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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전가야
그림/삽화
전가야
작품등록일 :
2024.05.08 10:33
최근연재일 :
2024.09.13 12:11
연재수 :
104 회
조회수 :
77,437
추천수 :
937
글자수 :
573,503

작성
24.06.07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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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2
추천
11
글자
11쪽

32화. 설희

DUMMY

탕, 탕, 탕~


탕, 탕, 탕~


코로나시를 벗어나 한적한 외진 곳에 간판 없는 대장간에서 박자를 타며 두드려지는 기분 좋은 쇳소리를 바트는 잠시 우두커니 서서 들었다.


보름간의 행상을 끝내고 마차의 부서진 부품을 교체하러 쌍둥이 대장간에 들렀다.


탕, 탕, 탕~


이런 쇠 두드리는 소리마저 나지 않았다면 지나가다 보면 여기가 대장간인지도 모를 정도로 외진 곳이였다.


몇 년간 문이 잠겨있다 몇 달 전부터 쌍둥이 형제가 다시 대장간 문을 열었다는 소문이 나돌자 여기저기 들어오는 주문으로 정신이 없는 아놀드 아저씨가 보였다.


분주한 그를 보며 대장간이 오랫동안 문을 닫았는데도 사람들이 몰려오는 걸 보면 꽤 실력이 있는 듯했다.


“안녕하세요. 아놀드 아저씨 소식 들었어요. 축하드려요.”


“오! 바트 오랜만이구나”


아놀드 아저씨는 오랜만에 보는 바트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아기는 건강하게 크고 있죠? 하하”


“그래 날 닮아서인지 덩치가 장난 아니란다. 하하”


“그래요 하하, 그런데 스텔론 아저씨는 어디 계세요?”


바트가 보이지 않는 스텔론 얘기를 꺼내자 갑자기 그의 미간에 그늘이 지어졌다.


“무슨 일 있어요?”


“스텔론 그 녀석이 마음에 둔 여자가 생겼단다.”


“그래요. 그거 축하할 일이네요. 정말 잘됐네요. 드디어 스텔론 아저씨도 곧 장가를 가겠군요. 하하”


바트의 축하 말에도 아놀드는 밝지 않은 표정을 지으며


“상대가 상대여야 말이지.., 나중에 크게 상처받지 않을까 걱정이구나”


아놀드 아저씨의 안쓰러운 표정에 바트는 웃음기를 없애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누구길래?”


“설희”


“헐!!.. 설마 루이 13에 있는 에이스 설희 누나요?”


상단에서 술을 납품하는 가게여서 알고 있는 여인이었다. 코로나시에서 제법 비싼 술집으로 보통 월급쟁이들은 출입을 주저주저하는 술집이었다.


뜻밖의 이름에 바트가 깜짝 놀란 표정을 숨기지 못하고 묻자


“작년에 맘에 두던 여자에게 더럽게 차였던 그날 위로해 준다고 데려간 내 잘못이 크다. 사랑은 다른 사랑으로 잊는다고 하지만 상대가 상대여야 말이지... 몇 달 전 부터 부쩍 밤에 자리를 비우길래 그러려니 했는데..”


그는 잠시 한숨을 쉬며 정말 아니라는 표정으로


“본인 말로는 지금 사귀고 있다고 하더구나, 본인 말로는.. 에휴”


말하던 도중 아놀드 아저씨는 다시 한번 한숨을 내쉬며 말을 다시 이어 나갔다.


“오늘도 시내에서 볼일 보고 밤에는 아마도 그 여자를 만나러 갈 거다. 회식 때 볼 수 있을지 모르겠구나”


“네..”


“조만간 시내에 매입한 대장간 준비도 해야 하는데 정신을 어디에다 두고 있는지 씁..”


가족이 생긴 아놀드 아저씨는 형제가 같이 살던 대장간을 떠나 시내에 대장간을 준비하고 있었다.


몇 달 전에 안 사실이지만, 이 쌍둥이 형제는 원래 상단 기도가 아니고 장 사장님과 내기에서 져 본인들의 업을 잠시 접고 일정 기간 상단이 원하는 일만 해주었다고 한다.


지금은 약속 기간이 끝나 그들의 본격적으로 본업인 대장간으로 돌아와 일을 하고 있었다. 나중에 추가로 안 사실이지만 이들은 꽤 유명한 대장장이 형제라는 믿기 어려운 소문을 듣기도 했다.


*****



상단에 사람들이 모두 나와서 솔트렌 항구와 여러 도시에서 가져온 물품들이 창고에 차곡차곡 쌓아가며 덕담을 주고받고 있을 때, 장의 회의실에서는 상단의 중역들이 모여 각자의 거래 내역과 성과를 보고 받고 있었다.


“이번 상단도 모두 사고 없이 무사히 맞혔군요. 수고에 감사합니다.”


