대자로 뻗어 거친 숨소리와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소년의 주변에는 자신이 흘린 건지 붉은 핏방울과 눈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밀려오는 통증보다 지금의 상황이 분한지 감정을 참지 못하고 욕설과 함께 울음을 터트렸다.


- 시발,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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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46화. 기회의 순간 2 24.06.25 613 6 12쪽
45 45화. 기회의 순간 1 24.06.24 614 6 10쪽
44 44화. 뜨거운 청춘 5 24.06.21 625 6 10쪽
43 43화. 뜨거운 청춘 4 24.06.20 613 6 11쪽
42 42화. 뜨거운 청춘 3 24.06.19 617 6 10쪽
41 41화. 뜨거운 청춘 2 24.06.18 612 6 11쪽
40 40화. 뜨거운 청춘 1 24.06.17 615 6 10쪽
39 39화. 아이고 영감님 24.06.15 648 7 10쪽
38 38화. 어서와 노인은 처음이지? +2 24.06.14 623 8 10쪽
37 37화. 오스카는 남자라고 +2 24.06.13 625 6 10쪽
36 36화. 밤의 거리 +2 24.06.12 630 9 9쪽
35 35화. 그린 눈나 +6 24.06.11 631 8 11쪽
34 34화. 거신 +4 24.06.10 692 8 11쪽
33 33화. 톰스씨네 가족 +4 24.06.08 777 12 10쪽
32 32화. 설희 +4 24.06.07 793 11 11쪽
31 31화. Death Pink and Hell Food +4 24.06.06 777 11 8쪽
30 30화. 나는야~ 천하무적 +4 24.06.05 847 12 11쪽
29 29화. 빌리 와 질리 +2 24.06.04 850 11 10쪽
28 28화. 화이트산맥 +4 24.06.03 849 10 11쪽
27 27화. 붉은수염 해적단 +4 24.06.01 872 11 11쪽
26 26화. 프라하시 +6 24.05.31 878 11 10쪽
25 25화. 도토리 농장 +10 24.05.30 879 14 11쪽
24 24화. 소년 몽둥이를 들다 2 +6 24.05.29 873 12 11쪽
23 23화. 소년 몽둥이를 들다 1 +6 24.05.28 874 13 13쪽
22 22화. 싸움의 기술 +6 24.05.27 918 13 11쪽
» 21화. 이런 날도, 저런 날도 5 +4 24.05.25 934 13 11쪽
20 20화. 돈쟁호투 +4 24.05.24 925 13 12쪽
19 19화. 낚시는 즐거워 3 +8 24.05.23 944 13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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