“모두 사장님의 경영 능력 덕입니다.”


몬드 국장이 입바른 소리를 하며 장 사장님을 축여 새웠다.


몬드 국장의 그런 말과 눈에 보이는 실적 서류를 보며 장 사장은 기분이 좋은지


“아닙니다. 하하하. 제가 한 게 뭐 있겠습니까 모두 여러분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주셨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번 운송 자분들은 내일 하루 별도 휴가를 주겠습니다.”


서로 기분 좋은 덕담과 논공 행사를 하며 장이 다시 말을 이었다.


“날이 갈수록 사업이 확장되고 있습니다만 무언가 독보적인 거래가 없어 고민거립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상품 거래는 언젠가 강한 경쟁 상단이 나오면 위기가 닥칠 겁니다. 위기를 대비해 향후 3년을 준비할 한방이 필요합니다.”


“이참에 무리가 가더라도 해상무역이 시작해 보는게 어떨가요? 아시다시피 샤인은 삼면이 바다로 되어 있어 세계 어디든 갈 수 있는 무역항 거래가 제격일듯합니다.”


몬드 국장이 이때다 싶어 안을 제시하자, 재정을 관리하는 버디 집사가 무덤덤하게 말을 이어 받았다.


“좋은 생각입니다. 회사의 재정과 인력을 생각하면 준비가 필요합니다. 이대로 꾸준한 수익이 진행된다면 향후 2년후 도전해 볼 만한 가치가 있겠습니다.”


말이 2년이지 분기별로 수시로 사업이 바뀌는 상황이니 앞으로 계획이 없는 말을 돌려 말한다는 걸 알기에 몬드 국장은 버디 집사의 말에 씁쓸한 입맛을 다셨다.


“우선은 샤인국 수도 상단과의 거래와 차후 물량을 늘려 몬드 국장님 말씀대로 아몬국과 게리국의 국가 간의 연합 상단과의 교역에 하면서 진행을 해야 할 거 같습니다.”


“저기 괜찮으시면 잠시나마 외의 상단을 이용해 보는 게 어떨까요?”


호세 행정관의 뜻밖의 말에 모든 시선이 그에게 쏠렸다.


"외 요?"


장 사장의 의문의 말과 함께 모든 시선이 부담스러운지 살짝 당황한 그는


“그게 제 생각이 아니고 상단 운송을 하며 어제 돌아온 하이머 담당관이 한 얘기인데 뭔가 설득력이 있어서요.”


“그렇다면 내일 하이머를 불러 들어봐야 할거 같군요.”


무언가 생각이 있는지 장 사장의 말과 함께 회의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자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모두 저녁 회식 때 봅시다.”


“네 알겠습니다. 사장님”


간부들이 모두 나가자, 밖에서 대기하던 루나가 들어왔다.


“사장님, 사장님 앞으로 편지가 왔습니다.”


“그래요. 고마워요. 루나양”


장은 루나의 편지를 받아 수신자를 읽어 내려갔다.


“사장님 오늘 저녁 회식 참석하실 건가요?”


“글쎄요. 아마 저는 일이 있어 어려울듯합니다. 일 없으면 그만 나가보세요.”


그는 루나를 보지 않고 편지만을 보며 대답을 하자


그의 그런 태도에 루나는 아쉬운 표정을 살짝 지으며 인사를 하고 나갔다.


“쯔쯔 눈치가 없는 건지 일부러 그러는 건지”


두 사람을 지켜보던 버디 집사의 잔소리에


“후자입니다.”


버디 집사의 말에 장은 편지를 읽다 그녀가 나간 문을 바라보며 작은 한숨을 쉬었다.


그런 그를 보며 버디 집사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남은 서류를 마저 정리 했다.


“반가운 친구한테서 오랜만에 소식이 왔습니다.”


장이 기분 전환을 하고 싶은지 평소와 달리 활기차게 말하자


버디 집사는 누군지 짐작이 가는지


“그분이시군요. 무슨 좋은 소식이라도 있습니까?”


“5년간의 지루했던 아이온가의 집안싸움을 드디어 끝냈다고 합니다.”


“그거 반가운 소식이군요.”


“그렇지요. 그리고 그 아이를 겨울이 오기 전에 올려 보내면 좋을 거 같다고 합니다.”


*****



저녁이 되자 상단의 일을 서둘러 마무리하고 직원들이 상회 뒷마당에 준비된 회식 자리로 하나, 둘 모이기 시작했다.


새벽부터 야심 차게 인생 최대 최고의 요리를 준비하겠다며 분주하게 움직이던 콜드 주방장은 모든 요리가 완성되자


- 모든 걸 하얗게 다 태웠어


라는 말을 남기고 기절을 했다고 한다.


회식은 밤늦게야 끝나고 각자 남은 음식을 별도로 챙겨 들고 집으로 향했다.


걷고 있는 어두운 밤길 풀벌레 소리와 냇가에는 흐르는 물소리와 함께 반딧불이의 조그만 불빛이 보였다. 그 반딧불이의 불빛을 안내 삼아 길을 걷다 멀리 시야에 반딧불만 한 조그마한 불빛이 보였다.


그 불빛은 좀 전과 다른 색의 불빛과 다르게 청년을 반기듯 빛을 내고 있었다. 청년은 불빛을 향해 점점 다가가자 불빛 안에서는 사람들의 실루엣이 아른아른 보였다.


‘집에 왔구나’


소년에서 청년이 된 바트는 문 앞에서 문의 가볍게 두드렸다.


똑, 똑


안에서는 문 두드리는 소리에 서두르는 듯 빠른 걸음의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문이 열렸다,


“어서 와 ,아들”


“다녀왔습니다. 어머니”


*****



“존, 안에 있냐?”


“어~ 안으로 들어와”


하루 휴가를 받은 바트는 오랜만에 친구인 존을 만나러 다리 및 판잣집에 놀러 왔다. 몇 달 전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존은 오랜 고민 끝에 더 이상 돈이 필요 없을 거 같다며 버디 집사와 면담 후 모든 일을 그만두고 마을에 더 이상 내려오지 않았다.


가끔 식량이 필요할 때는 톰스 아저씨 방앗간에 들려 일을 해주고 식량을 받아오거나 지금처럼 바트가 잠시 들려 주고 가는 식량을 받아 생활하고 있었다.


바트가 집에서 가져온 생감자와 계란 한 꾸러미를 방 한쪽에 두는 걸 물끄러미 보며


“고마워”


“별말씀을”


방안에는 몇 년간 읽어온 책들이 수북이 쌓여있었다. 방금 전도 책을 읽고 있었는지 책장이 그대로 넘어간 책이 눕혀져 있었다.


“여전하네”


“나야 뭐 남는게 시간이니깐”


“밥은 먹었냐?”


“먹긴 먹어야지”


상단에 있을 때는 차려주는 식사를 하기 때문에 그나마 살이 좀 붙어있던 얼굴이 일을 그만두고 잘 먹지 않았는지 앙상하게 말라 있었다. 말라 있는 밥그릇을 보니 며칠째 밥을 안 해 먹고 산듯했다.


“호세 행정관님한테 들었다. 나가고 며칠 후 일을 그만뒀다며”


“응 그렇게 됐어, 미안”


“미안은 무슨 그래도 미리 얘기 좀 해주지 섭섭하네”


“응 미안”


미안해하는 존의 앙상한 얼굴을 보며


“바네샤 아주머니 댁으로 점심이나 먹으러 가자. 톰스 아저씨가 너 데려오래 너랑 밥 먹으려고 일부러 밥 안 먹고 왔다. 배고프다 가자”


바트의 설득 아닌 설득에 오랜만에 밖으로 나온 존은 그동안에 있었던 얘기를 하며 걸어갔다. 늘 그랬듯 주로 바트가 자신의 그동안 있었던 얘기를 하면 존은 웃으며 들어주었다.


“존, 스텔론 아저씨 알지?”


“응, 잘은 아니더라도 조금은 알지”


“여자가 생겼다고 하더라”


“오! 그래 축하할 일이네”


“설희 누님이래”


“헐!!!!”


존도 이번에는 꽤 충격적인지 특유의 평정심이 깨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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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46화. 기회의 순간 2 24.06.25 613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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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43화. 뜨거운 청춘 4 24.06.20 613 6 11쪽
42 42화. 뜨거운 청춘 3 24.06.19 617 6 10쪽
41 41화. 뜨거운 청춘 2 24.06.18 612 6 11쪽
40 40화. 뜨거운 청춘 1 24.06.17 615 6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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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38화. 어서와 노인은 처음이지? +2 24.06.14 623 8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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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36화. 밤의 거리 +2 24.06.12 630 9 9쪽
35 35화. 그린 눈나 +6 24.06.11 631 8 11쪽
34 34화. 거신 +4 24.06.10 692 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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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2화. 설희 +4 24.06.07 793 11 11쪽
31 31화. Death Pink and Hell Food +4 24.06.06 777 11 8쪽
30 30화. 나는야~ 천하무적 +4 24.06.05 847 12 11쪽
29 29화. 빌리 와 질리 +2 24.06.04 850 11 10쪽
28 28화. 화이트산맥 +4 24.06.03 849 10 11쪽
27 27화. 붉은수염 해적단 +4 24.06.01 872 11 11쪽
26 26화. 프라하시 +6 24.05.31 878 11 10쪽
25 25화. 도토리 농장 +10 24.05.30 879 1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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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23화. 소년 몽둥이를 들다 1 +6 24.05.28 874 1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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